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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08 10:37
15/11/08 11:03
페린체크는 스위스 정부를 상대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며 4심인 유럽인권재판소로 항소합니다.
유럽인권재판소의 판단이 구속력이 있는 건가요? 저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5심제인것 같은데 신기하네요
15/11/08 11:11
구속력이 있으며 실질적 5심제가 맞습니다만, 현재 영국 정치계에서는 유럽인권재판소의 판결의 거부권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유럽인권협약 탈퇴를 고려하자는 의견이 주류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또한 러시아 헌법재판소는 7월 러시아 국내법이 유럽인권재판소의 판결에 우선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15/11/08 11:10
홀로코스트 부정과 다르다는 말은 어느정도 납득이 가네요. 홀로코스트 부정은 유대인을 공격하거나 네오나치의 활동을 하는 것과 어느정도 연계가 되어있지만 아르메니아 학살을 부정한다고 딱히 아르메니아를 공격하거나 오스만 투르크의 부활을 외치거나 하는건 아니니...솔직히 학살과는 별개로 터키의 물귀신 작전에 아주 일리가 없지는 않다 보긴 하다만요.
15/11/08 12:34
근데 님 말씀대로 이건 어느정도 연계가 되있다는것이지 그렇다고 홀로코스트 부정=유대인혐오라고 100% 장담은 할수없는것이지요.
역으로 아르메니아 학살 부정측도 아르메니아 혐오 의도가 없다고 장담은 할 수 없는 노릇이구요. 예를 들어 아르메니아랑 매우 사이가 나쁜 아제르바이잔인이 대학살을 부정한다면 우리는 이걸 어떻게 바라봐야할까요? 제가 한가지 궁금한건 법학에서 저렇게 어떠한 특정범주의 행동들의 의도를 일괄되게 확정적으로 유추해서 판결을 내리는게 적절한지 아닌지네요. 설마 법조계에서 무조건 유대인학살 부정=유대인혐오, 다른학살부정은 혐오가 아님이라고 하는건가요? 그렇다면 제 상식에선 약간 납득이 안가네요. 혹시 법에 대해 좀 알고계신분들은 답변 부탁드립니다
15/11/08 12:39
개인적으로는 뭘 싫어하거나 부정한다는 것까지 처벌하는 것 자체에 회의적인지라...다만 홀로코스트 부정과 아르메니아 학살 부정이 다른 궤에 있다는 점 정도만 납득하는 편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보통의 일본 사람이 난징대학살을 부정한다고하면 모르겠는데 극우 중에 일본군 재무장에 대동아공영권을 외치는 사람이 부정한다고 하면 얘기가 다르듯이...그 정도 아닌가 싶네요.
15/11/08 13:01
만약 유태인하고는 별 관계도 없는 어느한국인이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면 어떤 판결이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본문의 판결이 무조건 홀로코스트=유대인혐오이고 아르메니아학살쪽은 아니라고 본것인지, 아니면 님이 말씀하신것처럼 피고가 누구냐인지+배경과 상황 등을 고려한 판결 즉 경우에 따라 다른것인지 역시 궁금하네요. 아무리 상식적으로 봐도 전자는 말이 안되는것같은데..아마 후자겠지요
15/11/08 14:04
후자입니다.
스위스에서 터키어로 발언이 진행된 점, 스위스 내부의 인종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 스위스는 아르메니아 대학살과 특별한 역사적 의미가 없는 나라인 점을 모두 감안해 아르메니아 대학살 부정을 형사처벌하는 스위스 법은 유럽인권조약 10조,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고 하니까요. 대학살을 당한 당사국인 아르메니아에서 대학살 부정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괜찮을 겁니다.
15/11/08 14:40
답변 감사합니다. 역시 그렇군요.
이 원칙이 그럼 일반적으로 홀로코스트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나요? 혹시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사례 알고있으신거 있으신가요?
15/11/08 15:25
아르메니아 사람들에게는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그러나 어쩔 수 있나요. 결국 국제 사회는 힘있는 자들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기에...터키가 저렇게 당당하게 나올 수 있는 이유도 유럽 역시 힘으로 약한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을 짓밟고 정복하고 죽인 뒤 별다른 사과나 보상 없이 학살 책임자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취했기 때문에...(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라던지..영국의 윈스턴 처칠이라던지)
독일의 히틀러가 있긴 하지만 만약 히틀러가 자국내 one of ethnic minorities에 불과했던 유대계 독일인만 탄압하고 그 이상 선을 넘지만 않았어도 (즉, 동료 유럽 국가를 침공하지만 않았어도) 홀로코스트가 지금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독일 역시 터키인들과 마찬가지로 홀로코스트를 최대한 축소시키고 은폐하려는 정치질 시도를 하지 않았을까...얼마전 레딧에서 루마니아 나이트 클럽 참사 쓰레드에서 읽었던 이 코멘트가 기억에 남네요. As a country, what matters far more than your actions inside your borders are how your actions outside your borders affect everyone else. Hitler probably could have discriminated against, imprisoned, or killed as many German Jews as he wanted without getting more than harsh language thrown in his direction and some invites for refugees to cross the border but the minute he moved into Poland, everyone took notice. The treatment of ethnic minorities is almost always a propaganda item but almost never an actual factor in a war declaration. You're dead on. If Hitler had stayed in Germany and committed the same atrocities noone would have done anything. The Rwandan genocide and what's going on in the DRC are proof of that. Governments talk about doing what's right and putting an end to evil but unless there is monetary gain or a threat to their security then all it ever will be is talk.
15/11/08 17:13
결국 자기 밥그릇이랑 상관없으면 립서비스 좀 해주고 신경 끄는 법이죠. 돈있고 힘있어야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사는 건 개인이든 국가든 별다를 게 없나 봅니다.
15/11/09 02:36
문제의 판결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pdf로 130p짜리 어마어마한 길이의 판결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사회가 발전한 탓인가 340p짜리 통진당 해산결정문 같은 어마어마한 길이의 판결문이 가끔 나오게 됬습니다만..) http://hudoc.echr.coe.int/eng?i=001-158235 이 판결의 핵심인 협약 10조 위반문제는 판결문 중 다음 부분에서 집약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B. Justification under Article 10 § 2 of the Convention 3. Necessity of the interference in a democratic society (c) The Court’s assessment (iii) Application of the above principles and case-law in the present case 이 부분만 해도 길이가 아주 길지만 그 최대의 논점은 아래 두줄로 압축된다고 보입니다. 1) 페린체크의 발언 자체가 아르메니아인들을 직접 대상으로 한 혐오발언이라 보기 어렵다. 2) 또한 1915년 오토만 치하에서 발생한 학살을 21세기 스위스에서 처벌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1)과 관련해서 재판소는 특히 페린체크의 발언은 전체적으로 제국주의를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고 (allegation이란 단어로 봐서는 정당한 비판보다는 주먹구구식 비난에 가깝다고 보고 있는것 같기는 하지만..) 아르메니아인들에 대한 폭력을 부르짖거나 혐오를 조장하려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The applicant did not express contempt or hatred for the victims of the events of 1915 and the following years, noting that Turks and Armenians had lived in peace for centuries, and suggesting – whether that was in fact so is immaterial in the present context – that both had fallen victim to “imperialist” machinations. He did not call the Armenians liars, use abusive terms with respect to them, or attempt to stereotype them. [His strongly worded allegations were directed against the “imperialists” and their allegedly insidious designs with respect to the Ottoman Empire and Turkey.] 2)와 관련해선 특히 제노사이드 부정을 형사처벌하는지 여부에 대한 비교법적 분석을 통해 볼 때 스위스는 가장 광범위한 처벌을 하는 국가에 속한다는 점이 고려됬습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이를 구체적으로 4개의 유형으로 나누고 있는데, 한쪽 극단엔 아예 처벌하지 않는, 다른 극단에는 모든 제노사이드 부정을 처벌하는 국가가 있습니다. Some High Contracting Parties – such as Denmark, Finland, Spain (since the 2007 judgment of its Constitutional Court), Sweden and the United Kingdom – do not criminalise the denial of historical events. Others – such as Austria, Belgium, France, Germany, the Netherlands and Romania – only criminalise, by using different methods, the denial of the Holocaust and Nazi crimes. A third group – such as the Czech Republic and Poland – criminalise the denial of Nazi and communist crimes. [A fourth group – such as Andorra, Cyprus, Hungary, Latvia, Liechtenstein, Lithuania, Luxembourg, the former Yugoslav Republic of Macedonia, Malta, Slovakia, Slovenia and Switzerland – criminalise the denial of any genocide.] 그리고 유럽인권재판소는 어떤 국가가, 어떤 사건의 부정을 형사처벌하는 것의 정당성은, 그 사건의 실존 여부가 증명되었는지가 아니라 당해 국가의 역사적 맥락에서, 그 사건의 부정이 주로 반민주적이거나 반유대적인 의미로 통하는지와 결부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런 맥락의 존재가 인정된다면 '객관적인 역사연구'의 외양을 취할때조차 처벌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취지가 됩니다.) 그래서 홀로코스트 부정을 독일에서 처벌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아르메니아 학살을 스위스에서 처벌하는 것이 부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For the Court, the justification for making its denial a criminal offence [lies not so much in that it is a clearly established historical fact] but in that, in view of the historical context in the States concerned its denial, [even if dressed up as impartial historical research], must invariably be seen as connoting an antidemocratic ideology and anti-Semitism. [Holocaust denial is thus doubly dangerous, especially in States which have experienced the Nazi horrors], and which may be regarded as having a special moral responsibility to distance themselves from the mass atrocities that they have perpetrated or abetted by, among other things, outlawing their denial. By contrast, [it has not been argued that there was a direct link between Switzerland and the events that took place in the Ottoman Empire in 1915 and the following years.] The only such link may come from the presence of an Armenian community on Swiss soil, but it is a tenuous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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