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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0/16 03:03:54
Name OrBef
Subject [일반] [짧은 영어 동영상] 폭풍 간지 버니 샌더스
저번에 공화당 토론회 영상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이틀 전에는 민주당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공화당 토론회 보면서 눈이 썩을 뻔했는데 민주당 토론회 보면서 정화가 되었죠. (이건 무슨 정치적 입장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공화당은 주로 감정에 호소하는 토론회였는데 민주당 쪽은 숫자와 논리가 오가는 토론회였어서 그렇습니다.)

토론회 관련해서는 나중에 긴 영상과 주석을 합해서 따로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토론회에서 벌어졌던 버니 샌더스의 폭풍 간지 영상 하나만 공유해보고 싶어서 올립니다.

저번에 힐러리 클린턴 영상글에서 언급했듯이, 지금 클린턴의 최고 아킬레스건은 이메일 스캔들입니다. 실제로 잘못을 했다면 그야말로 망한 거고, 실제로 잘못이 없더라도 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으니 지저분하죠. 해서 사회자가 이메일 스캔들 관련한 질문을 하자 클린턴이 대답을 두루뭉술하게 줬더니, 사회자가 굳이 한 번 더 물어봤어요. 거기에 대해서 클린턴이 대답을 하긴 했는데, 사회자가 3연벙도 아니고 굳이 옆에 있는 버니 샌더스 (클린턴이 망하면 샌더스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에게 '너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봤습니다. 거기에 대한 샌더스 짜응의 답변:


샌더스: 음. 거기에 대해서 제가 정치적으로 별로 좋지 못한 선택이 될 수도 있는 대답을 줄게요. 전 사실 국무장관의 (클린턴) 말에 동의해요. 미국인들 대부분은 이 빌어먹을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서 더는 신경 쓰고 싶어 하지 않아요. 
클린턴: 오오 고맙습니다 ㅠ.ㅠ
샌더스: 앤더슨씨 (사회자), 우리한테 중요한 것은 중산층이에요. 당신들 언론인들도 자꾸 이러면 곤란해요. 우리나라 중산층은 점점 사라지고 있고, 빈곤층이 2700만 명이에요. 소득 불균형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어 있고 자꾸 자유 무역이다 뭐다 이상한 조약만 체결해서 그나마 있던 공장 일자리들도 사라지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인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이러다가 Citizens United (대기업이 정치인들에게 무제한도로 선거 자금을 댈 수 있도록 법을 바꾼 로비스트 그룹) 의 귀족정이 되는 거 아닌지, 우리가 정상적인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나 있는지 이런 것들이에요. 이메일 얘기 좀 그만합시다. 대신에 우리 미국이 겪고 있는 진짜 문제들에 관해서 얘기합시다.
클린턴: 버니 고마워요 ㅠ.ㅠ

----

물론 저게 100% 착한 마음에서 나온 발언은 아니겠죠. 어느 정도는 '쿨해보임으로써 지지율을 끌어 올리려는 계산' 도 들어갔을 겁니다. 하지만 '좋은 일 해서 자기의 이득에도 이바지하기' 가 정치인의 기본 덕목일 텐데, 그 기본도 지키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많기에 버니 샌더스 할아버지가 너무 멋져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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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15/10/16 03:13
수정 아이콘
샌더스는 이번 대선이 아닌 그 이후까지 바라보는 것 같네요. 진짜 포풍간지.
양념게장
15/10/16 03:24
수정 아이콘
간지에는 동의합니다만 이미 연세가 많으셔서 다음 대선이 있을지는... ㅜㅜㅜㅜ
15/10/16 05:10
수정 아이콘
그렇죠. 질 때 지더라도 최대한 박빙으로 승부를 교환한 뒤 클린턴 캠프쪽으로부터 뭔가 많은 정책적 협조를 약속 받는 것도 고려하는 것 같아요. 그게 의미가 있으려면 클린턴이 공화당을 이겨야하니까 너무 상처받기를 원하지 않는 거죠. 이건 클린턴 쪽도 마찬가지인데, 샌더스와 토론회에서 너무 공격적으로 짓밟으면 (사실 사민주의에 대해서 미국인이 가진 공포를 생각해보면, 클린턴 정도 내공이 있는 사람이 마음 먹고 까기로 하면 샌더스를 까지 못할 것 같진 않습니다) 이후 본선에서 샌더스 지지자들을 끌어올 수가 없거든요. 해서 토론회 내내 서로간에 굉장히 신사적으로 임하더군요.
DarkSide
15/10/16 03:21
수정 아이콘
샌더스 영감님 하악하악 사..... 아니 좋아합니다 ㅠㅠ
나이 70이 넘은 이 영감님께서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사민주의와 북유럽식 복지를 미국에서도 성공시키는걸 보고싶네요 ㅠㅠ
(더불어 한국도 사회민주주의와 북유럽식 복지를 정치권 제도권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다루어줬으면 ..... )
피지알중재위원장
15/10/16 03:29
수정 아이콘
저 발언의 내용에 대한 호불호는 차치하고서라도,
저렇게 멋있게 말하는 정치인이라니... 정말 부럽네요.
우리나라는 오히려 저렇게 말 잘하면 건방져보인다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게 함정...
포포탄
15/10/16 03:30
수정 아이콘
쿨해보이려고 한 발언이라고 해도 정말 쿨한 자세네요. 발음도 정말 좋아서 영어고자인 저도 음성으로부터 시원함을 느낍니다.
탱크로리
15/10/16 03:52
수정 아이콘
음 생각보다 더 나이드셨군요 아쉽습니다
도로시-Mk2
15/10/16 04:28
수정 아이콘
샌더스가 수십년 간의 정치 생활에서 단 한번도 네거티브 유세를 한 적이 없다고 하니

확실히 언행에 무게감, 신뢰감이라는게 생겨요

폭풍간지 !!
15/10/16 05:07
수정 아이콘
그렇죠. 이게 말이야 누구나 똑같이 말할 수 있지만,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인생에 따라서 그 말이 가지는 무게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샌더스 할배 화이팅! (근데 아마 안될 거야...)
ThreeAndOut
15/10/16 04:28
수정 아이콘
시작할때 기조연설도 제게 폭풍간지였슴당. 가슴속 뜨거운것이 마구 솟아오르는..

월스트리트로부터 선거자금을 하나도 안받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답니다. 정말 중산층을 위한 정치를 할것같아서 마구마구 설레입니다. 지금 인터넷에서의 인기도가 타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지요...
15/10/16 04:34
수정 아이콘
jtbc 뉴스에 이 얘기가 언급되어 안그래도 궁금했는데 잘 보고 갑니다. 멋진 분이네요.
밀물썰물
15/10/16 05:19
수정 아이콘
힐러리는 사주상 좋은 운세는 다 지났습니다. 물론 좋은 운세가 다 지났다고 당선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확율은 훨씬 낮다고 봅니다.
느끼기에도 지난 대선때보다도 조금더 맥이 빠진 혹은 인기가 더 없는 그런 느낌 아닌가요? 초장에 저런 이메일 사건 같은 것도 아마 그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저는 힐러리에게는 걸지 않겠습니다.
15/10/16 05:32
수정 아이콘
힐러리가 이미 끝났다고 보는 분들이 많은 것은 사실인데, 저는 그래도 이 양반이 될 것 같습니다. 뭐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눈이 삐었을 수도 있겠지만, '샌더스가 좋긴 한데, 이 사람이 본선에서 공화당을 이기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라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거든요.

뭐, 결과는 어차피 나중에 알게 되겠죠.
밀물썰물
15/10/16 06:01
수정 아이콘
다른분들 운세가 어쩐지 모르는데, 한국 대통령을 보면 현재 대통령 그리고 그전 대통령 그리고 그전 여러명의 대통령들이 딱 당선이 되는 운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운세는 좋은 운세의 거의 끝물이고. 그래서 대통령 끝나고 나면 이런저런 일로 고생하시는지도 모르지만.

저는 아직 후보들 보질 않았습니다. 공화당의 그 이상한 분 때문에 아직 열어보고 싶지도 않아요.
15/10/16 06:14
수정 아이콘
힐러리 email 은 우리나라 같으면 사과 한 번 하고 넘어갈 일 같은데 저것 때문에 영혼까지 털리는 거 보면...
세종머앟괴꺼솟
15/10/16 08:23
수정 아이콘
나라 클라스 차이가 있죠 크
수호르
15/10/16 11:12
수정 아이콘
크크 우리나라라면 그냥 언론에서도 안나오고, 아무일 없다는 듯 넘어갈 것 같네요.
대신 그게 야당쪽이라면 종북주의자, 빨갱이로 몰렸겠죠...-_-;;
Sydney_Coleman
15/10/16 15:17
수정 아이콘
일겅. 대통령 퇴임 후 기록물 관련해서 노무현/MB에게 언론이 퍼부어댄 방향이 정반대죠.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정반대방향.
도깽이
15/10/16 06:16
수정 아이콘
다음번에 갓럼프를 소개해주실거라 믿어 의심치안겠습니다
15/10/16 06:55
수정 아이콘
your damn email! 할때 정말 멋지더군요. 힐러리의 찰진 리액션이 그림 만들어내는데 한몫(?)하긴 했지만 저 할아버지의 발언이 갖는 진정성이 가장 멋지지 않았나 마 그리 생각해봅니다.
저도 버니 할아버지 좋아하지만 그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힐러리가 가능성이 높아보이긴 합니다. 다음번에 다른 후보를 소개해주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겠습니다 우하하 글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5/10/16 07:18
수정 아이콘
근데 여기서는 넘어가도 본선에서 공화당이 순순히 넘어갈지 (...)
오쇼 라즈니쉬
15/10/16 07:19
수정 아이콘
한 쪽은 감정, 한 쪽은 논리와 숫자...
엊그제 본 모 나라 국정교과서 토론이랑 어찌 이리 비슷한지
글자밥 청춘
15/10/16 08:27
수정 아이콘
거 미국대통령 안되면 말년에 동북아 반도국가대통령은어떠신지...
15/10/16 09:13
수정 아이콘
저도 버니 샌더스가 미통령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런 사람이 상식적인 정치하는 세상 한번 보고 싶습니다.

샌더스 할배 화이팅! [근데 아마 안될 거야...2]
WoodyFam
15/10/16 09:13
수정 아이콘
지금이야 어찌어찌 넘어갔을 뿐 힐러리가 본선 들어가면 정말 뼛속까지 털릴게 확정이긴 하네요.
Finding Joe
15/10/16 09:44
수정 아이콘
샌더스 옹 장수하셔서 혹시나 이번 대선 안되면 꼭 다음에 나오세요T.T
tannenbaum
15/10/16 10:50
수정 아이콘
할배가 섹시해 보이기는 더 락에서 숀코네리 이후 처음이야 >.<
노노리리
15/10/16 11:41
수정 아이콘
<웨스트윙>의 아놀드 비닉이 떠오르는...
세크리
15/10/16 13:25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도 버니 샌더스 같은 사람이 나올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연환전신각
15/10/16 13:40
수정 아이콘
연설 내용 자체는 즉흥적일 수 있지만 아마 전략은 짜 왔다고 생각합니다. 나올게 유력한 소재이기도 하고.......
멀리 보면 자신이 경선에서 안 된다 하더라도 민주당은 공화당을 상대해야 하니 잘 생각한 판단 같습니다.
향후 있을 공화당의 이메일 관련 네거티브 유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미리 깔아두는 효과도 있고 클린턴측으로부터 협조를 받을 수 있는 우호적 관계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자기 자신의 이미지와 인기를 구축하는 것은 덤.
당장의 경선이 아니라 멀리 볼 때 안정적인 판단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간지나는 연설 하는 정치인을 국내에서도 좀 보고 싶음.
전략이 깔려 있건 없건 딱 봐도 멋있는 선택지를 기왕 골랐다면 그걸 자신있게 어필좀 할 수 있었으면.
wish buRn
15/10/16 16:45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정당들을 생각하니 그게 더 부럽네요.
과연 같은 정당소속인가 의심될때가 많습니다. 좋은 걸로 싸우면 이해하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cottonstone
15/10/16 13:48
수정 아이콘
저는 CNN진행자 앤더슨 쿠퍼의 맨 첫질문이 흥미로왔어요.
Are you a capitalist?란 질문을 모든 후보에게 던지는데 '아~이건 버니와 힐러리의 쇼이면서 버니에게 귀추가 주목되고 있구나 싶더라고요.'
Sydney_Coleman
15/10/16 15:13
수정 아이콘
말미의 몇 마디에 깊게 공감합니다. 저런 걸 보고서도 굳이 '지나치게 인기영합적이고 영악하다'고 씹어뱉는 사람들이 있지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거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15/10/16 16:19
수정 아이콘
샌더스 vs 트럼프
극단이라 불리는 두 분이 대선에서 붙었을때 미국국민들이 누구를 선택할 지 상상해 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15/10/16 17:41
수정 아이콘
힐러리 리액션 죽여주네요 크크 계속 반복해서 듣고 있어요. 미투미투, 크악카하하하하하!
더치커피
15/10/16 23:35
수정 아이콘
서로 파이를 갈라먹는 발언이 아니라 파이를 키우는 발언이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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