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실패한 경험담이라서 어디에서 말하기 썩 좋은 내용은 아니지만, 이번 가O파드 에피소드를 보고
한번 제 경험담도 풀어볼까 생각이 들어서요. -_ -a 그 분 처럼 재미있게 풀어내는 능력도 없고 실패담이
지만 그래서 혹시 워킹홀리데이 생각중이신분들에게는 좋은 실패담 글이 될 수도 있겠네요. 흐흐흐흐
저는 먼저 필리핀에서 3달동안 영어공부를 한 후 호주로 넘어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테크중 하나가
기초회화능력 습득 후 호주 진출인데요, 저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제 영어 실력은 진짜 초등학생보다
못한 실력이었고, 그 형편없는 영어 실력탓에 마닐라 공항에서 직원에게 100USD를 삥뜯기기까지 했었는데,
그래도 정말 기초적인 회화능력은 갖추게 되었으니까요. 크크 필리핀에서도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많았지만
괜히 필리핀이야기까지 적으면 글이 쓸데없이 길어질테니 일단 생략하겠습니다.
호주행 비행기를 탔을때 옆에 탄 아저씨가 제가 날씬해서 좋다더군요(?) 그리고 입국 전에 서류 작성하는
것도 도와주고, 자신도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면서 필리핀 여자랑 같이 찍은 사진도 보여주고, 자기 아내,
딸 사진도 보여주고 캔버라에 있는 자기 집도 자랑하고, 음식 메뉴 설명도 해주고 호주의 첫 인상은 괜찮았습
니다만 이 분 발음이 좀 이상하긴 했어요. (사실 이 분 발음이 이상한 게 아니라 제 발음이 이상한거죠;;)
브리즈번에 도착해서 캐리어 끌고 백패커 찾아다니면서 헤매는데 친절한 호주 아주머니가 길 안내해주시더라구요.
브리즈번 시티였는데 호주는 정말 대륙이었습니다. 정말로 넓어요. 겨우 백패커 잡았습니다. 호주에서도 한 달동안
학원 다니기로 했기 때문에 월요일날 학원 등록하고 레벨 테스트 받고, 통장 만들고 이것저것 했습니다. 레벨 테스트
결과는 인터미디어 나왔습니다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호주 도착하자마자 학원 다니기 시작한건 제 실수 였습니다.
계속 백패커에 머무를 수는 없으니 쉐어하우스를 구하는데, 보통 이곳 쉐어하우스 방식이 2주 계산 + 2주 디파짓해서
1달치 금액을 집 주인에게 줘야 하더라구요. 그리고 2주전에 방뺀다는 통보 안하면 그 2주 디파짓을 못 돌려받습니다.
한마디로 워홀러들이 신용이 없으니 돈으로 묶어둔다고 할까요? -_ -a 안그래도 영어 공부한다고 있는돈 없는돈 다
끌어썼는데, 이런건 정말 예상치도 못했습니다. 어쨋든 1존안에 있는 쉐어하우스 하나 구했습니다.
이게 호주 도착해서 한 제일 큰 실수였습니다. 집보고 괜찮다 싶어서 덜컥 계약(?)했는데, 룸메를 보고 결정했어야
하는데, 같이 사는 사람들을 보고 결정했어야 하는데 안보고 결정했거든요. 룸메는 뭐랄까요. 조직 폭력배처럼
생겼는데 실제로 한국에서 대부업했다더군요. 호주에서도 사업 생각중이라고 했구요. 뭐 중학교때부터 자취를 했다
그랬나 해서 하루에 한번 정도는 요리 했습니다. 물론 재료는 N빵 해서요.
그런데 그 룸메가 좀 다혈질이었어요. 화를 엄청 잘 내고 화낼떄는 진짜 다 때려 부수는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지딴에는 장난친다고 칼가지고 제 눈 앞까지 찌르는 시늉을 하면서 슉 슉 소리내는데, 제가
정중하게 "칼 가지고 그런 행동하면 위험하니까 사람 없는 허공에 휘둘러 주세요." 얘기하자 이게
무섭냐고 비웃으면서 계속해서 그런 시늉을 하더라구요. ㅡ,.ㅡ 진짜 찔리는줄 알았습니다. 호주는 또 라이터가
비쌉니다. 그래서 그 분이 라이터도 없어서 가스레인지 불로 담배 태우시는데, 집 안에서 피는건 예삿일이고
한번은 저한테 담배에 불 붙여오라더군요. 그래서 제가 "담배 불 붙이려면 빨아야하잖아요?" 묻자 그분 曰
"야 너 담배도 옛날에 폈었다며, 아예 안 피던새O도 아니면서 왜 지O이야" (현재 금연 2년차입니다.)
본인이 나이가 많기 때문에 이것저것 심부름 엄청 시키고, 설거지도 다 저 시키는데, 밥 드셨으면 밥그릇을
좀 싱크대에 넣어주시지 여기저기 널부려트린거 제가 찾아서 다 닦았습니다. 거실쉐어 하시는분은 한술 더 떠서
밥 먹으면 바로바로 설거지 해달라더군요. 벌레 꼬이니까 (님이 먹은거 님이 닦던가요;)
그리고 이렇게 시달리기전, 룸메 소개로 청소일을 시작했는데 이 청소 에이전트가 룸메랑 아는 사이였습니다.
룸메 사업하기전에 잠깐 청소일 도와준다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이 일 시작했는데 첫날 이 에이전트가 저 교육
시키면서 툭툭 치더군요. 제가 실수 한번 할때마다 뒤통수 한번 때리고 마음에 안들때마다 더스터로 얼굴 치고
쌍욕하고, 일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이렇게 맞으면서 일할 이유는 없다 생각해서 첫 날 정중하게 일 못하겠다
얘기하자 쌍욕 먹고 적어도 [일주일]은 하는게 예의라고 해서 일주일동안 일 하기로 했습니다.
하루 6시간일인데, 제가 있는 일주일동안은 6시간에 + a로 시키더군요. 진짜 벽에 있는 자국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닦게 했구요. 그리고 일주일동안 일하면서 폭언도 멈추지 않았고, 그 룸메는 본인 사업계획한다고 일끝나고 새벽에
저 잡아놓고 이것 저것 서류 작업같은거 시키고 -_ -; 그런 상태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학원도 가고 뭐 그랬습니다.
마침내 약조한 일주일이 지나자 돈을 안줍니다. 흐흐흐흐 이 바닥룰이 일하는것도 디파짓 있어서 처음 2주간 봉급은
디파짓으로 묶고, 3주차부터 주급을 주는데, 처음 2주 봉급은 일한지 3달이 지나야 준다더군요. 그리고 너는 일주일만
일했으니까 당연히 돈 안 줌이라네요. 그러면서 저한테 어차피 일할 [워커]는 넘친다고 이야기 해주시더라구요. 흐흐흐흐흐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대선 한번 해보겠다고, 그리고 이 기회에 아예 자리를 옮기자는 생각으로 시드니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그렇게 비행기를 타기전까지 룸메를 비롯한 제 주변사람들이 저를 병O취급하더군요.
"니 한표가 그렇게 중요하냐?" "한 표 행사하려고 비행기 값 날리는거 한국에서 알면 그냥 투표하지 말라고 할거다."
"대통령이 누가 되던 니 삶이 뭐가 달라지냐" "투표하겠다고 그렇게 돈 쓰는건 정말 멍청한 짓이다."
하지만 저는 호주 오기전부터 투표는 꼭 할 생각이었고(룸메에게 시달리기전) 그래서 무슨 재외국민신청인가 뭔가도 해놨기
때문에 시드니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시드니에 도착하자마자 투표부터 했습니다.
글이 좀 길어지는것 같아 한번 자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