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에 휩쓸린 관원들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어느 태권도 관장에 대한 뉴스입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60528195004643
뉴스에 등장하는 관악구 모 태권도장은 올해 6살이 된 제 아들이 지난 연말부터 다니기 시작한 곳입니다.
아빠 닮아서 소심한 구석도 있고 낯가림도 있는 녀석인데 희한하게도 관장님만 만나면 목소리 우렁차게 '관장님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를 했었습니다. 그 모습에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유치원 선생님조차도 어리둥절해 하면서 어떻게 하셨는지 그 비법을 알려달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애 엄마 얘길 들어보니 관원들에게는 스승이면서 멘토이고 때로는 동네 형 같은 역할도 많이 하셨던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2년 전쯤 동네 헬스장에서 처음 만나 인사 나누고는 간간이 인사만 나누다 아들 녀석이 그 도장에 다닌 뒤로 한 번 길게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 데 그 때 받은 느낌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명절에는 아이들에게 무릎에 바르는 젤을 쥐여주면서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무릎에 발라드리고 인증샷 찍어오라는 숙제 내줬었고 지난 식목일에는 아이들 데리고 나무 심으러 갔었습니다. 또 직접 웅변을 배워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도 하는 열정도 보여줬습니다.
그 당시에는 요즘 태권도에서 별 걸 다 가르치는구나 했었는데 어쩌면 저 관장님이라서 그랬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아이의 눈을 빛나게 하는 교육'이라는 글귀가 남겨져 있어 더 마음이 아픕니다.
비록 짧고 얕은 인연이지만 오늘을 계기로 그 분이 스승으로서의 사명감,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무도인으로서의 자부심 모든 게 투철했던 분임을 새삼 알게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장님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가족들한테 요리해주는 게 취미라고 할 정도로 자상하셨다던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여자의 남편, 그리고 수 많은 제자들의 참 스승이셨던
용인대수석태권도 김영일 관장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