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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29 21:19:24
Name 쌈등마잉
Subject [일반] [음악편지] 브로콜리 너마저 -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넬 - 부서진 입가에 머물다

[음악편지] 브로콜리 너마저 -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넬 - 부서진 입가에 머물다


늪에 빠진 널 보고 손쉬운 위로를 내밀다, 거절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난 너무 쉽게 '이해'라는 말을 했고, 넌 내게 타자의 깊이를 절감하게 해주었다.

너에게 육박하고 싶었던 나의 간절함은
너를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이해를 하고자 하는 나의 진심을 끌어 던졌고,
너는 그 진심을 쥐었다. 

일상을 공유하게 된 우리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지 못하던 깊이들을 절감하게 되는 날들이 오곤 했다.
그럴 때,
나는 내 방에서 이 노래를 들으며 너를 생각했다.

"정작 힘겨운 날엔 우린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만을 하지.
정말 하고 싶었던 말도 난 할 수 없지만"



 

-------------------


 


어쩌면 우린,

'천마디 말보다 편히 쉴 수 있는 어깨'가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마주 앉지 않고, 곁에 앉았다면 온기가 깊이를 덮을 수 있었을까.

어쩔 수 없었던 거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어쩔 수 없었던 걸까.


사랑한다는 말로 위로가 되는 관계를 만날 수 있기를,

더 깊은 수렁에 빠져 있을지라도, 그럴 수 있기를.


 

 


==============================




노래 속에 네가 보인다.


소리가 보인다

비처럼 내리던 너의 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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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로와
13/07/29 21:48
수정 아이콘
추천
13/07/29 22:10
수정 아이콘
추천!
돌고드름
13/07/30 00:14
수정 아이콘
브콜너 노래 중에는 '서로를 위로할 수 없다'는 내용의 가사가 참 많아요.
그 일관된 정서 때문에 듣다가 철렁하는 순간이 많았어요. (반면에 내 속에 고고한 슬픔이 있는 것 같아서 약간 우쭐할 때도 크크)
쌈등마잉
13/07/30 01:00
수정 아이콘
공명이 가능하기 위해서 경험이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노래를 처음 접했을 때는 공감되지 않았는데, 제가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아프게 다가오더라고요. 그 어쩌지 못함 때문에 많이 슬펐고. 브로콜리 너마저는 아프게, 철렁이게 다가오면서도- 많은 위로가 됩니다.
Idioteque
13/07/30 00:23
수정 아이콘
이런 날 안아줘. 아무 말 말아줘.
수많은 말로 날 위로 안 해도 돼. 이젠 다 익숙해.

가사 좋네요. 김종완은 계속 이런 감성이었으면 좋겠어요.
쌈등마잉
13/07/30 01:03
수정 아이콘
저를 가장 많이 울렸고, 또 그 만큼 저를 많이 위로했던 음악이 넬의 음악이예요. 특히 초기, 중기작들이 그렇죠. 김종완은 사랑의 폭력성을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는 뮤지션 같아요.
누렁이
13/07/30 02:03
수정 아이콘
두 곡 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곡이네요.
개인적으로는 넬의 "Healing Process" 앨범을 굉장히 좋아해서, 넬의 음악은 힐링이다, 항상 되뇌이고 살았는데.
최근에 '힐링'이란 단어가 이상하게 쓰이는 것 같아서 슬픕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쌈등마잉
13/07/31 00:05
수정 아이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군인동거인
13/07/30 09:25
수정 아이콘
두 곡 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곡이네요.(2)
두 곡 다 공연 했던 곡이기도 하고...하하
쌈등마잉
13/07/31 00:07
수정 아이콘
공연을 하셨군요. 멋지십니다. 저도 음악을 좋아해서 공연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악기를 배워보니 노재능이라.

브로콜리과 넬이 있어 너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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