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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24 00:22
제 인생 최대의 흑역사 중에 하나가 PD수첩 1차보도 보고 황빠가 되었던겁니다. 정말 숲속친구들 중 하나인 제 처지도 모르고 미즈메디 원장이 줄기세포는 없다고 밝힌 기자회견을 봤을 때 제 멘탈이 무너졌던 순간만 생각해보면...
17/10/24 00:31
당시 전국민의 90% 이상이 황빠였을 겁니다.
우리속의 내셔널리즘과 집단의식이 그만큼 컸다는 것인데, 우리도 이런 사건들을 하나씩 겪으면서 성장해 가는 거겠죠.
17/10/24 03:25
저도요. 그 당시 대학생 이었는데 저를 포함한 제 지인들
거의 모두에게 pd수첩은 비겁하고 저열한 악당 이였고 황박사는 대한민국의 희망이자 최고의 애국자 였습니다.
17/10/24 04:58
당시 황우석이 병원에 입원했을때 뭔가 구린게 있나보다라고 친구랑 이야기 했던게 생각나네요.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른채 그냥 자기 연구만 하는 학자가 병원엔 왜 들어가지 생각했었거든요.
17/10/24 00:32
개인적으로는 리스크 부분에서 JTBC가 더 대단하다고 봅니다.
최소한 PD수첩은 방송취재중이나 방송후에 정부에서 대놓고 PD들 블랙리스트 만들고, 사찰하고, 지방으로 쫒아내고, 고소하는 짓거리는 안했으니까요. 만약 PD수첩이 틀렸어도 광고나 쫌 줄고, PD가 잠시 좌천했다 다시 원복 됐을꺼라고 봅니다...취재도 훨씬 쉬웠고요. 기자가 대박 노리고 말 그대로 인생배팅 해볼수있는 환경이었죠. 물론 그래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JTBC 최순실 보도는 그야말로 회사와 사원의 [목숨]과 [인생]을 걸고 취재, 보도한거죠. 최순실 사건이 진실이 아니었으면, JTBC 회사 자체가 공중분해 됐을걸요.
17/10/24 02:05
근데 국민들부터 각종 정치인들까지 전국적으로 피디 수첩을 성토하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적어도 국민들이 성원을 보내줬던
최순실 게이트보다 프로그램 관련한 개개인들은 더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17/10/24 02:33
당장 내일 회사 짤리고, 고소당하고, "우연히" 사고로 사망하게 만드는건 권력의 횡포지, 국민의 성토가 아니니까요.
국민의 성토는 멀리 있고, 권력의 횡포는 가까이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17/10/24 00:34
그간 세월의 흐름 속에 언론의 영향력에 여러모로 변화가 있었는데요.
근래 가장 강한 "파워"를 낼 수 있는 곳은 느 구가 뭐래도 "방송언론"이라고 봅니다. 인터넷 뉴스 팟캐스트 이런건 그냥 과거에 비해 큰 것이고, 신문사는 많이 죽었죠. 당장 박근혜 정권 말기에 세계일보나 조선일보나 나름 해보려고 했지만 씨알도 안멕혔습니다. 네이버 뉴스? 영향력은 어마어마 하지만, 하도 공격을 많이 받아서 파이프라인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어요. 해서도 안된다고 보구요. 방송언론에서 위의 피디수첩이나 최순실 태블릿처럼 정확한 증거를 갖고 정황들과 묶어 의미있는 보도를 크게 때리면, 온갖 수두룩 빽빽한 언론사에서 그걸 갖고 살을 붙여서 인터넷 뉴스로 찍어내고, 그것들로 네이버 뉴스면 도배하고 네이버 실검 1위 찍고,, 이런 식으로 여론이 형성된다고 봅니다. 그런점에서 가장 열심히 사회에 기여해야 할 조직임에도 기대를 가장 크게 저버린 곳들이 KBS와 MBC의 기자들이라고 봅니다.
17/10/24 00:43
조선일보 보도는 큰타격을 주지 못 했죠
우병우는 계속 민정수석 했었고요 오히려 조선일보가 역공당했죠 상황을 완전히 뒤바꿔 논건 저 보도입니다.
17/10/24 00:52
우병우 건과 연결해서 따지자면 시발점은 더 이전인걸로 알고 있습니다만(나무위키에서 정리된 글에서는 동남아 도박판에서부터 이 나비효과가 시작되었다고 하고 있죠), 어쨌든 조선일보가 우병우건으로 청와대와 각 세우다가 조선일보 주필이 대우조선에 접대받은 건으로 친박 의원들에게 멱살 제대로 잡혀서 깨갱했죠.
후에 알려진 건 고영태가 작심하고 조선일보에 동영상 찍은 증거들 들고 기자에게 고발했는데, 윗선에서 위 주필건 때문에 막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JTBC 태블릿 건 보도 후에 바겐세일 하듯이 방출하게 되죠.
17/10/24 01:04
근데 또 정작 어느정도 시간 지나자마자 박근혜 공격 멈추고 옹호론으로 돌아서기 시작하지 않았나요
그떄그떄 자기 이익에 따라 극단적으로 바뀌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_-aa 그간 너무 흔한 조선일보의 패턴이었던지라 제가 조선일보꺼를 기억하는건지 다른 쪽 (미디어워치같은 곳)에서 한걸 조선일보로 기억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17/10/24 08:09
감히 우리를 공격해?! 이런 생각에 미친듯이 공격하다가, 어... 이러다 정권 넘어가겠는데... 하면서 '이제 고만하자'라면서 급 태세전환하지요..
17/10/24 01:00
23일 오늘도(날짜 넘어갔으니 어제겠네요.) 국감에서 자한당 의원들이 JTBC 태블릿건 가지고 여러 딴지들을 걸었더군요. JTBC 뉴스룸은 그 덕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반박 뉴스로 진행했고, 24일 오늘은 태블릿 보도 1주년 기념 특별 뉴스룸을 한다고 합니다. 요즘 자한당이나 친박들 하는 행동들 때문에 손석희 사장 이하 기자들이 다 이를 갈고 있는 것 같더군요.
17/10/24 01:08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모이는 여러 갈래들 중 하나죠. 이화여대 사건 그 자체는 그냥 미래라이프 사업인가 하는것을 반대하는 이화여대생들과 대학측의 대립이였습니다. 이걸 시발점이라고 이야기할려면 정유라를 중심에 놔야 하는데, 그럼 시발점은 이화여대가 아니라 정유라가 대회에서 상 못탔다고 최순실이 당시 심판들 죄다 경찰조사 받게 하고 이 사건 조사하다가 제대로 조사했다고 박근혜에게 찍힌 문체부 국장이 경질되며, 이 사건을 국회 교문위에서 따지다가 여당 의원들에게 융단폭격 맞은 안민석 의원등등의 사건이 되겠죠.
17/10/24 01:18
뭐 당시 광우뻥에 속은 좌좀들이니 하는 비판이 지금도 있긴 하지만 그때 행동했던 경험이 없었으면 작년 촛불집회 진행 위원회들이 더 크게 고생했겠죠.
당시 광우병 촛불집회때 나온 일부 이상한 구호들과 이것만 포커스 잡아 글올리는 인터넷 여론들, 그리고 무리하고 과격했던 시위방식등의 문제점들을 개선 했었기에, 예를 들면 이상한 구호들 자제하고, 또 이런 구호들이 나왔다해도 이게 전체 여론이 아님을 환기시키는 활동, 경찰버스 올라가거나 부수는 행위 자제하고 끝난 뒤 쓰레기 줍는 캠페인 활동 등등이 그 긴 시간동안 촛불집회를 이어간 힘이 된게 아닌가 싶네요. 굽시니스트 만화중에 광우병 집회에 참석하는 제자에게 남기는 편지 형식의 만화가 있었는데, 그 때 언급되던 프랑스 대혁명같은걸 또 광우병 집회랑 비교했다고 당시 엄청난 비판들이 있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만화가 이야기한게 맞았던거 같습니다.
17/10/24 01:44
그떄 경험없었으면 끔찍했을 뻔 했죠
진짜 조중동같은 언론들이 대놓고 엿먹일려고 눈 부릅 뜨고 있었는데 그 당시 경험 있었던 덕분에 큰 사고없이 갈 수 있었던-_-;
17/10/24 01:49
당시 생각나네요
황우석 사건때는 너무 어려서 아무 관심도 생각도 없었는데 광우병 사건때는 한창 인터넷에서 키배뜨는거에 열중해있을때라서 각종 사이트에서 끝없는 키배를 벌였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저는 광우뻥이다라는측이여서 정말 원없이 신나게 키배해봤죠
17/10/24 01:20
카운터는 이게 맞고 언론에서의 시발점은 한겨레 조선의 미르와 케이스포츠 관련 어태킹이라 봐야죠. 그런 의미에서 황우석 논문 조작 다룬 피디수첩이 더 난이도면에선 상이었다고 봅니다. 아무도 그들 편이 아니었어요. 지금 난이도로 보자면 (당연히 그럴일 없겠지만 난이도로 예를 들자면) 문통의 결정적 비리 관련 보도수준이라 봅니다. 사실 이것도 자한당 등의 반대편 세력들은 좋아할테니 그보다 더 높은듯.
17/10/24 01:55
날짜기억이 가물해서 위키 빌려오자면 2016. 9. 20에 한겨레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이사에 취임한 최순실이란 의문의 인물을 보도하면서 시작되는데 이를 계기로 전경련이 8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특정 재단에 무상으로 기부한 것과 그 재단이 설립된 과정이 드물게 일사천리로 이뤄졌다는게 드러나죠. 이걸 시발점으로 JTBC 및 다른 언론들도 최순실 관련 뒤 캐기 시작하고 뉴스룸이 말그대로 결정적 증거를 발견하게 된거구요. 사실 ~없었으면 혹은 ~없었어도 라고 가정하긴 힘든 거대한 플로우라서 누가 더 잘햇네 못햇네 따지는건 무의미하다 봅니다.
17/10/24 02:00
아 물론 잘했네 못했네 라는 의미는 아니었구요.
그런 잘잘못들을 2~3개 신문에서 파고들기 시작했더라도, 공중파 TV뉴스 매체에서 다루지 않았다면 그 영향력이 훨씬 떨어지지 않았을까 라는 점이었습니다. 철퇴라는건 그 와중에 청와대&국정원을 위시한 각종 압박속에 파보던 언론사 몇몇은 손 놨을 것 같구요.
17/10/24 02:06
공감합니다. 흐지부지 되었겠죠. 박근혜가 국감이나 언론보도로 점점 조여오자 태블릿 보도 하루전에 뜬금없이 국회까지 가서 개헌 논의 띄우면서 언론이며 정치계며 다 휘말려들어갔죠. 그때 태블릿이 뙇...
17/10/24 01:20
황우석 때문에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졌고
저 피디수첩 이후로 생명과학에 환멸을 느끼다가...... 뭐 어찌어찌하여 생명과학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제 인생에 정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입죠.
17/10/24 07:48
제가 유게에 올렸는데 정치글이라 해서 삭제 당했습니다.
마침 최순실보도 1주년이 얼마 안남은 상태라 거기에 맞춰서 다시 자게에 올린겁니다
17/10/24 05:10
최순실이 너무 들쑤시고 다녔던게 가장 컸던 거 같아요. 보통 신문이나 뉴스도 정치적 스탠스에 따라 반대 입장을 보이곤 하는 데 최순실때는 진보 보수 할것없이 아니 오히려 조선일보가 더 앞장서서 때렸으니... 최순실이 겁모르고 기업들 돌아다니며 수금하고 다닐때, 해당 기업들이 뒤에서 준비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17/10/24 16:11
저도 여기에 한표...
조선이 나섰다는 건 (물론 송희영 주필 대조양 건으로 물러서긴 했지만) 상당한 경제계인사들의 불만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시포요
17/10/24 06:20
피디수첩 방영 당시 싸이월드에다 써놨던게 생각나네요.
방송 내용을 떠나 지금은 너무 지나친 광기에 휩싸여 있다. 이럴수록 신중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었는데 제 평생에 몇 안 되는 작두급 글이었죠.흐흐
17/10/24 07:28
사회에 미친 영향이야 당연히 후자가 크겠지만 더 용감한 보도를 꼽으라면 전자 꼽겠습니다. JTBC 보도 때는 최소한 국민의 절반은 JTBC 편이었어요. 당시 보수언론조차도 박근혜와 단단히 틀어져있던 때라서 JTBC 보도에 딱히 태클걸지 않았었죠. 그런데 PD수첩은 말그대로 대한민국 전체와 맞선거나 다름없습니다. JTBC는 위험을 감수하고 한 보도고 PD수첩은 틀려봐야 좌천이니까 차원이 다르지 않냐 라고 말씀하신분이 계시는데 PD수첩 제작진들 당시에 가족들 신상 전부 털려서 공개되고 살해협박 받아서 일가식솔들 피신시켜가면서 보도한겁니다.
17/10/24 09:29
2222 황우석은 제 초등학생 때까지 거의 이순신급이었는데요. 국민 절반은 최소 좋아하진 않던 그네 따위와 인식이 달랐죠. 폭로되고 돌아간 양상 보면 권력 휘두를 새도 없이 하루이틀만에 그네는 나가리로 찌질이 됐는데 황우석은 입만 털어도 전국민이 쉴드를 쳐줬으니 비교가 안됩니다.
17/10/24 13:56
그 분은 그 시절에 아주 어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박근혜는 그 건이 아니라도 진작에 욕 먹고 있었고, 황우석은 그 당시 신이었죠. 까딱 잘못되었으면 권력이 움직이니 어쩌니 하기 전에 일반 시민들에게 린치 당했을 겁니다.
17/10/24 13:24
제 주위에 황우석 사건 이전에 황우석을 본 사람이 있는데, 당시에도 지나치게 과시욕이 높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그런 과시욕을 스스로 조절하기엔 너무 컸고, 또 그 욕심을 채우려고 거짓말을 하다보니 그 또한 제어가 안될정도로 쌓여버렸고, 결국 어느 시점부턴 터질날만 기다리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17/10/24 22:05
사실은, 제법 오래 전부터 사기를 쳤는데 그게 상당히 오랜 시간 안 걸렸습니다. 황우석이 대중에게 알려진 시발점이 있는데, 그거부터 사기였어요.
17/10/24 09:45
황우석 대단하지 않냐고 학교선배랑 얘기했는데 좀 이상하다고 한게 터지기 1년 전이었죠. 그때 그 선배의 통찰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번외로 당시에 애 엄마들이 애들 데리고 PD수첩 공격하고 황우석 살려내라고 시위하러 가고 했었는데, 그 이후로 아무리 확신이 드는 사안도 애는 데려가지 않는게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흑역사 남기기 싫으면요.
17/10/24 11:30
삼성의 정보력에 대한 한가지 일화가 있습니다. 황우석 사태가 터지기 1년정도(확실하지는 않네요) 전에 삼성에서 훌륭한 과학자에게 상을 주려고 어떤 사람이 괜찮은지 찾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 A에게 어떤 사람이 좋겠냐고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A가 당연히 '황우석' 아니냐고 했답니다. 그런데 삼성에서 '황우석'은 좀 그렇고 다른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했답니다. 삼성은 이미 황우석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이미 오래전에 알고 있었다는 거지요.
17/10/24 13:22
pd수첩은 1편이 나가고 전 국민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까지도 '짜증나는방송'이라며 대차게 깠었습니다.
저 당시 mbc는 1년동안 사고와 사고의 연속이었는데 (ys 정권초기처럼) 모든 방송이 욕먹고 망하고 그럴때 연말 pd수첩은 정말 클라이막스였죠. 정말 저때 mbc 문닫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고 당시 mbc 사장이었던 최문순은 pd수첩 제작진들을 울면서 수고했다며 안아줬다는 얘기가 있죠. 한 시사잡지에서는 올해의 인물로 mb를 선정하고 인터뷰까지 마치고 투고를 앞둔 상황에서 그걸 뒤엎고 올해의 인물로 pd수첩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그리고 mb는 투덜투덜.. 그때부터 mbc를 노렸는지 모릅니다. 크크. 황우석을 이용하려한 정치인과 ytn의 가장 큰 흑역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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