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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8/06 14:43:47
Name 절름발이이리
Subject [일반] [미리니름] 설국열차는 이래야 하지 않았을까
제대로 글을 쓰긴 피곤해서, 두서없이 아쉬움을 써보자면


1. 꼬리칸 시티즌들의 존재 이유가 있어야 했다.

현실사회의 노동자는 사회를 움직이는 밑바탕이다.
반면 설국열차의 꼬리칸은 영양갱이나 타먹는 잉여들.
지배층이 제거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다 못해 "열차의 무게를 유지하기 위한 이유"라도 되어야 했다. 물론 설득력이 별로 없긴 하지만.
물론 상류층 지배를 위한 수단으로 하위 계층으로 안배해 두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은 가능하다. 윌포드의 말처럼 생태계랍시며.
그러나 그 필연성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17년동안 인구가 늘어봐야 얼마나 늘어난다고 주기적으로 제거해 나간다는 것인가.


2. 계층간 갈등이 없다.

생태계론이 꼬리칸의 존재 이유로 원활히 이어지지 않는 다는 점에서 이어지는 얘기다.
설국열차에는 진정한 의미에서 계층 갈등이 없다.
신에 가까운 윌포드를 향한 돌진만이 있다.
커티스의 윌포드에 대한 분노가 대표적인 예이다. 아무리보아도 그의 분노는 인간, 혹은 계층에 대한 분노가 아니다.
그는 윌포드의 칸 앞에서 "서로 잡아먹어야 했던 시절"을 분노의 근원으로 끄집어 낸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봐도, 그건 윌포드의 직접적 탄압.. 같은 성질의 문제는 아니다.
"안 도와줘서 밉다"에 가까운 미움. 말하자면 비극을 겪은 인간이 "신은 왜 나를 돕지 않았는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신을 향해 반란을 일으키는 혁명이 있을까?
사람들이 설국열차의 혁명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건 여섯명이 쫄래쫄래 지나가며 스시를 먹어서가 아니다.
탄압의 대상이었던 상류칸 사람에 대한 분노가 거세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냥 윌포드가 나빠영.

사실 총체적 혁명을 계층간 분쟁이나, 적은 이동 가능성으로 무마시키는 건 지배의 효과적인 전략이다.
터미네이터 양반이나 총리, 바이올린 켜는 양반 등으로 설명할 만한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꼬리칸 내부에서도 계급이 있는 편이 좋았다. 그걸 잘 화합하고 진짜 나쁜놈을 향해 돌진! 하지만 그런거 읍다.


3. 꼬리칸 시티즌들은 더 비참해야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이 크게 불쌍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의 시저가 더 불쌍했다.
물론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정말로 잘 만든 영화다.
하지만 침팬지에게도 가능한 감정의 몰입을, 영양갱 빨아먹는 사회 최저층에게 부여 못한다는 건 좀..


4. 꼬리칸 시티즌들은 더 많이 보여야 했다.

천명이라는데, 관객이 본 사람 숫자는많아야 백명정도인 듯.
도끼부대에 썰려나가며 시체의 산을 넘고 또 넘어 싸워야 더 현실적이었을 텐데..
현실성 이상으로 비장함이 사라져버린 것도 문제다.
깐죽대는 젊은이나, 쿵푸젊은이나, 아줌마가 죽는 것만으로 비장함이 형성되기엔 좀..


5. 문 밖의 모습에 대한 설명

냄궁민수는 밖이 녹고 있다는 이유로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밖이 녹고 있다면 그냥 기다리면 된다. 굳이 지금 나가야 할 이유는 뭐인가.
실제로 요나와 꼬맹이(이름이 기억 안남)를 제외하면 다 죽거나 죽기 직전 상태는 되었을텐데, 그렇게까지 해야할 이유는 뭐인가.
그나마 살아남은 자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기계를 수리하는 노동이, 북금곰과의 서바이버로 바뀌었으니 행복할까.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 자체는 좋은데, "밖에 나가면 얼어죽는 거 안배웠어? 쫄리면 뒤지시던가"에 대한 대답이 "으허허허허허허 좋다 밖에서 살만하다는 것에 이 기차와 기차안 사람들 몰살을 건다"가 되버리는 건 좀..
그 무식함에 우아함이 사라졌다.
차라리 원더풀 데이즈의 파란 하늘이 더 나았다. (물론 원더풀데이즈 또한 설득력 부족의 괴물이지만..)

이 또한 설득력 부족의 문제다. 밖으로 왜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시스템이 유지되면, 사람만 바뀔 뿐이란건 유치할 정도의 주인공들의 장광설로 설명했다. 근데 '그러니까 밖으로 가자'에 대해선 그런 거 없었다.
차라리 기차의 창문이 사실은 스크린이고, 얼어있는 세계가 사실은 윌포드가 틀어준 화면이었다면 어떨까.
그걸 냄궁민수는 눈치챈 것이고.. 윌포드는 "물론 내가 쪼끔 과장하긴 했지만 밖은 여전히 위험해!" 정도기만 했어도..


결.
도식적인 상징을 대입하는 건 지적 유희를 제공해주고, 그게 원활한 사람들은 나름대로 즐길법 하겠지만, 그 뿐이다.
기본적으로 극의 설득력이 부족하다.
돌돔으로 매운탕 끓여먹었다는 말이 생각나는 설국열차.
이 소재를 이렇게밖에 표현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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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BBbr
13/08/06 14:47
수정 아이콘
1, 2, 4, 5 동감에 3은 그걸로 충분 혹은 그보단 좀 더 살만한 편이어야했다고 봅니다
곧내려갈게요
13/08/06 14:51
수정 아이콘
1번은 기차 내에 부품이나 인력이 예기치 않게 부족하게 되었을 때를 대비한것이라고 보면 될것 같습니다.
프로틴 바를 만들던 사람이나, 바이올리니스트, 그리고 엔진칸의 아이들로 설명됐다고 느껴요 저는.
그리고 2,4번 특히 5번은 크게 동감합니다.
베누캄프
13/08/06 14:53
수정 아이콘
1번은 마지막 엔진칸에서 부품화된 꼬마들을 꾸준히 생산(?)하여 pool을 만들어 놓기 위해 꼬리칸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어요
노랭이옷 비서가 사이즈재서 데꾸 가잖아요~
라고 저도 의문점은 들지만 변명해봅니다.

2번은 뭔가 간지럽다고 느꼈던데를 긁어주는듯한 지적이고
5번의 기다리면 굳이 왜 지금나가냐는 지적은 생각못했는데 날카롭네요. 기다리면 되는데..양갱좀 더 먹다가;;
13/08/06 15:13
수정 아이콘
엔진이 최근에 부품이 없었다고 나오죠
그것때문에 18년 전부터 그들을 태웠다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그것때문이었다면 예비 부품을 더 준비하는게 나았겠죠

꼬리칸 인원의 탑승 이유와는 별개로 인간의 부품화를 표현한 장면은 좋았습니다
지옥천사
13/08/06 14:56
수정 아이콘
완전 공감합니다. 큰 그림은 나쁘지 않았아나 영화 내적으로 캐릭터에 공감할만한 부분이 거의 없다시피 했죠.
똘이아버지
13/08/06 14:57
수정 아이콘
이 기차는 에덴동산이죠. 노동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기쁨도 없습니다. 앞칸은 천사들의 세상이죠. 계층간의 갈등은 서로 섞여야 생기는데, 기차는 문으로 가로 막고 있습니다. 상상할 수가 없죠. 스테이크 맛조차도요. 그리고 모든 꼬리칸 사람들을 조종할 수가 없습니다. 아주 일부만, 무엇인가를 하고 있죠. 이 영화는 인간들끼리의 레미제리블이 아니라, 인류의 시작에 대한 신화라고 봅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14:59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지적이군요.
곧내려갈게요
13/08/06 15:12
수정 아이콘
GV때 관객 질문중에 관련된게 있었는데
그땐 '인류의 역사'와 관련된 부분은 염두에 두고 만든건 아니다 라고 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뭐, 감독이 어떤 의도로 만들었든 관객이 그렇게 받아드리는것도 의미는 있지만요.
지나가다...
13/08/06 14:58
수정 아이콘
1, 2, 3, 4, 5 모두 동감합니다. 특히 1번은 영화를 본 이후 내내 의문이었습니다. 그런 거 따지지 말고 메시지만 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영화 자체는 나름 재미있게 봤고 나중에 여러 리뷰를 보고 이해한 부분도 있지만 몇몇 찜찜한 구석은 감출 수가 없네요.
Legend0fProToss
13/08/06 15:11
수정 아이콘
1번은 다양한 유전자풀의 보존... 이라고 봐야될거같네요...아기든 바이올리니스트든 혹은 뉴리더로 지목된 커티스든 말이죠
일반적으로는 보통 저런계층들은 노동을 시킨다거나 하는게 있는데 그런게 없는게 좀 의아하긴했어요
Rorschach
13/08/06 15:13
수정 아이콘
남궁민수는 밖이 녹고있다는 주장만으로 기차가 멈추지 않을 것을 알고있었을겁니다.
그렇다고 더 녹을 때 까지 기다리면 주기적인 폭동은 계속 일어날 것이고 사람들 또한 죽을것이라 생각했겠죠.
폭발에 의한 열차탈선은 예측범위 밖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크로놀 폭탄으로 문을 열어야 했던 이유는 그 문이 '이제는 얼어버려서 마치 벽처럼 되어버린' 문이었기 때문이고요.
그런데 하필 위치가 안좋아서 눈사태로 열차 자체가 휩쓸려버렸죠. 능선을 타는 철로에서 폭발을 일으켰다면 뒷 차량들까지 모두 전복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남궁민수의 생각은 일단 문을 열고 밖에 나가도 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게 하고, 그와 동시에 엔진과 열차를 분리시켜버려서 더 이상 열차가 달릴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15:21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얘기에 대해 굳이 반박하지 않습니다. 남궁민수가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죠. 그런데 그런 생각에 대한 설명이 작중에 전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따라서 설득력도 상실되죠. 냄궁민수가 사람들이 계속 죽어나갈 것에 대한 걱정이 있는 캐릭터였던 적도 없고, 밖이 뻔히 녹았는데 사람들이/윌포드가 안/못나갈 것이란 생각을 할 근거도 없습니다. 사실 냄궁민수가 문 앞으로 올 수 있었던 것도 커티스가 계속 전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 말씀하신 여러 정황을 고려하고 구체적인 목적의식하에 움직였다고 보여지지 않는 것이지요.
차라리 약에 취해서 갑자기 계시를 받았다는게 더 설득력이 있을 수 있죠.
Rorschach
13/08/06 15:36
수정 아이콘
그렇죠 전반적으로 설명이 부족한 영화라고 생각은 합니다.

이런저런 제 생각을 덧붙여서 말하긴 했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부분은 남궁민수는 그저 문을 열고싶었던 것이지 두사람만 살아남고 다 죽는(혹은 거의 죽은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을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재밌게 보긴 했지만 여러가지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 영화이긴 합니다. 특히 인조인간 같은 아저씨에 대한 설명이 너무 없어서 아쉬웠어요.
13/08/06 15:15
수정 아이콘
원인은 17년이라는 시간에 있는데 이 부분이 너무 묘사가 안된거 같아요. (라지만 저도 1번엔 강력히 동의)
외부의 적(나가면 죽는다는)이 있는 상황에서 완전한 생태계에 불만을 가질 사람이 적죠.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나갔다가 그대로 얼어죽었고
그걸 기념품마다 매년 반복해서 보게 된다면 사람들은 점점 무기력해질밖에요. (더욱이 시설도 굉장히 좋고.)
그리고 거기서 태어난, 자란 젊은이들은 세뇌교육받고 할게 없으니 코티놀에 빠져서 있는 거 밖엔 없었겠구요.

전 아직도 왜 하층칸에 '추가적으로 사람을 태워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인도주의라고 영화속에선 말은 했지만 절대 아닌거 같고
부품도 나중에서야 교체 부품이 없어서 필요한거지, 그게 왜 필요한지 이유가 안나오구요;
토니토니쵸파
13/08/06 15:24
수정 아이콘
http://cartoon.media.daum.net/event/view/4758

다음에서 연재되는 설국열차 프리퀄웹툰입니다.
총 5회 연재분에서 1회밖에 연재되지않았지만 1~4번까지의 의문은 왠지 여기서 해결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지나가다...
13/08/06 15:47
수정 아이콘
봉준호 감독이 감수한 프리퀄일까요? 1편밖에 안 나왔지만 영화와 설정이 맞지 않는 것 같은데요.. 게다가 저건 좀 무리수 아닌가..
페리페테이아
13/08/06 23:29
수정 아이콘
다음 연재분은 영화와 설정이 좀 다른 것 같아요.
영화 홍보용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에는
기차 출발 직전에 커티스 일행이 꼬리칸에 타는 것으로 나오거든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15:25
수정 아이콘
갑자기 든 생각인데, 냄궁이 감옥에서 나와 담배를 필 때 "감옥 안에선 좋은 일이 없어, 나오니까 좋잖아? 이렇게 담배라도 피고" 같은 얘기라도 해서 최소한의 암시라도 줬어야 하지 않을까..
똘이아버지
13/08/06 15:28
수정 아이콘
원래 열차에는 꼬리칸에 사람을 태울 예정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식량이 없었죠. 그래서 서로 잡아먹고.
거기서 팔을 잘라 소요가 진정되고 곧 먹을게 들어옵니다. 이때, 타협이 생기지 않았나 봅니다. 무임승차를 했지만,
생명은 유지시켜주겠다. 그게 자비였겠죠.
윌포드는 자비롭고 신성한 존재입니다. 그게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달라서 문제죠.
절름발이이리
13/08/06 15:37
수정 아이콘
다만 말씀하신 해석의 관점에서 보면, 커티스가 신이 될 수도 있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네요.
차라리 윌포드가 인공지능 엔진이었고, 커티스에겐 단지 상류층으로 살 기회가 주어진 정도였다면 더 적합했을텐데..
절름발이이리
13/08/06 15:39
수정 아이콘
아 물론 이 얘기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그렇다는 겁니다.
똘이아버지
13/08/06 15:42
수정 아이콘
삶에서 목표를 상실하고 생존만이 유일한 목표인, 하지만 안락한 상황은 그야말로 '천국'이죠. 행복하지 않을뿐이겠죠.
열차는 그걸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심지어 순환선으로 목적 없음을 극대화 시켜 보여줬습니다.
목적을 갖은 사람은 꼬리칸에 있던 일단의 사람들이었고 그들의 목적은 그저 앞칸으로가는 것. 그나마 작은 승리 후에 '만족'해버리고 소수만 조금 더 앞으로 전진했습니다. 커티스가 끝에서 끝으로 움직인 유일한 사람이라는 말은 그런 삶의 목적성을 칭찬하는 말로 보입니다. 18년간 목적성이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죠.
절름발이이리
13/08/06 15:58
수정 아이콘
사실 커티스의 목적성이란 것도 맹목적이고, 그가 뭘 어떻게 하고 싶어했느냐 조차 불명확해 구체성이 떨어집니다. 결과적으로 목적성이 있다는 설정이 있다는 것 뿐에서 그칠 뿐, 그 이상으로 와 닿지가 않습니다. 신에게 거역한 인간들의 신화에서, 그 인간들의 거역에는 상당한 동기와 개연성이 요구됩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신에게 거역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커티스에겐 그런 게 부족합니다.
똘이아버지
13/08/06 16:07
수정 아이콘
본인에게는 동인이 현실에 대한 죄책감이겠죠. 가끔 그런사람이 있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16:12
수정 아이콘
물론 현실에 대한 죄책감은 수많은 행동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혁명, 윌포드에 대한 반란으로 이어지는 개연성이 불명확하다는 겁니다. 혁명을 통해 이루려 한 목적이 보인다면 짐작이 가능할텐데, 그런 것도 없고 말이죠.
마이스타일
13/08/06 15:41
수정 아이콘
제가 영화를 보고 느낀건 정말 어처구니 없고 말도 안되는 초딩이나 상상할법한 수준의 세계관이었다는 겁니다.
이것 때문에 보는 내내 영화에 몰입이 전혀 안되더군요

뒷칸의 인구가 얼마나 되길래 생태계 유지를 위해 74%나 죽어야 하는건지

넉넉잡고 1000명이라고 했을 때 남는 인구는 260명에 18명이 추가된 278명이고
마구잡이로 죽였지만 천운에 의해 남녀가 50%씩 남는다고 가정하면 여성의 숫자는 139명이 되고
이중에서 임신이 가능한 15~35세의 여성은 많아야 70명쯤 되겠죠
하지만 여기에 이 70명이 전부 임신할 것도 아니고 남편이 죽은 미망인들은 홀로 살아갈거고
10명정도가 새 짝을 못찾는다고 치면 60명의 여성이 임신을 해서 애를 낳을건데
매년 낳을 수도 없을거고 불임여성이 5명정도 있다고 치고 55명의 여성이 각자 2명의 애를 낳는다고 치면
17년동안 총 110명의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게 될 것이고 이 신생아들이 정말로 천운에 의해서 모두 안죽고 살아난다면
17년 뒤 총 인구수는 378명에 자연사로 죽게 되는 2~30명정도를 뺀 350명정도 만이 남게 되겠죠
애초에 목표했던 생태계의 균형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열차가 엄청난 숫자의 얼음벽을 충돌해서 깨버리던되 말이 안되더군요
1년동안 지구를 도는데 지구본을 놓고 열차 노선과 대충 비교해보면 지구 둘레의 1.5바퀴를 1년동안 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구 둘레는 약 4만km이니 1.5배 하면 6만km 가 되고 1년은 8760시간 정도 되니 시속 6.84km 라는 매우 느린속도로 열차가 운행되는데
이 정도의 속도로 저 많은 얼음벽들을 깬다는건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또한 지구가 CW-7을 뿌린 뒤 급속도로 냉각이 되던데 이걸 현대 과학자들이 예측을 못할지도 말도 안되구요
어떠한 물질을 뿌려 지구 온난화를 예방한다고 했을 때 2~3'C만 변해도 생태계가 크게 변하는걸 아는 기상학자들과
급격한 변화를 싫어하는 정치인들의 성향상 처음에 시범적으로 0.5'C 정도만 내려보고 2~30년동안의 긴 계획으로
안정된 온도를 만들자는게 목표였을텐데 현재 27~28'C의 온도가 모든 생태계가 죽을만한 게다가 지하벙커나
대부분의 영화에서 불사신처럼 나오는 미국의 대통령마저 얼어죽을만큼 빠르게 온도가 떨어진다면 제 생각에는
피할 시간조차 없는 30~1시간 사이에 영하200'C 까지 떨어졌을 것이고 그렇다면 애초의 0.5'C 를 낮추자는 목표에서
400배 이상의 오차가 발생하게 되는건데 이 또한 말도 안될겁니다.
게다가 이토록 급속도록 냉각될경우 시속7km로 달리는 설국열차 역시 얼어서 멈췄을 것이구요

운이 좋게 안멈췄다고 해도 외부와의 단열제에는 대체 어떤 소재를 썼길래 내부의 온도가 유지되는지도 궁금하고
1년동안 노선 하나를 지나는건데 1년동안 방치된 노선이 17년동안 일체의 고장없이 영하200'C 의 저온에서도
유지된다는게 신기하고 눈이 계속 내리던데 1년사이면 도저히 열차가 운행 못할정도로 굉장한 높이로 눈이
쌓여있어야 할텐데 전혀 그렇지 않고 17년동안이나 철로는 멀쩡한데다가
남궁민수가 얼음이 녹고있어요! 라고 했는데 7분만에 사람의 팔이 꽁꽁 얼어버릴정도의 외부 온도인데
그 온도에서 눈이 녹는다는 것도 이해가 안가네요

게다가 승객의 탑승자들의 선발도 영화2012 처럼 돈으로 한줄 알았더니 아랍재벌들의 모습이 보이지도 않고
1시간 사이에 표를 팔고 승객을 태운다는것도 말도 안되니 결국 승객들은 운좋게 얻어걸린건데 대충 몇십~몇백만원짜리
표하나가 평생의 신분을 가르는 낙인이 된다는 것도 말도 안되고 총알은 대체 어떻게 생산하며
그 여자 총리가 눈을 부수고 그 눈을 정화하여 물을 만든다고 했는데 잠깐잠깐 나왔던 열차의 앞부분에는
전혀 눈을 파괴하고 내부로 들여올 만한 장치가 보이지 않았죠

대체 왜 열차 하나만이 남았는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영화보는 2시간 내내 영화에 몰입도 안되고
꼬맹이들 나오는 학교칸 부터는 말그대로 OME 의 향연이라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올뻔 했네요
똘이아버지
13/08/06 15:52
수정 아이콘
뒷칸 때문이 아니라 앞칸 때문이겠죠. 앞칸의 인구 증가 1명이 얼마의 비율일지 모르겠지만, 뒷칸의 사람을 비우는 일을 야기하겠죠.
둘째, 4대강도 조금씩 수십년간 해보고 하는게 맞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죠.
그리고, 과학에서 말도 안되는 실수는 제법 많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영화의 전제는 그냥 전제입니다.
지구로 다가오는 운석을 부딪치기 몇주전에 알아서 우주선 쏴서 핵으로 터뜨리자는 영화도 있었는걸요.
그리고 외부가 영하 200도 아니에요. 영하 200도면 팔을 얼리는데 7분이 걸리는게 아니라 20초쯤 걸리겠죠.
마이스타일
13/08/06 15:58
수정 아이콘
지금은 이제 많이 녹았으니 그때보다는 온도가 높아져서 7분쯤 걸렸겠죠

아무리 생각해봐도 온도가 떨어져서 열차 하나만 남고 그 강대한 미국이 아무것도 못한채
망해버린다는건 영하200도쯤이 아니고서는 상상이 안가네요

운석을 핵으로 떨어뜨리는거야 미국의 미사일디펜스 정책을 보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2012 영화에서 노아의방주 같은것을 만드는 것 역시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대부분의 재난영화에서 극복방식이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안들기 때문에 어느정도 몰입이 되는데
설국열차는 애초에 몰입 자체가 안되더군요
게다가 송강호와 고아성의 연기도 너무 어설펐다는 점도 있구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16:03
수정 아이콘
아마겟돈 이야기라면, 핵으로 터트리는게 비현실적이라기보단, 움직이는 운석에 착륙하는게 비현실적인 부분입니다.
운석을 미리 발견해 폭탄으로 터트리는 것 자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물론 여기에도 엄청난 기술적 문제들이 산재해 있긴 하지만, 어쨌건..
똘이아버지
13/08/06 16:05
수정 아이콘
아뇨. 발견이 너무 늦었어요. 그정도 크기면 적어도 2년 전에는 발견할 겁니다.
지나가다...
13/08/06 15:58
수정 아이콘
철로의 길이는 43만 8,000킬로미터라고 합니다. 평균 시속 50킬로미터이더군요(영화에서 본 열차의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빨라 보였습니다만..). 그 정도로 얼음을 깨기는 무리이지만, 어느 구간에서는 속도를 높이고 어느 구간에서는 줄여서 해결했겠지요.
인구는 전에 제가 계산한 바로는 74퍼센트를 줄여서 예전으로 되돌리려면 3.84배 증가해야 하는 것으로.. 그런데 17년이라는 기간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에는 너무 짧죠. 특히 초기에 서로를 잡아먹어 아이와 젊은 여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영양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요.
그 외에 나머지 설정은 뭐, 그런 거 다 따지면 SF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니 그냥 익스큐즈해야죠. 그 안에서 개연성을 찾는 것이고요.
구국의영웅오세훈
13/08/06 16:58
수정 아이콘
그거 다 만족시키려면 다큐멘터리죠. 당장 맨자 들어가는 영화들도 다 까여야 하구요. 영화는 영화로 보시는게...
레기아크
13/08/06 15:41
수정 아이콘
돌돔으로 매운탕을 끓였다는 표현에 적극 동의합니다. 영화 내용에 아무리 생각해도 동의할 수가 없어요. 관객이 깊게 생각하길 바라여 관객이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입니다. 관객의 깊은 생각을 바란다기 보다는 쉽게쉽게 이해하고 몰입해주기를 바란 듯 한데, 영화 내러티브상의 설득력이 너무나도 부족해서 도저히 공감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영화가 호불호가 갈리는 정도라던지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감독 이름에 붙은 브랜드와 투자사의 마케팅의 위대한 승리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네요.
똘이아버지
13/08/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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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리가요. 그럼 왜 Variety는 그렇게 좋은 평가를 주었을까요? CJ때문에?
아니 그러면, 우주 여행 가는 아바타는 대체...
레기아크
13/08/0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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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들의 평가와 일반 관객의 반응 간에 무량대수의 격차가 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익스큐즈 된 것 아니었나요? 그리고 그 비평가가 해외의 주간지라는 권위를 아무리 들고 오신다 할 지라도 저 영화를 직접 본 제 소감과 그리고 주위의 영화를 본 상당수의 사람의 소감을 종합해 봤을 때 전 절대 좋은 영화라는 평가를 내리지 못하겠습니다만.

그리고 저는 영화상의 표현과 설정을 위하여 영화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있다는 것 마저 부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아바타가 우주 여행가는 황당한 내용이라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우주에서 광선검가지고 칼싸움하는 스타워즈는요? 빗자루 타고 날아다니는 해리포터는요? 같은 봉감독의 작품입니다만 환경오염등에 의해서 한강에서 괴물이 튀어나온다는 영화 괴물은요?? 전 그 설정적인 부분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러한 배경 설정을 영화상에서 논리적으로 납득이 가게 표현하고 주인공의 행동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설득력이 빵점이라는 걸 말하고 싶은겁니다. 설국열차의 세계관은 분명 매력적이고 정말 맛있어 보이는 자연산 돌돔같은 소재입니다. 제가 언급한 위의 영화들은 그러한 소재들을 훌륭한 표현과 내러티브를 통하여 관객들에게 납득시키고 재미나 감동을 주는 훌륭한 회를 떠서 내놨는데, 이번 설국열차는 그 훌륭한 돌돔을 가져다가 미원 팍팍 치고 고추가루 팍팍 쳐가지고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 놔서 재료의 맛도 살리지 못하고 그 요리법도 도저히 동의할 수 없으니 진정한 망작이라는 것이 제 말뜻입니다.
쭈구리
13/08/0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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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또다른 인터뷰가 떴군요. 익스트림 무비와의 인터뷰라서 일반 매체들에 비해 좀 더 심층적입니다. 그동안 인터뷰에서 말하지 않았던 내용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네요. 몇몇 회원분들의 일부 궁금증들도 해결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http://www.extmovie.com/xe/article/2230577

설국열차는 하드SF가 아니라 우화성를 강조한 SF라고 생각하면 좀 더 설정에 대해 너그러워질 수 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하드SF가 아니라는 점과, 시간과 예산의 제약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해주고 싶네요.
13/08/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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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합니다. 영화 한편에 모든 지적사항을 해소하기엔 제약이 많겠죠...아쉽지만요...
귀여운호랑이
13/08/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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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화보면서 생각했던 것과 대부분 비슷하네요. 공감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은 영화입니다.
똘이아버지
13/08/0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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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동의가 안가네요. 영화라는 매체로 이정도를 보여준다는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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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똘이아버지님이 하신 해석이 작품이 의도한 내용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장 문제는 아주 중요하면서도 붕 떠 있는 남궁민수이지요. 그를 프로메테우스에 비견하신 글을 읽었는데,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 대한 동정이 있었고, 그게 그가 불을 인간에게 전달한 개연성입니다. 남궁민수는 그런게 없죠.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곧바로 치환되는 게 아닙니다. 또 주요 캐릭터인 커티스조차 위에서 말씀드렸듯 불명확한 동기와 목적을 향해 움직이는 존재다 보니.. 두 꼬마를 새로운 인류의 아담과 이브로 볼 때, 그들은 그냥 '튕겨져 나온'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결국 일반적인 계층투쟁의 영화라 볼 때에는, 설국열차는 그닥.. 이었습니다. 본문에서도 말했듯이 도식적으로 상징을 배열한 측면은 지적으로 재미가 있습니다. 근데 그걸 풀어나간게 별로면, 훌륭한 작품이라 보기가 힘들지요. 좋은 설정의 작품이라고 밖에..
13/08/0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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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거네요. 어려운 영화여서가 아니라 기본적인 설득력이 부족한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숨겨둔 의도로써 부족한 설득력을 메우기가 벅찼던 영화라는게 제 감상입니다.
심심합니다
13/08/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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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식적인 상징을 대입하는 건 지적 유희를 제공해주고, 그게 원활한 사람들은 나름대로 즐길법 하겠지만, 그 뿐이다. 이말에 공감이 되네요.
사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많고 세세한 sf설정을 넘어가면 마지막 생존인류가 타고있는 계급이 나뉘어있는 열차라는 세계관은 잘 표현한거 같은데요.
결과적으로 엔진룸까지의 과정에서 계속되는 ?? ...
Star Seeker
13/08/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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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꼬리칸 승객의 존재이유를 설명하려면 더 구차해질꺼 같습니다. 이유를갖다댤수록 상상력과 개연성이 숨쉴 공간만 사라질뿐. 토니스타크가 갑옷입었다고 수백키로속도로 쳐박는데 살아남는 이유를 설명할수록 의구심만 더 커질뿐이이 애초에 얘기를 안꺼내는게 좋죠. 저같은 관객은 의구심을 품다가도 영화가 진행되니 '스토리에 영향이 없겠군?'이라며 자연스레 아웃오브안중..

2. 계층간 갈등이 아니라 절대자의 압제가 주소재니까요..

3. 그 비참함이 생활환경같은 현실적요소라면 더 비참할 필요없을꺼 같습니다. 먹고살기힘니까 앞칸으로 전진!이라면 숭고함이 더 없어지죠. 애들잡아가고 팔자르고..등이 훨씬 강력하지 않나요? 괜히 현실적빈곤함과 강압적 피통치를 동시에 보여주면 관객만 헷갈리겠죠. 집중하는편이 좋았다고 봅니다.

4. 동감합니다. 좀많이 보여주지. 도끼부대를 피로 열어제낀다!!

5. 냄궁민쑤도 애초에 밖이 더 살만하니 나가자고 말하지 않았죠. '니네 다 속고 있음.아오 빡쳐 나가보면 알잖아!내가 문연다!'가 전반적 뉘앙스. 보통 상당수의 진보주의자들의 심리상태가 이렇지 않나요. 기득권층의 기만을 까발리고 보면 남는건 어이없는 대안제시에 이은 현실적손해. 본질은 그저 단순한 반발에 불과하고..

ps. 차량한칸의 폭이 너무 좁아요. 꼬리칸 침대같은걸 보면 더 넓을줄 알았는데 스시칸이나 유치원칸보면 엄청 좁더라고요. 이게 제일 거슬리였습니다 저는.
절름발이이리
13/08/0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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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절대자의 압제로 보기는 더 힘든 구성입니다. 윌포드는 그냥 신과 같은 존재(핑계)고, 구체적인 압제에 관여하는 건 총리쪽이죠. 사실 영화초반을 보면 윌포드란 놈이 진짜 있기는 한 놈인가부터 의심이 됩니다. 그런 존재에 대한 반발심, 분노는 허황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죠.
조작된 사실이지만, 프랑스 혁명 당시의 마리 앙뚜아네뜨가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비교해 봅시다. 그녀는 비천한 국민들 옆에서 웃음짓고, 화려한 파티를 하며,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라는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으며, 각종 야설 및 막장소설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마리 앙뚜아네뜨를 윌포드와 비교해보세요.
3. 불쌍함은 꼭 현실묘사만으로 표현되는 게 아닙니다. 엄친아도 연애가 안풀리면 불쌍할 수 있는건데, 타고 있는 차가 BMW라고 안불쌍해지는 건 아닙니다. 결국 감정 조성에 달린거죠. 더불어 강압적 피통치를 보여주는 부분 조차도 약했습니다.
Star Seeker
13/08/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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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호가호위하는 상황이면 호랑이보다는 여우에 대한 미움이 훨씬 크고 직접적인 영향력을 캐릭터에게 주는게 자연스럽고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만은, 그런 상황에서도 결국 호랑이를 잡아야 상황이 끝난다고 생각하는것 또한 자연스럽죠. 그놈이 실존하든 안하든 그것에 변함이 있나요. 실존인물은 죽이고,상징에 불과했다면 까발리거나 상징성을 훼손시키고..
근데 이게 중요하지는 않은거 같고..
애들 뺏기고, 팔잘리는 상황에서 반항한번 제대로 못해보는게 압제가 아니면 뭐가 압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영화전체내용으로 보면 캐릭터가 움직일 구실을 주는 역할에 불과하니 시간배분을 더해주기도 난감하고 관객들이 어떻게해ㅠㅠ윌포드랑 저 뻐드렁니 죽이고 싶다!로 감정이입하기엔 충분해 보이는데요

3. 영화랑 어떻게 연결되는 맥락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부연설명 좀..
절름발이이리
13/08/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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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우가 아닌 호랑이를 잡아야 한다 라는 얘기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애초에 호랑이의 압제라고 느껴지지가 않는 구성이란 겁니다. 물론 총리나 선생이 윌포드를 계속 언급하긴 하지요. 근데 그 방식은, 마치 과거 제정일치 사회의 "신의 뜻" 이란 구호처럼 묘사 됩니다. 와닿지가 않죠. 반명 당장 자신들을 두들겨 패는 경비병에 대해선 욕설한마디가 없습니다. 뭔가 이상한거죠. 대부분의 폭동은 작은 부분에서 시작됩니다. 경찰이 흑인을 과잉폭행한다던지 뭐 이런 류. 반면 커티스의 혁명은 좀더 이데올릭한 형태(레미제라블의 청년들처럼)인데, 그런 것 치고는 사상적 디테일과 목적성은 없습니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혁명이 된 겁니다.

3.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을 한번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습니다. 거기에 나오는 원숭이들이 꼬리칸 인간들보다 더 힘들게 산다고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하물며 인간도 아니죠. 그렇지만 보시다보면, 감정이입이 되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처한 현실이 힘들어도 긍정적인 내용을 묘사할 수 있고, 처한 현실이 멀쩡해도 비극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안에는 등장인물의 감정선과, 그 감정선을 구성하는 이벤트가 있지요. 분명히 그런걸 느끼라고 만든 이벤트들이 있었습니다. 팔짤리거나 애 뺐거나 하는 에피소드죠. 근데 너무 피상적으로 다뤄지고 있어요. 그 장면들을 보면서 꼬리칸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게 느껴지시던가요?저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냥 남 얘기 같지 않던가요? 물론 머리로는 저게 불쌍한 거라는 걸 알죠. 하지만 그건 감정이입과는 다른 겁니다.
Star Seeker
13/08/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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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욕이란게 대화가 통하는 상대에게나 하는거니까요. 너가 하는건 나쁜짓이니 내 아들돌려줘...근데 단체로 돌았으니 말이 통할리가 있나요. 17동안 봐왔는데 욕이나 조롱 등의 수단이 남아 있는게 이상한거 같습니다. 대신 몸부림치며 저항은 합니다. 단순한 욕의 부재가 아니라 저항의 부재를 말씀하시는거라면 그렇지 않은거 같습니다

사상적 디테일이 없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감독이 의도한거 아닐까요. 윌포드나 커티스나 다 헛거라고.


3. 혹성탈출은 예전에 봤고, 댓글마다 무슨말씀을 하시는지도, 동의도 합니다만 맥락은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전체적으로 피상적인거 맞습니다만, 그게 감독의 의도밖은 아닌거 같습니다. 괴물이나 마더에서도 이런식이었던것르로 기억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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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뭐 꼭 들으라고 욕하는 건 아니니까요. 아오 저 경비병 상놈들.. 뭐 이렇게 자기들끼리 말도 할 수 있죠.
요는 이도저도 아니란 얘기입니다. 엘리트 집단의 이데올릭한 혁명도 아니고(이데올로기가 없음), 분노에 찬 혁명도 아닌(분노도 없음)... 설령 마지막에 붕괴시키더라도 디테일을 채우고 붕괴시켜야 했습니다. 건물이 무너지더라도 크고 높은 건물이 더 멋지게 무너지는 법이니까요.

괴물이나 마더야 뭐.. 포커싱의 범위가 작았죠. 집단을 그린게 아니라 가족을 다뤘으니까요. 살인의 추억도 경찰이란 집단을 그렸다기보단 소수 형사들을 그린거고.. 그 차이 아니겠습니까.
김연아
13/08/0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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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것보다 생선과 스테이크의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스시는 1년에 두 번 먹는 음식이고, 스테이크는 주식 취급이라니...
밸런스를 강조하면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굳이 따지면 생선이 주식으로 변하고, 스테이크가 1년에 두 번 먹는 음식이 되어야죠.
눈시BBbr
13/08/0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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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아예 처음부터 팀이 갈렸으면 어떨까 싶네요
윌포드 죽이는 목표는 같더라도 사람들 끌고 혁명 일으키는 쪽과 소수로 비밀통로 같은 걸로 윌포드한테 가면서 우화같은 느낌을 받는 쪽으로요
이 두개를 처음부터 갈라놨으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수호르
13/08/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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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주제를 가지고 불편하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되요.
사실 이 영화가 봉준호라는 브랜드 네임을 갖지 못했다고 한다면 그냥 아웃 오브 안중으로 사라졌을듯 싶습니다.
레기아크
13/08/0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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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동의합니다. 봉준호라는 감독의 브랜드 네임과 cj가 투하한 수많은 제작비 그리고 최종적으로 거대한 마케팅의 승리로 이만큼 정도이나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거지요.
Darwin4078
13/08/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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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담론을 재생산한다는 것만으로도 설국열차는 어쨌든 성공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관심없던 사람들도 '도데체 뭐가 어떻길래 이사람저사람마다 설국열차 설국열차 할까, 한번 봐볼까' 하는 호기심이 들게 하거든요.

그렇지만, 아이 둘을 데리고 볼 수 있는 영화는 터보. ㅠㅠ
아~ 터보 잼있었다~ 달팽이가 끝내줘요~ ㅠㅠ
13/08/0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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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열차의 권력은 윌포드인데
윌포드의 입장에서 봐야되는 것 아닌가요?
꼬리칸 사람들의 존재는 그들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열차에 탈수 있었으니 살려고 탄거고
윌포드는 자비라는 말로 표현했지만
열차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양갱을 주고,
부품으로 사용한 거 잖아요.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고
그렇게 균형과 유지를 강조하고 이 엄청난 열차를 제작할 정도의 인물이라면
섹스에 관한 것도 유도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한정된 열차라는 공간에서 윌포드는 신이니까요


2. 계층간 갈등이 있을 필요가 있나요?
탄압이라는 개념이 나와야 하나요
잉여 또는 부품으로 존재하는 꼬리칸에 탄압이니 뭐니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이지요
앞으로 나아가면 무언가가 달라질 것이다 같은 희망을
꼬리칸 사람들이 가지듯
그런 비슷한 희망을 가진 관객들이 그런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닌가요?
본것과 들은 것이 상류칸, 윌포드에 관한 것 밖에 없기때문에
직선으로 달려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전체를 보고 있는 길리엄, 윌포드와
본인과 주변밖에 볼 수 없었던 커티스입니다.
심지어 커티스는 설득당하잖아요.

3.더 또는 덜 불쌍할 필요가 없죠.
꼬리칸에 감정이입을 하고 싶은데
더 나은 곳으로 가는 승리의 여정을 보고 싶은데
그것이 충족이 안되니까 답답한거죠
이 극 전체에서 감정이입을 할 만한 대상은 그나마 꼬리칸인데
나에게 딱 맞는 이입을 할 만한 상황이 안나오니 답답한건가요
엄마가 아들은 빼았기고, 아빠가 아들을 빼았기고,
죽을지 살지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 내 자식과 영원히 단절되는 모습을
봐야하는 아픔도 보여주고,
살기위해 사람을 죽이고 인육을 먹었다는 이야기까지 해주고
비참한 꼬리칸 사람들에게 감정이입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감독은 친절하게 비참한 상황을 보여줬잖아요.



4. 노인이나 어린이 여자등이 빠지고, 젊은 사람들 중에도 싸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남고
천명이라는 숫자중에 총과 무기를 가지고 있는 열차의 권력과 싸우려고 하는
힘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그 천명의 숫자중에 몇이나 될까요?
이 부당함에 대항하기 위해 모든 꼬리칸의 사람들이 다 뛰쳐나와서 칼부림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지요?

5. ......
폭탄을 이용해 문을 부수고 또 다른 대안을 찾아보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민수는 기획자의 위치에 있을 정도의 사람인데
맹렬하게 일단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꼬리칸 사람들보다 열차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보지 않았을까요?
맹목적으로 앞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민수가 무엇을 설명하고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요?
흙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밖에서 얼어죽은 아내를 매 해 보는 민수입니다.
오랜시간 동안 밖에 대한 관찰을 하고 치밀하게 준비를 한 인물이
민수가 아닐까요?

민수는 크로놀을 이용해서 폭탄을 만들어 벽을 부수려고 하잖아요.
그래서 대가로 크로놀을 요구하고,그런 동기로 커티스 일행과 함께 하는 것이고.
완벽하게 구성된 생태계를 부수려고 하는 것이 남궁민수인데
열차 안 그 누구에게 그런 동의나 이해를 구할 수 있을까요?
자기 와이프가 얼어 죽은 것을 해마다 반복해서 보는데,
거기에 자기가 실수하면 하나 남은 딸마저 위태롭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민수에게서 동기를 못느끼겠다고 하면 감독이 어떻게 더 쉽게 이야기를 풀어내야 했을까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16:24
수정 아이콘
1. 윌포드의 입장을 설명한 내용인 앞칸에서 윌포드가 말한 장광설인데, 그걸로도 충분한 설명이 안됩니다.
2. 있을 필요가 있는게 아니라, 없을 수가 없습니다. 혁명이라는 이벤트에서 조성되는 군중의 감각이 비현실적이란 얘기입니다.
3. 그것 가지곤 아주 부족했습니다. 관객중 혀를 차거나 안타까워 하는 사람조차 없더군요.
4. 천명이 다 나올필요는 없지만, 수백명까진 나올 수 있었겠죠. 도끼부대를 뚫기엔 비정상적으로 적었습니다. 설령 한번에 등장하는 사람 수가 적어도 "많이 죽어나가면서 뚫었다"는 연출은 가능합니다. 저예산 영화는 몇명 안되는 사람으로 수십명 이상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결국은 연출의 문제입니다.
5. 그럴수 있지만, 그럴수 있다고 관객에게 납득을 못 시키면 소용 없습니다.
Star Seeker
13/08/06 16:37
수정 아이콘
1. 윌포드는 그냥 기차에 미쳐서 '맛탱이'이가 갔고, 그 광기가 기차의 영속성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습니다. 사회학자도 뭐도 아닌 그냥 기차덕후 공돌이가 정신도 이상하니 하는짓도 없는 잉여들도 괜히 다 죽였다가 시스템의 영속성에 흠집날까봐 유지만 시키자고 봤습니다
말은 복잡하지만 영화보는 와중엔 '저놈이 맛이 갔으니까 저런 생각도 무리는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걍 넘어가는거죠.

2. 현실적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이 이해득실따지면 혁명에 참여안하는게 맞습니다.
실제 혁명에 참가한다명 느낄수 있는 비현실적인 감정을 연출했다고 생각하며 봤는데 저랑은 전혀 다르시네요

3. 제가 본 일요일저녁 왕십리 정도면 일반적인 관객구성일꺼같은데 안타까워하지 않는 반응이라 단언할수 없었습니다
4. 동감
절름발이이리
13/08/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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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런데 그냥 윌포드를 미친놈으로 이해해 납득해버리면, 이 영화 전체가 미친놈에게 고통받는 얘기로 끝나버리는데.. -_-; 커티스가 윌포드에게 설득당할 뻔 하는 장면까지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단순히 넘어갈 문제는 아닐겁니다.
2. 현실적인 머리가 아니라, 현실적인 감정을 얘기하는 겁니다. 분노 없는 혁명이 어디있습니까. 게다 눈 앞에서 도끼에 주변인들이 죽어나갔는데, 분노의 대상은 윌포드만이라니,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Star Seeker
13/08/06 16:57
수정 아이콘
1. 그래서 기승전곰아닙니까..크

2. 말씀듣고 보니 저도 경비병들이겐 반감이 없었네요.
행동에 주도성이 없는 도구가 이용당하는거에 가까운 행태라 그 조종자들에게 모든 에너지가 쏠리는거 같습니다. 점호할때 귀찮은데 억지로하는 표정이나, 팔자르면서 쾌감을 느끼는 장면이 안보이니까 아무 감정이 안드는게 자연스럽지 않나요. 일반관객들은 보이는것에서만 느끼니까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17:05
수정 아이콘
등장인물들이 관객처럼 제3자가 보듯이 상황을 판단하고 있으니 비현실적인거죠.
Star Seeker
13/08/06 17:11
수정 아이콘
경비병들이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면서 동시에 즐기는 등의 사실이 영화내에 존재해야 그게 비현실적이게 되는 거죠. 이리님이 보신것도 소극적이고 비쾌락적이며 도구적 폭력만을 목도하신가 이닙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영화내용을 미리 끼워 맞추신듯 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17:21
수정 아이콘
여지껏 전경과 시위대의 충돌 양태를 보면, 무리한 끼워맞추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물며 서로 도끼와 칼을 들고 서로를 베어도, 상대의 수괴만을 증오하는 그런 감정선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Star Seeker
13/08/0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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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야 실제 시위현장에서 전경은 나름의 감정과 의지를 가지고 시위대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때문이죠. 그런 심리적 교류가 영화상으로 안보입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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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그게 현실적인 상황이란 겁니다. 영화는 비현실적인 것이구요.
차라리 경비병들이 로봇이었다면 윌포드만 미워하는게 충분히 납득이 가겠죠.
Star Seeker
13/08/06 18:23
수정 아이콘
감독의 의도에서 벗어나거나, 영화내에서 표현된 내용과 상충하는게 아니라 현실과 부딪친다는건데 이것만큼 허망한 감상이 어딨습니까. 개연성의 범위를 영화밖으로까지 확장해선 안됩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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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인간의 작동 방식은 대개 비슷하다고 전제하고 영화를 보죠. 영화가 아닌 다른 창작물도. 예컨대 흑인 아줌마가 자식을 뺐긴 후 자식을 되찾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설명 없이도 이해합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게 행동했다면 이상하게 느꼈겠죠. 물론 자식을 뺏겨도 별 생각없는 사람도 세상엔 있을 겁니다만, 그냥 그렇게 표현해버리면 괴상해지는 겁니다. 영화뿐 아니라 어떤 창작물이든 네러티브가 있다면 그런 기본적인 공감대를 전제로 빈 공간을 채우는 법입니다. 개성의 범위를 벗어나는 특이한 행동을 할 때면 그만한 개연성이 필요한 거구요. 인간이 주인공이 아니라면 모를까요.
결국 작가가 그런거 표현 안했으니 현실에 대입해 이해하는게 무리다 란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모든 영화보는 기초적인 방법론을 부정하는 거죠.
Star Seeker
13/08/0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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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지향하는바가 리얼리티라면 개연성의 폭은 크게 줄어듭니다. 반대라면 크게 넓어지구요.
영화내에서 경비대을 미워하는지 미워하지 않는지 정확하게 묘사해 주지 않습니다. 적개심정도는 표현돼있습니다. 경비대와 꼬리칸사이에 휴머니티가 남쳐난다면 그것은 무리수지만, 개개인의 인격끼리 부딪쳐서 만들어내는 증오를 그리지 않았다고 해서 영화가 집중하는 목표나 표현하고자 하는 바와는 상관없이 비판하는건 감독 고유영역의 침범이라 생각될 정도에요.

다시 말해서 이리님께선 지금 그들사이의 증오를 그리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계시는겁니다. 그 근거로는 현실적으로 그럴가능성이 낮다는 거구요. 영화가 특수한공간속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만약 그들사이에 개인적 증오가 없는것을 보여줬다고 가정하더라도 영화적 상상력으로 치부해버리면 감상에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사실 이런 말도 불필요하죠. 봉감독이 증오의 부재를 표현하지 않았다면, 그 공백만큼 관객의 상상으로 메우는 겁니다. 그런 상상과 영화의 장면이 충돌한다면 또 다시 생각해볼 문제지만, 전투을 하는 와중에 개인적 증오해소를 제일 목표로 해서 행동하는 이도 없을 것이며, 여전히 증오하고 있지 않은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과한 바람이신거 같네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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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를 추구하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건 무슨 말씀인지.. 상상의 폭이 줄어든다는 걸 말씀하고 싶으신건가요? 그러나 그건 대표적인 오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리얼리티는 우리가 공감이 형성 가능하냐의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지, 과학적 설정이 얼마나 리얼하냐를 따지는 게 아닙니다. 상상할 여지가 줄어들 필요는 없습니다. 리얼리티란건 '얼마나 그럴싸하냐'의 문제지, '세세하게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불어, 단순히 경비병과의 감정적 충돌을 보여주지 않았으니 비정상적이란게 아니라, 윌포드에 대해 집착하는 모습에 대비되어 그것이 너무 두드러지기 때문입니다. 관객의 상상력으로 때울 수 있을만하면 그건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는겁니다. 보시다시피 그러지 못하니 사람들이 납득이 안되는거죠. 그리고 이것 때문에 윌포드에 대한 집착도 비정상적인 것으로 두드러지게 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혁명의 주된 목적이 '분노'와는 다른 감각으로 보이거든요. 물론 혁명에 꼭 분노만 필요한 건 아닙니다. 그럼 이데올릭한 형태라도 되야 하는데, 역시 디테일이 없죠. 레미제라블의 혁명대를 생각해 봅시다. 그들은 작중에 큰 분노를 보이지도 않았고, 어떨땐 심지어 유쾌하기 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혁명은 사상적인 배경이 있죠. 그리고 뭘 하고 싶은지를 떠듭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혁명의 무게가 나타납니다. 리얼한 무게가 있으니, 관객들은 그들의 시선에서 공감을 하죠. 그러다 그들이 죽어나가고, 꿈이 좌절되면서 그것에서 관객은 비극을 느낍니다. 마지막에 노래부를땐 다시 감동하게 되구요. 반면에 설국열차의 혁명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윌포드를 만나자. 좋아요. 좋은데, 그래서 뭘 하고 싶다는건지 설명이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저 혁명이 '허황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문제입니다. 공감이 안가죠. 차라리 분노가 가득한 모습이라도 보여주면 그냥 화딱지가 나서 그러려니 할텐데 말이죠. 실미도 대원들이 청와대로 처들어가는거, 사실 꽤나 미련하고 황당한 일인데도 분노가 가득한 뽐뿌를 받으니 그러려니 넘어가잖습니까. 결국 분노가 있냐 없냐의 차원이 아니라, 혁명의 설득력이 없음을 저는 지적했습니다. 경비병과 부비는 건 하나의 방안일 뿐이죠.

결국 실제로 저럴거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데 공감대가 형성될리 만무하고, 공감대가 형성 안되는데 그를 바탕으로 한 극적 연출이 제대로 작동할리가 없습니다. 그들의 존재 이유, 그들의 투쟁, 투쟁의 목적이 총체적으로 허황되기 때문에요. 밑밥 까는건 극의 감정선 조성을 위해 계산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안 보여주면 거기에 맞게 해석하라고 할 게 아닙니다. 결국 감독의 영역침범이 아니라, 그냥 연출을 잘 못한거에요.

차라리 이것이 창세기에 대한 우화라는 식의 설명으로 가면 그러려니 할만 합니다. 말 그대로 상징일 뿐이니까요.
Star Seeker
13/08/0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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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이라는건 이래야만 한다가 아니라 이래선 한계들 사이의 폭을 의미합니다.
제가 말하는 리얼리티도 이리님과 같이 설정과 현실의 부합정도가 높음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영화내에서 풍기는 분위기나 영화내 화풍에 대한 개념입니다.

공감대 형성은 개연성 여부보다 좁은 개념입니다. 혁명의 발발에 대해선 개연성이 있지만 이리님께서 공감하지 않으시는것 뿐이죠. 개연성은 그러할수도 있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증명할수 있습니다. 반대로 개연성이 없음을 증명하려면 가능성의 부존재를 근거로 들어야 하죠. sf처럼 현실과 많이 다른 특수상황에서 그러한 가능성에 대한 변명을 둘러대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개연성의 폭안이라면 이제 감독의 선택이 남습니다. 일반적이고 쉽게 공감되지만 특별할거 없는 이야기를 디테일있게 할것인가.
아니면 특이해서 공감을 못살수도 있지만 선택할 것인가.

그건 영화의 목적과 관련이 있는 결정이되겠죠. 따라서, 그러한 고민없는 공감대에 대한 비판은 너무나 구차합니다. 게다가 일차적으로 혁명의 도화선에 대한 설명은 충분했습니다.
레미제라블은 저도 참 재미있게 보았고 가슴이 뜨거워졌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설국열차의 혁명에 그런 불을 지를 생각이 감독에겐 없어 보였습니다.

밑에서 쓰신대로 디테일이 부족하다에서 그치는 글이었다면 저도 그부분에 아쉬움이 컸기에 완벽 공감했겠으나, 그래야만 했다..고 주장하시면 아니라고 감독의 의도대로였던거니 과한 주장이라고 말씀드릴수밖에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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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씀드리지만 더 비장했다면.. 이란건 제 바람이고, 다른 대안을 제시했어도 됩니다. 물론 감독이 내어놓은 대안이 별로니까 나오는 푸념이지요.
더불어 제가 언급한 개연성은 감정선의 개연성입니다. 탄압 당하니 반란 이란 개연성이야 물론 있지요. 그마저도 없으면 부조리극일테구요.
영원한초보
13/08/0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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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내용의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깔끔하게 정리가 안되는 중이였는데 잘쓰셨네요.
이런식의 설정을 하고 이야기 풀어나가는게 쉽지 않은건 알지만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되서 상당히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대부분 영화가 주인공의 감정선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 지점이
도살자칸에서 에드가를 버리고 총리를 잡는 장면이였습니다.
대의를 위해 친동생 같은 사람이 희생되는 부분으로 지도자의 결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장면이였습니다.
길리엄과 이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하고요.
그런데 이 부분을 넘어가면서 열차사회에 대한 설명에 너무나 집중하다 보니 주인공의 감정선을 놓쳐버리게 됩니다.
이 부분이 영화가 재미를 놓치게 되는 가장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엔진실 앞에서의 이야기를 갑자기 고백하는 것보다 도살자칸 지나서 재연형식으로 표현했다면 관객들이 좀 더 몰입할 수 있었을 겁니다.
후반부에 액션에 너무 치중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괴물은 블럭버스터 영화여야 할 것 같은데 필요한 액션만 나오고 이야기 전달이 자연스러웠는데
제작자의 요구가 너무 강했던 걸까요?
13/08/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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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차 자체가 인류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기차는 인류의 축소판 처럼 만들어 놓은 그냥 윌포드의 자기 만족을 위한 장난감같은 거죠. 심지어 꼬리칸의 혁명 조차도 윌포드의 조작이었던 거처럼요. 꼬리칸 뿐만이 아니라 다른 칸의 대부분의 사람들 윌포드를 위한 부속품일 뿐입니다. 윌포드에 의해 하나하나의 역할이 주어졌을 뿐이지 주체적인 인물은 아예 기차의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는 남궁민수와 요나뿐인 거죠.

2.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감독의 비판적 시각이 더 잘 드러나는 거라고 봅니다. 영화는 민중을 억압하는 지배계급, 또는 권력에 대한 비판을 다루고 있지 않죠. 영화는 오히려 그 권력에 저항하는 혁명의 오류에 대해 지적하고 있죠. 말씀하신대로 영화는 칸으로 나누어진 특정 계급의 혁명임에도 계급에 대한 갈등을 다루지 않습니다. 더 정확히는 꼬리칸 사람들은 계급에 대한 인식을 갖고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죠. 그냥 거대악인 독재자를 타도하자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혁명인거죠. 이는 설국열차라는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수많은 민중항쟁에서 보여지는 오류들이기도 합니다. 당장 우리의 현실만 봐도 반민주 반독재 프레임 속에서 계급적 문제들이 은폐되고 외면 당해왔죠. 6월 항쟁에서 독재타도를 외쳤던 중산층 넥타이 부대는 뒤이어 이어진 7월 노동자 대투쟁은 외면하거나 과격시위라고 손가락질을 했습니다. 이마트의 어느 비정규직 노동자는 자신들을 강제로 끌어내던 직원이 광우병 촛불시위에 나와 민주주의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 절망했다며 탄식하기도 했지요. 꼬리칸에도 계층간 갈등이 있어야 합니다만 그런 모습은 없었죠. 그렇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인 묘사가 되는 것이지요. 독재자에 대한 분노는 계급간 갈등을 은폐하거나 억압하며 민중을 통합하죠.

꼬리칸 내에서도 계급간 갈등이 존재하고 잘 화합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하는데 독재자에 대한 분노심을 고취시키는 것이야 말로 계급간 갈등을 봉합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고 이는 꼭 우리만의 역사는 아닙니다. 미국의 인종차별사, 각 나라나 민족의 독립운동사도 그 과정에서 계급적 문제들은 은폐되거나 봉합되곤 하지요. 우파나 권력자들도 마찬가지죠. 지배계급은 테러나 이라크, 북한에 대한 분노를 이용해 내부의 계급간 갈등을 은폐하듯이 피지배계급도 독재권력에 대한 분노를 이용해 내부의 계급간 갈등을 은폐하는 거죠. 그래서 윌포드에 의해 감옥에 갇히 남궁민수는 그렇다고 커티스의 혁명에도 시쿤둥 하게 반응하는 걸겁니다. 윌포드나 커티스나 엔진에 의존하는 시스템에 종속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예 이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남궁민수의 생각이 감독이 선택한 영화의 결말이 되는 것일테구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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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있으나 뭉갠 것- 은 갈등이 애초에 없었던 것 과는 다릅니다.

그리고 남궁민수가 너무 개연성없이 존재한다는 게 결국 문제가 됩니다. 남궁민수는 말 그대로 밖으로 나가자는 말을 할 뿐, 윌포드의 존재나 계층문제, 에코시스템 등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밝히지도 않은, 말 그대로 맥락없이 던져져 있는 존재입니다. 지구 환경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영화의 마지막에, 갑툭튀가 "우주로 가면 되!" 라고 하면 "아!" 할 수 있을리가 없죠.
13/08/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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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애초에 없던 것과 잔혹한 독재자에 대한 타도라는 거대 이데올로기속에 갈등이 뭉개진(은폐된) 것은 다른거죠.

그리고 누구나 당연히 열차라는 갇힌 공간으로부터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하죠. 그러나 윌포드가 주입한 지배 이데올로기는 열차 밖 세상을 꿈꾸지 못하게 했으나 남궁민수는 꾸준히 관찰해왔고 나름의 근거를 갖게되어 지배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는 모습은 맥락있이 설명되어있죠. 물론 가장 이상적인 건 윌포드와 남궁민수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잘 협력해서 시간을 두고 동물같은 걸로 실험하면서 기차 밖 세상이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인지 관찰하는 것이겠지만 이건 윌포드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지요. 기차 외의 세상의 존재는 기차에 기댄 자신의 절대적인 권력에 대한 도전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7인의 혁명같은 탄압과 그에 대한 세뇌 교육으로 이어진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남궁민수가 폭탄 테러(?)같은 극단적인 시도를 하는 건 충분한 맥락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실제 현실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일이니까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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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해 놓고 두자면, 계층 갈등은 애초에 없었던 쪽이죠. 뭉개진(은폐된) 것이라기 보다는요. 그래서 말씀하신 지적이 문제가 됩니다. 비판을 하려면 비판하는 대상을 보여주는 게 정석입니다. 살인범을 잡는 영화는, 살인자의 악행을 전시하여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마찬가지로, 말씀하신 그러한 혁명의 무용함을 설명하려 했다면 그런 부분이 내용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본문에서도 썼듯이 커티스 혁명은 정상적인 혁명이 아닙니다. 혁명으로 설정된 어떤 이벤트에 가깝죠. 커티스 본인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작중 시나리오에서 필요로 하는 (전진하라는) 계시라도 받은 듯 디테일 없이 움직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혁명을 남궁민수의 대안으로 부정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남궁민수가 나가도 된다고 판단한 근거만이 표현되었죠. 그게 왜 필요한가? 왜 그렇게 해야하는가? 에 대한 답이 없습니다. 기차라는 시스템 하에서는 계속 빼뱅이다 라는건 관객이 내릴 수 있는 판단이지, 남궁민수가 내린 판단이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지구는 좁으니까 우주로 가자! 수준의 이야기인 겁니다.
13/08/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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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감독의 생각을 너무 주입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혁명의 허망함을 설명하며 비판하지 않던가요? 심지어 혁명의 지도자인 커티스 조차도 허망해하며 윌포드에 거의 포섭될뻔 했고 남궁민수는 시종일관 혁명 자체에 대해 냉소적이었는데요...-_-

열차 밖으로 나가는 필요성은 눈으로 본 관객보다는 갇힌 공간 속에서 영원히 살아나가야하는 남궁민수가 더 절실하죠. 기차라는 폐쇠된 공간에서 계속 빼뱅이라는 건 관객만이 내릴 수 있는 판단이 아니라 윌포드가 끊임없이 주입하고 있는 영화적 배경인데요. 문제는 근거죠. 밖으로 나가면 죽는다는데 그렇지 않다는 근거가 필요한 거고 남궁민수는 그럴 거같다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희망적인 근거를 발견했고 지금이 밖으로 나갈 때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갈 수 있는 기회는 커티스가 혁명을 하고 있는 그 순간밖에는 없었으니까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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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비판한 게 아니란 얘기가 아니라, 그들이 비판한 혁명이 너무 작위적인 허구란 거죠. 허수아비치기란 얘기가 되겠습니다.
갇힌 공간에서 영원히 살아가야 하는게 남궁민수가 절실한 이유라면, 기차세대가 아닌 대개의 사람들이 똑같이 절실해야겠죠. 남궁민수만이 절실해야 할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게다 앞서 말했듯 커티스가 길리엄의 여기까지 하자는 제안을 뿌리치고 더 앞으로 전진한다고 하지 않았으면 남궁민수는 앞으로 갈수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가야한다고 의견피력도 한번 한적이 없죠.
지구사랑
13/08/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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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논리적인 개연성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만든 영화인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어 SF에도 중력의 임무 같은 hard SF가 있고 어둠의 왼손 같은 그렇지 않은 SF가 있는데 본 영화는 말하자면 후자 쪽이죠.
애당초 바다(열차가 다니는 그림을 보면 베링해, 일본 뿐 아니라 카리브해까지)를 가로지르는 철로를 어떻게 건설했지? 하는 의문을 생각해보면, 빙하기가 오기 전에는 철로를 건설할 수 없었을 거고, 빙하기가 온 다음에는 건설할 사람이나 방법이 없었을 것이기에, 처음부터 넌센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동화 혹은 우화로 보고 감상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사실 비논리적인 부분이 너무 많아 헐... 하고 보았는데 와이프는 상당히 재미있었다고 해서 생각을 안 하기로 했습니다. ^^;;;)
PS) 사실 제 생각에는 꼬리칸의 존재 이유는 그 자체로도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칸의 승객이 꼬리칸의 승객을 보고 만족할 수 있으니까요. 세뇌 교육시 좋은 비유 대상이 될 수도 있겠구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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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화적인 층면도 상당히 있는 영화라고 봅니다. 총리의 연기나 유치원씬등이 대표적이죠.
포포탄
13/08/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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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봉준호였습니다. 치기어리고 논리도 정연하지 않지만, 조금 더 급진적이고 조금 더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세상을 내 것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우리네 평범한 20대 학생이요. 이 레벨에서는 사회 전체가 어떤 틀에 의해서 정교하게 돌아가는가를 탐구하는게 문제가 아니죠. 저같은 경우는 영화의 스토리 자체보다 이 감독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있는지를 엿보았다는 것, 그리고 그 생각이 제 치기어린 생각과 상통하는 점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재미를 얻었네요.
가을방학
13/08/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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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합니다.
13/08/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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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에 대해 써보자면 존재 이유가 있죠. 이 영화의 훌륭한 점이라면 오히려 이 부분을 들어야 할 것 같은데, 윌포드 입장에서 꼬리칸 사람들은 존재 이유가 있어서 살려두는 게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시스템과 인류를 유지시키기 위해 희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인류에는 꼬리칸 사람들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바이올린 연주자로나 열차의 부품으로나 그들은 오히려 끊임없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앞 칸 사람들은 그러나 윌포드의 자비로 얼어죽을 놈들을 살려줬다고 생각하고 그런 시선은 충분히 보여줬어요. 실제 지배계급과 닮아있죠.
절름발이이리
13/08/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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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세계의 지배계급은 하층민 없이 유지되지 않는 다는 점이 크게 다르지요. 차라리 "우리의 자비로 너희들을 살려준다"고 했었지만 알고보니 하층민의 존재가 중요했다.. 같은 부분이 있었으면 더 완결성이 있었겠지요.
13/08/0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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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설명하는 목적의 영화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커티스가 윌포드의 자리를 차지하고 계급이동의 가능성과 피지배계급의 복지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말이 어울렸겠죠.
절름발이이리
13/08/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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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시스템 내의 계층 갈등) 설명하는 걸 넘어, 그걸 부정하는 영화죠. 그리고 부정하려면 제대로 보여주고 부정하는 게 정석입니다. 남궁민수의 빈약한 맥락과, 남궁민수의 폭발로 부정하는 시스템(혁명을 포함한)의 빈약한 디테일이 어울어져서.. 어정쩡한 대상을 어정쩡한 이유로 부정하는 결론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13/08/0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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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정된 영화시간 내에서 꽤나 설득력있게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엔진의 보수유지에 필요하죠. 거기서 더 보여줬다면 오히려 사회유기체설의 설득력 즉 윌포드의 주장만 강화시키는 꼴이 되죠.
덧붙이자면 이 영화는 혁명의 당위를 설명하는 영화가 아니라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하고 생각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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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재의 영화로도 윌포드의 주장이 다 깨부수고 두명만 북극곰과 조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설득력있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결론이 생뚱 맞은건 꼬리칸을 잉여로 만들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남궁민수 캐릭터의 설득력으로 보충했어야 했죠.

그리고 말씀처럼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아주 노골적이죠. 그런데 그 디테일이 별로란겁니다.
13/08/0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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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을 열고 싶다'는 남궁민수의 주장이 굳이 당위에 대한 설득력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아닙니다. 남궁민수는 말 그대로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굳이 캐릭터의 설득력이라고 한다면 요나의 엄마인 이누이트족 여자가 죽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네요. 그 후부터 냄은 집요하게 녹는 눈을 관찰하면서 밖으로 나갈 궁리를 하죠.

이리님은 이 영화의 당위성이 다른 영화들(보통의 헐리웃 블록버스터?)에 비해 빈약하고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주장하시려는 건지 아니면 봉준호의 명성과 영화의 기대에 비해 약하다는 것을 말씀하시고 싶으신 건지 알고 싶네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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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포드의 주장에 설득되었던 주인공이, 다시 반발심을 갖고 택한 선택지가 남궁의 그것이기 때문에, 윌포드의 주장과 남궁의 선택지간의 대립 구조가 없을 수가 없습니다.
13/08/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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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티스가 윌포드의 주장을 받아 드리지 못한 건, 요나가 엔진의 기계부품으로 일하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고 나서입니다. 그 전엔 오히려 요나를 밀치고 성냥을 주지 않으려 하죠.
커티스라고 기차가 전복하고 아이 둘만이 살아남는 것을 예측하지는 못했겠죠. 이 시스템이 끝나고 어떤 세계가 오건 지금의 비참을 깨부수자는 감독의 생각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 약간 잘못 썼는데 정정합니다. 지금의 시스템을 전복하자는 커티스의 생각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감독은 커티스의 선택을 이상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영화의 진행을 위해 필요한 장면이고, 결국 기차의 불멸성이라는 것은 환상이다. 그 세계가 어떤 세계가 되었건 다른 세계는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이 감독의 생각이라는 게 제 추측입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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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시 반발심을 갖고 라고 쓴 게 그 부분입니다. 어쨌거나 아동착취까지 포함한 게 윌포드의 주장입니다. 그 사실이 달라지진 않죠. 그리고 그에 대한 반발이 향한게 남궁민수의 문 박살. 이 둘은 대립구조입니다.

이 영화가 그 자체로 당위성이 빈약하고 설득력이 없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영화에 비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말하고자 하는 바는 짐작하기 쉬운 영화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 디테일이 별로란거죠.
13/08/0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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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제의식을 강화하려면 커티스 혁명의 당위성을 적게 보여주는 것이 당연히 현명합니다. 남궁민수의 파괴는 윌포드와 커키스 혁명 둘 다에 반하는 행위입니다. 커티스가 자신의 혁명의 한계를 깨닫고 윌포드의 주장에 순응하려다 현실을 다시금 일깨우는 장면으로 보자면 설득력은 충분하죠.
저도 다시금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는 그래야만 하는가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다에 대한 영화입니다.
영화적인 과장을 이해하고 넘어가자면 윌포드의 주장에 틀린점은 없죠. 굳이 모순점을 만들자면 만들 수야 있었겠지만, 봉준호는 그의 주장의 모순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게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이 제 주장의 요지입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0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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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의견이 더 설득력 없는지 겨누는 너프대결이 되어 버린 게 문제죠. 다른 길이 있다는 얘기도 그 다른길이 매력적으로 보여야 의미가 있을테고 말입니다.
Frozenblue
13/08/0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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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포드가 꼬리칸을 살려두게 된 계기는 원래 신경끄고 서로 잡아먹다가 굶어죽게 놔둘 예정이었던 꼬리칸에서 길리엄의 희생이 분위기를 쇄신시켜 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인간의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는 걸 보고 신의 입장에서 어떤 목적으로든 사용할 가치가 있는 사회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 것 아닐까요.

전체적으로 어떤 세력도 자신의 사상에 대해 효과적인 어필을 못하고 있다는 점에는 공감합니다. 반란군은 지리멸렬하고 목표의식이 희박하며, 윌포드는 시스템을 완벽하게 제어할 생각이 사실상 별로 없어 보이고, 남궁민수는 '왜' '지금' 나가야 하는지를 설명하지 않고 있죠.
세력들을 전부 너프해서 엄대엄 밸런싱을 하는 걸까요? 어느 쪽도 모순을 내포한 불완전한 선택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전체적으로 하나의 우화이기에 개연성보다는 상징성을 봐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고, 상영시간의 제약 때문이라고 넘길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어쨌든 외적으로 분명히 드러난 허점이고, 굳이 변호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까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23:00
수정 아이콘
너프 대결이란 말씀이 아주 적절한듯 합니다.
응답하라2013
13/08/06 19:30
수정 아이콘
한 번 봐볼까... 했는데 안 봐도 될 것 같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돈 굳었네요..크크크
13/08/06 19:30
수정 아이콘
참 이렇게 까지 평가가 극과극으로 갈리는 영화도 드믄거 같습니다. 봉준호 라는 이름값이 별로 없는 해외에서의 흥행결과가 나오면 이 영화가 대중적인 재미가 있는지없는지 또 그게 어느정도인지 알수있지 않을까요
VividColour
13/08/06 19:51
수정 아이콘
전 영화보다 이 영화를 보고 쏟아내시는 엄청난 평론과 예술적 해석들이 더 볼만하더군요.
저한테는 그냥 재미없는 영화한편이었습니다....
13/08/06 20:06
수정 아이콘
논리적으로 파고 들어가기로 작정해보면, 애초에 열차가 움직여야 할 필요도 없지요. 그리고 운항 거리가 48만 킬로라고 하던데, 그걸 365일에 운항하는 열차라면 하루에 끽해야 150 키로.. 그럼 시속 7킬로정도거든요!! 걷는 정도의 속도라능.
절름발이이리
13/08/06 20:19
수정 아이콘
창작물의 기본 설정에서 논리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지만
그 기본 설정위에서 작동하는 논리는 중요한 법이죠.
결국 우리는 창작물을 통해 '인간'의 이야기를 봅니다. 인간이 이상하게 행동하면, 현실 그대로의 세계관이더라도 이상한 거죠.
13/08/06 20:50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그런 면에서 구멍이 좀 지나치게 많은 영화지 싶습니다. 전 그에 추가해서 기본 설정의 논리도 좀 보는 편인지라 영화를 보는 내내 아주 힘들었습니다.
유료체험쿠폰
13/08/06 21:21
수정 아이콘
제 기준에는 그냥 '완성도가 부족한' 영화로 보여요. 중간중간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빠진 채로 진행되는 느낌을 받아서.
감독의 부족한 완성도를 관객이 억지로 포장해서 채우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그 포장 안에 약하게나마 국뽕의 향기도 조금 나고..

봉준호와 송강호가 아닌, 일본 감독과 일본 배우가 출연하는 설국열차라면 과연 이 정도로 한국에서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지.
그땐그랬지
13/08/06 22:09
수정 아이콘
일본 감독과 배우는 좀 ;; 안티총집합이 될테니...
중국 정도로 타협하시죠.
유료체험쿠폰
13/08/06 21:25
수정 아이콘
http://www.union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6096

그나저나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개봉하는 설국열차는 기존분량인 126분에서 20분 이상을 삭제한 버전이라고 하네요.
지금도 완성도가 부족하다면서 까이는 영화인데 아예 스토리는 배제하고 액션과 스릴러로 나가려나 봅니다. 벌써부터 걱정되네요.
13/08/06 22:11
수정 아이콘
편집만 잘 되면 죽일 건 확실히 죽이면서 중요한 부분이 상대적으로 확 살아날 수 있을테니 오히려 국내개봉판보다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발편집으로 20분 잘라내는거면 망하겠지만요.
관조하는 자의 운
13/08/06 21:40
수정 아이콘
그리 공감가는 부분이 많지 않네요.
전개상의 하술함이나 논리적인 개연성의 부족한 부분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리님 글처럼 훌륭한 재료를
그닥 별로인 결과물은 내어놓았다고 생각치도 않습니다.
이리님 말씀처럼 저 또한 이러 저러한 도식적 상징에 나름의
지적 유희를 즐겼지만 단지 거기서 멈춘 것은 아니었거든요.

영화에서 주관적으로 보이고 느꼈던 은유와 비판들을
다시금 생각하고 사유하면서 긍정적 통찰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기에 그 하나만으로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 영화라 생각했습니다.

극의 설득력에 관해서는 개인차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동호회 모임으로 영화를 단체 관람을 하였고 신기하게도
많은 분들이 설국 열차의 전개상 허점이나 설득력에 관한
말보다 장면, 장면에서 느껴지는 암시와 비유를 생각하기에 서로 바쁜 시간이었고
이제와 세세히 파고 따지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생각나겠지만
그보다 더 큰 여운과 감흥이 남은 듯해서 이리님 글에 그리 호응을 못하고 있나봅니다.

가장 대중적인 이동진 평론가를 정말 좋아하지만
이번 설국열차 평론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고개가 끄덕여졌던 건
황진미 평론가의 평론이었습니다.
http://media.daum.net/entertain/culture/newsview?newsid=20130805101004131
혹 안보셨다면 조심스레 추천합니다.
New)Type
13/08/06 21:5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황진미 평론가 안좋아하지만... 이번 평은 좋네요.
사실 이번 설국열차의 경우엔 상징들을 굉장히 노골적으로 깔아놓은 것 같습니다.
평론가들이 내놓는 해석이 큰 이견이 없죠.
절름발이이리
13/08/06 22:23
수정 아이콘
지적인 유희에 그치지 않았다고 하시는데, 하신 얘기는 전부 그것(암시와 비류를 찾고 의미를 해석하는 지적 유희)이네요. 순수하게 극 전개의 기승전결에 고조되고 재미를 느꼈다는 감상이 아니십니다.
저 또한 소재로써의 설국 열차는 흥미롭습니다. 따져보는 재미도 있죠. 그러나 극영화로써의 설국 열차는 별로란 겁니다.
13/08/06 21:55
수정 아이콘
여러모로 좋은 소재를 제대로 못 살린 영화라고 봅니다.

요나 부녀와 나머지 인물간의 관계가 너무 붕 떠있는 상태로 진행되는데 정작 마지막엔 억지로 두 집단을 하나로 합치려 하고(마지막 칸 앞의 뜬금없는 대화씬 하나로 일면식도 없던 두사람이 마지막에 하나의 선택지로 합의한다는건 너무 개연성이 떨어지죠. 심지어 저 두사람 사이에는 제대로된 커뮤니케이션조차 없었는데 말이죠.)

전체적으로 작품 내에서 이런저런 다양한 상징을 보여주는데만 너무 집착해서 인물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는데 실패한 것 같고 그게 전반적인 극의 완성도를 심각하게 떨어트린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봉준호가 감독이 아니고, 송강호가 출연하지 않았다면 이정도 관객 동원은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벨리어스
13/08/06 22:03
수정 아이콘
저는 설국열차를 보면서 해롤드 핀터의 '생일파티' 나 새뮤얼 베켓의 '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부조리극이 연상되더군요.
아이러니와 말도 안되는 상황들의 연속. 영화는 첨부터 끝까지 말도 안되고 모순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설국열차를 보면서 데이빗 린치 감독의 '인랜드 엠파이어' 라는 영화도 떠오르더군요.

애초에 영화 자체가 대놓고 말도 안되는 설정이나 장면들 투성이어서, 오히려 저는 마치 부조리극 한편을 감상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주 간단하고 대표적인 예로 죽었던 프랑코(형 프랑코)가 살아나는 장면을 봐도 이건 도저히 합리와 논리로선 받아들여지지 않는 장면이었죠.

기차 각 칸들이 마치 사이사이의 문들로 단절되있는 각각의 특징이 있는 무대 세트라는 생각도 들었고...영화를 지금까지 서너번 정도 관람하였는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많은 것들을 풀어서 정리하기가 참 어렵군요.
절름발이이리
13/08/06 22:33
수정 아이콘
이 부분이 애매합니다. 그러니까 그런 테이스트가 겻들어져 있는데, 본질적으로 부조리극이라기엔 또 어중간하거든요.
벨리어스
13/08/06 22:37
수정 아이콘
제 느낌상으론 어떻게보면 여러모로 참 희안한? 이상한? 영화라는 생각도 듭니다. (초기에 '뭐라 어떻게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가 힘든 이상한 영화다' 라는 영화평들도 꽤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일단 이것저것 다 떠나서, 개인적으론 이 영화가 정말 마음에 들은지라 이 영화가 극장 상영관에서 내려가기 전까지 몇번 더 감상할 생각입니다. 혹시라도 놓친게 있나 싶어서 더 확인해보고 싶은것도 있고, 확실히 이 영화만의 독특한 분위기에 끌리는 부분은 있더군요.
벨리어스
13/08/06 22:44
수정 아이콘
이건 여담이지만 영화를 보면 해롤드 핀터의 '생일파티' 란 작품이 유독 떠오르던데, 앞칸으로 끌려간 뒤로 신수가 훤해진 보스턴 심포니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제럴드 맥킨스터' 와 비정상적으로 세뇌되어 말이 없어진 사람, 그리고 양복 빼입은 킬러 형 프랑코를 보면 '생일파티' 란 작품과 그 작품 속 인물들이 떠오르더군요. 그러고보니 설국열차의 사건이 일어나는 때가 열차의 18번째 생일날이군요.
13/08/06 23:38
수정 아이콘
상당히 공감합니다.

오랜 SF독자로서 이 작품이 SF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도 몰입이 안되더군요.
원작을 보지는 못했지만 봉감독의 버전은 "우화+환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러가는 관객들은 대체로 장르의 문법을 기대합니다.
공포영화가 공포스럽지 않고 최루성이라면 아무리 심금을 울려도 짜증내는 관객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처음부터 SF적인 내용이라고 회자되었습니다.
위의 댓글을 보더라도 하드SF가 아니지만 SF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발달한 문명의 과학기술은 더 낮은 문명에게는 마법처럼 보인다"는
아서 클라크의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현대과학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요소를 넣었다고 해서 그것이 비과학적이라거나 비SF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전혀 개연성이 없는 상황설정들에 대한 변명으로 이건 단지 SF적인 요소니까
이해해,라고 하는 것 같아 불편합니다.
SF도 문학,영화의 한 장르고 또한 서사상이 있는 장르기 때문에 개연성이 중요합니다.
"시나리오 어떻게 쓸것인가"에 그런 얘기가 나오죠.
본인들이 아무리 대단한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시나리오라도, 맞춤법이 제대로 맞지 않는
작품이 훌륭한 경우는 단 한번도 못보았다,라고.

"개연성의 파괴" 자체가 그 이야기의 성립, 주제의 성립과 밀접한 해체적인 장르라면 몰라도
앞뒤가 안맞는 이야기들이지만 내가 이야기를 전개하기에 편리한 장치니까 그냥 믿고 따라와.
이건 좀 무책임합니다. 그냥 화자 편의주의죠.
거기에 대한 답변으로...

SF라서 그래-->SF에 대한 모욕이죠.(제발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에 SF딱지 붙이는 짓 그만합시다.
그러니까 공상과학이라고 하잖아요. 아직도.)

우화일 뿐이야-->충분히 이해가 갑니다...만 영화의 흐름은 리얼리틱합니다. 상황설정을 제외하면
현실세계의 법칙을 명확히 따르는 실사죠. 우화는 우화의 문법이 있을진대.
그래서 더 헷갈리는 게 아닐까요?

P.S. 추우면 불을 피워야지 왜 열차를 타고 계속 달려야 할까요..흑
커뮤니티에 가면 다들 감독이 내준 숙제하고 있는데.. 이런 질문하면 멍청하다고
놀림 받을까봐 못하겠어요.
quickpurple
13/08/06 23:49
수정 아이콘
리플 정말 고맙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불편함과 지루함의 기저를 못 찾았는데, 어느 정도 해결책의 실마리가 되는 말을 찾은 것 같습니다.
13/08/06 23:56
수정 아이콘
별말씀을요. 장르문법은 제가 집착하는 부분인데, 편협함과 완고함 때문인지 저는 "와호장룡"이나 "다크나이트"같은
수작들을 보면서도 불편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무협 마니아이기도 해서...
13/08/07 00:31
수정 아이콘
문장성분도 안맞는데 대단한 시인으로 인정받는사람이 있긴합니다. 황병승이라고 해체가 주가아니면서도 기존의 시의 문법과 국문법을 완전히 파괴해버렸는데, 시쪽에선 대중성과 인정을 고루받고 있더군요.
13/08/07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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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원래 장르가 다르죠. 물론 서사시도 있지만 대체로 시는 서사장르가 아닙니다.
서사의 개연성을 따지지도 않고요. "시적허용"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
벨리어스
13/08/0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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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제 생각이지만..어떻게 생각해보면 설국열차는 마치 시같은 영화라는 느낌도 듭니다. 은유와 상징때문에 그런건진 몰라도..
페리페테이아
13/08/07 00:16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

특히 1번 5번....
먼저 정말 꼬리칸 사람들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영화 극 초반에 꼬리칸에서 아이를 차출해 나가기에
과거에도 꼬리칸의 많은 아이들이 그런 식으로 차출 되어왔고 당연한 추측으로 그 아이들의 노동력이 기차에 필수적일 줄 알았죠..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정확하게는 최근에서야 엔진 부품이 고장나서 두 아이만 희생되었죠
"사람이 부품으로 쓰인다" 라는 (전혀 충격적이진 않지만) 충격을 극대화 하고 싶었는지
맨 마지막에 커티스가 정신차리게 하는 용도로 밖에 안 쓰이는 덕분에
그야 말로 꼬리칸 전체가 잉여잉여..
바이올린리스트는 관점이 좀 다르다고 보는 것이 그는 차출된 후에 신수가 훤해지면서 다른 사람 즉 그냥 앞 칸 사람이 된 거죠..
기차의 핵심이 아니더라도 식물칸에 일꾼이라던지 앞칸 사람들의 청소부라던지.. 혹은 도끼 부대가 실은 세뇌당한 꼬리칸 사람이라던지...
꼬리칸에 대한 설명을 더 해주면서 존재의 이유가 꼭 있어야만 했어요.

지금은 무임승차한 사람들을 먹여주고 재워주는 자비로운 윌포드님 이란 말에 반박할 근거가 없어요..

그리고 가장 문제는 5번...
결말이 황당무계한 것은 뜬금없는 코카콜라가 아니라 밖으로 나가야만 하는 이유의 부재죠..
송강호가 북극곰을 미리 봤다고 해도 대체 뭐가 달라지죠?
북극곰도 살 수 있으니 인간도 살 수 있다 란 명제를 바라나 본데 그 사이에 간격이 너무 크지 않나요?;;;
그전까지 창밖으로 눈만 쌓인 풍경들만 보여주다가 쌩뚱맞게 (10년 동안 뭐가 달라진 건지 관객들은 모르겟지만) 이제 눈이 조금 녹았으니 밖에 나가서 살자~?!
남궁민수를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또 한 가지가
문 만 열면 어떻게 내리죠??....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리면 죽는다는 사실은 sf 도 판타지도 아닌 그냥 상식인데,,,,
왜 기차의 엔진이 아닌 문을 열자는 주장으로 커티스와 말싸움인지...
결국 영화가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남궁민수의 주장일 텐데
이 주장이 이유도 근거도 과정도....... 아. 무. 것. 도. 없어요.
이유가 무너지니 결말이 무너지고 영화가 무너지고......

분명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는 하는데...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을 만큼 비유하는 것들이 엄청난거 같긴 한데...
그래도 이렇게 좋은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밖에 못 써먹나 싶어서 화가 나네요...
이게 뭐야 대체...
13/08/07 00:38
수정 아이콘
나가고 싶은 욕구는 충분하게 보여줬다고 봅니다. 흙을 요나에게 보여주면서 이런걸 밟고 살았다고 말하는 장면과 아마 연정이 있을거로 추측되는 이누이트여성을 요나에게 보여주는 장면만으로도 나가고싶은 욕구는 충분히 설득력있지 않나 싶습니다. 십오년간 갇혀산 오대수나 십칠년간 기차에 갇힌 남궁이 크게 다르지않죠.

그리고 이누이트족이 내린적이 있는걸로봐서 가능하다는 설정입니다. 기차가 멈추면 내려갈만한 위치가 있을수있죠. 다만 위치가 좋지 않았을뿐
페리페테이아
13/08/07 00:52
수정 아이콘
음 그러니까 제가 말하고 싶었던 점은 밖에 나가고픈 이유라기 보다 밖에 나가도 살 수 있다는 이유가 부족하거든요..
그러니까 남궁민수은 문을 부수고 밖에 나가고 싶은건 알겠는데 그 이후가 관객에게 납득이 안되죠
문을 열어도 내릴 수 있는 방법도 부족하고 (교사가 7인의 반란? 을 설명하며 기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갔다고 자막이 써 있었던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네요..)
눈이 조금 녹았다고는 하지만 지금 밖에 나가서 살 수 있는 방법도 안 보여주고
대책도 없이 그냥 문만 열자 라는건 이누이트족의 반란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거든요...
개망이
13/08/07 00:59
수정 아이콘
현실성과 개연성은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비현실적인 무대는 배경으로 수용할 수 있지만, 그 위에서 펼쳐지는 개연성 없는 이야기는 수용하기 힘들죠.
jerrys님 말씀이 가장 동감이 가네요.
13/08/07 02:57
수정 아이콘
열차는 방주인 동시에 이상향입니다. 정지된 세계 속를 어떻게든 뒤엎어야겠다는 추동에 커티스는 반란을 일으키죠. 헌데 그래봤자 바뀌는 건 또 다른 체제, 또 다른 노예도덕 밖에 없습니다. 기독교적 노예도덕이 기독교를 극단적으로 비판하던 맑시즘에 의해 계승된 것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길리엄과 윌포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러가야할 정지된 체제를 강변하구요. 그리고 이 지점에 크로놀이 있습니다. 크로놀은 크로노스, 시간이죠. 역사가 종결된 시점에서 도래하는 이상향에 있어, 현상을 유지해야하는 방주에게 있어 크로노스/시간이란 이상향의 파괴를 뜻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똘이아버지님께서 말씀하신 프로메테우스의 메타포로서 남궁민수가 있는 것이구요. 그러나 크로놀에 의해 전복된 세상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란 많지 않습니다. 작살난 기차에 나온, 요나의 절망적인 얼굴이 괜히 클로즈업 된 게 아니죠(마지막 순간, 달달한 피아노음과 함께 보이는 북극곰은 제게 그리 중요해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이것이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를 통해 의도한 것일 겁니다. 소재가 다를 뿐,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판 나우시카가 갖는 주제의식과, 근본적인 의문점은 동일해뵙니다.

그러나 주제의식만으로 좋은 영화가, 좋은 서사 예술이 되는 건 아니죠. 매트릭스2도 주제의식은 좋습니다. 다만 두시간 동안의 액션 영화와 십분 간의 설교는 설정 놀음이라며 귀엽게 받아들이긴 어려운 수준이죠. 일전에도 쓴 표현이긴 하지만, 정신현상학 강독회 촬영 비디오가 좋은 영화가 될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예전에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높이 평가하지 못해 안달하는 분들을 보면서도 느낀 아쉬움인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과, 그 주제의식을 함의하는 영화내 지엽적인 소재와 장면들은 영화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그게 얼마나 서사 속에 녹아들어 관객을 설득할 수 있느냐가 진정 중요한 것이죠. 설국열차에 숨은 이러저러한 설정들과 메타포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분명 재미있는 작업이고, 타당성만 검증 된다면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 있는 작업이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이 설국열차를 좋은 영화로 만들진 않습니다. 의도가 제 아무리 좋아봐야 전달되지 않으면 수단은 저평가 되는 것이며, 이때 그 수단에서 의도의 흔적을 읽어낸다고 해도 수단의 합목적성은 변하질 않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정신현상학 강독 비디오가 좋은 영화가 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리고 헤겔의 위대한 사상을 논하는 것은, 해당 비디오가 좋은 영화임을 말하는데 그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습니다.
라방백
13/08/07 03:54
수정 아이콘
저도 이 영화는 SF이야기가 아니라 SF소재를 차용한 우화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따라서 SF적인 당위성은 당연히 이야기 하기가 좀 그렇고 수많은 은유된 상징들은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구요..
저는 아는게 많지 않아서인지 잘 보이진 않더군요;;

애당초 기차가 원작 소설에서 가져온 설정인데 원작의 기차는 길이가 무려 1000량이 넘고 기차 밖으로 사람들이 자주 오락가락합니다.
영화에서 기차 내에 많은 인원이 매우 오랜기간이 생존가능한 거대한 시스템이 있음에도 이를 잘 드러내지 않는것과
기차의 밖으로 절대 나가서는 안되는 금기가 있는 것 같아 보이고 외부와 단절이 크게 느껴지는것도 의도된 것이라고 봅니다.

영화내에서 제가 불만을 가진 부분들은 커티스의 문들앞에서의 간 독백은 이후 윌포드와의 대화를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었지만
이전의 장면들에서 3번은 설명할 기회가 있었는데 왜 굳이 영상도 아니고 마지막에 몰아서 설명해야 했었나?
열차 앞으로 이동하게 되는 인원들은 핵심 3인을 제외하고는 마지막 다리에 도착하기 모두 죽는데 죽는 위치가 왜 한정적인가?
(5명이 10개가 넘는 칸을 지나면서 죽는데 죽는 장소는 물과 관계된 단 2개칸입니다 의도적일수는 있겠지만 같은칸에서
여러명이 죽으면 각 인물의 죽음에 집중하기가 어렵고 반대로 이미 지나온 칸들에 대한 이미지도 약해지게 마련이죠)
마지막으로 봉감독님이라면 생존자에 대한 복선도 제시를 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그런건 없더군요.

사실 이 영화에서 제가 관심을 가지고 보았고 뭔가 이상하다는걸 느끼고 영화를 본 후에도 오래도록 고민한 주제는
"각 등장인물의 모든 행동은 누구의 의지(혹은 의도)인가?" 였습니다.
예를 들어 마지막칸 열차의 사람들이 살고있는건 자신의 의지때문일까 아니면 윌포드의 의도때문일까?
커티스가 반란을 주도하고 열차 앞으로 가고자 하는데 어디까지가 커티스의 의지이고 어디까지가 윌포드의 조종일까?
반란 이전에 앞칸으로 이동했던 사람들(양갱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부품의 아이)은 정말 자기 의지로 그 역할을 하는것일까?
남궁민수가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것은 자신의 생각일까 아니면 남궁민수 부인의 생각일까? 등등
어느 하나 명쾌한 답을 주는것이 없더군요..
브릿츠
13/08/07 08:48
수정 아이콘
괴물에서도 가족간의 관계가 전혀 납득 안되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뭐랄까 봉감독님은 너무 디테일에 신경쓰다가 큰 줄기를 놓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영화도 그래요. 사람이 잔뜩 나오는 영환데 정작 영화내에서 사람냄새가 안나는...
조현영
13/08/07 10:37
수정 아이콘
완성도가 조금 만 더 높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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