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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2/02 23:28:19
Name happyend
Subject 경기후기)))고뇌
역시 벼랑끝에 선 8명 선수들의 경기다웠습니다.

이성은 선수의 선택도 돋보였습니다.저그에게 주도권을 주면 미래를 알 수 없는 히치하이커에서 팩토리를 날리고 드랍쉽을 날려 상대를 혼란에 빠뜨렸습니다.역시나 초반 상대압박에 무기력한 김준영선수의 약점이 다시 드러나며 이성은 선수는 패자부활전을 거치고 어렵게 어렵게 한발 더 전진했습니다.

신희승선수는 이윤열선수의 천재적인 운영에 무릎을 꿇었습니다.이윤열 선수는 마재윤선수와 더불어 현 프로게이머중에서는 가장 판단력이 뛰어납니다.한발 뒤쳐졌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는 날기위해 움추리는 개구리가 될 줄 압니다.
신희승선수는 전략으로 흥한자 전략으로 망하리라...라는 명언을 남긴 첫경기에 대한 앙갚음이라도 하듯 다시 전략으로 리버스템플에서 승리한 여세를 몰아 빠른 배틀테크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이윤열선수는 알카노이드 테란전에서 산전수전을 다겪으면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적절한지 잘 아는 선수입니다.루니테란 이학주 선수라는 보약을 먹은 그를 넘기엔 신희승 선수의 커리어가 모자랐습니다.패배를 통해 거듭날 기회라고 여겼으면 합니다.

마재윤선수 이야기를 빼고 오늘의 스타리그를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양대리그에 프로리그,슈퍼파이트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는 동안 그는 테란만 만나면 깊은 고뇌에 빠졌습니다.그 이유는 이번 대회 맵이 저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가스'멀티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마재윤 선수는 프로토스로 시작했다고 합니다.아직 프로게이머의 꿈을 꾸기 이전이지만 말입니다.그러나 수많은 해처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량에 반해서 저그로 바꿨다고 합니다.그래서 마재윤의 3해처리는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었습니다.
마재윤식 운영은 가스멀티에 의해 완성됩니다.가스를 확보한 저그만이 유연한 전략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런 그에게 지금의 맵은 그에게 연습할 시간보다 생각할 시간이 더 많게 만들었습니다.
진영수전과 전상욱전의 2연패는 그를 더욱 깊은 고뇌로 빠뜨렸습니다.예전처럼 해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은 것입니다.
마재윤은 오늘 전상욱 선수와 경기이전에 어느정도 자신의 변신을 준비해왔습니다.리버스템플에서도 알카오이드에서도,그리고 원종서선수와의 경기에서도 그는 극단적으로 외길 빌드를 썼습니다.단 한마리도 출현하지 않았던 뮤탈.그것은 가스를 집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오늘은 반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단 한마디로 나오지 않은 히드라.가스멀티를 더 먹을 수 없다면 가스유닛의 일부를 버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듯 합니다.그의 고뇌에 찬 결단은 결국 들어맞았습니다.전상욱 선수의 엔진은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마재윤을 운영이나 물량으로 만 볼 수 없는 것은 첫 번째 교전에서 드론 콘트롤이었습니다.그 전투는 테란이 절대로 질 수 없고,적어도 저그를 깊은 수렁에 빠뜨릴 수 있었습니다.마재윤이 아니었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한기의 드론의 유혹에 휘말린 파이어뱃이 결국 성큰에 맞아 죽는 순간 승부에는 균열이 가기 시작했습니다.가난한 저그를 선택한 마재윤의 외줄타기가 성공했고 결국은 그 많은 물량을 가지고도 전상욱 선수는 지지를 쳐야 했습니다.

한동욱 선수는 이번 대회 최대의 우승후보입니다.박성준이라는 최대의 라이벌을 만났지만 그의 빛은 퇴색되지 않았습니다.조금만 시간이 흐른다면 박성준의 압박에 무너질 지도 모르는 그 순간 그는 더블커맨드페이크를 통해 저그의 라바가 전부 드론으로 변하게 합니다.그 찰라의 순간...승부의 추가 기우뚱했습니다.결국 타이밍러쉬에 박성준선수는 그 좋은 게임을 해보지도 못하고 놓쳤습니다.

새로움을 선택한 사람들...창조적인 사람들이 살아남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공부도 열심히 한다고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한발 떨어져 설계를 할 줄 알아야 실력이 늘듯이 말입니다.세상살이도 그렇습니다.위기속에서 변화를 선택하는 사람은 기회라는 소중한 선물을 받게 됩니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던 맵에 다시 어둠이 내렸습니다.다시 어떤 승부와 도전이 펼쳐질 지 너무나 궁금해집니다.

그곳을 빛내줄 모든 선수와 모든 팬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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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terran
07/02/02 23:38
수정 아이콘
저도 2경기의 핵심은 이윤열의 '판단력'이라고 봅니다. 배틀+탱크 조합을 골리앗+탱크 조합의 물량만으로 뚫어낼 수 있다고 믿은 판단력.

마재윤은 볼수록 신기합니다. 남들이 하면 백이면 백 다 실패하는 노러커 패스트가디언이 왜 마재윤이 하면 성공하는건지 참 이상합니다. 한발만 삐끗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외줄타기를 마재윤은 곧잘 해냅니다.
비오는날이조
07/02/03 00:54
수정 아이콘
불리할때 이길수있는 선택을 제대로 하는 선수는 정말 그렇게 많지 않죠. 이윤열, 최연성, 마재윤, 강민선수등이 생각나는데요, 윤열선수에게 제대로 감탄한것은 2차전때 리템에서의 경기였습니다. 지고있는상황에서 할수있는 최선의것들을 해주었죠. 물론 희승선수 굳히기가 일품이었기에 빛이 바랬지만.. 역전을 잘하는 선수는 뭔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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