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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15 04:50
얼마전의 OrBef님의 글에 이은 유사과학 주제의 글이군요.
저도 이 주제를 참 좋아하는 편인데, 잘 정리해서 쓰기에는 지식이 부족해 늘 이렇게 구경만 합니다.
13/07/15 04:56
이 주제에 관련된 좋은 책이 시중에 많이 나와서 저도 그런 책들 몇 권 읽으면서 어깨 너머로 배운 것들을 풀어서 써봤습니다.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을 사족으로 몇 개 더했지만요.
13/07/15 05:10
과학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이 과거에는 철학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전문가 집단의 검증 시스템 통과 여부로 완벽하게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직관만으로 이건 과학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든다면 과학이 아니라고 판단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동어반복적인 이야기였네요. ^^;;
13/07/15 06:37
전혀 다릅니다. '종교가 과학이론과 비교하려고 하니 유사과학'이라고 하시는 논리 자체는 매우 타당한데,
과학이론과 비교하려고 하는 주체는 '창조론'이 아니고 '창조과학'입니다. (창조론과 창조과학은 동일개념이 아닙니다.)
13/07/15 07:24
과학적 검증을 끝마친 대상에만 과학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진다고 보았을때 창조과학도 옳은 이름은 될 수 없죠.
창조론과 창조과학은 동일개념이 아니지만 창조과학이 창조론과 과학중에 어느쪽에 가깝냐 하면 창조론이니까요. 일반인의 입장에서 창조론과 창조과학을 동일시 해도 별 문제는 없습니다. 아니면 창조설이라고 부르던지요.
13/07/15 09:16
1.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 내에서도 적지 않은 수를 차지하는 기독교인들(제가 알기로는 개신교인들 뿐만 아니라 아마도 천주교인들까지)은 대부분 그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든지 간에 '창조'라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라는 대전제에 동의하지 않는 개신교인들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창조'에 관한 종교적 담론의 영역을 '창조론'이라고 부릅니다.
2. 즉, 창조론은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의 신앙의 기초가 되어 있습니다. 창조과학을 창조론과 동일시하여 이야기한다면 그 많은 사람들이 전부 창조과학이라는 이상한 것을 믿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3. 창조과학은 창조론의 굉장히 극단적인 형태에다가 어설프게 과학을 접목해보려고 했던 시도의 결과물이고(물론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사과학으로 분류되고 있죠) 주류 기독교계(개신교계, 천주교계 공통)에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는 개념입니다. 4. 창조과학이 과학이 아니라서 창조과학이라는 호칭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생각은 충분히 긍정할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창조과학 대신 창조론이라고 부르는 것은 또다른 오류와 오해를 만들어냅니다. 지들이 이름을 창조과학이라고 붙였으니, 그냥 창조과학으로 부르면서 '저건 과학이 아니고 유사과학이다'라고 대차게 까는 걸로 만족해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혹은, 그래도 창조과학이라고 불러주기 싫다면 '창조유사과학'이라고 부르시는 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13/07/15 09:54
애초에 창조론이 과학적으로 까이니까 '그럼 어떻게든 과학적으로 창조론을 검증해보자!'라는 취지에서 나온게 창조과학이고 창조론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신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대전제는 똑같이 공유되는데 과학의 입장에서 지적할 부분은 바로 그 대전제죠. 기독교인들이 창조론은 믿지만 창조과학은 믿지 않던 창조론과 창조과학을 둘다 믿던 과학의 입장에서는 둘다 논파대상이므로 별 상관이 없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창조론 역시 부적절한 호칭임은 마찬가지고 창조신화 혹은 창조설화 정도면 적당하다 생각합니다. 종교계에서 창조론이란 이름을 붙이고 나니 신화가 이론과 동등한 위치에 서게된걸 보면 창조과학이란 이름을 계속 쓰다보면 언젠간 정말 진짜 과학과 동등한 취급을 받을 지도 모르겠네요.
13/07/15 10:03
1. 역시 잘못 알고 계시는 부분들인데, 우선 창조론의 '론'은 Theory(과학 등의 이론)가 아니고 Doctrine(교리이론)입니다. (창조론=Doctrine of creation) 기독교 체계 안에서 예수에 대한 교리를 '기독론', 구원에 대한 교리를 '구원론'이라고 부르듯 창조에 대한 교리를 '창조론'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창조론이 과학과 대등한 지위를 가지려고 '론'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2. 또한, 과학은 '신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라는 대전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논파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그 대전제가 과학과 충돌하는 지점이 하나도 없으니까요. 창조과학류의 근본주의적인 접근들이 과학과의 모순점이 있으니 그 부분이야 얼마든지 논파할 수 있겠죠.
13/07/15 10:38
1. 그러니까 Doctrine of creation이 어째서 창조論이 되냐는게 제 질문의 요지입니다. 과학과 대등한 명칭을 붙여놓고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는 창조론vs진화론 떡밥아닙니까.
2. 종교가 종교 자체로만 존재하면야 당연히 기독교의 대전제는 과학과 충돌할 일이없죠. 문제는 어느 한쪽이 다른쪽의 영역을 침범하려 하는 것이고요.
13/07/15 10:39
1. 말씀드렸듯이, (과학이론이 아닌) 교리이론으로서 기독론, 구원론 등과 같이 창조론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2. 그러니까 그 '침범'의 범인은 창조론이 아니고 창조과학이니, 창조론으로 확장시킬 필요 없이 창조과학을 가루가 되도록 까면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13/07/15 19:08
일반대중에게는 한의학이 먹힌다는 거죠.
여기 pgr은 공대생 사이트로 분류될 정도 인지는 모르겠으나, pgr에서는 한의학이 유사과학으로 취급되는 것이 정론인듯.. 한의학을 아에 메이지유신처럼 국가에서 합당한 근거를 대어서(혹세무민? 실제인지는 따져봐야 하겠으나) 없애는 것이 좋을 듯 한데, 일반대중에게 너무나 잘 먹힌다면 없애기는 힘들겠죠(한나라당이 아무리 쉰 소리를 해도 대중에게는 통하듯이..) 게시판을 보면 pgr은 대부분 친 민주당계열인 듯 보이는데(적어도 한나라나 민노계열은 아닌듯 하니), 대부분의 분야에서 소수파로 분류될 분들이 모인 듯 합니다 흐흐
13/07/15 06:30
근데 뭐 이런 이야기 자체가 어느 정도는 빈약성을 가질 수 밖에 없죠. 과학자가 과학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과학이고, 과학자는 과학을 하는 사람이므로, 결국 과학과 과학자가 순환적으로 논증되어버립니다.
- 과학이 뭔가여? 먹는 거임? - 노노 내가 하는 게 과학임. - 님이 과학자인가여? - 응응 - 왜여? 근거가 뭐임? - 과학을 하니까. - !? 고추먹고 맴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한다면, 그건 전제가 있기 때문이죠. <과학계>의 지위는 굳건하여 무너질 일이 없다는. 틀린 말은 아니나, 논증에서 내적으로 추출되는 건 아닐 겁니다. 일종의 외삽이죠. 게다가 이런 외삽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고요. 그 중 하나가 우리가 지금 과학으로 인정하는 학문 중 처음부터 과학으로 인정 받았던 것은 드물다는 것이죠. 과학의 범위도 조금씩 다르고요. 정말 보수적인 관점을 취하는 사람은 생물학조차도 과학의 범위에서 제외하고, 꽤나 나이브한 사람은 인문학을 인문과학이라고 하여 과학의 범위로 포괄하니까. 또한 새로이 등장한 분석이나 교설이 과학이나 아니냐 역시 이러한 논의만, 그러니까 당장의 과학자들의 합의만 갖고는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도 하고요.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이 사이비 과학으로 몰락하게 되는 비극적인 마무리를 예상하고서 연구를 시작한 건 아닐 테죠. 나름대로는 이것이야말로 진짜배기 과학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 당시에는 과학으로 받아들여지는 낌새가 있을 것 같기도 했을 테고요. 다만 사후적으로 과학의 영역에서 도태되었을 따름이고요. 어떤 경우, 아니 많은 경우 (과학적) 합리성은 시간이 지나야 제 구실을 하고, 당장 결론을 낼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거죠. 결국 과학철학 담론의 생명력과 무관하게, 무엇이 과학인지에 대한 것은 항상 논쟁적인 주제라고 봅니다. 현실이 그러니까요.
13/07/15 06:36
각종 유사과학류를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왜 이런글에 말할 수 없는(?) 반감이 느껴지나 했더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뭔가 나쁘게 보면 절대적으로 억누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희안하게도 이런글에 의심 아닌 의심이 드는군요. 글내용과 반대되게... 이 글이 과학이 아니거나(?) 제가 과학자의 입장에서 유사과학인가 봅니다(?)
13/07/15 06:44
뭐 개인적으로는 무엇이 과학인지 완벽하게 변별할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보니 <권위>와 <다수론>에 기대게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다행히도 그 권위와 다수론 자체가 과학을 지향한다는 성격상 단순히 힘에 의한 억누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적 엄밀성>을 지향하다보니 그에 의한 판별이 99%, 혹은 99.99%의 정확성을 보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나머지 채워지지 않는 미미한 부분들이 때로 우리에게 과학이 뭐고 과학자는 뭐며 학적 엄밀성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게 만들죠.
13/07/15 11:10
외삽이라기 보다도 저널에 실리느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보시면 좋겠네요. 앞으로 마르크스주의나 정신분석학처럼 어떤 천재 한 명이 나타나서 내가 과학적 방법으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주장으로 세상을 들썩거리게 하거나 그것 때문에 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토론하게 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면... 이제 과학이 그럴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으니까요.
13/07/15 11:23
글쎄요. ^^;; 합의가 필요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메타적 논의도 과학이 무엇인가 정하는데 끼어들 수 없을 겁니다.
13/07/15 11:45
모두 합의하고 있기 때문에(최소한 과학계가) 끼어들 수 없는 것이죠. 결국 판정 기준은 과학계의 합의가 됩니다. 그러나 거듭 말했듯이 그것이 과학의 내재적인 완결성에서 연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흔들릴 일은 없지만 파고들면 좀 빈곤해뵈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죠. 무엇이 과학이고 무엇이 과학이 아닌지에 대해 완벽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난 과학을 하니까 과학자인데, 내가 하는 게 과학이다...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니까. <나>가 <우리>로 등치되었을 따름이죠.
13/07/15 11:52
조금 더 구체적인 기준은 저널에 실릴 수 있느냐로 삼는다고 써놨는데, 아마 과학 저널에 실리는 논문은 앞으로도 계속 과학 분야에서 일정 이상의 학위를 받고 체계화된 시스템에서 나온 것들만 있을 겁니다. 그것들만 과학인 셈이죠.
13/07/15 12:00
저도 99% 동의하며 유사과학이 일반적으로는 현혹하는것이 사실입니다만 누가 과학을 그렇게 규정했나요?
어쩌면 '오히려 과학계의 절대다수가 참여하는 체계에 부합하는 것만이 과학이다' 라는 것을 일반 시민에게 주입하고 강요하는 것이 아닐까요. 꼬우면 우리 시스템에 참가해서 검증받아라. pgr 에서든지 이 글에서든지 이런 의견(+공격)이 많이 보여서, 또한 궁금해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13/07/15 12:07
"어쩌면 '오히려 과학계의 절대다수가 참여하는 체계에 부합하는 것만이 과학이다' 라는 것을 일반 시민에게 주입하고 강요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 문장이 많은 유사과학이 쓰는 논리죠. 과학자들은 본인이 하는 일이 과학인지 아닌지 별로 의심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한테 자신이 하는 일이 과학이라고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유사과학이 과학이라고 주장할 때 열받아 할 뿐이죠.
13/07/15 12:09
유사과학이 쓰는 주장, 논리라고 해서(사실 이렇게 주장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안찾아봐서) 물론 믿음이 안가는건 사실이지만 이 말에 대해서는 딱히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과학이란 현대과학체계에 참여하는 것만이 과학이다(?). 과학은 반드시 검증가능하여야 란다 라던지, 그런 전세계적(?) 합의가 역사적으로 있었습니까? 그게 궁금할 뿐입니다.
13/07/15 12:08
저널 등재 여부 자체가 결국은 과학계의 합의에 의한 것이고, 말인즉슨 동어반복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 그것이 과학적 연구인 이유는 무엇인가? - 과학에 대한 전문성이 충만한 과학자들이 이것은 과학적 연구라고 인정하여, 과학적 권위를 갖춘 저널에 논문으로 등재시켰기 때문이다. - 결국 뭐가 과학인지는 독립적인 기준은 없고, 그저 과학계가 합의하냐 마냐, 인정하냐 마냐에 달린 건가? - 뭐 좀 더 부연할 게 있지만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렇다. 저게 허술하다거나 유명무실한 체계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위에 말했듯이 거의 100%에 수렴하는 정확성을 보일 겁니다. 다만, 제가 문제삼고 있는 건 과학이라는 영역의 설정은 내재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게 아니라 아카데미적 권위와 다수론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자연 엄밀한 의미에서는 <과학이 뭐고 비과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의 여지를 원천 봉쇄하는 건 불가능하고요. 그저 <엄밀한 의미에서의 원천 봉쇄>가 현실적으로 크게 요구되지 않을 따름이죠. 그렇게 하지 않아도 과학이라는 체계는 굴러가고 대부분의 유사과학이나 비과학적 영역은 분별 가능하니까요.
13/07/15 12:37
이게 과학이고 저건 과학이 아닌데 저널 시스템이 그걸 분별해내는 것이 아니라 저널 시스템이 분별해낸 것을 과학이라고 부른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고요. 과학이라는 분야가 가지고 있는 어떤 내재적 속성이 존재해서 그걸 찾는 작업 자체가 과학에 대한 오해 중 하나라는 것이죠.
13/07/15 23:50
그러니까 결국은 동어반복인 셈이죠. 과학은 저널시스템이 분별해 낸 거고 저널시스템은 과학자들의 권위가 지탱해주고 과학자들은 과학을 하니까 과학자..
어떤 식으로 말해도 과학의 지위가 순환논리적으로 구축된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습니다. 저널시스템이 무슨 형이상학적 실체도 아니고 과학자들의 권위와 인정과 동의로 지탱되는 것인 이상 그 자체로 <절대적 보편타당>을 획득할 순 없죠. 다만 그 정도만으로도, 굳이 절대적 보편타당이란 것에 얽매임 없이 과학이란 시스템은 굴러갈 뿐이죠.
13/07/15 07:00
결론에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의 원리도 한세기전이나 지금이나 과학자들에게 과학적,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특성인건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실험들이 이걸 부정하지 못했죠.
13/07/15 07:03
그 '수많은 실험들'이 바로 본문에 나오는 Peer Review입니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본문의 논리에 의하더라도 충분히 과학입니다.
13/07/15 07:22
결론 1,2만 보면 직관적으로 의심이 되면 과학이 아닌게 되버리니까요; 전체적인 글의 논지는 알겠으나 결론1,2는 제대로 도출해내지 못하신듯 해요 글쓴분께서.
제작년에 노벨화학상 받은 '준결정'만 봐도 그 분야 권위있는 과학자가 '미친놈'이라고 무시했다고 하니까요. 그 권위있는 과학자에게 물어봤으면 과학이 아니었겠죠.
13/07/15 07:24
지금 양자역학이 과학적,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건 아니죠. '직관'적인 이해가 힘들뿐입니다.
발견 당시엔 과학자들도 인간이기에 받아들이기가 힘들었구요.
13/07/15 08:03
양자역학의 모순성을 덮기위한 평행우주와 같은 개념이 현시대에도 상식적인지에는 의견차이가 아닌가 합니다.
뭐 요즘 만화,소설,영화 등에서 많이 다루다보니 꽤 대중화된 개념이긴 하지만요.
13/07/15 11:24
양자역학이야말로 물리학이 꽃피던 시대에 누가 봐도 과학처럼 보이는 멋있는 학문이었죠.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이게 과학이라는 느낌을 팍팍 주는 것이었고요.
13/07/15 08:14
음.. 기본 논지는 이해가가는데 결론이 좀... 지금까지의 모든 과학적 성취들이 어떠한 의심도 없이 처음부터 과학으로 받아들여진게 아닐텐데, 앞선 논지들과 다른 얘기를 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이런 뜬금없는 결론이야말로 유사과학이 하는 패턴 아닌가요? 그래서 의심이 들어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네요. "직관"에 따라 과학과 비과학을 나누는게 과학자가 하는 태도는 아니겠지요
13/07/15 08:52
일반인들은 그냥 공인된전문가들을믿어도 됩니다!.. 정도의 가벼운글인듯 한데.. 글쓴분 약간 속상하실듯....
이곳엔.. 일반이라기보다는 전문가집단에속한사람이많다는 방증인지도 모르겠군요 과학자들이야 끊임없이 의심해야하는게 본업이니까 본문의 이야기에는 해당없다고 생각합니다.
13/07/15 11:03
http://terms.naver.com/entry.nhn?cid=282&docId=388319&mobile&categoryId=282
과학의 입장으로 역사에 접근하는 관점도 있습니다. 사회과학이라기 보다는 인문과학으로 봐야겠군요.
13/07/15 09:20
저같은 일반인(?)은 본문의 결론에 대단히 만족해하면서, '아,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리플들을 보니... 제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건가 싶기도 합니다. ㅠㅠ
13/07/15 09:52
물리학이 아니라 다른 과학이 대세가 되었기에 포퍼와 쿤의 논쟁이 현대에서 과학의 정의에 대한 생명력을 잃었다는 결론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 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말씀하신 의학이나 다른 과학 영역에서도 충분히 반증이 불가능한 명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과학가 아니라 말할 수도 있으며, 정상과학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물리학과 현재 인기 있는 다른 과학이 어떻게 다르기에 포퍼와 쿤의 논쟁이 의미 없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을 비유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적인 설명을 통해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제가 부족해서인지 가장 중요한 결론이 어떻게 도출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 추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포퍼와 쿤의 논쟁이 의미 없다 하셨지만, 결론의 입장은 쿤의 개념과 유사하다 생각합니다. 차이점을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3/07/15 11:19
예를 들어서 줄기세포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연구를 하는 것도 과학의 영역이지만 실험적으로 반증하거나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죠. 치료제가 요구하는 절차를 밝아서 치료제로 인정받거나 저널에 논문을 내서 인정받을 뿐입니다. 또, 이런 것들이 "손기술"을 많이 타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재연하기도 어렵습니다. 대학원생이 실험에 성공했다고 해서 지도교수가 그 실험을 따라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죠.
13/07/15 11:27
그렇다면, 삼공파일님께서는 포퍼의 정의보다는 쿤의 정의가 현대의 과학의 정의에 적합하며,
과학자 집단이 대체로 정상과학이라 인정한 과학이 과학이기에 과학자에게 물어보면 된다고 말씀하신 건가요? 삼공파일님의 결론과 쿤의 정의의 차이는 어떤 것인지요?
13/07/15 11:36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에 그 연구의 밑바탕이 되는 학설이나 패러다임이 필요하진 않겠죠? 더 효율적이고 더 참신한 방법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를 동반하진 않을 겁니다. 쿤 이론의 핵심은 과학자가 모두 인정해서 과학이라는 것에 있는 게 아니라 패러다임에 위기가 발발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 과학에서 앞으로 쿤이 말한 종류의 위기가 발발할 일은 없을 겁니다.
13/07/15 11:55
어떤 의미로 말씀하셨는지는 알겠습니다.
줄기 세포 분화와 관련한 연구만 보아도, 완전히 분화된 세포에서 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기존의 패러다임이 있었고, 그 패러다임 안에서 체세포복제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의 확립이라는 방법이 시도 되었으나, 야마나카 신야 교수와 같은 사람이 역분화 만능 줄기세포를 만들어, 분화된 세포에서 역분화로 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습니다. 체세포복제와 같은 것도, 포유동물에서는 체세포 복제는 불가능하다는 기존의 명제가 있었으나, 복제양 돌리가 만들어져서 기존의 명제가 부정 되었습니다. 반증의 사례로 볼 수도 있고, 패러다임 쉬프트의 사례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치료제의 연구 과정에서 기술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나, 효과와 안전성 등을 검증하는 임상의 과정이 이 과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면역학의 예를 보아도, 새로운 면역세포와 신호전달물질과 체계가 계속 발견 되면서 기존의 학설이 부정되고,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혹시, 삼공파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과학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과학의 응용과 기술에 대한 말씀은 아닐런지요. 과학을 통해 제시한 명제를 실생활에 응용하고 기술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일반적으로 볼 때는 과학의 범주에 들어야 겠습니다만, 과학 철학을 논함에 있어서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뉴튼 역학은 과학이고, 그 과학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기계를 만드는 것은 과학의 응용입니다. 줄기세포의 분화 단계나 분화를 유도하는 기전을 연구하는 것은 과학이지만, 그 과학을 기반으로 치료제를 만드는 것은 과학의 응용입니다.
13/07/15 12:04
말씀하신 예는 패러다임이 아닙니다. 그냥 줄기세포에 관한 사실 하나가 바뀐 것 뿐이죠. 오히려 이건 학설이라기보다도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서 가능해진 것이죠. 면역학에 관련된 것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계속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고 있는 것 뿐이죠. 또, 실험적 증거가 부족했던 몇 가지 학설이 폐기된 것입니다.
우리가 과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논리성이나 귀납성에 대한 생각은 현대 과학에 그렇게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고 순수 과학과 응용 과학,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 현대 과학의 특성입니다.
13/07/15 12:35
패러다임이라 말하기에는 제가 제시한 예가 협소한 사안임은 인정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줄기세포의 분화를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체를 복원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 하에 그를 뒷받침하는 정상과학이 이루어 지고 있는 과정이겠지요. 줄기세포 치료 연구라는 특정 분야를 든다면, 이미 특정 패러다임 하의 정상과학을 수행함을 이야기 하는 것인데, 그 안에서 패러다임 쉬프트가 있을 수 없기에 쿤의 논리가 적용 되지 않는다고 말하시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에 쿤이 말한 큰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하시기에 해당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진행 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어쨌든, 패러다임이라는 단어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잘 못 사용하였으며,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은 감사합니다. 저는 패러다임을 지지하는 정상과학 활동이 이루어 진다는 것 또한 쿤의 핵심이라 생각하며,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그렇게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줄기세포에 의한 치료가능성을 전면 부정하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그에 대한 뒷받침을 많은 과학자들이 하기 시작한다면 패러다임 쉬프트가 되겠지요.
13/07/15 12:45
줄기세포에 의한 치료를 부정하는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인데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기가 찾아오면서 현대 의학의 근간이나 줄기세포에 대한 학설의 근간이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줄기세포에 대한 본질적 시각을 바꿀 정도의 어떤 위기가 찾아와야 되는데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줄기세포에 누가 실수로 전기적 자극을 줬는데 갑자기 줄기세포가 간세포로 변했다는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고 이런 사건이 처음에는 쉬쉬하다가 나중에 모든 과학자게 알게 되어서 다들 이 문제에 골머리를 앓아야 쿤이 말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건 현대 물리학에서 자주 등장하던 일이지만, DNA 구조 규명 이후 현대 생물학에서는 결단코 일어날 일이 아닙니다.
13/07/15 13:38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만 개인적으로, 줄기세포에 의한 치료를 부정하는 연구 결과는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세포복제나 역분화등의 과정으로 만들어진 줄기세포를 원하는 형태로 분화 시킨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제가 추가 설명을 부탁드린 이유는 크게 보아 쿤의 입장에 가까우신 것 같은데, 분야의 차이를 들어 그를 부정하신 부분이 잘 이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패러다임이 공고하다면 그 패러다임이 쉽게 이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분야의 특성상 가능한 여러 가설 중 하나를 선택해서 이론을 세우기 보다는 관찰된 사실을 통해 이론을 세울 경우 패러다임의 이동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에 비해 현대에 패러다임의 이동이 쉽지 않을 수 있으며, 분야에 따라 패러다임의 이동이 쉽지 않은 분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사실이 쿤의 이론과 배치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연구자 입장에서는 특정 학설이 옳다는 전제하에서 스스로의 추가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패러다임이 형성 되고, 이동되는 것과 비슷한 양태로 특정 학설이 지지 되기도 하고, 폐기 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패러다임 쉬프트는 쉽지 않을 지언정, 쿤이 설명한 현상이 작은 규모로는 여전히 의미있게 유사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고 평소에 느껴 왔기에, 그리고 생물학 분야에서도 그러하다고 느껴 왔기에, 어떤 의미에서 그리 말씀하셨는지 궁금하였습니다. 좁은 의미로 패러다임 쉬프트를 말씀하셨음을 빨리 이해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하여 장황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세히 말씀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13/07/15 12:10
칼 포퍼의 반증 가능성은 확률 진술, 원거리 작용, 실험 문제 등으로 논파 되었죠. 사실상 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과학 철학의 입문 설명으로 적절하지만 현재로서는 과학을 규정하는데 유효하게 쓰이진 않습니다.
13/07/15 12:55
사실 포퍼는 쿤에 비해서 그닥 인기 있는 사람은 아닌데 한국에서 인지도는 유독 높은 것 같습니다. 논리성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취향(?)에 맞는 점이 많기 때문인 듯하네요.
13/07/15 09:52
확실히 과학 신봉의 시대입니다.
과학이 기득권인양 '여기까지만 과학이야'라고 선을 긋고자 하고, 과학의 탈을 쓰고 사기를 치려고도 하고 말이죠. 제가 보기엔 어차피 과학이라는 타이틀에 현혹되는 사람은 유사과학에도 현혹되게 되어있습니다. 과학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보다 자신의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쪽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13/07/15 11:34
현재의 과학수준은 한 개인이 온전히 논리적 예측을 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고..
현재의 시스템은 '성립하지 않는 가설' 을 걸러내는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서 유리하다고 볼 수 있겠죠.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재는 이 시스템이 가장 확률적으로 유효하다고 봅니다. ..정도로 읽었습니다.
13/07/15 12:14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동의하는 부분이 많은데 아카데미적인 규정을 하기가 어렵다는 부분들이 많아지죠
그리고 과학과 논리를 혼용해서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는 거 같고
13/07/15 12:37
결론2의 성급함 때문에 하시는 본문이나 글쓴 분의 리플이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는 거 같습니다. 어떤 부분에선 답정너도 보이고... 차라리 '당신이 의심하는 그것은 본문에서 규정한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 밝혀지기 전엔 과학이 아니다' 라고 쓰셨으면 리플들이 짧아졌을 거 같네요.
13/07/15 12:40
아마 그렇게 의심받는 분야들은 진지하게 과학계에서 검증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겁니다. 주어진다고 해도 제임스 랜디 쇼 같은 퍼포먼스에 불과하겠죠.
13/07/15 12:49
어디가 거짓된 이야기죠? '직관'같은 것보단 훨씬 사실적이고 설득력있는데요. 그런 과정을 거친 적 없으면 과학이 아닌건데 문제가 있나요?
13/07/15 12:51
그러니까 오늘날 유사과학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직관 단계에서 이미 배제되고 검증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사실상 없다는 말씀이었습니다. ^^;; 또 거꾸로 생각해보면 실험실에서 누가 실험을 했는데 다 망해서 검증과정을 못 거친다고 해서 그 실험이 과학이 아니라고 하기도 살짝 애매하긴 하죠.
13/07/15 12:58
그런 말씀이 본문에 자세히 쓰이지 않아서 결론2에 반발하는 의견들이 있는 거 같습니다. 유사과학은 타파되어야하며 본인도 증오하시는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해서 논지 전개를 비약해도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싶네요. 안그러면 그냥 덮어놓고 까는 거 밖에 안되니까요.
13/07/15 13:00
대충 제가 읽은 바를 정리해보면, '인류가 역사적으로 쌓아온 일종의 상아탑 체계가 이미 검증했던 대상이 과학이며, 굳이 범주를 따져보면 내연이 아니라 외포이다.' 정도로 보이네요. 결국 근간은 신뢰할 수 있는 집단으로부터의 검증 여부라고 생각되는데, 마지막 대목에서 직관 부분은 이해가 잘 안되네요.
13/07/15 13:42
(우주)물리학은 인간중심원리가 나오면서 정말로 과학인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유사과학(아니, 그냥 우기기)에 더 가까워 보여요..
13/07/15 16:14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는데 이게 사회 구성원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과학이라는 단어에서 생각하는 구성개념과 전문가들의 언어에서 나오는 과학이라는 구성개념의 차이에서 이런 동음이의어적인 논의가 계속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 무엇이 과학이고 무엇이 과학이 아니냐란 의문에서 과학적인 방법론을 따라 논리적 귀결이 되어있는 연구가 과학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과학이 점점 전문화 되고 대중의 평균적인 이해의 범주를 벗어나는 이야기들이 쌓여가면서 괴리를 빚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이걸 이용해 대중언어를 교묘하게 사용해 돈벌이에 이용하는 유사과학자들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죠. 저도 본문은 순환논리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권위에의 호소 또한 맞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대 과학과 대중간의 간극을 어떤 절대자가 메워주지 않는 한 발생되는 문제 또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는 자신의 전문분야 이외의 것은 잘 모르고(심리학을 배워서 이쪽의 개념으로 설명하면ㅡ사회심리학자는 사실 임상심리나 지각심리, 발달심리 등의 다른 분야에 대해선 학부수준의 지식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자신의 전문 분야 또한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과학자들에게도 일정부분의 책임은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크긴 하지요.. 어려운 문제 입니다.
13/07/15 19:15
늘 재밌게 보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인데 사실,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하시리라 생각하는데, 내용 자체보다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때문입니다. 요게 전 묘하게 재미있더라구요. 제가 다니는 웹 커뮤니티들이 얼마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마 이 논쟁 관련해서는 pgr이 그 유니크함으로는 수위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직능군이 모인 게 아닌 대중커뮤니티로서는 말이죠.
본문 자체에 대해서는 맥락 자체에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바로 위에서 skinnerrules님이 지적하셨듯이 저자가 지적한 늘 문제가 되는 상황의 핵심은 사람들이 포퍼나 쿤 혹은 과학의 개념과 유사과학의 개념을 알아야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과학과 대중들의 `과학`의 용법 차이라고 봅니다. 상황 해결을 위해서라면 그 사건들에 대한 사회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잘 정리해주신 글 잘 읽고 갑니다. 다만 쿤의 논의에서 패러다임 쉬프트의 역동성에 주목하시는 분이 더 이상 패러다임의 변화가 없으리라고 단언하시는 건 꽤나 인상적입니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외하면 쿤의 입장과는 크게 다르지 않으신 듯 합니다. 과학자 집단에 대한 얘기는 쿤의 중요한 이론적 재료였구요. 역사학을 전공한 비전문가 역사학도의 입장에선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 테제를 떠올리게 되네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13/07/15 20:49
후쿠야마,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쿤이 구획 문제를 통해 과학의 영역에서 가장 몰아내고 싶어했던 것이 마르크스주의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숨겨져 있는 맥락을 말씀해주신 것 같아요.
잘 아시겠지만, 사회과학적 접근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상당히 싫어합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요. 일종의 낭만의 시대였고 사상이 여기저기서 꽃피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가 아닌, 지금 현대 과학의 시스템에서 더이상 사회과학이 끼어들 여지는 적어보입니다. 오히려 글 잘 쓰는 과학자들이 등장하면서 대중의 과학적 수준이 높아졌죠. 쿤에 대해서는, 과학자 집단이 쿤에게 중요한 개념이긴 하지만 포퍼를 비판하던 라카토슈를 비롯한 다른 사상가들에게도 과학자 집단은 중요한 개념이었습니다. 과학자 집단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각 사상의 핵심일 것입니다. 그리고 현대 과학에서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날 일은 없다는 건 과학 연구하시는 분들이라면 잘 알겁니다. "LHC 실험에서 사실은 힉스 입자가 없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정도의 사건이 일어나야 물리학에서 위기가 발발할텐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거든요. 다른 쪽의 이야기지만, 쿤 스스로도 포스트모더니즘에 오용되는 것에 대한 과학자들의 숱한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말년에 패러다임 이론을 철회하기도 합니다. 심해에 있는 새로운 어종을 발견하거나 이런 분야를 제외한다면, 물리, 화학 분야에서 자연계의 어떤 현상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 현상을 실험적으로 밝혀내는 일은 이제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생물학과 의학에서는 아직 연구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지만, 그 토대가 되는 물리학적 화학적 접근방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과는 나타날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그 연구방법을 앞으로 계속 쓸테니 그 연구방법에 위배되는 결과는 잘못된 결과일 뿐이죠. 어떤 유전자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규명해내는 것은 물리학의 새로운 법칙들을 정립해나가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일 것입니다.
13/07/16 03:11
후쿠야마에 대한 말씀은 농담인지 진담인지 판단이 잘 안되네요^^; 삼공님의 리플만을 보면 아마도 진담이신 거겠죠? 확실치는 않으니 제 얘기만 하자면 저는 후쿠야마에 대해서 매우 우습게 생각합니다. 디락의 일화를 빌리자면 "그건 이론도 논리도 아닙니다. (당신이 아는 것은 없으면서 단지 매우 오만하다는) 선언문이지요." 같은 상황이랄까요?
첫 문단의 쿤은 포퍼의 오기라고 봐도 되겠죠? 혹시 쿤이 구획에 관심이 많았고 그 목표가 맑시즘이었다는 논의가 있는 거라면 가볍게 링크 하나만 부탁드립니다. 저한텐 많이 생소한 이야기라서요. 서로 다르게 이해한 부분은 두번째 문단인 듯 한데 맥락이 워낙 단절적이라 사실 삼공파일님이 가지신 생각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대 과학의 시스템에 사회과학이 끼어들 여지가 적은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와 삼공파일님의 개념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연구 시작 이후의 프로세스에서 과학이 (현재로서는) 사회과학을 참고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만 연구 과제 선정 자체는 엄밀한 의미에서 봤을 때 '전혀' 과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쿤이 여전히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는 포퍼의 방법론과 달리 시야를 넓혀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포퍼 또한 지금 삼공파일님과 같은 어떤 도전에 대한 반응으로 구획 논쟁을 시작했겠지만 그 방법론을 보면 멀게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구획논쟁 가깝게는 좌빨과 꼴보의 구획 논쟁과 별다르지 않은 논리를 차용하고 있죠. 인류학적 접근으로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 논리입니다. 반면 쿤은 그가 헤겔의 이론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와 별개로 사상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넓게 보고 이해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해 준 셈입니다. 포퍼의 것에 비하자면 한참 진일보한 개념 도구입니다. 비록 그 무분별한 상대주의적 원용으로 그가 공식적으로 패러다임론을 포기했다 하여 갑자기 그의 이론이 비합리적인 것으로 폐기되거나 혹은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될 수 없음은 삼공파일님 또한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족을 한마디 덧붙이자면 유사과학이 과학의 지위를 탐내는 것이나 그에 대한 리액션으로 ('자연'과학자들에 의한) 과학과 유사과학의 구분에 대한 논의가 다시 진행되는 현상 자체는 매우 흥미로운 사회과학의 대상입니다. 이건 삼공파일님의 두번째 문단에서 언급하신 '과학자'들은 접근 방법조차 정식화하지 못한 문제입니다. 아직까지는 말이죠.
13/07/16 04:54
첫 문단의 쿤은 포퍼의 오기였습니다. ^^;; 그렇지만 마르크스주의를 과학의 영역에서 몰아내고자 하는 시도는 쿤 역시 마찬가지의 입장이었습니다. (레퍼런스는 여력이 닿는대로...) 후쿠야마의 이론 자체가 오늘날 유행이 끝난 이론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기본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아마... 그 점에 대해서는 역사학을 전공하셨다고 말하신 점부터 미루어 짐작컨데 저와 합치될 수 없는 지점이겠죠?
그만둘까 싶었는데 조금 보강해서 다음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13/07/16 05:03
아... 추가로 말씀하신 인류학적 접근의 대표 주자가 바로 라카토슈입니다. 그런데 쿤은 "사실 난 그런 게 아니야!"라는 입장이었죠. 말씀하신 접근법은 아마도 쿤을 슬프게 하는 일이겠지만 이미 살아 생전 충분히 슬픈 사람이었으니...
13/07/16 05:15
사실... 과학주의를 표방하는 입장에서 마르크스주의는 누구에게나 증오와 철폐의 대상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의 입장입니다만, 후쿠야마나 뭐 그 쪽 논의로 판을 벌릴 자신은 없고... 일단 포퍼까지만 정리하고 그만하렵니다 ㅠㅠ
13/07/16 13:51
위에도 썼지만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시야를 넓혀주시는 시원한 글 기대하고 있을게요^^ 성의있게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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