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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아주 복잡하게 꼬인듯이 애정전선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정리판 커플들이 나오는 이야기가 하나 나온다.
그건 히데오의 팀 동료인 이시모토에 관련된 에피소드다.
31권 5화부터 시작되는 히데오의 팀 동료 이시모토에 관한 이야기는 아주 심플하다. 이시모토의 여자친구는 상대팀 매니저에게 강도당할 위험으로 부터 구해졌고, 멋데로 오해한 이시모토는 그런 여자친구와 싸우다 헤어진다. 이야기를 들은 히데오는 그런 상대팀 매니저를 찾아가 따지지만 매니저는 단지 사실만을 말할 뿐이다. 이 후 모든 오해는 풀리고 단지 이것들이 오해였음을 깨닫고 이시모토와 여자친구는 다시 화해한다. 이어지는 히데오와 히카리의 대사 "꽤나 알기 쉬운 관계군" "두 사람다 솔직하니까"
히데오를 상징하는 이시모토는 단지 히로역의 매니저를 오해해서 여자친구와 불화가 생긴다. 하지만 모든건 단순한 오해였고, "두 사람 다 솔직"해지면 모든게 해결되는 일이었다. 자 그런데 이 짧은 에피소드에서 나는 아주 중요한 복선이 하나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오해받은 히로역의 상대편 매니저다.
먼저 히카리의 이야기를 마저하면, 히카리는 아주 일편단심이다. 계속해서 말했듯이, 히카리는 계속해서 히로를 떨궈가면서 오로지 히데오만을 향했다. 3년동안. 그렇기에 최후의 승부에서 마지막에 히카리가 흘린 눈물은 오롯이 '히데오'것이다.
절대로 히로를 향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히로를 지켜보는 인물은 따로있기 때문이다.
4권의 히로와 히데오가 센카와 고교 야구부 설립을 위해 메이와와 붙는 이 시합은 마지막 결전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참고될 부분이다. 특히 4권 6화부터 시작되는 히로와 히데오의 승부는 두 사람의 마지막 승부와 거의 비슷하다.
이때에는 히카리가 히로의 덕아웃에서 히로를 응원하고 있다. 히데오는 이 경기내내 히카리에게 물어본다. "오늘만 히로 응원하는거지?"
히카리는 "응 오늘만이야" 를 연신 말한다. 히로가 최후의 승부날과 이날이 다른점이 하나 있다면, 그건 덕아웃에 히카리가 존재 하느냐 아니냐 이다. 그리고 히카리가 누구를 응원하는가 이다.
그렇기에 히로는 히카리 어머니의 사진을 덕아웃에 붙인다. 더 이상 자신의 덕아웃에 없는 히카리, 더 이상 자신을 응원하지 않는 히카리.
히카리 = 히카리의 어머니 이다. 다른점이 있다면 히카리는 히데오를 응원하지만, 히카리의 어머니는 '비밀이지만 히로' 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공을 던져준 누군가의 정체 또 한 분명하다. 굳이 '터치'의 셀프 오마쥬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그건 히카리의 어머니이다.
특히 히카리의 히데오의 회상씬은 히카리의 마음을 완벽하게 대변한다.
히데오의 어디에 반했냐고 묻는 삼촌.(삼촌이 히카리의 진정한 사랑이 히로라고 항상 믿는 이유는, 히카리의 어머니가 히카리, 히카리의 아버지가 히로를 상장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히카리의 삼촌은 히카리의 아버지, 곧 히로 편이다.)
자 만화를 가만이 생각해보면, 오롯이 히데오만 등장하는 히카리의 회상씬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하다. 항상 히로가 같이 걸리거나, 아주 짧게 한두컷 정도로 할애된다. 게다가 특히 경기중에 히데오를 회상하는 씬은 단 한곳도 없다. 모두다 '히로'만을 회상한다.
게다가, 이 경기 전체에는 단 한번도 '히로'가 회상되지 않는다. 내가 히카리가 이 경기에서 전적으로 히데오를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그리고 그 눈물이 오롯이 히데오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이점이 크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후에도 자신의 품을 떠나는 아이의 어떤 어린 시절의 모습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히카리의 모든 히로에게 가있던 애정이 오로지 히데오만을 향하는 것을 알 수 있는 요소이다. 히카리는 히로의 히데오와 싸우는 모습에 분명 가슴아팠겠지만, 애정은 이미 히데오에게 쏠려있다.
그렇기에 삼촌은 히카리의 눈물에 '놀란'다. 계속해서 히카리의 진정한 마음이 히로에게 가있다는 믿음이 있었던 삼촌이었기에, 히데오를 보고 우는 히카리의 모습에 놀랄 수 밖에없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사실, 히카리의 어머니와 히카리의 아버지, 의 모습들만 히로와 히카리에게 매칭시켜도 만화의 이해는 아주 심플해진다.삼촌이 히로편인 이유도, 하루카는 '장수할 마누라이지' 히로의 진정한 사랑이 아닌것도, 아버지가 자기쪽에서 협박하듯 결혼했듯, 히로의 히카리에 대한 애정이 '일방적' 이라는 것도.
그런데 모든 걸 알고있는 히로는 왜 마지막 승부 전 히데오를 보고
"모르는 구나 넌. 그거 알아? 난 히카리를 너무나 좋아해" 라는 소리를 하고 있는걸까?
사실 히로는 진짜로 열받아 있는 상황이다. 이 전날 노다가 히로에게 사실을 말해준 뒤, 얼굴을 씻는 모습과 양동이의 물이 넘치는 모습만 봐도 히로가 감정적으로 정말로 화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히로는 물, 비, 분수등으로 상징된다.
그래서 확 진짜로 '뺏어' 버릴까 하고 히데오를 도발하고 있는걸까?
드디어 앞서 말했던 복선이 나온다.
나는 이게 '연기' 라고 생각한다.
앞선 이시모토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히로역의 상대편 매니저 같이.
거짓말이 아닌 진실을 통한 '연기'
이 경기의 승패가 어떤 관계가 있는 건지 "이 경기가 끝나면 히카리에게 선택권을 주겠다" 라고 말했던 히데오의 말은 어느덧 "이 게임의 승자가 히카리를 갖는거다" 처럼 되어버렸다. 그런데 히데오의 이 규칙에는 한가지 이상한 점이 존재한다.
히로가 이런 히데오의 제안을 알아버린 이상, 히데오는 이기던 지던 히카리와 멀어질 수 밖에없다.
히로가 알아버린 이상, 히데오가 만일 승부에서 이기면 히데오는 히로가 일부러 맞아 줬다고 생각할 것이다. 히로가 그 사실을 안 것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추후에 알아버린다면 이러한 오해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노다가 히데오의 말을 듣고 했던 말
"히로가 알면 분명 일부러 맞아줄거야" 히데오는 "그런 녀석이니까 우리가 나아갈 수없어" 라고 말한것처럼.
그리고 승부에서 진다면 히로가 했던 말처럼,승부에서 진 이상 스스로 멀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빠져나갈 수 없는 오해의 굴레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한가지 방법이 있다. 그건 '히로' 가 그런 일부러 맞아주는 상태가 아닌 히로에게 히데오가 이기면 모든 문제는 아주 깔끔하게 해결된다. 히카리를 악착같이 가지기 위해 절대로 양보하지 않고 덤비는 히로, 그런 히로를 멋지게 물리치고 히카리를 얻는, 영웅, 히데오. 양보 받은것도 히로의 상냥함에 빚을 진것도 아닌 완벽한 승리.
자 그렇기에 나는, 히로가 상대편의 매니저가 그랬던 것처럼, 일부러 '사실을' 자신이 히카리를 너무나 좋아한다는 사실을 히데오에게 말했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맞아준다고? 꿈도꾸지마, 내가 히카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아? 무슨 수를쓰든 난 이길꺼야. 너에게서 히카리를 뺏겠어."
그렇기에 히로는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승리'에 미친듯이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히데오가 자신에게 승리할 경우 '히로가 일부러 맞아줬다'라는 일말의 의심도 남기지 않기위하여.
"수비 제대로 해, 여기서 시합 결정짓기 싫으면." "아직 모르고 있군, 우리 타선의 진정한 힘을" "모르고 있는 건 너야."
히데오는 모른다. 히로가 어떤 게임을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진짜 마음이 어떤지
히로는 말그대로 경기내내 '악착같이' 이기려고 한다. 이 히로의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3슬로우 볼 장면이다.
이 장면을 찬찬히 살펴보면 히로가 어떤 '짓거리'를 하고 있는 지 알수 있는데, 그건 말 그대로 경악스럽다.
괜히 히카리의 삼촌이 오늘의 히로가 '악당' 처럼 보인다거나, 메이와 감독이 계속해서 저렇게 이기고 싶어하는 히로를 처음본다 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전이닝에 주자로 나가있던 히로는, 열심히 뛰고 달린다. 그런데 체력을 회복하기도 전에 바로 3아웃을 당하고, 체 숨도 고르지 못한체 마운드에 나선다. 이걸 알고있는 히데오는 '일부러' 신발끈을 묶고, 심판에게 인사를 하며 히로가 숨을고를 시간을 벌어준다. 센카와 감독의 말처럼 완전한 "사나이"다.
자 그런데 히로는 여기에 3슬로우 볼을 던져버린다. 이게 얼마나 더러운 일이었냐면, 히데오는 이 3 슬로우 볼 이후에 자신이 했던 "경기가 끝난 뒤 히카리에게 선택권을 주겠다" 라는 제안을 히로가 알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노다에게 확인한다.
히로가 3 연속 슬로우 볼을 던진건, 히데오에게 자신이 이 사실을 알고있다는 고백인 동시에, 너는 절대로 이 공을 치지 못할거라는 도발이다. 그 이유는 히로 또한, 이 공을 치는게 히데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건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건 히데오의 말처럼 히로가 "일부러 얻어맞기 위해 던져준 공" 이기 때문이다. 이 공을 쳐버리면 아주 쉬운공을 준 히로가 히카리를 양보한 것이 되기 때문에 히데오는 그런 양도받는 공을 절대로 칠 수 없다. 그리고 그걸 너무 잘 아는 히로는 히데오를 말 그대로 '농락'한다.
'히데오는 히로 자신의 상냥함이 무섭기에 이 공을 절대로 못친다.' 라는 확신으로, 한번 쳐볼테면 쳐봐라 라는 도발로.
실제로 히데오는 3슬로우 볼을 보고 배트를 아예 휘두르지도 못한다.
히로는 히데오가 모르고 있던 '선택권' 에 관해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일부러 교묘하게 이용해서 3슬로우 볼로 아웃을 만들어 버린것이다. 히데오의 가장 아프고 약한곳을 찌르고 이용하면서 농락하고 있다. 자신을 위해 시간을 벌어준 '사나이'에게
그리고 히데오는 깨닫는다. 히로가 자신의 '선택권' 을 알았고 히로가 이기기 위해서 정말로 무슨 수든 쓰고 있다는 걸. 히카리를 빼앗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더럽게 게임하고 있다는 걸. '히로는 정말로 히카리를 빼앗기로 결심 했다는 걸'
자 어쨋든 히로는 오늘 정말로, 악당, 악마, 승부의 화신 그 자체이다. 히데오의 눈에는 그런 히로가 어떻게 보일까.
6년간 함께해온 친구, '가장 소중한 친구' 이자 자신과 히카리를 맺어준 사랑의 큐피드. 언젠가 히카리가 물었던 "나와 히로중에 누가 더 소중해?" 의 대답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소중한 일생의 친구이자 유일하게 히카리와 한 방에 있어도 용서해 주는 유일한 존재, 야구로서는 팬이 될 정도로의 우상.
자. 히데오의 눈이 돌만하다.
그런데 이건 명백히 히로의 야구가 아니다. 히로는 야구의 승패보다, 그 싸움 자체를 좋아하고 정말로 야구를 좋아하는 소년이다.
마음에도 맞지 않는 악당노릇은 히로를 정말 지치게 만든다. '히카리'의 응원이 없기 때문은 아니다. 히카리의 응원이 없어진 경기는 꽤 있었다. 그리고 정말로 마음속으로는 이 경기를 지고싶다. 이 모든것들이 히로를 너무 지치게 만든다.
3년 전 하루카와 히로의 키스 장면을 보고 흔들리던 히카리가, 히데오와 마음을 다잡기 위해 팥빙수 집에 데이트 하던 장면에서 나오는 히카리와의 노래에 관련된 추억을 하루카는 대체한다. 그리고 히로는 하루카에게 말한다. "이기게 해줘, 이 시합..."
히로의 마음 한구석에는 계속해서 지고싶은 마음이 남아있다. 그 이유는 '히카리' 때문에. "힘내, 지지마" 의 힘들어 하던 히카리. 그리고 자신의 승리는 히카리에게 멀어지는 히데오를 뜻한다. 히로는 계속해서 이기려고 노력하지만 마음 한켠에 아직도 히카리가 남아있다. 하루카는 그런 지고싶어 하는 마음, 즉 남아있는 히카리를 대체해나간다. "이기게 해줘, 이 시합.. "
히로가 정말로 이렇게나 악착같이 하는 이유가 히카리를 뺏기 위해서라면 하루카에게 이런 소리를 할리가 없다. 이건 자꾸 히카리를 위해 지고싶어지는 자신의 마음을 지탱해 달라는 하루카에게 보내는 SOS다.
그렇기에 사실 이 승부는 왜 이렇게 된지를 떠나서, 사실 히로의 승리= 하루카, 히로의 패배=히카리를 상징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이런 하루카를 이용한 히카리의 추억 대체가, 점점 더 최근으로 간다는 것이다. 처음 하루카를 만나고 같이 다니던 시절, 추억의 대체는 아주 어릴적, 유원지, 캐치볼, 팥빙수 같은 기억들이 대체되다가 점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대체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바로 어제 있었던 일까지, 실제로 이건 히로의 마음에 있는 하루카가 점점 더 자라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미리 말하자면 결국 승부 이후에는 하루카가 '미래'를 약속하는 사이로 오는데, 이는 명백히 하루카와 히카리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하루카는 히카리의 과거의 추억을 대체품인 동시에 점점 더 자라나, 결국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사람이다.
히로는 하루카에게 "이기게 해달라"고 말한다. 히로는 미래로 나아가고 싶지 않다. 실상은, 항상 말했던 미래에 대한 불안, 장래에 대한 모호한 대답들. 그저 끝나지 않는 여름에 다 같이 동네야구라도 함께하고 싶어하는 마음, 영원한 소꿉 친구. 히로에겐 히카리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까지 와서도 히로 자신이나 하루카를 위한 선택이 아닌 히카리를 위한 '지는' 선택을 하고싶어진다.
"하루카, 이기게해줘."
노다는 알고 있다. 히로의 "진다면 몸을 뺄게 뻔해." 라는 말이 자신의 지고싶은 마음을 위한 히로를 위한 핑계라는 것을, 끝까지 떠나간 히카리 위해 지고싶다는 핑계. 이미 히데오는 히로 자신이 '봐줄리 없다는 것을' 믿고있고, 일부러 한방 맞아줘도 모를 것이라는 핑계
히로는 삼촌과 신나게 떠들고 있는 하루카를 바라본다."절대 일부러 얻어맞지마"를 말한 노다에게 히로는 말한다. '너무 날 믿지마'
하지만 노다는 실상 알고있다. '히로같은 좋은애가 하루카를 울리리 없다'
여기까지 자신을 응원해주고 꿈을 이뤄준 하루카를 배신하고, 히카리를 위해 져줄리가 없다.
히로는 히카리의 어머니 사진을 덕아웃에 붙이고, 마지막 9회말 수비를 나선다. 하루카에게 말한다. "스튜디어스 돼라. 꼭-"
히로의 과거를 대체하던 하루카는 이제 미래에 까지 도달했다. 히로는 마음을 정했다. 자신이 이만큼이나 컷다고 성장을 지켜봐 줄, 히카리의 어머니 사진, 그리고 미래로 같이 나아갈 하루카. 남은 길은 오로지 '이기는 것' 뿐이다.
어릴적 부터 자신을 불러주고 함께 해왔던 소꿉친구이자,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
자신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히카리를 떠나보내야만 한다.
히데오와의 마지막 승부 1구 파울, 2구 쳐내는 히데오. 오늘 최고의 직구조차 때려내는 히데오.
자 사고처럼 맞아버린 타구는 분명히 노다가 '완벽해' 라고 말했을 정도로 확실했지만, 결국 파울로 그쳤다. 이건 히로가 봐준것도, 무른 마음이 만들어낸 지고싶은 공도 아니었다. 2번의 직구 '승부' 는 말 그대로 오늘을 위해 마지막으로 남겨둔 히로의 마지막 전력투구고, 이 홈런성 타구는 히로도 예상치 못한 히데오의 괴물같은 타격이다.
'대단한건 히데오야, 오늘의 최고의 직구를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풀스윙 하다니'
왜냐하면 히데오도 화날만큼 화났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히카리일과 야구 일이라면 눈이 돌아가는 히데오는 히로의 저 철저한 '연기'에 이미 승부욕이 불타오를 때로 불타오른 상태다. 오늘의 히데오는 히로가 예상치 못할정도로 '괴물'이다. 자 그런데 이 공이 넘어가면 히로는 '질수있다.' 이미 자신은 이기는 것을 택했지만, 이건 사고다. 지려고 하지도 않았고, 지고싶어 하지도 않았다. 이건 말 그대로 어쩔수 없는 사고로 자신이 은밀하게 원했던 욕망이 실현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파울이 되어버리고 만다. "젠장....무슨일이 있어도 내가 이겨야 한다는...건가."
자 히로는 이기기로 정했다. 오늘의 최고의 직구까지 저렇게 홈런으로 날려버리는 히데오를 직구로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히로는 신호를 보낸다. 1.2.3. 고속 슬라이더. 이건 명백히 '이기기' 위한 공이다.
히로는 이기기로 정했다. 직구로는 오늘의 히데오를 이길수가 없다. 고속 슬라이더는 '이기기'위한 공이다. 직구로는 저 '괴물' 히데오를 잡아낼 수 없다.
그런데 공은 휘질 않았다. 왜? 결국 히로는 끝까지 히카리를 떨쳐 보내지 못한걸까? 히로는 마지막에 지기로 택한 것일까?
히로는 애시당초 히데오가 무조건 직구를 칠거라고 확신했다. 히데오가 실제로 고속 슬라이더를 노렸건 어쨋건 히로는 완벽하게 히데오가 직구를 노릴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고속 슬라이더는 무조건 '이기는'공이다. 그런데 휘질 않았다.
정말 단순히 휘지 않을걸까? 그렇다면 노다는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그 공이 휘지 않을 거라는 걸.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 마지막 승부가, 앞서 말했듯 히카리가 히로를 '마지막으로' 응원했던 고 1히로의 센카와 고교의 야구부 설립을 위한 경기에서 히데오 승부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승부를 이해하기 위해선 4 그 장면들이 꼭 필요하다.
고등학교 1학년, 히데오와의 승부. 무조건 직구 홈런을 노리는 히데오를 본 노다는 말한다 "여전히 융통성이라곤 없는 녀석이군"
히로는 2번 직구를 던진다. 모두 파울. 아무런 생각없이 한가운데를 잡고있는 노다에게 히로는 소리친다. "쓸데없는 사인 하지마. 한가운데로 잡아." 노다는 생각한다. "왓?" 히로의 이기기 위한 기만전술.
"간다-아. 히데오!" 한 가운데를 잡으라고 소리쳤지만 실제로는 140KM 포크. 노다에게도 주지않은 사인은, 오로지 이기기 위한 히로의 전술. 그런데도 그걸 쳐내는 히데오.
그렇기에 히로가 2번째 공을 던지면서 했던 말 "정면승부란건 타자에게나 유리한 소리야," 는 사실 이 승부에서 히로가 2번째 공을 던지면서 했던 "제길" 정도로 보면 된다.
3년 전과같이 히데오는 무조건 직구 홈런을 노린다. 노다가 생각했듯이,히로는 생각한다 '융통성 없음이 히카리가 너에게 반한 이유라고'
(*참고로 히데오는 히카리, 히로, 노다 모두에게 융통성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히데오 너란 사람은....)
히로의 사인은 고속 슬라이더, 실제로 던진공은 직구, 3년전은 사인은 직구, 실제로는 140KM 포크
3년전 히데오는 무조건 히로를 믿고 직구만을 노렸다면, 현재의 히데오는 마지막 히로를 의심해서 슬라이더를 생각하고 만다.
그리고 3년전의 히데오는 히로의 이 공을 쳐냈지만, 현재의 히데오는 치지 못한다.
H2에서 승부의 승리 조건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 즉 승부를 피하지 않는것이다.
3년간 수 많은 일들은 두 사람의 입장을 완벽하게 뒤바꾸었다.
140KM 포크볼이 그러했듯, 고속 슬라이더는 '이기기' 위해 승부를 피하는 것이고, 자기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노다도 히로도 알고 있다. 고속 슬라이더가 아무리 현재의 히데오를 이기기 위한 공이라도, 설사 직구로 던져서 홈런을 맞고, 게임 자체를 져버리고 하루카를 울릴지라도. '직구'가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노다도 히로도 너무 잘 알고있다. 더 이상 승부를 피할곳은 없다라는 걸.
1년 전 갑자원, 한 경기만 이기면 히데오와의 승부, 상냥한 히로는 상대 투수의 발을 밟지못해 자기의 발을 삐고, 져버린 히카리의 생일날.
한 번도 지지 않았던 히카리의 생일에 져버렸던 해변에서 히카리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던 날. 병원에서 돌아가는 택시에서 히로는 밖에서 놀고있는 두 남자아이를 본다. '히로의 하얀 모자, 히데오의 검은 모자'
자신의 상냥함에 후회하는, 그때 발을 밟아 버리지 못하고, 상냥하게 패배했던 자신을 책망한다.
하루카는 말한다. "시간은 되돌아 가지 않아."
그리고는 차안에서 메이와 고교는 히데오의 타격을 앞세워 승리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히데오의 기록적인 홈런.
히로는 칭찬한다. "도망치지 않았던 투수가 그렇단 거야. 대단해."
히로는 알고 있다. 자신의 첫사랑이 단지 늦은것 뿐이라고 말하지만, 상대가 '히데오'이기에 후회하는 건, '히데오'가 아니었다면 히카리는 자신의 곁에 있을 수 있었다는 걸.
히로는 히데오와의 승부에서 도망쳤다. 상대가 히데오 였기에. 히데오만 아니었다면 한판 붙어볼 수 있었겠지만. 히데오는 너무 좋은 사람이었고 너무 강한 상대였다. 히데오의 곁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은 곁에서 히카리를 지켜봐온 히로가 가장 잘 안다. 히로는 지켜보는 사랑을 했었기 때문에, 이미 첫사랑을 두고 싸워야 했을 기회는 지나갔다. 히로는 상대가 히데오였기에 도망쳤다. 특히 히로와 히데오가 함께 처음으로 갑자원에 왔을 때 하루카와 데이트하던 히데오의 스캔들 기사를 보고 하던 히로의 대사, "너 그러다가..." 는 분명 히카리를 의식한 히로의 대사다. 이후 히데오와 히카리의 키스 장면을 옥상에서 목격하고, 팀 동료들과 포커게임을 한다. 그리고 패가 말리자 동료들은 "오늘은 운이 없네요" 라고 말하지만 히로의 대답은 "아니, 그 반대야."
히로는 사실 히카리를 어느정도는 '뺏을' 마음이 있었다. 히카리의 마음이 히로에게 정말로 많이 흔들렸을 때, 하지만 히로는 히카리와 히데오의 키스 장면을 보고, 자신이 히카리에게 먼저 다가가기전에 자신에게 기회가 없다는 걸 키스장면을 통해 깨달았다고 생각했기에 '운이 좋았다' 라고 말한다.
히로는 분명 도망쳤다.
"도망치지 않았던 투수가 그렇단 거야. 대단해." '시간은 되돌릴 수 없어'
이쯤되면, 히로는 알고있다. 자신도 한번쯤은 '도망치지 않는 대단한 투수가 되어야 한다는 걸.'
한 3년 후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어' 라는 말을 또 다시 듣지 않기 위해서는 이기던 지던, 부딪히고 깨져야 한다. 히카리를 걸고 하지 못했던 승부를, 여기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더 이상의 미련과 후회, 자책을 남기지 않기위해.
공은 휘지 않는다. 그리고 노다도 알고 있다. 히로가 히데오와의 승부를 도망칠리 없다는 걸.
히데오가 고1, 히로와의 경기에서 타석에 올라 "난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해 야구를 해왔던 걸지도 몰라."라고 했던 말처럼.
히로의 야구는 여지껏 이 순간을 위한것이라는 걸.
히로가 히데오를 삼진으로 이겼던 건, 중학교 1학년 히데오가 방심했던 그 순간 뿐이었다. 그 이후로 단 한번도 히데오에게 맞서 '이겨본'적 없었다. 6년의 시간은 모든걸 바뀌게 만들었다.
히로는 히데오와의 승부에서 피하지 않고,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승부를 걸만큼 성장했다.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위해, 대단한 투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기에 히로의 마지막 직구는 '히카리'를 위해서도, '히데오'를 위해서도,'하루카'위해서도 던지는 공이 아니다.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도, 게임에서 '지기' 위해서도 던지는 직구가 아니다.
그건 그동안 자신의 성장을 지켜봐온 히카리와, 히카리 어머니에게 받치는 자신이 이렇게나 성장했다는 성장의 증거이자 이별의 인사이다.
히카리의 어머니 또한 이 사실을 알고있다. 평생 어린아이 같던, 히로가 어른이 되었다는 걸. 다시는 던지지 못할 직구를 도와준 건 몰래 히로를 응원한 히카리의 어머니가 히로에게 주는 유년기의 마지막에 주는 선물이다. 세상에 한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성인식의 선물이다.
경기는 끝났다. 히로는 승리했다. 눈물을 흘린다. 눈물은 명백히 승리의 눈물이 아니다.
만일 히로가 히데오와 첫사랑을 두고 힘껏 싸워 졌다면 히로는 히카리를 쉽게 떠나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첫사랑을 두고 한 싸움에서 히로는 마운드에 늦었다. 그리고 그건 히카리를 계속해서 잊지 못하게 만드는 히로의 핑계였다. 그렇기에 히로는 항상 히카리에게 매어져 있었다.승부는 승리했다. 하지만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히카리가 '정말로 좋아하는' 상대는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그렇기에 아주머니의 말처럼 '정말로 히데오에게 이기고 싶은 것이 아닌, 패배를 인정하고 한대 얻어맞아 시원해 지고 싶었을 뿐'이라는 걸. 히로는 사실 알고 있었다. 중학교 2학년 여름, 첫사랑이 끝났을 때, 실제로는 히데오와 승부를 하고 흘렸어야 했던 눈물은 승부를 피하지 않은 대단한 투수가 된 이제서야 흘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히로의 눈물은 5년 동안 미뤄온 가장 사랑하는 첫사랑을 떠나보내는 실연의 눈물이자, 지독한 성장통을 겪은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나보내는 눈물이다.
그리고 아마도.... 또 한사람, 히로의 눈물이 승리의 눈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될 한 사람이 남았다.
히로는 완벽한 '악역'을 연기했다. 자신은 전심전력을 다해 '히카리'를 뺏을 거라는 것을 히데오에게 말했다.
1년 전의 히로처럼 해상공원에 앉은 너무 강한 히데오는 또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고 있다.
히카리가 말한다. "히데오의 마음 속에 내가 들어갈 자리가 있대, 그러니 문을 열어두래"
히데오가 분노한다. 앞서 말했듯이 히데오는 완벽하게 '히로'가 히카리를 '뺏을'작정이었다고 오해하고 있다. 경기내내 '너에겐 절대로 안뺏겨'를 외친 히데오에게 이런 히카리의 "열어 두래" 라는 말은 분노를 불러 일으킨다.
"히로가 그래?"
히데오의 근원적 공포는 히로의 상냥함이다. 히로가 뺏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히카리는 히로를 좋아하기에 언제든지 뺏길 거라는 공포.
그리고 자신은 단지 히로의 상냥함에 히카리를 양도 받은 것이라는 불안이다. 그렇기에 이 "히로가 그래?" 는 히데오의 명백한 분노다.
히로는 경기내내 히카리를 진심으로 더럽게 게임하면서 이기려고 했고 뺏으려고 했다. 그리고 히카리는 히로를 좋아한다. 그렇기에 히카리는 히로에게 갔다가, 히로의 상냥함에, "히데오가 슬퍼할거야, 히데오에게 가" 라는 말을 들었다고 오해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보다 히데오를 화나게 하는건 없다.
히카리는 말한다. "아니, 히로는 히데오를 삼진으로 잡은 것 뿐이야."
히데오는 히로의 눈물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승리'의 눈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경기내내 그렇게나 원하던 히카리를 드디어 얻은 기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히카리는 말한다. "네가 마음의 문만 열면 난 네곁에 있을거야" 그리고 그건 히데오가 처음 눈을 다쳤을 때, 히카리가 너무나 강한 히데오를 보고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고백이다. 히데오는 이제서야 깨닫는다. 언제나 자신의 마음에는 히카리가 들어갈 자리가 있었고, 필요한 건 마음을 히카리에게 여는 것 뿐이었다는 걸. 그리고 히로의 눈물이 히카리를 뺏은 승리의 눈물이 아니라는 걸.
히카리는 말한다. "정말 몰랐던 것은 나야, 처음부터 선택할 권리 같은건 없었다는 것을" -원어,
히카리가 모르고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이 말은 언뜻 모순된다. 애시당초 히데오가 선택할 권리를 주겠다고 말을 했을 때부터, 이미 히카리는 히데오를 택했다. 그리고 상기의 진술, '히데오의 마음에 내가 있을곳이 있다고' 와 어긋난다. 이미 히데오의 마음속에는 히카리의 마음이 자리잡을 공간이 있고 히데오가 해야 하는것은 마음만 여는 것이다. 그런데 히카리의 '처음부터 선택권이 없었던 것을 몰랐다.' 는 마치 이 경기가 끝날때 까지 자신의 마음을 몰랐다는 진술과 비슷해진다.
히카리의 입에서 '선택' 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건 처음이 아니다. 히카리의 입에서 선택이라는 단어가 나온건 2번.
히데오가 옥상에서 히카리에게 "이 승부가 끝나면 너에게 선택권을 주겟다" 의 대답.
"선택했어. 히로에게도 얘기했는 걸. 내 첫사랑은 히데오라고."
"정말 몰랐던 건 나야. 처음부터 선택할 권리 같은건 없었다는걸"
처음부터 히카리에게 선택할 권리는 없었다.
1년 전 히로가 처음 갑자원에 올라왔을 때 함께 놀기로한 친구들은 서로 엇갈리고 히데오와 하루카는 길이 엇갈려 버린 친구들을 서로 찾다가 데이트를 하게된다. 서로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되고,히데오는 '시간이 가는 것' 조차 잊을 정도로 하루카와 좋은 시간을 보낸다.
마지막 승부에서 히데오가 왜 140KM를 던지면서도 타자를 선택했냐는 질문에 하루카는 "타격을 좋아했겠지, 히로는 던지는 걸 좋아했고, 노다는 먹는것을 좋아했겠지, 좋아하는 것도 사람나름" 이라고 대답한다.
히데오와 하루카가 먼저 만났다면 둘은 좋은 연인이 되었을 것이다. 히카리와 히로가 서로 소꿉친구가 아니었다면 히로는 그래도 히카리를 정말 사랑했을까? "K는 2, 10은 8,"각각의 카드가 제각각 서로를 사랑하는 건, 그 카드들이 서로를 선택했기 때문일까? 히데오가 타자를 선택한 건 타격을 좋아했기 때문이고, 히로가 투수를 선택한 건 던지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다. 노다는..... 좋아하는 감정은 선택 되는게 아니다. 단지 그 사람이 우연찮게 거기 있었고, 그 사람이 좋아진 것 뿐이다.
히카리는 히데오의 어디에 반한거지?
히카리는 생각한다. 자신이 수 없이 많이 반했던 히데오의 모습. 히로의 단언처럼 단지 하나의 모습만이 아닌 두 사람만의 시간을 보내며 점점 더 좋아지고 반했던 추억들. 히카리는 히데오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히로는 히카리 자신이 히데오의 그 융통성없음에 반했다고 했지만, 히카리는 수 없이 많은 히데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건 히로가 모르는 히데오의 모습들, 히로가 없었던 히데오와 함께했던 6년, 히로가 히데오를 알았던 시간보다 훨신 함께 보낸 시간이 많은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추억들. "좋은 사람이야, 단지 융통성이 없는게 좀 흠이지만" 이라고 말했던 히카리에게 처음 반한 이유는 그것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후로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된건, 단지 하나의 말로 설명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선택했어, 내 첫사랑은 히데오라고"
"정말 몰랐던 것은 나, 애시당초 선택할 권리는 없었어"
히로가 히카리를 '정말로 좋아했던 건' 히카리를 선택해서가 아니다.
첫사랑은 선택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히카리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히로의 경기를 보고 깨닫는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히카리가 히데오에게 집중할 때 화살은 과녁에 적중한다.
한번 떠난 화살은 과녁을 선택하는게 아니다.
히로는 '사랑의 큐피드'다. 히카리는 화살의 상징이다. 히데오는 그런 히카리가 항상 굳게 날아가는 '과녁'이다. 남은건 과녁인 히데오가 마음만 열면 해결되는 일이었다.
히데오는 말한다. 히로와의 승부에서 한가지 깨달은게 있다고. 그건 자신이 아직도 히로를 의심하고 자기 자신을 의심할 정도로 약하고 의지할 곳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히데오는 말한다. 솔직하게 "나는 그 누구보다 히카리 네가 필요한 사람이야'"
자 모든 승부는 끝났다.
히로는 잠에서 깨어나 허탈한 얼굴로 거울을 바라본다. 마음은 이미 굳혔고, 이별은 끝마쳤다. 패배의 눈물은 흘렸고, 모든 일들은 정리됬다. 단지 히로가 마음껏 웃을수 없는 건, 아직 채 끝나지 않은 여름의 여운 때문일 것이다. 하루카는 "그럼 스튜디어스는 나다!" 라고 말한다. 히로는 "아마도" 라고 말한다. 아마 히카리의 아저씨의 말처럼 한 20년쯤 지나면 괜찮아질 첫사랑의 추억이 남을수도 있겠지만, 어쨋던 히로는 성장했고, 드디어 미래를 확실히 말한다. 불안한 달에 안기듯 사라지던 비행기는 이제 여름의 끝자락 하늘을 난다.
'그런가..' 히카리를 너무나 사랑했던 히로, 서로에게 나아가는 히카리와 히데오, 울지 않을 하루카,
그리고 먹을걸 좋아하고 야구 때문에 1년간 대학 재수를 할 것이며 모두에게 도움만 주고 끝까지 여자랑 아무런 연관하나 없었던 노다.
하지만 결국 힘들었던 모든 성장통이 끝나고 여름이 지나가면 다시 모든게 '괜찮아' 질 것이다.
"힘내, 지지마!"
*열흘 정도 텀을 두고 써나갔던 글이라 통일성이 좀 안맞을 수 있습니다. 만화를 보고 스스로 잘 이해가 안되고, 납득하지 못했던 부분을 한번쯤은 '스스로 납득할 수 있게' 정리해 보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그나마 스스로 납득되는 설명이 된거 같네요. 어쩌다 보니 정신없이 길어 졌네요. 혹시나 H2를 읽고 해석이 잘 안된다거나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됬으면 좋겠네요. 물론 이 해석들은 저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틀릴수도 오류가 있을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