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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4/04 19:23:02 |
Name |
The Siria |
Subject |
MWL 그들이 걷는 길(2) - 비상은 비상을 맛 본자에게 허락된다, 김홍재. |
평범한 사람이 변화하여, 시대를 구원하는 영웅으로 비상한다면?
그는 자신의 평범함과 영웅의 사이에서 번민하고, 괴로워 하다가 결국 파멸의 길로 걸어갈 수 있으며, 아니면 자신의 평범함과 영웅의 길 사이에 어떤 중용의 지점을 잡아서 외줄타기를 하는 수도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 온 천하를 구원하는 영웅의 길을 묵묵히 걷는 것이겠다.
그가 평범하다고 말 하는 것은 그를 오래도록 주목해온 팬들과, 그 자신에 대한 실례일지도 모르겠다. 허나, 내 자신은 그를 보면서, 그런 느낌이 든다. 호드의 거성들에게 빛이 가려 있다가 이제 막 주목을 받는 느낌이 들어서 일까. 세 차례 연속으로 본선에 올랐다는 것 외에는 어떤 기록도 없는 그가 어느 순간 호드를 대표하는 주자가 되어 장재호와 맞서는 장면은 의외라면, 의외였다는 것은.
그래, 그는 도전자였다.
위태하게,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끌려나왔다면, 끌려나왔고, 꿈꾸었다면, 꿈꾸었던 그 무대에 선 주인공이자, 최강에 도전하는 도전자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 그 결과는 그에게 호드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그를 변모시켰다.
영광스러운 변모라면, 영광스러운 변모이고.
고통스러운 변모라면, 고통스러운 변모이고.
여전히 현 시점에서 리그에는 그를 능가할 업적을 이룬 호드는 없으며, 그는 또 다시 호드를 이끌어야 한다. 제일 선봉에서 동료들을 독려해야 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며, 중간에서 호드의 상황을 판단하고, 지휘해야 하는 것도 그가 해야 하는 몫이다. 그에게 주어지지 않은 몫은 후퇴하는 병사들을 잘 통솔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후퇴?
그것은 없다. 오직 앞을 보고 말없이 달릴 뿐이다.
호드를 빛낸 영웅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런트를, 코도의 북을, 라이더를, 그저 상대의 목을 향해 돌진시키고, 상대를 향해 호드의 위력을 뽐내는 것만이 그가 해야 할 과제이다. 그만이 해야 하는 과제는 아니지만, 가장 호드인 가운데 경험이 많은 그가 짊어지고 나가야 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짊어진다는 것, 사실 그는 이미 하나를 짊어지었다. 바로 지난 시즌 종료 후의 그 일.
변혁의 계기가 된 슬픈 사건에서 그는 가장 피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가 일군 땀의 성과는 조용히 묻혔으며, 공교롭게도 그의 경기를 통해 그 슬픈 사건은 세상이 드러났다. 그것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솔직히 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가 결승에 오른 모습을 본다면, 고비에서 담력 있는 공세와 결단력을 보여준 그의 모습을 상기한다면, 그는 그 자신을 믿고 다시 승리를 사냥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굳세고, 강한 호드의 선봉이니까.
그래, 그는 어느 순간 호드의 영웅으로 태어났다.
그리고, 비상이 무엇인지를 철저히 맛보았다. 그 비상의 모습이 어떻게 되어야 하고, 더 높이 날기 위해서는 어떤 모습이 있어야 하는지도 철저히 깨달았을 것이다. 하늘 높이 날아, 무수한 강자들을 누르고 결승까지 오르는 그 기백.
영웅이 되어 그는 그가 맞았던 여타 시즌과 다른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그는 많은 것을 해야 한다.
자신이 지난 시즌에 보여준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것.
호드의 선봉이자, 중심으로 호드의 부흥을 지켜나가야 하는 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
그리고 못 다한 정상의 꿈을 다시금 이루어 내는 것.
그가 해야 하는 일은 너무 많다.
그리고 그것이 부담으로 갈지도 모른다. 쉽게 걷기에는 힘든 길이라는 점을 누구도 모르지 않는다. 허나, 그에 대한 기대를 꺾어 버리고 싶지 않다. 그가 결승까지 오르는 동안 보여준 그 기백, 그 비상하는 모습은 영웅으로 시작하는 시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그가 이미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영웅의 길, 쉽지 않은 숙명이지만, 난 그가 감내하고 호드의 위용을 앞장서 보여주리라 믿는다. 그는 이미 비상을 맛보지 않았던가. 꿈을 꾸는 사람에게, 꿈을 현실로 바꿀 자격이 주어지듯, 비상을 맛 본 그에게 비상의 자격은 주어질 것이다.
비상의 순간을 위해. 그 순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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