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연휴에 도쿄를 다녀왔습니다.
일식 파인다이닝 (미슐랭급 스시 가이세키 등)을 일본에서 먹으면 우리나라에서 먹는것보다 오히려 저렴(엔저.... 라고 칩시다..)하고
술값 뻥튀기를 피할 수 있어서 돈은 많이 쓰더라도 기분은 덜 속상한 장점이 있는것 같아서
일본에 1년에 한번이상 가서 주제에 넘는 음식을 먹어보곤 합니다.
이렇게 일본을 한 3~4년 다녔(?)는데 막상 돌아다니다 보니 도쿄는 1회밖에 못 갔더라구요..
그리하여 이번 연휴엔 도쿄를 갑니다.
도쿄는 다른 도시들과 달리 미슐랭 스타도 엄청나고 무시무시한 먹거리의 천국이더라구요..
사실 일식만 계속 먹을수도 없고.. 하여 추천을 받아보니 Innovative한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들이 좀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먹방 폭격은 Innovative! 라는 컨셉으로 도전합니다.
무엇이 Innovative 인가 했더니, 식당이름에 적혀있는 분자 요리네요.
Tapas Molecular Bar는 분자요리를 활용한 캐나다인 셰프가 창조한 메뉴를 제공합니다.
분자요리라함은 아래와 같습니다.
'음식 재료의 질감이나 조직을 물리, 화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해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들을 조합시켜서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요리법이다.
재
료를 굽고 끓이고 삶고 튀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분자의 물리, 화학적인 반응을 연구해서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음식을 분자
단위까지 철저하게 연구하고 분석한다'고 해서 분자요리 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표적으로 분자요리에서 에스프레소 캐비어는 에스프레소로
캐비어 모양의 음식을 만들었는데 씹으면 진짜 캐비어처럼 톡톡 터지는 느낌을 준다' - 나무위키
분자요리 나무위키 링크입니다.
https://namu.wiki/w/%EB%B6%84%EC%9E%90%EC%9A%94%EB%A6%AC
이전에 마리텔에서 최현석 셰프가 하는 요리를 봤는데 이것을 실제로 맛보다니!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봅니다.
사진은 갤럭시S6으로 찍어 약간 어두운 환경에서 노이즈 및 초점 날아감이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ㅠㅠ
식당 및 테이블 모습 입니다.
식당은 Mandarin Oriental hotel에 있으며, 긴자나 시부야오모테산도쪽이 아닌 도쿄역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Tapas Molecular Bar 라는 이름처럼 호텔의 라운지바 같은 곳 한켠에 bar 에서 식사가 진행됩니다.
동시 식사 가능인원은 약 8~9명정도 이며, 셰프2명이 조리 및 서빙을 바에서 직접 해줍니다.
셰프님이 요리를 준비하고 계시네요
기다리며 뒤돌아서 창밖을 보니 후지산(우)과 도쿄타워(좌) 노을로 보이네요.
이날 모리타워전망대 갔으면 전망 좋았을것 같긴하네요 ^^;;
오늘의 메뉴(?) 입니다. 사진을 이렇게 밖에 못 찍은 것은.. 이제 앞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분자요리이다보니 음식의 제조방식 / 첫생김새 / 먹을때 모습 등 다양한 사진이 있어 음식당 세네 사진을 편집하여 업로드하니
이점 참고 해주세요~
제 테이블입니다.
플라스크?와 샬레가 있네요.
저 위에 도시락가방은 오늘 제가 먹는 도구랍니다.
이것을 열어보면..
이렇게 나무 줄자 쇠 핀셋 망치 등등이 들어 있습니다.
나무를 직접 갈아서 넣었다고 하네요 ^^;;
줄자..에는 메뉴가 적혀 있습니다.. 아까 위에서 보신 메뉴가 그렇게 밖에 없던게.. 줄자 였기 때문이죠.
첫메뉴가 나옵니다.
Forest.
분자요리의 정석답게, 액체질소로 아스파라거스를 상큼하게 냉각하여 새콤한 소스에 줍니다.
식사 도구는 저.. 우측사진에 보이는 손가락 자르는(?) 도구 + 핀셋.
풀을 탈칵탈칵 잘라서 비니거소스에 찍어 먹으니 입맛이 감도네요.
Prawn Coctail/
소라에 빵가루를 만들어 바다같이 만들었네요.
오렌지색 시험관에는 드레싱이 들어있고, 여기에 새우가 꽂혀 있습니다.
입에 새우를 넣고 말랑말랑한 시험관을 꾹 누르면 소스가 나오네요.
세번째 메뉴입니다.
Penne.
젤리를 감아서 펜네같은 관을 만들고 이 속에 연어알, 오키나와포도(?)(포도같은 저건데 풀입니다), 캐비어 를 채우고
삽으로 떠먹으라네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Benedict.
토마토에 계란흰자인것같은 컨셉의 이 요리는
안에는 하몽-무화과가 있었네요.
(왜 이건 잘라놓고 찍은 사진이 없었을까..)
Cigar.
돼지고기로 야채를 말고. 저 위에 보이는 액체질소(?)로 냉각시켜 시가같이 만든 요리입니다.
담뱃재는 참깨 베이스 소스로, 담뱃재를 오히려 찍어먹어야 하네요.
담배한대 불고 셀카도 찍었으나.. 검열삭제..
Fois Gras.
네 푸와그라입니다.
다만 맨왼쪽 녀석은 푸와그라처럼 생기도록, 커리와 걸죽한 Chutney (조미료)로 만든 것이구요,
이를 절구에 빻으면 소스가 됩니다.
열심히 으깨다 보니 조그마한 난과 진짜 푸와그라를 주네요. (가운뎃 사진)
그리고나서 난과 소스와 푸와그라를 함께 먹으니 조화가 아주 훌륭하네요~
이제부터 메인 요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Onsen Tamago (온천달걀)
네 수란처럼 생긴 음식위에 트러플과 버섯이 나옵니다.
톡 하고 쳐보니 노른자가 있네요.
예상하셨을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달걀이 아닙니다.
두부로 만든 흰자 스러운 막 안에, 단호박으로 노른자를 만든 것입니다.
맛은 물론 호박 맛이고, 두부맛이며, 맛이 없을수 없는 트러플을 먹으니 입이 아니 뇌가 행복해집니다.
저렇게 큰 트러플을 먹은게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네요.
Cappuccino.
가장 인상 깊은 요리입니다.
이게 무슨 요리인가 싶지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바닷가제 수프 요리입니다.
1. 4컷으로 잘린 좌상처럼 크림을 바닷가재 다리가 있는 쉐이커에 넣고
2. 쉐키쉐키 해줍니다.
3. 이 위에 바닷가재가 엊어진 뚜껑으로 막아서
4. 바닷가재 수프와 바닷가재를 준비된 거품에 넣습니다.
5. 잘안보이시겠지만 우하단처럼 붉은 카푸치노가 됩니다.
맛은 평범한 바닷가재 수준(응? 맛있는거잖아?) 이었는데 조리과정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Grouper
생선요리입니다.
날생선을 넣고 순식간에 스팀을 통해서 (좌) 익힙니다.
그랬더니 우측같이 묘한 질감의 요리가 되더라구요.
생선은 츠키지시장가서 매일 구해온다고 자부심있게 이야기 하더라구요.
서빙은 가운데 보시는 것처럼 제공됩니다.
강판은 상어지느러미로 만든 와사비 가는 강판이고, 이위에 생강을 갈아서, 생선의 느끼한 맛을 잡아줍니다.
처음에 보고 탁구라켓인줄 알았네요..(무식인증?!)
Guinea Fowl.
생각하시는대로, 닭과 계란을 제공합니다.
닭은 예상외로 장난안친 닭요리였고, 계란은 예상대로 계란이 아니고 소스 입니다.
이번엔 버터-우유가 들어간 소스와 과일(기억이 안나네요ㅠㅠ)이 노른자 역할을했네요.
가운데에 트러플이 있으며, 콩베이스의 랩이 제공되어 마지막에 노른자랑 모두함께 랩에 싸서 먹었습니다.
이것을 먹고 나니 드디어 배가 불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제목을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이럴수가....
사진에서 보시듯 토치로 아래 구멍에 향을 피워 음식에 향이 올라오도록 하였고,
고기는 72시간? 정도 소스에 재웠다고 합니다.
묘하게 발그래한 색감에 장조림같은 맛이 났습니다.
빵가루에 쌓인 모짜렐라는 바삭함과 쫄깃함을 동시에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을 하였습니다.
Japanese Natto.
이제 디저트로 넘어왔습니다.
디저트는 사진에 보시다시피 밥, 나또, 반찬으로 구성되어있네요.
이쯤되면 모두가 다 알겠죠? 이게 생긴것과 같은 음식이 아니라는걸.
밥은 바닐라아이스크림 + 옥수수뻥튀기
나또는 캬라멜과 마시멜로우 (끈적함까지 나또 같았어요 크크)
반찬은 과일 이었습니다.
진짜 밥먹듯 얹어 먹으라고 해서 얹어 먹었네요.
이번 메추리알 노른자는 망고였다고 합니다. 메추리알 껍데기는 초콜릿이었구요.
Walnut.
마지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초콜릿을 월넛모양으로 만들어, 디저트를 만들었고, 아까부터 궁금해했던 망치로 톡 쳐서 깨먹으라고 하더라구요.
신나게 먹고나니 손을 씻으라고 물과 물수건을 줍니다.
물을 부어서 물수건을 불리려는데, 셰프가 막아섭니다.
일종의 수미쌍관으로, 처음에 물과 물수건 준것 처럼, 주는 치즈케익과 쥬스랍니다.
맛있어....요... 크크
이렇게 속고나서 마지막 메뉴 입니다.
초콜릿쿠키 같은걸 액체 질소 (가스통같은거 들고옵니다.. 가스통할배?!) 에 담궈버려서 급속으로 냉동을 시킵니다.
저렇게 놓은건 입에다 잘못 넣으면 화상을 입는다 하네요.
그래서 먹자마자 잘근잘근 빨리 씹으라고 하더라구요..
씹으면서 숨을 쉬면 질소가 튀어나오면서 입과 코로 신기할정도로 연기가 뿌우 하고 나옵니다.
동영상이 있으나... 이것도 제얼굴이 나오므로 검열삭제..
빨리 씹어 먹었으나, 화상을 좀 입었네요.
이렇게 16개? 정도의 요리를 즐겁게 마쳤습니다.
먹고나니 참 정신이 없기도 하고, 뭘먹었는지 모르겠으면서, 매우 맛있었지요.
기억에 남을만한 요리였고, 살면서 한번쯤 꼭 먹으면 좋을만한 요리였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세상에 이런 음식도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었네요.
(1년에 세번정도 메뉴를 바꾼다고 하는데 실제로 내년이나 추석때 한번 더 와보고 싶습니다 또 어떤 메뉴가 있을지)
금액은 18천엔 + 8%세금 + 13%봉사료로 후덜덜합니다.
4500엔짜리 캡슐스러운 호텔 (First Cabin)에서 자면서... 이렇게 먹었습니다..
20만원짜리 호텔에서 자면서 5만원짜리 먹고 잘먹었다고 정신승리하고 있습니다.
함부로 추천할수만은 없지만, 훌륭하다고 감히 얘기하고 싶네요.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분좋게 오줌싸는 호텔 화장실 올리고 물러갑니다.
상해 병따개빌딩에서도 이런 화장실이있었던 것 같은데 여기도 스카이트리가 쨘보이는 곳에서 영역표시 했네요.
이번 여행에서 워낙 맛있게 먹은 것들이 있는데 혹시 기회가 된다면 다른 메뉴들도 올려보고 싶네요.
다음메뉴 Tapas molecular Bar 보다는 좀 무난하고 정상적입니다..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