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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19 11:00:36 |
Name |
The Siria |
Subject |
MWL 그들이 걷는 길(15) - 후회없이 걷는 거인의 풍모가 느껴진다, 박세룡. |
언데드와 나엘이 휴먼을 지치게 할 때, 때로는 호드까지 여기에 가세해 휴먼을 더욱 우울하고 힘겹게 할 때, 휴먼을 사랑하고, 휴먼을 좋아하고, 휴먼의 힘과 기세의 부흥을 꿈꾸던 이들은 언제나 한 목소리를 외쳤다.
그들이 낸 목소리의 주인공은 정말 대단하기는 하다.
허나, 휴먼은 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휴먼 유저들은 그 수가 비록 많지는 않으나 꾸준히 정상에 도전을 하고 있으며, 과거에 많은 선수들도(대표적으로 전지윤)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지 않았던가. 그리고 상대를 제압하면서, 휴먼의 위맹을 떨치지 않았던가, 더군다나 자신만의 스타일로 상대를 누르는 모습까지 보이지 않았던가.
하긴, 그의 경기가 좀 더 특별하다는 점은 필자도 솔직히 인정한다.
상대보다 조금은 적어 보이는 병력이지만, 커다란 전투가 끝난 후에는 전장에는 휴먼 병사들의 승리의 함성이 들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휴먼의 영웅들은 용맹했으며, 목숨을 다 바쳐 전투를 이끌었다. 그런데, 그 것은 분명 특별한 그의 재능이기는 하지만, 과연 이 것만으로 사람들은 열광하는 것일까?
휴먼으로 우승을 이끌었고, 암울하다는 느낌이 들던 시절에도 그의 경기에서 승리를 느낄 수 있었기에 사람들은 열광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잠시 부진했던 지난 PL5의 모습은? 그리고 그 점에도 오히려 식지 않은 그에 대한 신뢰는?
쇼부라면, 그 말 한마디에 휴먼이 결집하고, 휴먼이 뭉치고, 휴먼이 희망이 되는 그 모습은 과연 무엇으로 해석을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신뢰를 이끌어 내는 박세룡이라는 인물이 가지는 힘은?
장재호라는 당대 제 1의 괴인을 잡아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 사람이 바로 박세룡이다.
그리고 휴먼이 우승을 다시 차지한다면, 그 위업을 이룰 수 있는 인물도 박세룡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가 가지고 있는 힘이란 어쩌면 신뢰를 현실로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다.
물론, PL5에서 보여준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 성적은 그에 대한 신뢰를 다소 떨어뜨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이미 그간 쌓아놓은 성적이 있었고, 잠시간의 공백 이후에 돌아와서 보여준 모습은 여전히 신뢰를 받기에 충분하다는 점이 그에 대한 신뢰를 계속 시키는 원천이겠다.
신뢰는 한 순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닌, 오랜 기간 쌓아놓은 공덕과 같은 것이라, 그에 대한 신뢰의 모습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신뢰는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며, 하루아침에 무너질 것도 아니다.
그는 고비에 참 강하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시점에 이기고, 그 이기는 모습은 멋지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믿음이란, 신뢰란, 서로 간에 형성이 되는 것이다. 휴먼인들이 그에게 승리를 원한다면, 그는 이를 이룸으로써 보답한다. 고비마다, 그는 자신의 강인함과 전투력으로 승리를 얻었고, 그래서 정상에 올랐고, 정상에 항상 근접했던 선수로 계속 남을 수 있었다. 또한, 지금 시작하는 리그의 예선에서도, 그는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돌아왔고, 이제 다시 무대에 서서 또 다른 휴먼의 길을 열 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가 아직도 우리에게 신뢰를 주는 만큼, 우리도 신뢰를 주고 있다. 승부라는 뜻의 쇼부라는 말에는 바로 서로가 주고받는 신뢰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그가 가진 힘의 원천이고, 좀 더 특별한 얼라이언스의 수호신이자, 영웅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이유는 아닐지.
巨人.
그는 휴먼의 거인이다. 최고의 순간을 창조해 낸 것도 그이자, 손에 꼽을 수 있는 휴먼의 명승부와 승리를 앞장서서 만들어 낸 사람도 그이다. 휴먼을 다루는 많은 유저들은 그의 어깨를 짚고 올라서서 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하는 방식에 대하여 보고, 느끼고, 배운다.
어쩌면, 정작 박세룡 그 자신은 스스로를 거인이라고 느끼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 스스로는 얼라이언스의 신의 어깨를 짚고 올라서서 세상을 조금 바라보았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이룬 것도 별로 없는 그런 작은 꼬마일 뿐이라고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가 그 스스로를 거인으로 느끼는지 여부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그의 어깨를 짚고 휴먼을 바라볼 뿐이다. 흔들리지 않는 거인의 풍모를 느끼고, 그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다.
그는 쇼부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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