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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1/02 14:10:10
Name Danial
Subject [일반] 몇 년간의 연합사 관련 뉴스를 보며 느끼는 것

[한미, 전작권환수 뒤 韓 주도 연합사 창설... 주한미군 유지]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52&aid=0001210761

이 기사를 보면, 처음에는 한국 정부의 최근 대북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한미공조를 강화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에는 생각보다 긴 히스토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참여정부의 가장 큰 실책을 꼽으라면 전작권 전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 때부터 자주국방을 주장하며(http://sonnet.egloos.com/2709719 참고) 전작권 환수를 주장했고, 외교안보라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작권 전환을 확정시켰죠.  이 당시 전작권 환수를 주장하는 측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전개했는데

-NATO같은 집단안보체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작전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없다면 진정한 독립국이라고 할 수 없다'라는 식의 워딩이나
-한미연합사는 한국군과 주한미군을 연결해주는 기구일 뿐 결국 MCM이나 SCM 산하에 있는 것인데 한미연합사령관이 미군이라는 이유로 꼭 전시작전권이 미군에게 속해 있는 것처럼 말하던 것이었죠.

한편 2006년 한미 사이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2012년까지 완료하는 것으로 확정은 됐지만 국방부는 항상 이걸 롤백시키고 싶어했습니다. 결국 연합사가 갖고 있던 전작권을 한국군 단독으로 행사한다는 것은 연합사가 해체됨을 의미하게 되는데, 한국군은 전환 시기까지 연합사의 공백을 메꿀 자신이 없었던 것이죠. 이런 이해관계는 미국도 공유하는 것이어서, 중국의 부상과 함께 오바마 행정부 역시 동북아시아 역내에 연합사를 계속 두고 싶어하게 됩니다. 결국 양쪽의 이해관계 일치로 인해 이명박 행정부 들어서는 2015년까지 연기. 박근혜 행정부 시기인 2014년 SCM때는 '특정 조건이 갖춰지기 전까지' 연기하게 됩니다. 이는 조건을 모호하게 서술함으로써 '사실상 무기한 연기'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미 전작권 전환 사실상 무기한 연기]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410240440748329

한편 '자주국방을 위해서 한국군이 전작권을 단독행사'한다는 "대의명분"은 무시할 수 없으면서 '연합사의 존재'로 인한 "실리"는 둘 다 갖고 싶은 우리는 눈 가리고 아웅을 하게 되는데 그게 위에 있는 韓 주도 연합사죠. 어차피 연합사는 SCM-MCM이라는 상위기구 아래에 존재하기 때문에 연합사 사령관이 누구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방식은 '연합사령관이 미군이니까 전작권은 미군에게 있는 게 아니냐'라는 오해를 연합사 사령관에 한국군을 임명함으로써 불식시키고 계속해서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처음에 나오기 시작한 건 2012년인데 아래 블로그 포스팅은 아직 정보가 혼선이 있을 때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죠.

http://nestofpnix.egloos.com/4713198
http://bluegazer.egloos.com/2872389

그 뒤 1년쯤 뒤엔 이런 기사들이 나오게 됩니다.

[<뉴스 분석> 전작권 전환 뒤 '연합전구사령부' 출범]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30603001010

그리고 오늘이죠.

[한미 국방장관, 연합방위지침 서명... 전작권 환수 밑그림 완성]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10439155&isYeonhapFlash=Y&rc=N

결국 이것이 말해주는 교훈은...

선출된 행정부의 수장이 어떻게 생각하든 밑의 관료조직들은 쉽게 바뀌지 않고, 수장이 관심을 보일 때면 뭔가 하는 척 하다가 다시 관심이 지나가면 계속해서 자신들이 원래 하던 방향으로 돌아가며, 큰 사고가 터지지 않는 이상 늘 하던 대로 한다는 것. 

존버는 관료제는 승리한다...

따라서 이런 관료제를 상대로 대중 정치인이 조직의 근본적인 속성을 바꾸려고 싸우는 것은 대체로 패배로 끝나며, 원하는 방향으로 이러한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조직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보다는 조직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이뤄내는 것이 대체로 쉽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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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
18/11/02 14:21
수정 아이콘
관료제의 존버력이야... 만력제가 그렇게 놀아도 명나라가 굴러가게 해준 것부터 증명된거 아닙니까. 물론 굴러가게만 해줬지 멸망 스노우볼 쌓는건 어쩔 수 없었지만.
앙겔루스 노부스
18/11/02 14:41
수정 아이콘
관료제는 승리하죠. 그러나 관료제가 승리하게 두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는지는... 옆에 일본이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싶네요. 사실 일본 민주당 정권이 망한것도 상당부분은 관료와의 충돌문제가 영향이 있는거라
치열하게
18/11/02 14:39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조삼모사라고 봐요. 전작권이란 말이 뜨겁긴 했지만 핵심은 연합사로 봤거든요. 결국엔 연합사가 유지되면 군이 원하던 거죠. 게다가 이전이너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겠지만 사령관이라는 타이틀까지 가져오니.

사람들이 대통령 보고 국군통수권자 5스타라고 하면서 이게 어느 정도 권한인지 모르는 거 같습니다. 막말로 통수쳐서 언제든지 전작권 가져올 수 있는 권한이니까요. 전쟁나면 전작권 없어서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이 정말 답답해요. 미국이 안하면 그냥 작전권 가져와서 개별작전 하면 되는데... 심지어 작전권을 줘버린 이승만도 다시 가져오려는 쇼도 했었는데 말이죠.
18/11/02 14:45
수정 아이콘
네. 말씀하신 대로 핵심은 연합사죠. 그리고 “언젠가의” 전작권 전환을 대비한다는 이유로 예산도 더 가져오면 profit!
리벤트로프
18/11/02 18:26
수정 아이콘
선동문구 중에서는 그나마 약발이 다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슈타르
18/11/02 23:10
수정 아이콘
노무현정부의 무능력함이 근본 이유이죠 노무현 정부 재임기간중 충분히 전작권이양 해도 되는데에 이를 못합니다 ..보수성향 여론하고 육군의 장성들 비롯한 내부 반대들 진압 못시키고 이들 주장에 밀렷습니다 ..그리고 사실 노통 부터가 진정한 자주국방 의지를 가진지도 부터 불분명 해보임니다 이른바 자주국방 하는척 시늉만 낸 ...코스프레 하다 종친 사례로 개인적으로 봄니다..글고 진보 정부내 그정도로 인재가 없던가 같은 한탄이 나오더만요 수권능력 부재가 다른 한편 이유 였던게죠
전작권을 우리가 다시 직접 행사는 연합사 구조 개편이고 ..우리군 배치나 지휘부도 변하지 않습니다..물론 한미동맹 구조도 안변하는거지요
전체적으로 별로 어렵지 않은 작업 입니다..2004년 시기라도 우리군 전력이 충분햇고 대통령이라면 국정최고 책임자인데 이를 못해내다니요 ??? 그건 무능하다!!! 하는거 외 다른 변명이 통하지 않는게죠
이슈타르
18/11/03 00:02
수정 아이콘
2006년도 즈음해서 한미 연합사를 전면적 해체 시키고 해도 남한의 안보 방위는 무탈 합니다..그시점에선 우리군 육해공군은 북한측 대비 월등 더 강력해지던 시기 였습니다..당연히 주한미군도 계속 주둔하며 전시에 미국이 우리를 지원하러 파병 나옴니다
다만 한미간 연락 기구 정도 ,군사 정보 정보 교류 급으로도 충분하고..한미 연합사 사라지면 전쟁 못한다니 북한에 진다든가는 괴벨스급 허위 조작질 같은 검니다
북한의 남침으로 전쟁이 난다해도 미국은 보병 1개사단(우리측 기준으로 기보 사단) 정도 들어보낼텐데 (현재는 보병 여단 하나가 한국에 주둔함)무신 연합사령부가 필요 하느냐 하는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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