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4/08/14 02:05:38 |
Name |
마요네즈 |
Subject |
별이 지다. |
오늘 프라임리그를 보며 EvenStar가 쇼부를 물리치는걸 보고 참 놀라워했었는데, 그 경악도 가신채, 안타까운 소식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낭만오크 이중헌 선수가 은퇴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워3의 이중헌이라면 스타의 임요환과 맞먹는 존재인데, 정말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가 없군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워3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인물이 바로 이중헌 선순데..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제 워3는 걸음마를 뗀 당곈데, 나아갈 길이 멀고도 멀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현재 최고의 스타가 떠난다고 하니..
그래도 이중헌 선수가 선택한 길이기에. 저는 옳은 선택을 했다고 믿고 싶습니다.
워3계가 지금보다 백보천보 발전한다 하더라도, 그의 이름은 전설로서 계속해서 기억되리란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로즌쓰론에서 그가 우승하는걸 한번 보고 싶었는데..
2년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GooD Luck, DayFly~!!!
아래는 이중헌 선수가 자신의 까페에 남기신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중헌 입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제 그만 이쯤에서 정리 할려고 글을 올립니다.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될지 잘 모르겠네요..
갑작스럽게 "그만 하겠다" 라고 말하는 것은 아닌거 같아요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그냥 그것을 지금 말하는 것 뿐일지도 모르겠네요..
워3를 시작한 것은 정확히 2002년 8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이 2004년 8월이니 벌써 2년이나 지났네요..
지난 2년을 다시 나눠보면 오리지날과 프로즌스론으로 딱 1년씩 나눠지네요.
오리지날과 프로즌스론 모두 워크래프트3 이지만 저에게는 아주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프로즌스론을 하면서 했었던거 같습니다..
그때 당시에 프랑스에서 있었던 ESWC에서 탈락하고 거기 있는 숙소에서 3일정도를 할일 없이
게임 진것만 생각하면서 지냈는데 그땐 정말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게속 열심히 해서 다시는 지면 않된다는 생각 박에 안들더군요..
그렇게 잘하자는 생각만으로 한국에 돌아와서 온게임넷, 엠비씨게임 시드 모두 포기하고
프로즌스론 적응 기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땐 정말 열심히 했죠
정말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는데 열심히 할수록 나온 해답이 게임을 접어야 된다는 생각
단순히 게임이 잘 안되고 벨런스가 안좋고 그런 것이 아니라 게임 외적인 부분을 더 생각하고
제 나름대로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정답이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는 참 어이없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당시에 제가 정말하고 싶은 일을, 잘하고 싶은 일을 현실적으로 그렇게 생각 할수 박에
없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저 진짜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잘하고 싶은데 불가능하다고 생각이 자꾸 들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때 처음 그만둬야 된다는 생각을 했었네요..
다른 사람에게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위에 제가 이야기 했던 부분은 좌절이 아니라
무모한 일은 깨끗하게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이 다 틀리겠지만
저는 누구보다도 어려운 것을 쉽게 어렵다고 이야기 안할려고 하고 열심히라는 기준도
누구보다도 높게 생각할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절대 쉽게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직업을 포기해야 되는 생각까지 했고..
그러나 제가 어떻게 생각을 했었든 저에게 있었던 상황은 손오공 소속 프로게이머이고
많은 사람들이 저의 플레이에 대해서 기대를 해주고 있다는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생각해도 상황은 열심히 해야 되는 현실이더군요..
하지만 열심히 안했습니다.. 할수 없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기는 어렵더군요..
하기 싫은 것은 열심히 할수 없는 아직 어린이 인듯 합니다..
제가 가장 어려웠었던 것은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이야기 해야
되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너무 쉬워진거 같고..
그냥 어느 순간부터 아무렇지 않게 그말 이야기 하는게 너무 한심해 보이네요..
이제 그말 아끼고 다른 일 시작 할때 사용하고 싶네요..
저는 가끔 현실을 게임에 비유해서 생각을 할때가 있는데
지금 같은 상황을 비유해서 이야기하면 이런 상황 같아요..
게임은 후반부인거 같고요 저는 멀티가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적군이 저의 멀티 지역에 처들어 왔습니다
저는 최대한 빠르게 정확하게 판단해야 됩니다
어리버리 가만히 있으면 질수박에 없죠
제가 초중반 경기 운영을 잘해서 유리 했다면 그냥 멀티 지역을 지키로 가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서 저의 병력이 적군 병력에 비해서 초라해 보이네요
절대 막을 수 없어 보이는 대규모 병력이라서 상황은 정말 암울합니다
너무나도 중요한 멀티 지역이고 본진 자원도 다 떨어졌고
멀티를 지키지 못하면 질수박에 없어 보이는 상황입니다
저는 지금 이런 판단을 합니다
본진에서 재정비를 하고 기다리는 거죠
그러면 아주 조그만한 희망이 생길수 있습니다
상대편은 저의 멀티를 파괴하고 승리를 확신한 다음
방심하고 바로 저의 본진으로 공격을 오게되면
마지막 한타싸움만 준비하고 있던 저의 부대와 방심한 상대편의 부대와 싸우면
어려워도 아주 간간히 승리할수 있죠
지금 상황이 정말 소중한 하나박에 없는 멀티지역을 포기하면서
작은 희망을 가지고 본진에서 재정비하는 심정이네요=_=
힘듭니다=_=
하지만 이미 많이 생각했고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후회도 미련도 없습니다.저 이렇게 기대해주는 사람들,
저를 필요로 해주는 사람들 훌쩍 떠나는..
그 나쁜 성격으로 유명한 B형에 곱슬머리 왼손잡이지만;;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될려고 노력한 사람이니
저를 오래도록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네요=_=
그냥 스폰서에서 나오는 돈 받으면서 다른 일하면서 연습 없이
대회 참가하고 이러는 것이 어려운 저희 집안에 도움되고 좋겠지만
저는 조금 더 좋은 모습으로 물러나고 싶은 맘에 이만 끝내고 싶네요
엠비씨게임 리그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잘했을때 모습, 회색으로 머리도 염색하고
연습도 많이 하고 좋은 모습으로 마칠려고 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마인드로는 잘할수가 없는거 같네요
어쩌면 끝내는 사람 뒷모습이 초라해야 되는 것이 정상인거 같아요.
이렇게 저에게 중요한 것들을 포기한 만큼 다른 일 시작할때 열심히 할껍니다
자신 있고 저에게는 그럴만한 용기와 배짱도 있습니다
저 혼자 잘나서 잘된것도 아니고 주위에서 도와주신분들 저를 만들어주신 분들에게
찾아 뵙고 그래야 되는데 죄송합니다 제가 찾아 뵙고 그럴 자신이 없네요 죄송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의 생각이기 때문에 이렇게 공개적으로 먼저 글 남깁니다 죄송합니다..
저를 이해 못해주셔도 저는 결정 했고 절대 후회 안합니다..
후회같은거 거의 안해봤고 게이머를 접는 문제는 어떤 문제 보다 많이 해봤습니다..
저를 이해해주세요..
휴.. 이제 조금 맘이 시원할꺼 같아요
연습실에 있는 짐도 거의 정리했고
주말에 대만 가는데 가서 푹쉬고 오면 제 마음도 완전히 정리될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항상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죄송스럽고 감사드립니다..
안녕히게세요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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