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형용사면 다 형용사지 그 가운데 무슨 더 형용사다운 놈이 있고 덜 형용사다운 놈이 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똑같이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를 하더라도 장수원의 연기와 송강호의 연기를 그냥 똑같이 "연기"라는 범주 안에 넣기가 좀 뭐한 것처럼 형용사들 가운데도 "형용사성"이 더 강한 놈들이 있고 그렇지 못한 놈들이 있다고 하네요. 저 위의 네 형용사들 가운데서 누가 가장 "형용사다운" 형용사일까요?
일단 형용사라고 하면 아래의 4가지 성격들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1. 명사 앞에서 명사를 수식하는 능력: a [big] house
c2. 서술적 용법으로 쓸 수 있는 능력: The teacher is [kind].
c3. very 같은 강조어구가 앞에 올 수 있는 지 여부: a very [pretty] girl
c4. 비교급과 최상급의 형태를 가질 수 있는 능력: [kind / kinder / kindest]
위의 네 가지 성격을 다 가지고 있는 형용사라면 가장 형용사성이 높은 형용사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고 위의 성격들을 덜 가질수록 형용사성이 덜하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이제 위의 네 후보들을 검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호 1. nice
c1. There is a [nice] house over there. (O)
c2. The new teacher is [nice]. (O)
c3. This is a very [nice] computer. (O)
c4. A BMW is [nicer] than a Hyundai. He is the [nicest] guy in the office. (O)
기호 2. ill
c1. The [ill] student was told to leave early. (?)
c2. She is [ill]. (O)
c3. My cat is very [ill]. (O)
c4. The situation was [worse] than I expected. This is the [worst] movie I’ve ever seen. (O)
기호 3. alive
c1. The cat caught an [alive] mouse. (?)
c2. Don’t worry. She’s [alive]. (O)
c3. The patient was very [alive]. (?)
c4. He was [aliver] (or [more alive]) than I thought he would be. She was the [alivest] (or [most alive]) one among the rescued. (?)
기호 4. utter
c1. It’s an [utter] mystery. (O)
c2. His position is [utter]. (X)
c3. It’s a very [utter] mystery. (X)
c4. This story is [utterer] than that one. It is the [utterest] mystery. (X)
위의 네 형용사들을 가지고 네 가지 형용사의 조건들을 적용해 본 결과 가장 형용사다운 형용사는 nice로서 네 가지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형용사성이 높은 형용사는 ill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조건 3개 만족). alive는 앞의 두 형용사들에 비해서 형용사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주변부 형용사"임이 밝혀졌고 utter는 겨우 하나의 조건만 만족하는 가장 형용사성이 떨어지는 형용사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utter는 형용사 쪽에도 한 발 걸치고 있지만 동사 쪽에도 한 발을 걸치고 있는 "박쥐형" 단어로서 오히려 형용사 보다는 동사 쪽에서 더 많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출처: [English Syntax and Argumentation] by Bas A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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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님 글을 보면 언제나 느끼는 생각이, 어쩜 이리 독자를 궁금하게 만들고 호기심을 자극할까..입니다.
특히 요사이 읽으시는 책이 전공과 관련된 책이다 보니 더욱 그렇게 느끼네요.
저에게는 그저 공부를 위해서, 이해하기 위해서 읽었던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여러 사람이 관심을 갖게 글을 쓰는 능력이 너무나도 부럽습니다.
attributive, predicative, intensifier, comparative, superlative. 이런 용어 하나도 없어도 너무도 쉽게 읽을 수 있네요.
쉽게 풀어 쓰시는 능력, 독자를 참여시키는 센스 모두 탐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10장에 나온 우아하고 독립적인 정당화를 읽으면서 제일 짜릿했는데 네덜란드님이 다뤄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정중하게 부탁드려 봅니다. 허헣
예~전에 어떤 분께서 네안데르탈님 글 올리신거에 첫 리플로 '역시 네덜란드님 글은 믿고 봅니다' 였나 아무튼 그런 류의 리플이 달리면서
졸지에 첫플때문에 본문내용은 안드로메다로 가고 다들 '네덜란드님 크크크' 를 연사하시며 졸지에 그 뒤로
네안데르탈님께서는 네덜란드님으로 불려지시는걸로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져버렸지요 크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