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전작 공중그네에서 보여줬던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이웃의 이야기를 정감 어린 시선으로 유머러스하지만 우스꽝스럽지 않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 `무코다 이발소`는 한때 탄광 산업으로 부흥했지만, 탄광 산업이 쇠락하면서 같은 운명을 맞이하는 시골 마을 도마지와에 있는 둘 뿐인 이발소 중 하나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 중년의 `야스히코`가 주인공이 되어 마을의 대소사를 들여다보며 때론 해결사로 때론 중재자로 때로는 관찰자로 활약하는 가슴 훈훈해지는 소설이다.
젊은 시절 도시의 광고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야스히코는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 직장생활에 번민을 느끼다 도마지와에서 이발소를 하시는 아버지가 병환으로 이발소 일을 하기 힘들어지자 도망치듯 귀촌을 해, 가업을 이어 받은 지 벌써 25년 째다. 탄광 산업 침체와 같이 찾아온 마을의 침체로 인해 젊은이들은 직업을 찾아 마을을 떠나고 노인과 중년들이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는 도마지와는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시골에서도 벌어지는 현상이기에 낯설지 않은 느낌을 준다.
야스히코의 아들 가즈마사 역시 여느 젊은이들과 같이 도시에서 직장을 잘 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이발소를 이어받겠다고 귀촌을 해버린다. 보통의 부모라면 불같이 화를 내며 말리겠지만, 속 깊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야스히코는 그것을 조금의 고민 끝에 받아들인다.
가즈마사의 귀촌과 함께 시작된 시골 마을 도마지와에서 야스히코가 겪는 여러 사건은 도시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사건이다.
마을 축제를 앞두고 쓰러진 이웃 할아버지를 품앗이하며 서로 돕는 일, 40세가 되어서도 총각 신세를 면치 못해 중국인 신부를 맞이하는 노총각, 새로운 술집에서 매력적인 마담 때문에 벌어진 동네 사내들의 다툼, 마을을 떠나 성공했다는 소문이 돌던 청년이 알고 보니 사기꾼이었다는 흔해 빠진 얘기,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이 영화 촬영의 배경이 되어 잠시나마 마을에 활기가 도는 일
주인공 중년의 야스히코는 살아온 삶의 지혜 덕분에 여러 크고 작은 사건을 슬기롭게 중재하고 해결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도마지와에서 살아가는 주민의 이타적인 행동은 쇠락해 가는 마을을 지켜온 것이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었다는 걸 느끼게 한다.
고향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돌아와 마을을 재건해 보겠다고 희망을 품는 일을 중년이 된 부모의 시선은 걱정스럽지만 대견하고 실패할 것을 알지만 도와주고 싶은 이중적인 태도가 보여주는 도마지와의 주민들의 감정은 자신이 나고 자란 마을에 대한 애착과 시골 마을에서 욕심부리지 않고 여유 있게 살아온 헐렁함에 있다.
하루에 몇 안 되는 손님을 받기 위해 항상 열어두는 야스히코의 무코다 이발소는 오늘도 중년이 된 어릴 적 친구들이 찾아와 담소를 나누며 정감 있는 시골 마을 특유의 훈훈한 온기가 돌고 있다.
날이 점차 추워지고 있습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겉옷 한벌 사시는 것이 좋겠지요. 그런데 마음을 따뜻하게 덥히기 위해 연애를 하는 것도 좋겠지만, 혼자인 분들은 마음 훈훈하게 하는 책 한권 읽으셔서 덥혀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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