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te |
2005/04/23 15:47:59 |
Name |
The Siria |
Subject |
MWL 그들이 걷는 길(23) - 내가 아닌, '내'가 되어있음을 꿈꾼다, 노재욱. |
부활이라는 단어.
종교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세상의 많은 단어가 그렇듯이 지금은 많은 상황에서 쓰인다. 특히 스포츠에서 상당히 많이 쓰이는데, 한동안 부진했던 선수가 다시금 살아나 맹위를 떨치는 모습을 보여줄 때, 특히 이 말은 자주 쓰인다.
부진한 모습이라....
이 글의 주인공, 노재욱 선수가 과연 부진했는가를 생각한다면, 꼭 그렇다고 이야기하기는 그렇다. 그에게는 참 미안한 말이지만, 방송 리그에서의 성적이 딱히 좋다고 말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4강에 든 적은 없으며, 8강에 입성한 적만 두 차례. 비록, 방송 밖에서 벌어진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어쩌랴 그것은 리플 이외에는 볼 수단이 없는 것을,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것을.
그래도, 그렇게 성적이 꾸준히 나온다는 것은 실력이 좋다는 뜻일 텐데, 방송에서는 왜 이렇게도 인연이 닿지 않는 것인지, 원. 이 번 예선에서도 벼랑 끝으로 갔다가 극적으로 생존한 상태니까, 정말 방송 리그하고는 인연이 많이 없기는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ROC 말기 무렵, 그가 누렸던 명성과 실력이 비한다면, 분명 다소간 아쉬운 모습이기는 한데, 그가 언데드의 정상급의 성적을 낸다면, 그것이 그의 성적을 놓고 부활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하나의 근거가 아닐지.
여하튼, 그가 처음 이름을 드러냈을 때의 모습은 아직도 많은 기억을 남기게 하니까.
PL5 시작하면서, 본인 스스로는 언데드의 희망도 아닌, 그저 처음 PL에 데뷔하는 노재욱으로 경기에 임하고 싶다고 한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그것은 그가 역설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졌던 기대를 잘 알고 있었다는 뜻하고 같은 의미가 아닐까 싶다.
ROC 말기에 그에게 주어졌던 기대는 정말 엄청났다.
래더 순위권에 들어간 유일한 언데드 유저였던가?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았었고, CTB2에서 팀을 본선으로 이끌었던 공로가 더욱 그렇게 만들지 않았었나 싶다. 기대는 기대를 갖게 하는 사람에게 정말 열광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니까, 그의 모습은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갖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으니까.
여하튼, 얼어붙은 왕좌의 기대인 지금, 그의 성적이 적어도 방송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예전에 품었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뭐랄까, 그 좋았던 모습에 비해 방송에서 뿜어지는 포스가 다소 약하다고 사람들은 느끼는 것일까.
승부와 승리는 한끗 차이다.
그는 탁월한 승부는 했어도, 탁월한 승리하고는 아쉽게 인연을 맺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다. 이기는 모습이 적었기 때문에, 방송에서 그에게 느껴지는 것은 약간의 안타까움과 아쉬움,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대마왕의 위력을 뿜어내리라는 그런 기대가 혼재되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그의 경기는 많은 기대를 가질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느낌상, 그의 경기 속에서 보여 지는 어떤 번뜩이는 재기와 열정은 아직도 충분하다고 본다. 다만, 아직 그가 그의 껍질을 깨뜨리지 못했다는 생각만이 머리 속에 남아 있을 뿐, 그 껍질을 깨고 벗어나면,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 남는다. 여전히 그에게서는 분명 언데드의 대마왕의 향기가, 그간 언데드를 주도했던 사람들이 가졌던 것과 또 다른 느낌이 그런 힘이 느껴지니까.
돌아옴. 부활.
애석하게도, 이 번 시즌 그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이 소리를 쓸 수밖에 없다. 그간 방송 경기에서 자신의 능력에 비해 한참 부족한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그렇게 돌아오는 것이 또 어디인가.
재능을 가진 자가 마땅히 자신의 재능을 폭발시킬 때, 지켜보는 사람에게는 정말 크나큰 복이 아닐 수 없다. 역량과 실재의 모습이 일치하는 순간, 화려하게 폭발해서 자신을 떨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으리라.
자, 시작이다. 기분 좋게 첫 승도 거두었고, 자신을 깨고 다른 자신으로 돌아오는 모습만 꾸준히 보여주면 된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되어서, 자신을 깨우치면, 우리는 대마왕이 존재함을 느낄 것이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