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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12 20:15:31
Name AhnGoon
Subject [일반] [잡담] 모니터링 스피커로 작업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단상...
- 페이스북에서 옮겨온 글이라 반말체입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사용하는 스피커나 헤드폰, 이어폰 중에는,
'모니터링용' 이라는 말이 붙은 물건들이 있다.
보통 음향 엔지니어나, 작/편곡자들이 사용하는 전문가용 제품이고,
일반적으로 특수한 상황 외에는 쓰이지 않을 뿐더러,
가격도 꽤나 비싼 편이다. 일반적인 제품에 비해서...

이 놈들의 특성이 뭐냐면, 음원의 소리를 '가감없이' 재생해 준다는 것이다.
사소한 잡음, 연주상의 실수, 아주 작은 숨소리 까지도 전부 다 들려준다.
물론, 음장효과니, 중저음 보강이니 하는 기능 따위는 들어있지도 않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좋은 제품일거라 생각하고,
이 물건들을 아무 생각없이 구입했다가는 낭패를 보게 되는데,
오히려 싸구려 제품보다 음색이 떨어지는 듯한 사운드를 뽑아줄 뿐더러,
원래 좋은 연주라 믿었던 음악에서 조차 단점들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 중에도 이런 '모니터링' 제품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바른말 한다는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상대방의 기분이라던지,
상대방이 처한 상황, 분위기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언제나 당당하다.
왜냐하면 자기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진실만을 말했을 뿐이고,
자기 말에는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진심으로 전했기 때문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런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건 정신과 상담이나 토론회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나 어울릴 것이다.
입발린 칭찬이나, 적당한 접대성 멘트 등은 나쁜게 아니다.
오히려... 진심이, 진실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고, 인간관계를 깨버리는,
싸구려 농담보다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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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ohny=Kuma
13/07/12 20:31
수정 아이콘
크크크 잘 봤습니다.
엔지니어링을 몇 년을 하면서도 못해본 생각이네요. 아마도 똥귀라서 그런가봅니다.ㅠㅠ
13/07/12 20:38
수정 아이콘
분위기 파악 못하는 독설은 주정이나 다를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할 생각이 없고 본인 해야될 말만 하겠다는 거니까요.
13/07/13 18:17
수정 아이콘
고현정씨요.
스테비아
13/07/12 20:42
수정 아이콘
'(자기 기준으로)헛소리인 글 쓰는 사람은 나한테 욕 먹어도 싸다'라는 식으로 리플 다는 사람들 말씀하시는 거죠? 크크
13/07/12 20:54
수정 아이콘
"또 깨졌다며? 인기는 많은데, 오래가질 못하네."

"그렇지만... 늘 싸우게 되는 걸. 사귄다고, 죄다 독점하고 뭐든 알 권리가 있다는 듯 행세하는 게 싫어. 모든 걸 독점하려고 하지 말라면, 화를 내면서 헤어지자는 거야. 어째서 100%가 아니면 0%밖에 안되는 거지? 아무리 사귄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자기 맘대로 지배할 순 없는 건데."

"... 뭐, 나는 잘 모르겠지만. 넌, 사람은 굉장히 좋은데 말야... 냉정한 소릴 하는구나."

너무 어렸다. 열심히 진실을 파악하려 하면 할수록 말하는 것은 오해를 받고... 아직 어린 영혼은 상처를 받았다. 누구도 나 자신만큼 성실함을 소중히 여기진 않는다는 사실 또한 내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 내가 냉정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 내 말이 누구에게도 닿질 않는다는... 그 표현할 수 없는 절망감.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인이 되어서 아직까지도 철딱서니 없다는 소릴 들을 순 없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람을 사귀게 되었다. 진실입네 뭐네 하는 어리석은 소릴 해서 남한테 오해를 사, 자신을 위축시키는 일도 없다. 즐겁다. 하지만, 허무해. 타인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게 된 지금이 그때보다 훨씬 냉정하다.

그 남자 그 여자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저도 한 이십대 중반이 되기 전까진 정말 저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진실은 언제나 좋은 것이며, 서로 진심에 진심으로 얘기만 한다면 다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몽상? 지금의 제가 어렸을 때의 절 만난다면 '어린 사람' 으로 취급하겠지만, 어렸을 때의 제가 지금의 절 만난다 하더라도 좋게 평가 하진 않을 것 같아요. 흔하고 뻔한 형 정도로 생각 하겠죠. 아직 결혼도 멀은 나이(라고 생각 합니다만)지만 애가 생기게 되면 제 자식이 절 그렇게 보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는 있더라고요.
13/07/12 21:32
수정 아이콘
글에도 있지만... 바른말 한다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대부분 '잘난' 사람들이라는 거죠...
그게, 허세든, 진짜로 잘난 사람이든 말이지요. 특히나 자신의 논리와 지식에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이 더 그렇고,
자신의 능력으로 어느 정도 이상의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들은 더 심하지요...
"왜 화내는데? 그래서, 내말이 틀려?"...

요즈음... 유독 저런 사람들 때문에 제가 상처를 많이 받아서 더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걸지도 모르겠네요.. 흐..
13/07/12 22:23
수정 아이콘
본문과 댓글을 보면 그 특성이 어째 광신도와 비슷하네요. (...)
13/07/13 21:18
수정 아이콘
자신에 대한 광신이라고 해도 될 것 같긴 합니다. 흐흐...
자기를 너무 믿는거죠. 내가 하는 말이 진리이고, 내가 하는 말이 도덕적으로 옳으니, 넌 닥치고 들어라.
13/07/12 22:54
수정 아이콘
정확히는, 제 댓글과 본문 글과는 핀트가 좀 다르지요. 그래도 한 때 '바른 말만 하는 사람' 이 이상적인 인간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기에, 그 시절이 생각나서 적어 봤어요. 사람이 그냥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 보다는 포장을 해서 보여주는 건 음식을 시키면 그릇에 담아 나오는 것 만큼이나 당연한 거긴 해요.
13/07/13 00:31
수정 아이콘
저는 그런 사람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런 사람중에 자신에 대해 바른말 해주면 싫어하는 사람은 경멸합니다
자기는 성격이 솔직하지만 소심하다나 -_-;;;
13/07/13 11:49
수정 아이콘
완전 공감합니다!!
또 평상시에 "나는 너의 생각을 존중하고, 나에게 무슨일 있으면 객관적으로 말해 줬으면 좋겠어" 라고 하면서 막상 그런 상황이 되면 "지금 내 기분이 이런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냐" 라고 하면 참 웃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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