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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15 23:09
그나저나 일일 찻집은 학부모회 혹은 학생회 기금 마련을 위한 것인가보네요. 저게 안 좋게 보면 '힘 있는 학부모들이 학교를 좌지우지한다' 라고 볼 수도 있지만, 좋게 보면 '그나마 돈 좀 있고 자녀 교육에 시간 투자하는 부모가 있어서 학교에 도움이 된다' 라고 볼 수도 있지요. 아마 저 학부모들은 '일은 우리가 다 하고 결과물은 다른 학생들도 나눠 가지는 거잖아요. 워킹맘들은 학교에 아무 도움도 주지 않는데 나는 그래도 일 좀 하는 거니까,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 진학 상담 정도 조금 신경 더 써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요? 그럴 거 아니면 내가 이 일을 왜 하겠나요?' 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공립 학교에 아이 보내놓고, 학부모회에 약간 돈만 보태놓은 뒤 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 학부모 1인... 사실 돈도 조금 더 내고 일도 조금 더 할 의향이 있긴 한데, 이미 일하는 분들 (그나마 대부분이 백인 아줌마들이니) 사이에 끼기도 참 거시기 해요.
15/10/16 01:19
글만 봐도 좋은 선생님이신 것 같습니다. 초중고대학까지 전부 공립학교를 다녔던 저도 글쓴 분과 같은 선생님들을 꽤 많이 만난 것 같습니다. 그 때는 잘 몰랐지만 커서 보니까 제가 이만큼 성장하는데 엄청난 영향을 받은 것 같네요. 아무리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좋은 선생님들이 많아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15/10/16 09:54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묻는 질문이 요즘 애들 가르치기 힘들죠? 그러는데 저도 따지자면 요즘 애들이라서 가르칠만하다. 그렇게 얘기하곤 합니다.
15/10/16 10:43
오 현답이시군요. 제게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은 선생님이 두 분이신데, 한 분은 저와 비슷한 세대 (저희 학교가 첫 부임학교)였고 한 분은 저희 아버지 연세셨습니다. 특히 첫 분은 학생들을 엄청 사랑하는 분이셨습니다. 매번 방학마다 학생들 모아서 전국으로 여행을 다니셨습니다. 선생님께서 그 비용을 다 대셨죠...대학 졸업할 무렵에 마지막으로 찾아 뵈었었는데 작년에 부고를 들었습니다. 제가 몇 년째 외국 생활 중이라 찾아 뵙지 못하고 집 화장실에서 와이프 몰래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더 슬펐던 것은 선생님께서 아직도 미혼이셨다는 것입니다...작년 겨울방학까지도 학생들이랑 전국여행을 다니셨다고 들었는데 그게 마지막 여행이 되었답니다...두번째 선생님은 고1때 담임이셨던 국어 선생님이었는데 좀 꼬장꼬장하셨어도 입시에 찌든 학생들을 엄청 챙겨주셨습니다. 저희 아버지와 연세가 같았는데 아침마다 매일 교문 앞 낙엽을 묵묵히 쓸으셨던 모습이 선합니다. 그 선생님이 더욱 기억에 남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그 어려운 "관동별곡"을 주구장창 외우게 하고 매주 토욜일마다 종례는 "관동별곡" 암송으로 마무리를 하게 하셨습니다...근데 저희 수능 때 그 관동별곡이 나왔습니다...그리고 아름답게 문제를 맞힐 수 있었지요...흐흐...아직도 "강호에 병이 깊어 듁님에 누웠더니..."기억하고 있습니다. 여튼 중고딩 때 선생님들의 역할은 너무나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진학도 중요하지만 학생들과 진심으로 교감하는 선생님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학생들도 그걸 좀 알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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