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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3 03:17
구속이나 구종으로 설명이 안되니 직관적으로 가장 설명하기 쉬운 제구력으로 넘어가는게 수순이지 않나 싶습니다.
딜리버리니 커멘드니 하는 개념도 국내에는 여전히 생소한 개념인데 거기다 구종가치니 하는 이야기를 해봐야 말이 길어질 뿐입니다. 직관적인 설명은 참 편하거든요. 볼넷이 줄었다 --> 제구력이 좋다. 라는 식으로 말이죠. 전체적으로 내꿈은세계정복님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제구력이 좋아서 칼제구를 통해 볼넷이 줄은게 아니라 보다 공격적인 피칭을 통해서 볼넷이 줄었다고 보는게 타당하죠. 세컨피치 서드피치의 완성도가 그런 공격적인 피칭을 받쳐줄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왔고 그게 올해 빛을 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19/08/13 03:46
류현진은 왜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는가?
ERA vs FIP 를 봤을땐, 운도 따라주고 있다고 볼수 있을거 같아요. (물론 FIP 2.85 도 Cy Young 컨텐더급 스탯입니다) ERA : 1.45 vs FIP : 2.85 다르게 보면 운이 나빴으면 ERA 가 4.25 였을수도 있다는거니까요...
19/08/13 03:57
요즘 FIP 가 만능은 아니어서 좀 FIP를 예전보다 거르게 되는게 사실이죠
FIP 의 기본적인 가치는 BABIP는 투수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홈런과 삼진 볼넷으로만 투수의 능력을 알자는게 이론이었는데 문제는 스탯캐스트가 도입되서 타구분석을 해보니 타구의 세기는 투수의 영향이 있는것으로 나오면서 FIP 가 강한 도전을 받고 있는데 상황이어서요. 운이 나쁘면 방어율이 올라갈수는 있지만 예전과 같이 FIP를 ERA 를 예측하는데 쓰기는 힘들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19/08/13 04:03
지금 도전받는게 아니라 사실 10년전부터 이미 정리 끝난 이야기죠. FIP이 무슨 투수의 실력지표인거처럼 이야기하는거 보면 그저 웃음만... 그냥 스탯 중에 하나고, 예측력도 사실 그렇게 대단하지 않습니다. 그냥 대다수의 그저 그런 투수들의 예상에는 편리한 면이 있지만 이런식의 제구력을 앞세운 땅볼투수들에게는 굉장히 안맞는 지표입니다. 실제로 매덕스 커리어 하이 시즌 기록들이나 톰 글래빈의 커리어 스플릿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죠. 원래 스탯 자체의 기준이 매우 극단적이니, 그 기준에 맞는 관점에서만 볼 수 있는거죠.
19/08/13 04:33
FIP 로 ERA 예측이 힘들다는데는 동의 합니다. FIP로 모든 투수 줄세우는건 당연히 말도 안돼지만, ERA vs FIP 차이가 1.4가 나는건 저는 운이 좋다고 봐야 될거 같습니다. 역대 Hall of fame 투수들 FIP vs ERA 차이는 0.2 입니다.
1950 년 이후로 FIP vs ERA 차이 탑텐이: 1.86 에서 1.59 인데 (https://www.beyondtheboxscore.com/2012/11/9/3617554/fip-era-gaps-history-baseball-pitching-statistics-sabermetrics) 1.4 차이면, 그것도 FIP 2.85 에서 1.4차이라면, 엄청나게 운이 좋은거 같아요. 제가 볼땐, 강팀 1선발급 실력 + 역대급 운으로 지금 성적이 나오는거라고 봅니다.
19/08/13 04:41
통산으로 시즌 단위 성적을 보는건 별 의미가 없죠. 그보다는 스탯 캐스트 데이터들을 참고하는게 더 적절합니다. 류현진의 이번 시즌 타구질 관련 스탯을 보면 DIPS 이론의 허점을 제대로 알 수가 있죠. 리그 평균 대비 타구 속도나 배럴 타구, 하드힛 관련 데이터들을 보면 저 괴리가 어느 정도 이해가 갈 수밖에 없습니다. 세이버 스탯도 이러한 한계를 감안해서 보는게 중요한데, 정작 세이버를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들이 잘 그러진 않다는게 재밌더군요. 어찌보면 지금 시대에는 세이버라기보다는 준 클래식화된 스탯이나 다름없는 FIP에 대한 부분도 그렇고. 톰 글래빈 처럼 ERA-FIP이 1이 넘는 시즌이 4, 5시즌이 있는 선수들은 그냥 운빨 투수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애초에 이 DIPS 이론 자체가 타구질의 변별력이 없던 시점의 개념이라 낡은 거죠. babip 운빨 이야기도 무슨 1할대 이정도가 아닌 이상은 철지난 소리구요.
19/08/13 06:30
너무 자신감있게 틀린 얘기를 하셔서 댓글을 달 수 밖에 없네요.
(1) [그냥 대다수의 그저 그런 투수들의 예상에는 편리한 면이 있지만 이런식의 제구력을 앞세운 땅볼투수들에게는 굉장히 안맞는 지표입니다.] -> 오히려 땅볼 유도율 높은 투수일 수록 FIP가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2016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글을 레퍼런스로 붙입니다. https://www.baseballprospectus.com/news/article/29501/prospectus-feature-groundball-pitchers-nothin-to-do-with-them/ (2) [그냥 스탯 중에 하나고, 예측력도 사실 그렇게 대단하지 않습니다.] -> FIP는 year to year corrleation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 비교적 계산식이 간단하다는 점이 맞물려서 FIP가 대중화된 것입니다. https://blogs.fangraphs.com/basic-pitching-metric-correlation-1955-2012-2002-2012/ (3) [톰 글래빈 처럼 ERA-FIP이 1이 넘는 시즌이 4, 5시즌이 있는 선수들은 그냥 운빨 투수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 이건 '-1보다 낮은'을 거꾸로 쓰신것 같은데요. 첫째로 글래빈은 ERA-FIP가 -1보다 낮은 시즌에 4번 있었습니다. 둘째로 반대로 ERA-FIP가 -1보다 낮은 시즌이 1~2번 밖에 안되는 선수들을 1년 재수가 좋았다고 해야 통상적인 해석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요. 2010년대 초반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었던 제레미 헬릭슨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FIP는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Raw data를 가공해서 만든 거의 모든 지표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숫자 하나로 모든 그림을 명쾌하게 풀어내려고 하는건 숫자를 읽는 사람의 오만입니다. 2019 류현진은 여러 면에서 굉장한 아웃라이어입니다. 극단적인 사례를 갖다들어 어느 지표가 허술하다고 하는건 오히려 해석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하고싶네요.
19/08/13 06:43
예측력에 대한 부분은 단일 시즌 기준으로 fip 대비 예상을 하는 케이스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특히 팬그래프의 예측 프로그램을 보면 이런 쪽으로는 젬병이죠. 그리고 그 예측력은 말씀하신 아웃라이어에 대한 예측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완벽하지 않아서 별볼일 없다는게 아니라, fip 기반으로 시즌 내 혹은 향후 성적을 전망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과거 사이 영 페이스의 투수들이나 혹은 이 선수들의 향후 시즌 성적에 대한 예측에서 fip은 결과론적으로 맞춰본다는 인상이 크더군요. 때문에 era와 fip의 격차 = 운이라는 공식이라거나 fip에 era가 수렴한다는 일련의 통념은 일면 그럴듯해보이지만 앞서 말했듯이 대다수의 투수들에게는 유의미할지라도 우리가 관심있는 그 아웃라이어급 혹은 최상위권 투수의 성적 전망을 할 때는 별 효용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였습니다.
ERA-FIP의 1은 -1 오타 맞습니다. 그리고 모든 선수의 커리어 하이를 다 플루크로 보는게 아니라면 별 의미가 없는 이야기 같네요. 예컨데 fip의 기준에 맞지 않는 투수나 혹은 투구 패턴을 보이는 선수는 fip으로 전망하는게 별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톰 글래빈의 예시를 든 것은 톰 글래빈이 드물게도 수천이닝을 돌파한 선수들 중에 era-fip의 격차가 매우 큰(-0.4) 선수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류현진은 글래빈과는 또 스타일이 좀 다르지만, 어떤면에서는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2017-2019년 3시즌 동안 류현진은 era-fip이 모두 -1 전후로 나올 정도로 매우 괴리가 큰 선수입니다(현재까지 통산 era-fip은 글래빈과 비슷한 -0.4 정도). 말씀하신대로 아웃라이어인데, 이런 투수가 드물기 때문에 fip은 아직도 대략적인 틀에서는 '대다수의 일반적 투수'를 기준으로 향후 전망치 혹은 2-3시즌 단위의 기량을 감안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은 납득할 수 있으나 이걸 과연 투구 스타일, 양산하는 타구의 각도/속도를 배제한 기준을 통해서 단순히 그 '용이성'에 기대어 예측력을 담보한다? 이건 말그대로 상관관계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점이 있습니다. 상관관계는 인과가 아니죠. 때문에 예측이라는 것도 사실 어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런 틀에서 류현진 같은 스타일을 가지는 투수에게 과연 적용가능한 기준인가 되물을 수밖에 없는거죠. 매덕스나 글래빈의 커리어 하이 시즌에 나오는 이러한 era-fip의 괴리에 대해서 과연 fip기반 예측이라는게 가능할까요? 아니 당장 fip 예측론으로 어떤 투수의 커리어 하이시즌이나 시즌 내 페이스를 예측하는게 얼마나 유용하며 유의미할까요? 제 기억으로 2010년대 기준으로도 거의 물반 고기반수준의 적중률이었습니다. 하지만 투구 스타일을 폭넓게 재단했을 때 땅볼 비율, 삼진, 볼넷, 피홈런 등이 평균치로 수렴하는 대다수의 투수들에게는 fip이나 era의 상호 수렴이 매우 그럴듯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겠죠. 개성이 사라지니까요. 그런데 과연 어느 정도나 그게 '가까운 건지'에 대한 기준도 자의적입니다. 0.1? 0.3? 그리고 그러한 예측성에 대한 신뢰도와는 별개로 FIP과 같은 스탯은 현재로서는 온갖 보정치를 덕지덕지 붙인 세이버들과 비교하면 솔직히 세이버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간결하고 제한적인 스탯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게 의미가 없는 스탯은 아니죠. FIP이 가지는 스탯의 의미에 한해서는 매우 유의미합니다. 가볍게 말해서 어떤 투수의 깡스터프에 대해서 가장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스탯이 FIP이죠. 단지 그에서 확장해서 FIP에 필요 이상으로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는데 문제가 있을 뿐입니다.
19/08/13 07:10
(1) 예측력이 뜻하는 바가 제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것 같네요. 제가 앞에서 쓴 예측력은 '1년 성적으로 다음해 성적을 예상할 때 정확도'를 뜻한 거고요.
말씀하시는 게 ERA를 기준으로 한 시즌 성적 예상이라면, 일단 팬그래프를 비롯한 여러 projection 시스템은 공식이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설마 FIP 값을 갖고 하겠나 싶네요. 그렇게 단순하게? 그보다는 여러 기초적인 기록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시스템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 상위권 투수의 FIP-ERA 갭이 언제나 있었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는데 사실 중하위권 투수들도 FIP-ERA 갭은 다 있습니다. [일련의 통념]은 그만큼 대체로 많이 맞기 때문에 생긴 것이고요. [아웃라이어급 혹은 최상위권 투수의 성적 전망을 할 때는 별 효용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말씀은 순환논리 같네요. 전망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아웃라이어라 하는 것일테니까요. 그리고 올해 류현진은 정말정말정말x100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FIP-ERA가 1을 넘긴 선발 투수가 2000년대에 57명 있는데 그 중에서 ERA 2.5 이하인 선수는 7명 밖에 없었고 1점대는 3명밖에 없었습니다. (3) 상관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닌건 맞습니다. 상관관계를 인과관계처럼 말하는 건 왜곡입니다.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아웃라이어를 들어서 기존의 상관관계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건 더 심한 왜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톰 글래빈은 통산 4400이닝을 던졌습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소화한 이닝은 그 1/4이 되지않는 700이닝 정도입니다. 그 중에 올해 소화한 이닝은 그 20%인 140이닝입니다. 아웃라이어라고 한다면 올 시즌이 아웃라이어입니다.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 능력 자체가 아웃라이어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샘플이 부족한 건 FIP가 아니라 류현진 쪽입니다.
19/08/13 07:16
예측력에 대해서 제가 애초에 제기한 문제의 맥락은 kpark님이 바라보신 일반적인 fip의 예측효용성과는 다릅니다. 그부분은 오히려 '대다수의 범용한 케이스에는 잘 들어맞는다'는 쪽이 더 걸맞구요. 때문에 이점을 짚은 것은 어떤 면에서는 같은말을 다르게 받아들이신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늬앙스가 제쪽이 좀더 부정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요. 스탯을 바라보는 관점이 좀 다르니. 그리고 팬그래프나 그외 각종 스탯 관련 사이트의 프로젝션 시스템은 단순히 fip과 같은 스탯으로만 하는건 아니고 복잡다변한 보정과 다양한 통계를 바탕으로 하겠거니 하고 추측은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프로젝션의 적중률이라는게 매우 별볼일 없습니다. 그래서 세이버 구리다는 소리가 아니라, 그만큼 말씀하신대로 이러한 데이터들의 허점은 가려보는 사람의 취사선택과 정보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이런 점에서 야구 데이터의 예측력이라는 것은 저는 담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웃라이어가 아웃라이어가 되기 전에는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결과적으로 아웃라이어였네? 그러니까 요거 빼면 예측력 괜찮아...라는건 사실 좀 웃기는 이야기죠. 물론 류현진이라든가 앞서 말한 글래빈 같은 경우도 매우매우 희귀한 케이스인건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실제로 보여주는 투구 스타일 상으로 fip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투구를 하는 선수들에 대해서 단순히 '운'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그 스탯의 허점에 대해서도 지적할 수밖에 없는거죠. 앞서 말한 그 일반적인 통념이라는 것도 이런 개성을 지워버리고 fip이 제시하는 기준내의 관점으로 재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지금은 관측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이런 DIPS 기준의 틀이 많이 부숴지고 있다는게 다행이죠. 사실 10년도 전에 부숴진거지만. 즉, 이제는 단순히 fip과 era만 보는게 아니라 이런 괴리가 발생했을 때 타구질이나 투구 패턴, 구종의 변화에 다른 투수의 패턴 변화, 타자들의 대응과 같은 여러 레버리지에서의 데이터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모두 감안해서 이 괴리를 이해해야지 모든 기준을 fip 혹은 dips이론의 관점에서만 보는건 이미 철지난 소리일 뿐이라는거죠. 똑같이 era-fip이 -1인 두 투수가 있어도 이 투수들이 보여준 세부데이터 상으로 차이가 있다면 속칭 그게 운인지 실력인지 어느 정도는 판가름할 수 있게 되고 있다는겁니다. 여전히 세이버들은 계속해서 보완/발전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완벽한 경기력 반영이라는건 멀었지만요.
19/08/13 07:27
계속 스탯의 허점이라는 말을 하시는데요. 정확하게 미래를 보지 못하니 틀린 숫자라는 식으로 말하시는데... 숫자에 허점이 있는게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 맹점이 있다는 쪽이 더 정확하겠죠.
[대다수의 범용한 케이스에는 잘 들어맞는] 숫자이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건데, 이걸 거꾸로 오점인 것처럼 말씀하시니 난감하네요.
19/08/13 07:38
kpark 님// 아무래도 맥락을 다르게 받아들이시는거 같네요. 대다수의 케이스에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유의미하다지만, 이를 토대로 fip 관점에서 예측하는건 실제 최상위권 페이스의 예상에는 별 효용가치가 없는데다 fip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투구를 하는 선수들에게는 일종의 왜곡된 가치 평가까지 깔고들어가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말씀하신 그 아웃라이어에 대한 예측도 담보하지 못할 뿐더러 상관관계에 의존한 예측은 사실적 인과를 증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참고 데이터로 봐야 하는 정도입니다. 그 예측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는 것도 어폐가 있다는겁니다.
FIP에 기반한 가치를 평가한다는 측면에서는 부정하지 않아요. 아주 단조롭게 표현하자면 FIP은 해당 투수가 가지는 공의 구위 자체를 나타내는 지표로는 대단히 의미있고, 만약 제구의 일관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대부분의 투수의 경우 이러함) 자연스럽게 FIP으로 수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제구력이 매우 일관되게 뛰어난 선수가 몇시즌 동안 유의미하게 그런 면모를 보여준다면 FIP 기준의 예측은 별 의미가 없고, 실제 경기력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19/08/13 07:52
Vesta 님// 예측을 담보하지 못하니까 아웃라이어 아닙니까..; 순환논리는 이쯤 하시고...
자꾸 FIP는 ERA와 따로 노는 지표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요. 애초에 그렇게 따로 노는 지표라면 이렇게 유명해지고 널리 쓰일 수 있었을까요? 제가 상중하위권 관계없이 다 ERA-FIP 갭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건지 모르겠는데, 최상위권 선수들도 대부분 FIP와 ERA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시즌 초반 갭이 있는 경우는 대체로 '갭이즈 클로징'하는 편이고요. 앞에서 했던 말의 반복이지만... [ FIP-ERA가 1을 넘긴 선발 투수가 2000년대에 57명 있는데 그 중에서 ERA 2.5 이하인 선수는 7명 밖에 없었고 1점대는 3명밖에 없었습니다.] 이 중 1명이 류현진입니다. 나머지 2명 중에 하나는 류현진하고 비슷한 사례... 그러니까 '극상의 커맨드+레퍼토리+IQ피칭으로 먹고산다'는 이미지가 씌워진 잭 그레인키의 2015년입니다. 근데 그 그레인키조차도 2015년을 제외하면 FIP-ERA가 거의 매 시즌 0.5 안으로 수렴합니다. FIP가 무슨 파워피처의 전유물인 것처럼 오용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FIP가 인플레이 타구를 계산에서 배제한 것은 계산에 들어가는 삼진, 볼넷, 홈런 따위의 기록과 비교했을 때 '투수가 스스로의 능력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구위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류현진만큼 갭이 있는 사례가 거의 없는데, 왜 자꾸 그런 갭이 매년 몇명씩 나오는 것처럼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보편적인 사례 얘기를 하는건 제쪽인데 어째 계속 제가 반례를 들어야되는 것처럼 대화의 흐름이 이어지는지...
19/08/13 07:58
kpark 님// FIP이 ERA와 따로노는 지표라는 말은 한적이 없는데요. FIP은 ERA 스케일에 맞춘 스탯이기도 하구요. 다만 수비배제라는 극단적인 기준이 당연히 해당 기준에서 이질적인 투구를 하는 투수들의 경기력을 반영하는 부분에서는 허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어느 스탯들이 그렇듯이 이런 점을 감안해서 봐야한다면 그 대다수의 예상이라는 점도 상관관계의 속성에서 참고데이터로 받아들여야 할 정도라는 겁니다. 그리고 아웃라이어에 대한 부분은 예측의 시점에 대한 부분을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요. FIP으로 실컷 이 선수는 어떨 것이다라고 예측하다가 막상 그 선수가 예측을 벗어나는 결과를 내면 아 아웃라이어였네...라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뜻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수많은 투수들에 대해서 이 선수의 투구 스타일이나 패턴, 컨디션 등을 배제한 대략적인 예상을 할 때는 비슷하게 수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딱 그정도라는 거지 무슨 신뢰성 이야기하기에는 지금도 개발되고 있는 보정 세이버들로 해석되어야 할 스탯이지 그 자체로 예측성을 담보한다고 보긴 힘들다는겁니다.
19/08/13 08:06
kpark 님// 파워피쳐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하시지만, 이 FIP 스탯 자체가 결국 깡스터프에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잘못되었다는게 아니라, 이 기준의 의미에 부합한다는 거죠. 일반적으로 커맨드보다는 파워피쳐로 분류되는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FIP 수치가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볼넷 양산과 같은 수준이하의 제구가 아닌 경우에 한해서요. 구위가 좋을 수록 피홈런과 삼진에서 긍정적일 수밖에 없어요. 볼넷은 커맨드가 극단적으로 안좋은 경우가 아니라면 삼진률에 비해서 떨어지는 경우가 적구요. 대체로 구위가 강한 투수들이 FIP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죠. 막강한 스터프를 가지지 않은 선수가 FIP이 ERA보다 매우 낮고, FWAR에서 8-10을 넘긴 케이스가 있나요? 저는 기억에 없네요. 기껏해야 매덕스 1명 정도? 그리고 그레인키의 2015 시즌을 이야기 하셨는데 이런 부분이 저는 참 이해가 안됩니다. 그럼 ERA-FIP이 그해 유일하게 튀었으니 그건 그냥 운빨 플루크인가요? 다른때랑 다르게 차이가 나니까? 아니 그냥 그 해에 타구질이나 제구가 더 뛰어나서 그런 괴리가 더 컸다고 볼 순 없을까요? 아쉽게도 2015년은 스탯 캐스트 데이터가 세부적으로 제공되지 않아서 제대로 알아보기 힘드네요. 반면 블레이크 스넬의 경우 작년 스탯 캐스트의 타구질 데이터를 보면 어느 정도 플루크성이라는 점이 있죠. 이렇게 FIP도 해석의 영역에서 봐야 하는 데이터이지 그 자체로 어떤 의미를 일관되게 증명하긴 어렵다는겁니다. 믿고 말고는 개인의 자유겠지만.
19/08/13 08:09
kpark 님// 그리고 저도 이야기하다보니 계속 다른 맥락으로 보시는 지라 이야기가 헛돈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대다수의 경우에 FIP 예측은 나름 의미가 있다]는 것은 저도 처음부터 인정하고 들어간 이야깁니다. 그런데 이 일반론, 그것도 상관관계에 기반한 이 담보하지 못할 신뢰성을 가진 예측을 가지고 아웃라이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혹은 해왔으니 하는 말이죠. 그러면서 무슨 소급 적용을 하듯이 과거 시즌에 대한 평가를 딱 이 FIP 기준으로만 하고 있는게 어폐가 있다는거구요. 아웃라이어는 아웃라이어일 뿐이니까 별 문제 없다고 하기에는 그 아웃라이어 시즌에 대해서도 이 기준을 들이밀면서 이야기하는 케이스가 많으니까 하는 말입니다. 그저 '운'이라는 식으로.
19/08/13 06:47
그리고 1번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땅볼 유도율이 높은 투수]인데 이 투수가 삼진을 어느 정도로 잡고, 피홈런과 볼넷을 어느 정도로 내주는지는 투수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즉, 실투와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도 삼진보다는 땅볼을 위주로 잡는 투수가 아니라 이 모든 개별적 변수를 묶어서 평균을 내어 보는건데, 이게 과연 유의미한 통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땅볼 비율은 높으나 볼넷 허용률이 높으면 fip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글래빈이 대표적), 한편으로는 땅볼비율이 높으나 삼진도 잘잡는 선수들, 즉 파워피쳐들 중에서도 이 통계에 섞여들어갈 수가 있어요. 단순히 GB%로만 따진 통계니까 그렇습니다. 즉, 투구 스타일에 따른 분류를 감안한 통계가 아니라는겁니다. 그냥 땅볼비율이 높은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제구파 중에서 땅볼유도에 포커스가 잡히는 [땅볼투수]와는 맥락상 다른 이야기입니다.
19/08/13 10:29
글래빈은 그라운드볼 피쳐가 아닙니다. 어떤 정의로 '땅볼 유도율이 높은 피쳐'에 글래빈을 끼워 넣으셨는지는 모르겠는데, 말년 메츠시절의 GB%를 봐도, GB%를 측정하지 않았던 시절의 평가를 봐도 톰 글래빈은 땅볼유도형 투수는 아니에요.
19/08/13 11:04
정확히 말하면 피네스 피쳐로서의 의미로 땅볼투수를 혼용한 점은 있네요. 글래빈은 집요한 외곽 공략을 하던 투수였고 그만큼 탈삼진은 낮고 볼넷은 많은 극단적으로 편중된 피네스 피쳐였죠. 결국 이런 투수들은 범타처리로 아웃카운트를 많이 잡을 수밖에 없는데 말씀하신대로 GB% 비율이 매우 높은 케이스는 아니긴 했죠. 아, 그리고 [땅볼 유도율이 높은 투수]에 글래빈을 끼워넣은건 아닙니다. [땅볼투수]=피네스 피쳐 혼용한 점은 맞는 지적이신데 앞서 댓글에서 설명했듯 GB%로 줄세우기 하는 개념에서 글래빈을 넣은게 아니에요. 제가 말한 땅볼투수는 사실상 피네스 피칭을 통해 범타 양산을 하는 피쳐고 이런 경우 어느 정도 땅볼비율도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냥 편의상 구분으로 땅볼투수라고 이야기 한 것입니다. 지적하신 대로 정확한 구분은 아니구요.
19/08/13 07:28
아래도 적었지만,
2017년 126.2IP 3.77ERA 4.74FIP 2018년 82.1IP 1.97ERA 3.00FIP 2019년 (현재까지) 142.2IP 1.45IP 2.85FIP 이렇게 하여 3년 연속 -1 가량의 ERA-FIP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충분히 투수의 능력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제가 야구 관계자라면 예상할 것 같습니다.
19/08/13 04:01
구위를 어떤식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류현진은 분명 각 구종들 자체의 독립적인 위력... 그러니까 무브먼트, 회전수, 구속같은 부분이 스트라이크존에 억지로 밀어넣을 정도로 위력적인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공의 위력이라는 건 볼배합, 코스에 따라서 타자에게 다르게 체감되니까 그런 점까지 고려한 기준에서는 구위가 좋은건 맞죠. 다만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공 자체의 스터프라는 의미에서 구위를 인식한다면, 류현진은 구위 자체가 강한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류현진 본인이 여러번 언급한바 있듯이요. 공이 위력적이라서, 혹은 FIP과의 Diff으로 인한 천운이 한 시즌을 넘어 작년부터(이 괴리는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음) 이어져서? 그냥 일반적인 인식대로 칼같은 제구력과 각 구종의 정확한 로케이션으로 인한게 크죠. 제구의 개념으로 본다면 본문에서와 같은 특정 구종의 히트맵보다는 각 구종의 로케이션 맵을 보는게 더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직접 상대하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류현진의 커맨드에 대해서 경의를 표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되겠죠. 구위보다는 커맨드가 맞습니다. 다양한 구종+준수한 구위+압도적인 제구력이라고 봅니다.
19/08/13 04:12
그리고 본문의 좌타 상대 패스트볼 히트맵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면, 류현진과 소로카, 슈어져는 서로 완전히 상이하게 다른 스타일입니다. 저 히트맵 상으로만 봐도 류현진이 슈어져 혹은 소로카 그 어느쪽에도 가까운게 아니죠. 소로카는 철저하게 바깥쪽 승부를 노리는 투수고, 슈어져는 그냥 구위로 꽂아넣는 파워 피쳐의 전형입니다. 반면 류현진은 목적에 맞는 로케이션을 보여주고 있어요. 좌완이다 보니 좌타자 상대로 몸쪽 공 던지면 원래 투구 궤적상 힛바이피치 위험때문에라도 약간 안쪽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거구요. 이건 대놓고 스터프로 밀어붙이는 슈어져나 과거 제구파 투수중에 투심으로 윽박지르는 승부도 하던 그렉 매덕스, 클리프 리와는 궤가 다르죠. 비슷하다고 하셨는데 전혀 비슷하지 않습니다.
원래 투수는 같은 손 타자에게 강하다는게 일반적이지만 류현진은 2017년까지도 좌타자 상대로 더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이유는 결국 결정구와 레퍼토리 문제죠.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유인구와 그것을 극대화하는 몸쪽 공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오히려 커리어 모든 시즌과는 다르게 좌타 상대로 더 막강한 이유가 바로 좌타 상대로 몸쪽 공(투심), 그리고 바깥쪽 유인구(커터and/or슬라이더)를 모두 갖췄기 때문입니다. 투심을 장착한건 지난 시즌부터지만 완전히 컨트롤하게 된건 이번 시즌부터죠. 그래서 투심의 구사율도 10%를 넘긴 최초의 시즌이구요. 제구파 투수의 관점에서 류현진은 4분면을 기점으로 모든 코스에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구종의 공을 넣었다 뺐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입니다. 구속까지 가감해가면서요. 그래서 피쳐빌러티가 뛰어나다고 동료들, 관계자들, 상대선수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이구요.
19/08/13 04:24
피치밸류는 각 구종이 이끌어낸 일종의 결과값입니다. 때문에 이 가치가 높다고 해서 공 자체의 스터프를 증명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구속이나 무브먼트, 회전수 같은 부분을 직결해서 드러내는 지표가 아니죠. 실제 데이터 상으로도 류현진의 패스트볼, 특히 포심의 구종 가치는 이번 시즌이 가장 높지만 구속과 무브먼트는 지금이 커리어 로우입니다. 평속은 큰 차이가 없지만 최고 구속과 무브먼트는 확실히 가장 떨어집니다. 그런데 어째서 피안타율이나 피홈런 같은 지표가 준수하고 때문에 구종가치가 높을까? 그건 결국 정교한 제구와 다양한 구종의 볼배합에서 더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볼 자체의 위력만 딱 떼놓고 본다면 포심(투심은 2018년부터 던졌으니 제외) 패스트볼의 위력은 2013-2014년과는 비교가 안되고 배팅볼이나 다름없던 2017년보다도 떨어집니다. 그렇지만 로케이션이 압도적으로 우월합니다. 포심은 우타자 몸쪽 하이코스에 집중적으로 꽂히고 있고 투심은 좌타자 몸쪽으로 파고듭니다. 예전 로케이션 맵을 보면 확연히 달라요. 결국 류현진이 구사하는 모든 구종의 피치밸류가 리그 최상위-평균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볼 자체의 무브먼트나 구속, 회전수가 뛰어나서가 아니라(이런 관점에서는 딱 커브만 중상위권) 결국 커맨드와 다양한 구종으로 정교한 코스에 철저히 전략적인 투구를 하기 때문에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거죠. 잘못된 인식이 아니라, 선수 본인부터가 중점을 둘 정도로 지극히 맞는 인식입니다. 체인지업과 커터 역시도 마찬가지구요. 모든 구종을 타자가 치기 어려운 코스로 넣었다 뺐다를 하기 때문에 압도적인 제구력을 가졌다고 다들 인정하는거죠. 메이저 전문가들이 모두 한결같이 하는 이야깁니다.
19/08/13 04:28
좋은글 감사합니다.
류현진의 어제 경기 피칭을 다시봤습니다. 경기 초반과 경기 후반에 잠깐 몸쪽을 들여다보는 정도를 제외하고는 바깥쪽 아래 코스로 계속 여러가지 구종의 공을 넣었다 뺐다 하더군요. 상대하는 타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로 얍삽하게 느껴졌을겁니다.
19/08/13 07:31
경기 초반에 노골적으로 몸에 맞는 볼까지 노려가면서 출루하려고 하는 모습을 애리조나 타자들이 보여서, 약간 감정적으로? 내지는 안전한? 투구를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19/08/13 04:45
어디서(아마도 피쟐?) 류현진의 투구폼이 구종과 관계없이 일정하다라는 걸 보았는데
메쟈 상위권 투수들과 비교해도 그 일정함에서 우위에 있나요??아니면 평범한 수준인데 국뽕을 좀 섞은걸까요?? 괜시리 궁금하네요...
19/08/13 04:47
그건 단적인 부분에 불과합니다. 여러개의 구종을 일관된 투구폼(릴리즈 시점이 거의 같은)으로 던지는 투수들은 많아요. 이런쪽으로 움짤 유행 일으킨 선수가 바로 2012 다르빗슈 유였죠. 같은 폼으로 3가지 구종을 던지는... 현재 류현진의 호투에는 여러 가지 부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투구폼의 일관성은 어느 한 일각이죠.
다만 5개 이상의 구종을 모두 거의 차이가 없는 폼으로 일관된 제구력과 구속 및 무브먼트 가감을 한다...는 점에서는 현재로서는 비할 선수가 거의 없는건 맞습니다. 결국은 커맨드죠.
19/08/13 07:48
연구하기힘들다. 정도의 장점.
이건 탑에서 달리다가 연구당해 무너질 가능성을 줄여주는거죠.즉 본인의 컨디션만 유지할수있다면 롱런가능성이 더 높다는거에요 뽕좀차도 됩니다.
19/08/13 14:12
저는 메이저 상위권 투수라면 응당 그래야한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못하는 투수도 있다는 거. 또 그게 컨디션 따라 들락날락 하기도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충분히 가치있는 장점이지만 거기에 너무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19/08/13 15:05
투구폼만 아니라 일종의 버릇들도 분석의 대상이죠.
어떤 투수는 패스트볼일때 글러브를 오므리고 슬라이더에선 글러브를 열린채로 던졌다고 하더라고요. 투수도 타자도 아는 버릇이었는데 그 투수가 사진작가님... 알면서도 못침..
19/08/13 05:10
wFB/c가 해당 구질의 '제구가 아닌 구위'를 설명하는 것처럼 쓰셨는데 동의할 수 없는 해석이네요.
어차피 wFB/C, wCH/C 등을 다 종합하면 그게 방어율이 되는 거거든요. 제구형 투수든 구위형 투수든 비슷한 방어율을 가지고 있다면 wFB/C 등을 종합한 결과물도 비슷할 수밖에 없어요.
19/08/13 07:27
류현진의 기록이 대강
2017년 126.2IP 3.77ERA 4.74FIP 2018년 82.1IP 1.97ERA 3.00FIP 2019년 (현재까지) 142.2IP 1.45IP 2.85FIP인데, 최근 3년의 데이터가 일관적으로 ERA-FIP -1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의 데이터가 이렇다면, 그리고 그 이전 2시즌을 쉰 선수라면 저는 이 선수가 원래 ERA-FIP를 조정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간주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경우에 ERA-FIP이 낮아지는지 (=삼진/볼넷/홈런이 아닌 인플레이에서 점수 날 가능성이 낮아지는지) 생각해보면 공을 살살 치고 컨택에 집중하길 강요받거나 (=구위가 좋다) 삑사리가 날 가능성이 높을 때인데, (=컨트롤이 좋다) 본문은 "후자가 아니라 전자다" 라는 가설을 제시하고 있고, 이는 합리적인 가정으로 보입니다.
19/08/13 07:54
제가 그래서 위에 톰 글래빈을 언급한거죠. 이러한 ERA-FIP의 괴리를 보이는 유명 메이저 투수들 중에 거의 유일한 케이스가 글래빈인데, 실제로 글래빈은 4천이닝 이상 소화한 통산 ERA-FIP이 -0.4로 굉장히 큰 선수입니다. 현재 류현진도 700이닝에 대략 ERA-FIP이 -0.4정도거든요. 보통 이정도로 ERA가 FIP에 비해서 크게 차이나는 선수는 별로 없죠.
재밌는건 2013-2019까지 시즌별 ERA-FIP과 류현진의 투구 스타일이 꽤나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겁니다. FIP은 보통 구사하는 구질 자체의 구위를 앞세운 파워피쳐들이 강점을 보이는 케이스가 많은데, 류현진이 FIP이 ERA보다 낮았던 유일한 시즌이 2014년은 실제로 결정구급의 주무기가 커브와 하반기의 고속 슬라이더였죠. 둘다 변화각이 큰 변화구이며 삼진을 양산했고 이 해가 K/9도 가장 높았죠. 2017-2019는 계속해서 지금의 형태로 발전해온 시즌이니 굳이 따로 차이점을 설명할 필요가 없을테구요. 다양한 구종+범타 유도에 최적화된 커맨드.
19/08/13 09:03
kbo시절 류현진을 불러오는 건 반칙이지만, 이 당시 류현진을 보고 저는 사실 "파워피처의 탈을 쓴 피네스피처"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그 이유로 메이저에서 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스터프가 더 좋은 김광현이 메이저에서 통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결론은 제가 야알못이란 거였지만, 류현진이 피네스피처, 그러니까 지능형 피칭을 하는 선수라는 점 하나는 맞았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다른 곳에 댓글을 달았던 적이 있는데, kbo류현진은 리그 선수들 중에 거의 최상위권의 플라이볼 투수였습니다. 한화 수비를 못믿어서인지 구위로 누를 자신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이게 14년까지 이어지다가 피칭 스타일을 바꿨고, 원래 류현진 유형이라면 지금의 스타일의 궁합이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19/08/13 09:20
그냥 까놓고 말해서 KBO 수준이 류현진이 파워피쳐로서 슬슬 던져도 먹힐 정도로 클래스가 달랐다는거겠죠. 물론 류현진도 메이저에 가서 계속 발전했기 때문에 일관된 클래스였는데 리그 수준 차이로만 설명할 수 없긴 합니다. 구종도 늘렸고, 본인 말대로 투구에 임하는 자세부터 전략까지 많은 부분에서 발전이 있었으니까요. KBO 시절의 류현진과 MLB 초창기의 류현진, 그리고 부상 복귀 이후의 류현진은 다 다른 경향이 있죠. 다만 구위의 측면에서는 150km 가까운 패스트볼과 준수한 무브먼트를 가진 포심과 메이저에서는 평범하기 그지 없던 변화구들로도 삼진 양산한거만 봐도 그냥 그릇이 달랐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도 제구력에 가장 방점을 찍는 선수였는데 메이저에 가서 본인의 경쟁력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가게 되었다 봐야죠. 물론 시행착오는 꽤 많았지만요. 원래 메이저 초창기에 류현진은 최고 95마일을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낙차 큰 변화구의 장착에 매진하던, 세미 파워피쳐의 방향을 잡고 있었고 그게 14년 하반기에 절정에 달하나 했지만 결국 내재되어있던 부상 리스크를 터뜨리고 말았죠. 그런데 오히려 그 이후에 확실히 제대로 된 본인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길로 접어들게 되었으니, 2시즌 이상의 값을 하는 전화위복이라고 볼 수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류현진이 저질타구를 양산해내는건 결국 커맨드입니다. 류현진이 구사하는 구종들이 구위가 허접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독립적으로 뛰어난건 아니에요. 이건 스탯사이트에서 데이터 까보면 다 나옵니다. 패스트볼 구속은 말할 것도 없고, 무브먼트도 대부분 평균 전후에 불과하죠. 그런데 구속의 분포와 다양한 구종간의 컴비네이션 시너지를 바탕으로 네 모서리쪽 위주로 구석에만 공 한개 차이로 넣었다 뺐다 하니까 저질타구가 안나올 수가 없는거죠. 물론 공의 구위가 하위권이었다면 구석에 넣어도 메이저급이면 때리면 넘어갈겁니다. 즉, 첫째로 커맨드고, 그 커맨드를 극복해도 볼끝도 만만하진 않아서 범타율이 높아지는거죠. 이중트랩인데, 결국 포커스는 그래도 피쳐빌리티입니다.
19/08/13 09:22
류현진 같은 유형의 정상급 투수를 어디서 봤나 했더니, 이제 떠올랐어요.
마구마구에서 봤습니다. 애매한 구속과 정상급 커맨드, 그리고 유저들이 못 알아채는 쿠세
19/08/13 10:04
3년이라지만 결국 350이닝이죠. 350이닝에 아웃라이어를 찾아보면 수백명은 됩니다. 크리스영이나 헥터 산티아고가 ERA FIP 갭을 조정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요?
19/08/13 12:36
혹시 그런데, 쳐낸 타구의 평균 속도를 알 수 있으니, 타격을 허용했을 때의 각도 분포와 평균 속도도 알 수 있겠죠? 비싼 데이터겠지만
19/08/13 08:42
재미있네요. 야알못이라 그런데 구위?가 같은 패스트볼을 던져도 볼배합에 따라서 실점정도도 다를 것 같은데 그런 걸 측정하는 지표도 있나요?
19/08/13 12:49
일단 볼배합이란 단어가 되게 애매하긴 합니다. 미국에선 일단 볼배합이란 단어를 안쓰기도 하구요. 일단 일반적인 투수들의 결정구는 이지선다인 경우가 많아요. 류현진도 메인 조합은 패스트볼-체인지업에 커브와 커터를 곁들인 정도의 투수구요. 그리고 볼배합보다 훨씬 넓은 개념의 로케이션과 커맨드를 섞어서 쓰거든요. 로케이션은 공의 위치, 안쪽 높은 공, 바깥쪽 낮은 공 같은 거고, 커맨드는 그 방향으로 원하는 공(패스트볼/변화구)를 넣는 걸 말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은 커맨드와 로케이션 양쪽을 다 보고 비슷한 피치 밸류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선수들끼리 비교하는게 제일 낫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그 선수가 주로 구사하는 변화구, 그 선수의 커맨드를 보고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요.
19/08/13 08:58
PGR에 수많은 재야 야구고수를 소환할것 같으느 재미있는 글이네요. 야알못인 전 재미있게 읽었고 앞으로 댓글들도 기대됩니다. (좋은의미로) 팝콘먹으면서 댓글을 감상 할 수 있을듯한 글이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19/08/13 09:29
세이버에게 묻지 말고 못 치고 있는 타자에게 묻는게 가장정확하지 않을까요? 크크
과거에 류현진은 몸쪽에 붙히는 패스트볼+바깥쪽 체인지업으로 먹고사는 투수였다보니 우타자 극강, 좌타자 취약이었는데 투심/커터 장착으로 날개 단거죠뭐. 시기만 보더라도 커터를 완전하게 손에 익힌 이후로 성적이 도미넌트 해졌는데요. 커맨드는 과거에도 훌륭했고요. 다 구종+커맨드가 타자입장에서 꽤나 혼란스럽고 구종선택의 압박을 받다보니 막상 공이 눈에 익어 스윙이 나가도 범타. 가끔 미친척하고 체인지업만 던지는날이 있던데 그럴때 게스히팅으로 빚맞은 안타 맞는거 말고는 최근에는 정타 맞는것도 잘 안보이더군요. 확실히 시대에 맞지 않는 특이한 유형의 투수입니다.
19/08/13 12:30
첫번째 문장에 완전 공감합니다. 세이버로 얘기하기엔 끝도 없을것 같습니다.
사야하는 입장에서 대충 '열라게 느려서 타이밍 못맞춰서' '몸쪽제구 작살나서' '투구동작이 빨라서' '압도적인 스피드라서' 등등의 이유로 삽질한 이유를 얘기하는데 타자들에게 확인하는게 전문성은 떨어져 보여도 가장 명쾌할 수 있습니다.
19/08/13 13:48
세이버가 좋은 통계인데 쓸데없이 무한정 정교해지려는 노력때문에 분석의 본질을 호도하거나 잃을때가 있는것 같아서..마치 튜닝의 끝은 순정이랄까요.
19/08/13 15:07
크크 정말 좋은표현 같습니다. 세이버 처음 관심가졌을때는 신세계였고, 덕분에 더 야구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세이버로 모든 문제에 답을 찾긴 힘들것같습니다.
19/08/13 10:10
본문을 읽으면서 구속이 빠르지도 않고 보더라인 투구를 하지도 않지만 파워피쳐 스타일의 투구를 하는데 성적이 좋은 이런 투수 메이져에 있었던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네. 바로 그 매덕스입니다.
19/08/13 10:17
본문의 오류를 지적하자면, 일단 피치밸류는 투수의 구위를 설명하기에 설명력이 부족한 지표입니다. 보더라인피치로 루킹스트라이크를 잡아도 피치밸류는 오르고, 한가운데 던져서 스윙삼진을 잡아도 피치밸류는 올라요. 피치밸류는 그 구종이 '실점 억제'를 얼마나 잘 했나 설명하기 위해 만든 자료지 구위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자료는 아닙니다.
그리고 히트맵으로 커맨드 또한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9분할 투구는 판타지에 가깝고 투수들 대부분 4분할 투구를 하는걸 감안했을때, 커맨드의 정의는 '공을 어디로 던지느냐'가 아니라 '스트라이크를 던졌을 때 타자가 스윙하지 않고, 볼을 던졌을 때 타자가 스윙하는것'이 더 적절하겠죠. https://twitter.com/enosarris/status/1156647171032174592 유료사이트라 일반인에게 공개된 스탯은 아니지만, 피치트래킹을 기반으로 하는 command+ 스탯에서 류현진은 구종 5개가 모두 평균이상의 커맨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류현진은 피네스피쳐가 맞아요.
19/08/13 10:27
그냥 구위와 제구도 물론 좋아졌지만 심리 싸움이 워낙 좋아진거 같기는 합니다.
류현진의 삼진영상을 보면 다른 투수들처럼 아슬아슬하게 안맞는게 아니라 타자들이 전혀 타이밍을 못잡거나 아예 배트 근처에 맞지도 않는게 많더라구요. 투수를 위대하게 만드는건 팔이 아니라 뇌라고 말한 매덕스의 투구이론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시즌이라고 생각 합니다.
19/08/13 10:27
류현진 경기는 전부 챙겨보고 있는데
통계로 잡힐수 있는부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타자가 그냥 흘려 보내는공 타자입장에서 스트인지 유인구인지 애매해서 안건드리는 혹은 타이밍을 뺏겨서 안건드리는 그런공들이 대부분 보더라인이 걸리더군요 이게 타자입장에서 미칠노릇 아닐까요? 자기가 생각하는 구종이 아니라 걸렀더니 스트라이크 생각하는 구종이 맞는데 빠진거 같아서 걸렀더니 스트라이크 스트존 들어와서 갔다댔는데 내가 원한 구질이 아니라 땅볼 그냥 팬으로서 관찰결과가 그렇더군요 슈어저랑은 확실히.달라요 슈어저 공은 구질 스트존임을 알아도 못때리더군요
19/08/13 10:30
제구력이라는 건 단순히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꽂아 넣는 것이 아닌 투수가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투수가 볼이 많다 해도 그걸 의도해서 그쪽으로 던졌다면 제구력이 나빴다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류현진은 님이 말씀하신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가 대응하기 어려운 곳에 좋은 제구력으로 꽂았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기서 '대응하기 어려운 곳'이 중요한데 이건 투수 + 포수 + 코치가 상대 타자를 분석해서 이뤄낸 결과 이구요. 현대 야구는 투수 vs 타자 대결에서 타자가 점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데 류의 피칭은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19/08/13 12:57
다른 얘기지만 이글과 댓글만 봐도 머리가 아파오네요. 세이버에 어느정도 관심있는 저조차도 으으 읽기 싥다 느낌인데, 일반적인 대중들에게는 그냥 잘던지면 잘던지는거지 별 희한한 소리가 다나오니 가면갈수록 메이저가 인기없어지는 이유를 알거 같네요. 세이버 매트릭스는 구단들만 알고 팬들은 몰랐어야 야구인기에 더 도움이 되었을거 같은데 다른 스포츠들도 야구의 길을 안걸으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19/08/13 14:13
축구도 데이터 도입이 많이되서 분석들 보시면 거기도 머리터질건데요.... 거기야 비주얼적인 분석이 많긴 합니다만.
어차피 볼사람은 보고 안볼사람은 안본다가 어디나 적용되는게 아닐까 합니다.
19/08/13 14:23
축구는 팬들이 이렇게 복잡하게 안싸우죠. 님말대로 비주얼적 분석이라 머리안아프고 쏙쏙 들어오고요. 머리아픈 스탯 의미없다가 대부분의 여론이고요. 엄연히 상황이 다릅니다.
19/08/13 14:28
하긴 해봐야 활동량, 범위, 키패스. 세이브 수치. 뭐 이런 것들이니까요.
아 슈팅시 다리각도 따지기가 유의미했다면 거기도 난리였을텐데 말이죠. 크크크.
19/08/13 15:55
말씀하신 지표는 일단 눈에 보이는 1차 지표 수준이라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죠.
농구의 PER쯤 되야 야구의 세이버와 비슷한 분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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