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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14 07:29:07
Name 아영아빠
File #1 잠자리.JPG (90.6 KB), Download : 73
Subject [일반] 이제 잠자리를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날 것같습니다.


지난 주 일요일 밤 11시...외롭게 장모님은 눈을 감으셨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같이 저녁을 먹고 모 드라마를 보다가 밤 9시에 나왔는데, 채 2시간도 안되어서 목욕하고 나서 어지러우셨는지 앞으로 넘어지셔서 돌아가셨습니다.

정말 죄송스럽게도, 사체발견도 다음날 오후 8시에 하도 연락이 안되어서 가봤더니 글쎄......

아버지 가신지 채 3달도 되지않았는데 뭐가 그리 급하신지 훨휠 털고 가셨습니다.

연세도 있고 수술경력도 있으셨지만 원체 건강하시고 활기차신 분이라 믿기지않습니다.

불과 세달전만 해도 다섯식구가 살던 오붓함에서, 아버지의 죽음,손위처남의 취직 등으로 홀로되신 어머님은 외로움과 무기력감을 끝내 이기지 못하셨나 봅니다.

바로 앞동에 계시는 지라 자주 찾아뵈어야 함에도 미처 행하지 못한 못난 사위도 오늘도 이 순간에도 피눈물을 흘립니다.

별일 아닌 일로 전날 애기엄마랑 밥먹다 다툰 일.

오늘 16일이 하나뿐인 사위생일이라면 맛있는 거 해주겠다고 하신 일.

돌아가시는 날 주차장에서 세차하다가 어머님을 뵈었을 때 교회까지 모시지 못한 일.

본가 어머님을 모시고 있지 않아 어머님께 같이 살자고 못한 일.

모두가 후회됩니다.

모두가 가슴에 비수로 남습니다.

아..어머니....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 말못한 못난 사위 생일상도 안봐주시고 가시며 우짭니까?
아무리 못난 사위지만, 같이 초복에 삼계탕 먹기로 했잖아요.


발인을 앞두고 담배생각에 저벅저벅 위로 올라가는데 먼동이 터오는 저 너머로 잠자리떼가 보이네요.

꼬리를 물고 날아다니는 잠자리들...어머님의 시간이 다된 것을 아는지...날아오르네요.

이넘들아 쉴때는 편하게 누워...힘들게 꼬리들고 머리박고 있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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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horn
13/07/14 07:32
수정 아이콘
아이고.. 명복을 빕니다.
13/07/14 08:04
수정 아이콘
외할머니 장례 치르고 얼마지나서 꿈에 나타나 베란다의자에 앉아 계셨는데 돌아가신 분이 와 계시니 매몰차게 가시라고 했어요
섭섭해하는 표정 차마 자손에게 보일까봐 미소짓듯 섭섭해하시던 표정이 잊혀지지않네요
만일 보이시면 가시라고도 마시고 계시라고도 마시고 그냥 말없이 미소만 지으세요
아영아빠
13/07/14 08:12
수정 아이콘
꿈을 잘 기억못하는 편인지라, 17년전에 가신 아버지를 한번도 못뵈었습니다.
이젠 눈을 감아도 잘 기억이 안나서 슬픕니다.
어머니도 그리 될까봐 걱정입니다.
13/07/14 08:11
수정 아이콘
아이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을독백
13/07/14 08:47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빕니다.
13/07/14 09:05
수정 아이콘
처가집이 6단지 우리집이 10단지
머가 그리 바쁘다고 명절에나 찾아 뵙는지...
손주 보고 싶다고 놀러 오라고 하시는데 손주도 보고 싶고 우리도 보고 싶으시겠죠
내리사랑이라고 변명이나 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영아빠
13/07/14 11:29
수정 아이콘
저 서울살 때 저희 두 아이 모두 봐주셨거든요..
애들도 보고싶어하고...저희도 많이 보고 싶네요.
13/07/14 09:42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빕니다.
글이 담담하게 슬프네요.
13/07/14 10:24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빕니다.. 후회없는 인생을 사는게 정말 참 힘든 것 같아요.
13/07/14 10:49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빕니다.
Paul Peel
13/07/14 11:13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빕니다. 힘내세요..
13/07/14 11:27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빕니다.
아영아빠님 부인분 잘 위로해 주세요.
아영아빠
13/07/14 11:30
수정 아이콘
그사람 요즘도 멍하게 있어서 가슴이 찢어질 듯합니다.

장례기간 중 오열하다 지쳐 자고 일어나도 다시 통곡하고....피눈물이 나는듯했어요..
버러우없는러
13/07/14 11:28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은하관제
13/07/14 11:48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영아빠님과 가족분들 모두 힘내시길 바래요.
켈로그김
13/07/14 12:19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더불어 아영아빠님과 아내분의 마음의 힘듦이 회복되길 바랍니다.
루크레티아
13/07/14 12:26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3/07/14 13:13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3/07/14 13:50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 사람을 떠나 보낸다는 게 힘든 일이죠.
아영아빠님과 아내분이 힘내시길 바랍니다.
couplebada
13/07/14 15:47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죠.

그저 말 뿐인 위로라고 느끼실 수 있겠지만, 힘내시길 바랍니다.
가만히 손을 잡으
13/07/14 17:03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도쿄타워
13/07/14 19:19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불굴의토스
13/07/14 19:20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호돈신
13/07/15 06:55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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