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질문 게시판에 https://cdn.pgr21.com/pb/pb.php?id=qna&no=3408&page=6

라는 글을 올렸었던 사람입니다.

많은 분들의 권유대로 그날 바로 돌직구를 날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필력은 없는 터라 소설 방식으로 엄청 긴장감있게 쓰는 능력이 존재하질 않아

그냥 그 당시의 상황과 반응 같은 것들을 그대로 말해보겠습니다. 크크

이렇게 후기글을 쓰게 된 이유는.. 결과를 먼저 아시면 스크롤을 바로 내리실 것 같아서 일단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그녀에게 무작정 9시에 만나자는 연락을 하니 5시 정도에 연락이 오더군요. 무슨 일이세요? 급한 일이세요? 라는 식의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뭐 줄게 있다고 얼버무리면서 어떻게 저렇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너무 티나!라고 생각했고 그게 제 친구들의 의견이었으나..)

모솔인 저는 매우 긴장을 하면서 어떻게 선물을 주면서 말을 해야 되나? 등등의 생각을 했지만 학교 생활이 너무 바쁘기도 하고 그녀가 사는 곳과

학교가 가깝지도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물은 배제시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특히나 밤잠을 설쳐가며 고백 시뮬레이션을 한 500번은

해봤었기에 솔직히 자신이 있었는데도, 실전은, 특히나 한번도 고백해 본적이 없던 남자의 고백은.. 정말 영 아니었습니다..

간단합니다. 주변 근처의 공원으로 유도를 한 뒤 이렇게 저렇게 말을 막 하면서 풀어야하는데 옆에 있으니까 말하기가 너!!! 무나 어렵더군요.

솔직히 고백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도 않고 그날의 기억이 너무나도 엉망진창이긴 한데 아무튼 그 수많은 고백 시뮬레이션의 경험들은

어디로 버렸는지 그냥 "널 좋아하게 된 거 같아"라고.. 하게 됐네요.. 그랬더니 그 친구의 반응이 너무나 다채로웠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으악! 꺄악! 그러는데 순간적으로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정말요? 진짜요?" 눈을 동그랗게 뜬 그녀의 모습에 저는 고개를 끄덕였고, "왜요?"라는 말에 당황을 매우 하게 됩니다..

"왜 저가 좋아요? 저 진짜 아무것도 없는데!" 라는 그녀의 말에 저는 사실 지금도 기억이 안나네요. 이런 반응은 내 고백 시뮬레이션 데이타

베이스에 없어!라는 식의 생각을 순간적으로 떠올리면서 횡설수설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평생 할 오그라드는 말을 다 한거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손이 부르르 떨리면서 내가 이런 말을 하다니! 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무튼 줄이겠구요. 그날 저는 사실 고백 15분 하고 딱 멋있게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 하고 사라질려고 했는데, 이 친구가 저를 놓아주지를 않는 겁니다.. 제가 "지금 꼭 결정할 필요는 없구, 다음에.."

"싫어요! 오늘 어떻게든 대답해 드릴거에요!"하면서 저를 보내지를 않아서 약 한시간 반, 두시간을 역에서 역 사이를 걸어다니닌 것 같네요.

이 친구가 자신의 매력을 잘 몰라서 하나하나 설명해준다고 제 손발이 오그라들었으며, 자신도 저를 좋아하는데, 그런데 또 이러다 헤어지면 자기

는 저하고 남남이 되는 게 싫다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고 하기에 (사실 이 질문이 저는 너무 와닿았습니다. 저보다 어린 그녀지만 생각하는

건 저 이상으로 넓고 깊게 생각하더라구요.)저는 약 한시간 반~두시간 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녀의 옆을 계속해서 지키게 됩니다.

뭐 아무튼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저렇게 시간은 흘렀고, 솔직히 설득은 제가 어떻게 했는지 너무 횡설수설해서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 사귀게 되었습니다. 허허

저 같은 모자란 녀석에게도 여자친구는 생기네요. 오늘 전화를 무려 2시간 반을 했는데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꿈이라면 절대 깨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위의 질문을 받으면서 다짐한 게 있는데, 차이기 전에는 절대 이 친구하고 헤어지지 않을 겁니다. 거기에 제 모든 걸 걸죠.

p.s 첫 데이트가 토요일인데 무엇을 할 지 모르겠습니다!! 옆에 있기만 해도 좋은데 뭘 하란 말이죠!!(.. 죄송합니다) 혹시 추천해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이별, 헤어지기 이런거 안되요!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