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5/04/21 10:09:34
Name The Siria
Subject MWL 그들이 걷는 길(20) - 높이 나는 새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대길.
  워3리그가 지속이 되는 한, 아니 E-Sports라는 것이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는 한, 영원히 기록될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2003년도 다 끝이 날 무렵, 우여곡절 속에 시작이 되어 결국 이형주 선수의 우승과, 이중헌 선수의 화려한 복귀로 끝이 난 온게임넷 2차리그. 그 때 일어났던 일이다.
  16강 조별리그에서 세 사람은 2승 1패로 동률이 되었다. 이중헌, 강서우, 김동현. 이 세 사람은 당연히 2명 올라가야 하는 8강 진출권을 놓고, 재경기를 벌였고, 방송에서 벌어진 재경기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워든쇼가 다시금 나왔던 경기가 이 경기다.) 그리고 벌어진 오프라인 재경기는 하루에 끝을 맺지 못했고, 결국 이틀째 되던 날, 김동현 선수의 탈락으로 결말이 났다.
  그들이 벌인 재경기의 횟수는 5번, 경기로는 10경기를 치렀던 그 모습은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의 하나로 기억되리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지금의 이 글의 주인공, Cherry-High, 하대길이 그 명장면 이면의 희생자로 자신의 리그 데뷔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바로 위의 조에서 3패를 기록하며, 자신의 워3리그 데뷔를 마친 사람이 바로 하대길이었다.
  처음 10강으로 뽑았을 당시에 진출에 성공한 선수였기에, 성적은 조금 아쉬웠으며, 무수한 강자들을 꺾고 올라갔음에 틀림이 없는데, 처음 진출이라는 부담감과 낯설음이 분명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오고, 결론적으로 명장면의 이면에 머무르게 된 한 계기가 되었지 않았나 싶다. 그가 세 선수 중에서 한 명에게라도 1승을 뽑았다면, 승부는 또 달라졌을 것이니.

  당시 조 예선에서 그가 128명의 벽을 뚫고 진출에 성공할 때, 꺾었던 선수들의 면면은 제법 화려하다. 이경민, 박종선(Gz.Dead), 조대희, 유승연. 적어도 조대희와 유승연이라는 이름은 메이저 대회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으며, 충분히 강력하고, 8강 이상의 성적을 낸 선수들이 아닌가.
  이 번 예선에서도, 비록 조에 이름만 들어도, 천하를 호령한 거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도, 나름대로 탁월한 실력자들을 누르고, 예선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그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소유했는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2003년 말 그의 모습이나, 지금 예선을 통과한 그의 모습이나, 적어도 퇴보하지는 않았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예선 통과라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니까, 그것은 약간의 행운도 같이 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업적이므로.
  여하튼 예선을 뚫고 올라온 선수에게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승을 노릴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험난한 고비를 넘고 올라온 사람에게 그 자체만으로도 실력이 입증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본인의 아이디인 High처럼, 높이 나는 것은 먼저 높이 날 기회부터 얻어야 시작하는 것인데, 그는 기회를 잡는데 분명 성공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정말 높이 날아보는 것이 아닐지. 1년 전에 실패했던 비상을 다시 하는 것이 그에게 남은 과제다.
  그리고 비상을 위해서는 반드시 두려움과 긴장을 없애야 한다. 예선장에서 살아남은 그 기세만을 믿고,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자신을 믿지 못한다면, 그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는가. 힘들게 올라온 자리에서 허망하게 탈락해 버린다면, 그 또한 허무하고, 어이없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결국 자신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다. 비상도, 추락도. 그는 이미 추락을 맛보았고, 전설의 이면에만 존재하는 것도 느꼈을 것이다. 게임이라는 것은 결국 한 순간의 기세를 타는가의 여부인데, 지금 그는 기세를 타는가, 그렇지 않는가의 기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론에 강한 나엘.
  장재호 선수가 조추첨식에서 한 말이다. 농의 성격이 더 강한지, 진의 성격이 더 강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무엇이 능하지 않다면, 결코 예선을 넘어서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겠다.
  비상은 자신이 날개를 부지런히 움직일 때 가능하다.
  높이 나는 새가 되고 싶을 것이다. 그간 자신의 경기를 보여주지 못해 사람들은 그를 신예로 치부한다. 뭐, 어떻게 보아도 상관은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다. 지금부터 난다면, 사람들은 그를 센티널의 한 축을 당당히 인정할 것이므로.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04/21 14:08
수정 아이콘
fly high!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829 IGE CTB 7주차 원팀과의 경기에서 올킬한 강서우 선수 인터뷰입니다 [4] 워크초짜2485 05/04/24 2485
828 MWL 그들이 걷는 길(24) - 어렵게 잡은 기회, 도약을 만든다, 김관영. [2] The Siria2750 05/04/24 2750
827 MWL 그들이 걷는 길(23) - 내가 아닌, '내'가 되어있음을 꿈꾼다, 노재욱. [4] The Siria2791 05/04/23 2791
826 WCG2005 워크래프트3 룰입니다 [3] 워크초짜2861 05/04/23 2861
825 아이보리타워 [28] dork2767 05/04/23 2767
824 오프라인 3,4경기에 대한 짧은 감상평. [1] The Siria1994 05/04/22 1994
822 우오오오옷!!!!-MWL 1주차 경기 [5] kama2763 05/04/22 2763
821 장재호를 이기는 방법 - 김성연 [8] Daydreamer3058 05/04/22 3058
820 MWL 그들이 걷는 길(22) - 명성이 허명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홍원의. [2] The Siria3075 05/04/21 3075
819 워3 국내 선수 팀별 분포도 [6] 워크초짜2781 05/04/21 2781
818 장재호 마우즈팀 탈퇴, 김동문 MYM 탈퇴 [10] 워크초짜3522 05/04/21 3522
817 MWL 그들이 걷는 길(21) -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달콤한 축배를 든다, 이성덕. [2] The Siria2491 05/04/21 2491
816 MWL 그들이 걷는 길(20) - 높이 나는 새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대길. [1] The Siria3113 05/04/21 3113
813 재미있는 언데드의 1회성 전략.. [10] Gidday2335 05/04/20 2335
812 MWL 그들이 걷는 길(19) - 길을 열고, 그 길에는 영광만을 새긴다, 구영롱. [1] The Siria2945 05/04/20 2945
811 MWL 그들이 걷는 길(18) - 기다림의 시간만큼 보여줄 것을 다짐한다, 김성연. [3] The Siria2636 05/04/20 2636
810 MWL 그들이 걷는 길(17) - 탁탑천왕 그 이름 이상으로 꿈꾼다, 김재웅. [2] The Siria2765 05/04/20 2765
809 프라임리그 5 결산 (3) - 종족별 승패 오크 - leiru2224 05/04/20 2224
808 MWL 그들이 걷는 길(16) - 굳건한 반석이 되어, 명성을 조각한다, 최성훈. [3] The Siria2722 05/04/19 2722
807 MWL 그들이 걷는 길(15) - 후회없이 걷는 거인의 풍모가 느껴진다, 박세룡. [6] The Siria2742 05/04/19 2742
806 ShowTIme, Lyn, Spider 유럽클랜 Yperano 가입ShowTIme, Lyn, Spider 유럽클랜 Yperano 가입 [2] 워크초짜2235 05/04/19 2235
805 UZOO.com에서 드디어 워3 컨텐츠도 오픈했네요. [7] Crazy Viper2013 05/04/18 2013
804 MWL 그들이 걷는 길(14) - 꾸준함은 탁월함을 이루기 위한 전초다, 박준. [5] The Siria2853 05/04/18 285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