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위로[휴가] 를 목전에 둔 '류이병'에겐 한가지 고민거리가 있었습니다.
그 고민은 바로 입대 후 두 달가량 쌓였던 그의 넘치는 성욕 때문이었습니다.
성욕이라.. 얼핏 들으면 우스워 보여도, 공간에서의 성욕처리는 의외로 중대한 고민입니다. 그에겐, 아니 대한민국 모든 남아에게 말이지요. 성욕 역시 인간의 4대 욕구중 하나이니 말입니다. 피가 끓던 중학생 시절엔 하루 삼 회는 기본. 최대 팔 회까지 용무를 소화(?)했을 정도로 프로 딸잡이 인생을 살아왔던 류이병에게 이는 차마 웃고 넘길 만한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얼마 전 그가 훈련병이었을 땐, 고된 훈련때문인지 아님 맛스타의 성욕 감퇴성분 때문인진 몰라도 욕정을 참아내는데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마 갑작스러운 상황변화와, 난생 처음 겪는 육체적 피로가 성욕을 의식 저편으로 밀어냈을거라 짐작됩니다.
하지만 자대에 배치되고 3주가 되어가는 지금, 그는 '신병 적응기간' 이란 미명하에 부대내 고된 작업에서 열외 되어 대부분의 시간을 내무반에서 대기 타는.. 어찌보면 따분하고도 육체적으로 편한 생활을 지내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몸은 정직한 법입니다. 정신은 미칠듯이 긴장되고 괴롭지만, 몸이 편하면 스물스물 잡생각들이 피어오르는 것도 자연스런 일입니다. 그 역시 인간이니까요.
그런 류 이병을 가장 힘들게 한 건 다름 아닌 정비시간 내내 틀어져 있는 '엠넷' 채널이었습니다.
엠넷 따위야 입대 전이라면 줘도 안보는, 보더라도 소파에 편히 누워 사타구니를 벅벅 긁으며 봤겠지만, 여자라곤 두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군대에서 남자라는 생물은 생리적으로 XX 염색체를 갈구할 수 밖에 없을 터입니다. 그런 그에게 양 주먹을 45도로 무릎에 올려놓은 다소 불편한 자세로 엠넷의 섹시한 걸그룹들을 그저 우두커니 쳐다보는 상황은 마치 고문과도 같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엠넷 쇼케이스에선 프로듀서 '제이아이피'가 수 년간 야심차게 준비한 걸그룹 '미스제트' 의 데뷔무대가 치뤄지고 있었습니다. 기존의 걸그룹 에게서 보지 못한 하이그레 풍의 파격적인 의상과, 연습실을 전세 낸 듯 벌러덩 누워 양 다리를 올리고 한껏 교태를 부리는 섹도시발 안무는 자리에 있던 모든 장병들의 시선을 강탈하기 충분했습니다.
류이병은 자신의 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습니다. 여자의 마법은 정해진 날에 찾아 온다지만 남자의 마법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는 수 차례의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당장 이 순간이 아니더라도, 만약 오늘 내로 이 충만히 비축된 마력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내일 눈을 떴을 때 서프라이즈 파티를 맞이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 광경을 상상하니 식은땀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는 우선 자신의 객관적인 상황을 살펴보았습니다. 눈길을 어깨쪽으로 흘리자 거기엔 귀여운 노란 병아리 견장이 보였습니다. 이 노란 견장은 자대 전입 신병에게 달아주는 뉴비의 징표. 즉 공식적으로 부대의 '주시 대상'이 되었음을 의미했고, 심지어 화장실도 선임의 허락을 받고 갈 정도로 그는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했습니다. 마치 '메탈기어 솔리드'의 스파이크가 된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거사는 오늘 뿐이다.'
류이병은 차분히 결의를 다졌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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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의 픽션으로 글쓰기 이벤트 참가하려 했는데 어영부영하다 끝나버렸네요.
그래도 쓴게 아까워서 미완이지만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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