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얼마전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 개봉하였습니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 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잠깐 소개하자면 한국예술종합대학교와 CJ E&M이 주관하는 프로젝트의 두번째 작품이며,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받았습니다.
감독은 단편영화 <콩나물>을 통해 베를린에서 수정곰 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한 <손님> 이라는 단편 영화를 통해서도 끌레르몽 페랑 단편 영화제에서 단편영화 대상을 받는 등 떠오르는 신인 감독중 한명입니다.
기획총괄에는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밀양' '시' 등으로 유명한 이창동 감독이 시나리오에 대한 조언과 멘토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 덕분인지 이번 영화에서 배우들의 모습이나, 상황. 이야기들이 날것 그대로의 모습이 보입니다.
또한 영화적인 짜임새도 굉장히 단단하고, 극중 나오는 상황을 은유하는 방법도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가 2016년 상반기에 나온 작품 가장 좋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많은 분들이 영화 <우리들> 을 보셨으면 하는 소망에 리뷰는 따로 적지 않도록 하고 추천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추천하는 근거가 있어야 겠지요.
그래서 윤가은 감독의 두 가지 단편 영화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감독의 단편 영화가 마음에 드신다면 장편도 자연스레 보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손님 (2011)
http://kmc.karts.ac.kr/services/front/contents/video/detail?M_CD=SHORT_FILM&MEDIA_IDX=189
끌레르몽 페랑 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 수상한 바 있는 작품입니다.
참고로 끌레르몽 페랑 영화제는 단편 영화계의 '칸영화제' 라고 불릴 만큼의 권위있는 영화제라고 하더군요.
19분 밖에 안되는 영화지만 굉장히 몰입도가 높습니다.
SNL, 대세는 백함 등으로 유명하신 정연주 배우가 다짜고짜 욕지거리를 뱉으며 남의 집에 쳐들어가며 영화가 시작합니다.
집안에는 두 아이가 있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입니다.
짧은 시간동안 여자 고등학생의 처지나 그 아이들과의 관계속에서 펼쳐지는 이해관계가 굉장히 세심하게 연출되어 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다 중간에 아이들과 라면을 먹는 장면을 몇번이고 돌려보았습니다.
여자주인공의 깨닫는 모습과 무심한 아이들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깊더군요.
콩나물 (2013)
http://kmc.karts.ac.kr/services/front/contents/video/detail?U_CD=CONTENTS&M_CD=SHORT_FILM&PAGE_NO=1&PAGE_SIZE=8&BLOCK_SIZE=10&MEDIA_IDX=78&CATE_CD=&GENRE_CD=&SC_KEYWORD=%EC%BD%A9%EB%82%98%EB%AC%BC
위에서도 언급했듯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였고 수정곰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 영화 정말 재미있습니다.
20분 밖에 안되는 시간동안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위험 천만하고 재미난 일이 가득한 세상을 표현하였습니다.
동내 택배기사 아저씨는 무서운 유괴범으로 보이고, 길가에 있는 강아지는 사나운 맹수 처럼 보입니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과 한참을 놀다가, 이름 모를 할머니가 다친 곳을 치료해 주기도 하고.
어쩌다 마신 막걸리 한잔에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춤추며 노래를 부릅니다.
마지막 엔딩에서 보여주는 순환구조를 통해 '우리네 인생' 을 함축적으로 담아놓은 마무리 까지..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지 정말 신기했습니다. 여운도 굉장히 길었습니다.
주인공 보리 역할의 김수안 배우는 '숨바꼭질, 제보자, 차이나타운, 협려, 헤어화, 부산행' 등에 나오는 걸출한 아역배우 입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부터, 애들과 뛰노는 놀이터에서의 모습. 그리고 음주가무(?) 까지 정말 재미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 은 올해에 가장 유니크한 작품중 하나입니다.
다만 만날 수 있는 극장이 적다는 게 굉장히 아쉽고,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할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문에 관람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리뷰를 남기는 것 보다 '추천' 하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
두 가지 단편 영화를 보시고 인상 깊으셨다면, 영화 <우리들> 추천합니다.
*영화 '우리들' 의 자세한 이야기는 팟캐스트 '영화계' 를 통해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8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