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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15 00:36:55
Name 4시쯤의노을
Subject [일반]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딱 한번만 찌질거릴께요.
오늘 좋아하는 여자분에게 거절, 속된말로 까였습니다.
까임을 당하고 집에 터벅걸음으로 걸어와 티비를 멍하게 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제 자신 그리고 제 인생에 대한 연민이 확 일었습니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대상에게 거부를 당한다는건 무척이나 괴로운 일입니다. 몇번이나 겪어도 상처는 약해지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했던적이 세번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중학생시절 한 여학생을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절친한테 빼앗긴 경우. 두번째는 전역직후 소개팅을 한 여성분이었는데, 스멀스멀 저를 피하시더니 어느샌가 카톡1이 안없어지더군요 ㅠㅠ
세번째가 바로 오늘인데, 앞의 두 경우와는 다르게 정말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선자들도 그 애가 널 되게 좋게생각하는것 같다고 세번만나고 바로 고백해라는둥 비행기를 엄청 띄워줬죠. 오늘이 두번째 만남이였는데 밥먹고 커피마시고 집에 바래다 주는길에 말을 했습니다. 제 인생 첫 고백이죠(앞의 두 경우는 그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으니..). 정말 아무 생각이 안났습니다. 지금도 사실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그냥 제 스스로가 너무 병X 같아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걸지도 모르겠습니다.)아무튼 여차저차 해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널 좋아하는거 같다고. 앞으로 계속 만나고싶다 정도의 얘기를 한거 같습니다. 당황하더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집에 들어가고 난 후 30분 정도 흘렀을까. 답장이 왔습니다. 물론 결과는 꽝이지요.

흔히 인터넷에서 익히 봐온 그런 얘기였습니다. 좋은오빠 동생으로 남고 싶다는둥. 이게 또 이런말을 직접 들으니 사람이 찌질해 지더군요. 이유를 듣고 싶어서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물론 정신차린 지금에야 이해합니다. 거기에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씻지도 않고 영혼이 빠진채로 티비를 보다가 문득 그런 마음이 들었던겁니다. 나같은 놈이 죽기전에 여자 한번 만나볼수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까 모든게 부질없고 허무해졌습니다. 정말로 하면 안될 말이지만 살아갈 이유가 없다 해야될까요? 찌질하죠? 네 저도 잘압니다. 근데 어쩝니까.제 솔직한 심정인데요 이게. 친구들한테는 쿨한척 하겠지만, 익명을 빌어 여기서만큼은 한번 솔직해져본겁니다..

근데요.. 근데 정말 저도 여기선 포기하기 싫습니다. 그거는 너무 비참하거든요. 너무너무 비참하고 우스워서 죽어서도 놀림당할겁니다.
그래서 간절한 마음으로 2005년 가입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들렸던 피지알에 글 남겨봅니다. 무슨말이라도 좋으니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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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두부
13/07/15 00:37
수정 아이콘
조용히 추천수가 올라갑니다.
白首狂夫
13/07/15 00:40
수정 아이콘
밑져야 본전입니다. 극복할 수만 있다면 그 실패는 사나이를 강하게 키울 겁니다.
그리고 대면 고백하시는 분들의 비율이 아마 10% 내외일 겁니다. 어찌되었든 힘내세요. 다 지나갑니다.
흐콰한다
13/07/15 00:41
수정 아이콘
상대방과 얼굴 맞대고 직접 마음을 전한 것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용기있는 일인데 그게 찌질하다뇨.
이명박
13/07/15 00:41
수정 아이콘
호오..추천수가 상승하는군요...



힘내세요 어찌어찌되더라고요 ^^..
13/07/15 00:51
수정 아이콘
찌질한것도 아니고 저같으면 밑져야 본전인데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할거 같습니다...
一切唯心造
13/07/15 00:55
수정 아이콘
다른 여자 만나실거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고백했다 차이는게 뭐가 찌질한가요 그것도 못하는 사람들 수두룩합니다
13/07/15 01:03
수정 아이콘
추천드립니다
4시쯤의노을
13/07/15 01:07
수정 아이콘
추천을 바란건 아닙니다만, 어쨋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분들
13/07/15 01:12
수정 아이콘
사람은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성공or실패) 자신감을 갖거나 위축된다고 하는데, 전 별로 성공스러운 삶을 살진 않았지만 실패 경험에 대해 크게 부담갖지 않으려 노력하며 삽니다.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다! 힘내세요.
정호영
13/07/15 01:17
수정 아이콘
아홉수라그래 아홉수.
포프의대모험
13/07/15 01:30
수정 아이콘
그냥 다른사람 찾으면 그만이죠 뭐.
사악군
13/07/15 01:34
수정 아이콘
고백했다 차이는건 찌질하지않아요.
루크레티아
13/07/15 01:35
수정 아이콘
고백 하셨죠?
그걸로 열의 아홉은 건진 겁니다. 이제까지 고백을 하신 적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 실행에 옮기셨잖아요?

원대한 한 걸음을 떼셨습니다. 첫 술에 배부르면 좋겠지만, 그러면 인생이 쫄깃하질 않죠. 분명 이후에 더 좋은 분께 더 좋은 분위기에서 고백하고 성공할 날이 올 겁니다.
13/07/15 01:43
수정 아이콘
피지알은 당신을 감싸안을 수 있습니다.
너는나의빛^^
13/07/15 01:43
수정 아이콘
이게 왜 찌질한거죠?.
찌질한건 혼자 끙끙거리다가 지레짐작하고 혼자 자포자기하는거죠.
고백은 용감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백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다음번엔 이번보다 더욱 멋지게 능숙하게 하실테고 더 좋은 여성분 만날겁니다.
13/07/15 01:51
수정 아이콘
진짜 짝은 따로 있습니다. 만나지 못할 때는 온통 안개 투성이어서 한 치 앞도 볼 수 없지만 어느 날 안개가 환히 걷히는 날이 올 겁니다.
13/07/15 01:51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13/07/15 01:56
수정 아이콘
이야... 역시PGR입니다!! 힘내세요!!
13/07/15 02:49
수정 아이콘
고백은 도전이 아니라 확인이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힘내세요!
번지점프
13/07/15 02:57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는 어떻게든 생기는거 같습니다. 30에 모솔탈출한 남자가 남깁니다.
13/07/15 03:06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힘내시길.

언젠간 지나갔던 사람들 생각도 안날 정도로 좋은여자 만날겁니다.
귤이씁니다
13/07/15 03:15
수정 아이콘
비록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용기는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당당하게 가슴을 피세요! 그럴수도 있지요. 다음에 좋은 일이 있으실 겁니다.
어강됴리
13/07/15 04:55
수정 아이콘
고백도 못하는 사람이 열에 아홉입니다.
Idioteque
13/07/15 05:16
수정 아이콘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나라는 인간이 죽기 전에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연애감정을 갖는 일이 가능할까?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설레고, 긴장하고, 때로는 상처도 받고 그런 일들이 소설이나 영화 속 판타지처럼 느껴집니다.
글쓴분은 그걸 경험하셨네요. 그냥 제 생각이지만, 앞으로 또 다시 그런 감정을 경험하실 거 같고요. 그게 부럽네요.
13/07/15 05:32
수정 아이콘
피어라 피어 피는게 네 일인걸
지는건 걱정일랑 말고 피어라 피어

..꽃
치토스
13/07/15 06:55
수정 아이콘
여태까지 연애경험이 20번 정도 됍니다.
하지만 10번 넘게 거절도 당해보고 차여도 봤습니다.
님은 아직 세번 밖에 안되시잖아요. 힘내세요.
좋은 인연과 기회가 앞으로 많을거에요.
맥주귀신
13/07/15 07:23
수정 아이콘
고백했다 차이는게 뭐 어때서요.. 전혀찌질하지않습니다.
그런데 거절의 카톡을 받고, 바로 이유를 듣겠다며 전화를한것. 또 '포기하지않겠다?'라는 생각은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13/07/15 07:53
수정 아이콘
좌절에 너무 깊이 젖어있지는 마시고
만나거나 스치는 이성의 수를 확 늘려보세요

나중에 바로 그 한 사람을 만나고 나면
나를 거절했던 분들이 고마워집니다.
This-Plus
13/07/15 08:39
수정 아이콘
찌질한 건 고백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 접는거죠. 잘하셨어요, 기회는 많습니다.
아하스페르츠
13/07/15 10:09
수정 아이콘
고백의 거절이나, 이별을 경험했을 때 보통 상실감을 느낍니다.

하나는 사랑하는 상대를 잃은 상실감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실감입니다. 충분히 아파하시고 이겨 낼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본인의 자존심이 다친 상실감입니다. 사랑과 인연은 자존심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자기 비하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움 그 뒤
13/07/15 10:11
수정 아이콘
실패를 경험하지 못해본 사람은 작은 성공밖에 가질 수 없습니다.
실패를 경험하고 훌륭하게 극복한 사람만이 큰 성공을 가질 수 있어요

앞으로 엄청난 여친을 만나기 위해 지금 거절을 당하는 겁니다??

제 지론이 남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으로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기분이야 허무하고 스스로 찌질해보일지라도 얼른 툴툴 털고 일어나세요
그게 나중에 올 훌륭한 여친님을 위한 자세입니다.
달팽이
13/07/15 10:21
수정 아이콘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다. -홍이-
힘내세요. 여자는 많습니다!
13/07/15 10:45
수정 아이콘
정말 좋아했던 사람에게 고백해서 차이면 스스로 굉장히 찌질거리다고 여기죠.
근데 그건 찌질한게 아니예요.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연예도 경험입니다. 이런저런 경험이 다 있어야 나중에 도움이 됩니다.
힘내세요. 잘하셨습니다.

그리고 추천은 누를께요
13/07/15 12:53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전직 찌질남입니다. 지금은 자유로운 연애중입니다.

조만간 글을 하나 써볼 생각인데, 많이 좋아해보고 많이 차여보면서 매번 업그레이드 한다고 생각하세요

세번은 우습고 열댓번도 더 차여본 과거가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여자들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힘내십쇼 마지막에 웃는자가 되시면 됩니다!
13/07/15 13:58
수정 아이콘
나중에 만날 최적의 상대와 잘되기 위해 필요한 경험치를 쌓으셨을 겁니다. 뭐 저도 연애는 못하고 있지만...
13/07/15 14:18
수정 아이콘
저는 50번이 넘게 차여봤고, 그 이후로는 몇번인지 세어보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뭐, 괜찮아요. 그냥 즐겁게 사세요. 그깟 여자 (...)
껀후이
13/07/15 14:30
수정 아이콘
찌질이요?! 그정도도 못해서 속 태우는 남자이야기 네이트판에 차고 넘치지 않나요? 너무나 멋진데요^^ 제가 곰곰히 헤아려보니 전 평균 다섯 번을 차이면 사귀게 되더라고요 대~략 크크 중요한건 포기하지 않는 여성에 대한 본능적인 갈구일뿐이죠 크크 이제 첫 발 떼신겁니다 속상하시겠지만 힘내요^^
13/07/15 15:01
수정 아이콘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사람과 사귀어 보려고 노력했다가 잘 되지 않았을 때의 아픔은 정말 크죠.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때 별 것도 아닌 일 가지고 왜 그렇게 아파하고 괴로워 했을까' 하면서 제 자신이 좀 쑥쓰러워 집니다. 이런 일 쯤이야 두번 세번 겪어보면 다 별 거 아닌 일이 됩니다.
13/07/15 15:27
수정 아이콘
그거 견디는 능력을 키우는게 연애 능력배양인겁니다.

실연 레지 맥스 내지는 이뮨이 되시면 새 세상이 열립니다.

(사실 레지는 계속 그대로지만 제 짝을 만나게 되면 그 후로 맥스가 되긴 하죠.)
13/07/15 16:12
수정 아이콘
아쉽지만 사실은 고백 자체는 누구에게나 성공률이 높지 않습니다. 물론 고백 그 자체가 반전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없지 않으나. 대부분의 경우엔 고백이 없었을뿐 반쯤 사귀는 단계에서 그냥 최종확인(및 사귄날짜 계산 용이) 차원에서 하는 경우가 많고, 성공률은 당연히 높지요. 또한 일부 여성은 상대에 대한 별 기대나 확신없이 '니가 고백했으니 일단 사겨보고 사귀다가 별로면 bye' 하는 마인드로 고백을 받아주기도 해요. 요약하면 드라마에서나 보는듯한 '용기낸 남자의 고백과 수줍은듯 받아주는 여자'는 현실에선 잘 없다는거죠. 고백거절에 대한 공포는 사실 모든 남자들에게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고백에 대한 부담은 버리시고, 관계 자체에만 집중해 보세요. 한달이든 두세달이든 지나서 서로의 마음이 확실할때 그때 커플선언하시고 사귀신다면 훨씬 수월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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