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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30 13:25:24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아버지, 저에게 평영 왜 그렇게 가르쳐 주셨어요?...예?
유부남 아저씨들만이 가질 수 있다는 전설의 D자형 몸매…최근까지 저의 몸매가 점점 이 D자형 몸매가 되 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D자의 곡선 부분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게 점점 부풀어 오르면서 나중에는 정말로 Times New Roman 글꼴의 완벽한 D자형 형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마눌님께서 “더 이상 새 옷의 구매는 없다. 기존의 바지가 가랑이가 찢어지든 말든 상관 안 함!”을 선언하시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지난 주부터 동네 호텔의 수영장엘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수영 강습도 같이 받기로 했고요. 지난 주에는 자유형과 배영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자유형은 좀체 속도가 나지를 않습니다. 같이 배우는 아주머니들은 쑥쑥 잘만 나가는데 왜 저만 그렇게 느린지…

강사 선생님 말로는 배영도 허리를 들지 않아서 자꾸 엉덩이가 가라앉는다고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평영 발차기를 한다고 하더군요. 무어라 “평영이라고라고라!”…”평영”이라는 말에 저의 두 눈에는 갑자기 없던 총기가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영법은 몰라도 평영 만큼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배웠기 때문이었죠…

벌써 30년도 더 된 얘기지만 아버지는 어렸을 때 시간이 나면 저희 형제를 데리고 바다로 가셨습니다. 그 당시 제가 살던 곳에는 근처에 수영장이라고는 없었기에 수영을 배우려면 무조건 바다로 가야만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바닷물이 허리쯤 올라오는 곳에서 저희 형제들 배를 받쳐 주셨고 저희 형제는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시는 대로 평영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운동 신경이 둔해서였는지 결국 아버지가 가르쳐 줬던 유일한 영법인 평영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하고 어린 시절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옛날 생각이 나서 수영 강사에게 평영은 어렸을 때 배워서 좀 할 줄 안다고 했더니 한 번 해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렸을 적 아버지가 가르쳐주신 대로 자신 있게 평영을 시전 했는데 강사가 웃음을 참는듯한 표정으로 어디서 배운 영법이냐고 묻더군요…--;;;

수영 강사가 가르치는 평영은 뭔가 이상했습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한테 배운 평영이 아니더군요. 아버지는 그냥 다리를 모았다가 일자로 쭉 펴는 식으로만 얘기하셨는데 수영 강사는 일단 다리를 모으면서 발 뒤꿈치를 안으로 당기고 발가락이 있는 쪽을 바깥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다리도 일자로 쭉 차는 것이 아니라 삼각형 모양으로 바깥으로 찼다가 나중에 일자로 모으라고 했습니다.

발 동작뿐만 아니라 팔 동작도 아버지가 전수한 평영과 수영 강사가 가르치는 평영은 전혀 달랐습니다. 아버지는 팔을 앞으로 폈다가 좌우로 나란히 하듯이 옆으로 쭉 물을 당긴 다음 가슴으로 팔을 모았는데 강사는 팔을 앞으로 뻗은 상태에서 어깨 넓이보다 약간 넓은 정도로만 뻗었다가 기도하듯 턱 밑으로 팔을 모으라고 하더군요.

저희 아버지는 도대체 어디서 배운 평영을 그리도 자신 있게 아들들에게 가르치셨던 걸까요?...오는 주말에는 아버지 댁에 들려서 식사나 같이 하면서 그 때 우리에게 가르쳤던 그 평영은 도대체 누구한테 배운 평영이었는지 따져 물을 생각입니다…아버지한테 평영 배우면서 제대로 못한다고 그 많은 구박을 받은 게 너무 억울해서요…


뱀 다리: 수영이라는 운동이 다 좋은데 딱 하나가 안 좋습니다…수영장 물을 코로 입으로 아무리 들이마셔도 갈증이 가시지를 않아요…--;;;



마음만은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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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30 13:26
수정 아이콘
근데 평형이 아니라 평영 아닌가요^^;;;?
13/07/30 13:28
수정 아이콘
평영으로 알고 있는데 평형으로도 쓰나요? 처음알았네요
감모여재
13/07/30 13:28
수정 아이콘
평영이 맞을겁니다.
13/07/30 13:28
수정 아이콘
자유형 (Freestyle)
나머지는 전부 영 영법이니까요
하늘하늘
13/07/30 13:32
수정 아이콘
맞춤법에겐 왕도가 있지만 수영에 뭐 왕도가 있나요. 물에만 뜨면 그만이죠.
아버지께서 자식에게 수영을 알려주는 행운을 얻는 아들이 몇 있을까요?
조금 촌스런 영법이라고해도 Neandertal이 물을 무서워하지 않도록 해주신것만으로 멋진아버지 등극이네요 ^^
Neandertal
13/07/30 13:34
수정 아이콘
다 수정 했습니다...이거 원 부끄러워서...--;;;
하늘하늘
13/07/30 13:40
수정 아이콘
크크 피지알 글쓰기하면 어쩔수 없어요. 감당하셔야됨 ^^
sisipipi
13/07/30 13:40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도 수영에 왕도는 없다고... 제대로 배워도 몸이 이상한 자세로 익어버리면 소용이 없더라구요. 그냥 수영할 줄 아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ㅜㅠ
13/07/30 13:45
수정 아이콘
원래 바다수영이라고 어떠한 영법으로 규정짓지 않는 수영법이 있긴합니다..

특히 뱃사람분들이 하시는게 바다수영이죠.. 평영하고 비슷하긴한데 많이 다릅니다.

속력 따위는 버리고, 힘을 최대한 빼고, 최대한 오래 물위에 떠서, 부유물을 찾거나, 수신호나, 플래쉬, 고함등으로 구조요청을 할수있는 살기위한 영법..

그야말로 생존의 수영이죠..

아마도 그것을 가르치신게 아닐까 싶네요
一切唯心造
13/07/30 13:45
수정 아이콘
저는 물에 빠져 허우적대던 경험이 있어서 수영을 못합니다
물에 뜨는 것만으로도 부럽네요 흐흐
천진희
13/07/30 13:48
수정 아이콘
뭐든 어떤가요 크크크 아버지와 그런 추억이 있다는 게 참 부럽네요~
강동원
13/07/30 13:51
수정 아이콘
평영을 배우고 싶으시면 해병대 전투 수영을 한번 해 보시는게...
모래 바닥에 배깔고 구령에 맞춰 동작 하나하나 끊어가며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삑! 삑! 삑 하면 촥! 촥! 촥!
파라돌
13/07/30 13:53
수정 아이콘
바다에서는 파도때문에 평영을 fm대로 하면 발 헛차기도 하고 그러죠
평영비슷한 발차기에 자유형 팔, 고개들고 수영하면 앞에 시야도 잘 보이고 기타등등
바다수영에서 유용하게 쓰일만한 수영법이 있긴한데 아마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추측합니다.
팔모양은 저렇게 하면 확실히 고개가 더 많이 들릴듯 하구요.
13/07/30 14:06
수정 아이콘
이번에 세계수영선수권이 꽤 재미가 있었다고 하는데 무슨 다이빙에서
멕시코선수가 4바퀴이상을 돌고 더 이상 중국 전유물이 아니라고 하네요.
또 호주 100미터 여자 선수가 186cm 그 거구로 1초 이상으로 우승하고
누구냐 일본의 175cm인 어떤 남자 선수가 여기 저기 종목마다 메달권따고...
박태환선수 어여 돌아오세요. 참고로 400m는 쑨양이 금메달
앞에 말한 일본애가 은메달 땄다네요.
심심합니다
13/07/30 14:22
수정 아이콘
위에 다 나온이야기지만 수영장 수영하고 바다 수영하고는 좀 달라요. 바다에서는 눈에 물들어가면 눈뜨기가 어렵고 파도가 있기 때문에 물먹기도 쉽고... 그래서 항상 머리를 좀 많이 내놓고 수영을 해야죠. 스피드나 자세 포기하더라도요. 그래서 그렇게 알려주신걸껍니다.
13/07/30 14:34
수정 아이콘
D형 몸매가 되면 아기가 안겨서 편안해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포기(?)
amoelsol
13/07/30 14:43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러다가 스트레스와 과로로 어느날 갑자기 쓰러져 죽겠다 싶어서 작년 겨울부터 드문드문이긴 하지만 수영을 배우러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영 시작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녹내장 진단이 똭, 얼마 전에는 접영이 제법 재미있다 싶을 때 허리디스크 진단이 똭. 왜 건강해지지는 않고 이러나 싶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야지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영업부진으로 다니던 수영장이 한 달 뒤에 문을 닫는다고 하네요. 수영이 나랑은 상성이 안 맞는 건가. T.T

저도 아버지에게 동네 못에서 평영을 배웠는데요(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아버지도 평영만 하실 줄 아셨던 것 같아요), 이번에 배우면서 팔다리 타이밍과 동작이 정석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영 할 때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네요. 여름이면 충무김밥 사들고, 아버지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매달려 못으로 수영하러 가곤 했는데.
13/07/30 14:44
수정 아이콘
사실 옆에서 눈대중으로 평영을 배우게 되면 다 그게 되지요 크크
저도 처음에 평영을 눈대중으로 그렇게 했는데 팔로 추진력을 얻는 것이 90% 발로 10%가 되는 영법이 되어서 그렇게 쭉 몇바퀴 돌고나면 팔 근육이 장난아니게 땡땡해져서 제대로 운동한듯한 기분이 들지요.
근데 제대로 영법을 고치고 해보니 팔이 10%고 발이 90%인, 팔은 그저 숨쉬기 위해 빼꼼하기 위한거란걸 뒤늦게 알게 되어서 저도 그동안 했던 평영은 뭔가 싶었던 기억이 있네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평영은 어렸을 때 우리 어머니께서 바닷가가서 헤엄치던 영법이었던겁니다 크크
산으로오르는 연어
13/07/30 15:18
수정 아이콘
윕킥?웨지킥인가요??? 이제 수영9개월차인데(물론 저녁반이라 반정돈 안가지더군요)
결국 얼마나 힘을 많이빼면서 가볍게 수영하느냐가 관건이네요... 영법이나 킥따윈 신경쓰지 말고요 우린 선수가 아닌 생활체육을 목표로하는것 아닙니까??
이쪽에서 저쪽으로 가기만 하면되죠!
혹시 이번 세계선수권 중계햐주나요???? 아무리 찾아도 못찼겠네요
SugarRay
13/07/30 17:19
수정 아이콘
평영 중에 그렇게 가르치는 분도 있습니다. 손은 모르겠지만 발은 다를 순 있어도 틀린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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