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말하고 싶어져서 들어와 봤습니다. 인터넷의 익명성이라는 것도 사실 이럴땐 좋기는 하네요.
40대, IT쪽 개발자로 일해왔습니다.
30대까지는 중소기업 정직원으로 일했는데, 일이 너무 많아져서 최근에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네요.
최근 일년간 모 금융기관에서 프리로 일하다가 여러가지 이유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어느정도 나이가 들다보니, 나오게 될때에는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경험상 알고는 있지만,
중요한 건, 그래도 제가 상대적 약자라 결국 피해를 많이 받게 됩니다. 여튼 씁쓸하더군요. 시스템 장애나 서비스 오류같은 사고를 친것도
아니고, 고객과 성향이 맞지 않다보니 결국엔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고객도 저와 비슷한 연배였는데.....결국 어느 세대든 정규직 그룹과 하청 그룹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여담인데, 저는 평생 하청그룹에서 일해왔습니다.
뭐 비위나,기분 맞춰주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정규직 그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하청그룹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돈 주니까 당연하다는
마인드가 있기는 한 것 같은데, 솔직히 글쎄요.입니다. 뭐 그런겁니다. 알바로 일한다고 해서 인격적인 모욕이나 무시를 당할 이유는 없는데,
정규직 그룹에 있는 많은 분들은 알면서도 그런 것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그게 '갑질'인데.......
최근 100분 토론에서 모 여대 교수가 말하는 부분이 와 닿더라구요. 정규직, 비정규직 나뉘는 부분에서 노력을 할 수 있는 환경자체부터
다르다는 것을 ........ 노력도 재능이고,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시작이고, 그 차이에서 정규직 비정규직을 하는 것도 다르다는
아 물론, 전부 일반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와 닿더라구요. 저는 IMF-중소기업-가족의 부양 이라는 길을 걸으면서 경제적여유나 정신적인 여유가 별로 없었습니다. 늘 걱정거리가 많았죠. 요즘 가난한 집-요새 말로 3포세대의 청년들의 자식들로 태어난다면, 그들은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뛰고, 남은 시간에 노력을 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 환경이겠죠. 상대적으로 대기업,공무원등등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그룹에서 일하고, 돈을 버는 사람들의 자식들로 태어난다면, 부모의 좋은 가르침, 경제적 여유속에 상대적으로 노력이라는 재능도 배우고 더 잘할 수 있겠죠.
쉽게 말하면 이것이겠죠. 부모가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용돈,생활비의 여유가 있을 것이고, 자식에 대한 애정이 있는 부모였다면, 품성또한
괜찮게 교육받고 성장했을 확률이 높을 겁니다. 이 품성에는 노력하는 재능등도 포함 되어 있을 것이고요.
이렇다면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와 멘탈 소모에 해당하는 불필요한 일들은 상대적으로 적고, 노력도 잘 하겠죠.
그런데, 부모가 가난하고, 학자금 대출, 알바를 뛰어야 하는 학생은, 위의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멘탈소모가 클겁니다. 왜 시시때때로 돈걱정과
알바자리 걱정,진상 손님, 대출의 압박등등 지속적인 멘탈 소모가 크죠. 따라서 이러한 부류에 있다면 같은 노력도 몇배를 더해야 하지만, 어려울겁니다. 즉.시간도 없고, 지속적인 걱정거리는 멘탈을 유지하는데 매우 방해거든요.
제가 두번째 입장이어서 그런지 매우 공감이 컸습니다.
저 부분에서 파생되는 것은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심리적 여유라고 해야 할까요?.......물론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끝도 없지만, 분명히
이 영역은 자신의 부족함보다는 외부 환경요소, 즉 구조적 문제이기에........( 본인이 노력-외부환경요소) 는 인지 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물론 이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 젊은이들, 30대 어린 친구들을 보면 중소기업을 피하고 싶고, 환경 탓을 많이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 또한 지나간 20년 세월을 돌이켜 보면, 중소기업이든, 월화수목 금금금이든, 월급체불이든 , 엿같은 경우가 너무 많았지만, 생각해보면 분명히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어쟀든 일을 하게 되면 ,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그로 인해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돌이켜 보면, 중소기업에서 일하면, 경제적 여유만 생길 뿐,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지속적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사람이 적고, 상대적으로 일이 많습니다.그래서 좋은 회사정보를 찾아봐야 했습니다.
잘 찾아보면, 중소기업에서도 교육비 대주면서 키워주는 회사도 있거든요. 상당히 있는데, 다만 이것을 저는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잘 모르기도 했고, 인생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몰랐거든요.
30대 시절 대기업입사제의를 받으적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리머라 경력직제의였고, 어차피 성골로 출세할 것도 아닐 것도 뻔히 알고,
실무로 40대까지라도 일하면 좋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때 경력직 제의에 필요한 영역들은 영어점수와 프리젠테이션-> 발표나 회의를 주도하는 능력,문서능력 등등을 짬뽕하는 것을 요구했죠. 일단 선결은 영어였고, 면접때 프리젠테이션 영역을 요구했었습니다.
그때 한창 PL로 일하던 시절이나 발표나 문서,회의를 하는 능력은 어느정도 인정받았던 것 같았는데, 문제는 영어점수였죠. 프로그래머가
언제 토익이나 토플에 시간내서 공부를 했었을까요.
깔끔하게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회가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죠. 흐흐흐흐흐흐흐흐
뭐 대기업 직원, 공무원등등 정규직 그룹도 시간이 없기는 매한가지이겠지만, 상대적으로 임금체불이나 회사 망한다거나 하는 불안정한
요소가 적을 겁니다. 이거 생각보다 멘탈소모가 큽니다. 중소기업 다니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매년 이런걸로 걱정하는 게 꽤 되죠.
즉......격차가 갈라지는 부분은 '안정성' 부분에서 크고, 이러한 요소들, 경제적인 여유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부분등도 크고......
근데 사람들은 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일반화 할 수 없지만, 어느정도는 정규그룹과 비정규직 그룹의 특징이 되리라 개인적으로 생각은
합니다.
20년 가까이 하청, 파견, 아웃소싱으로 일하면서 느낀 것은 기본적인 자기계발과 역량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느덧 40대 중반에 이르러........앞으로 내가 일할 수 있는 분야나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는 것을 와닿고, 느낍니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최근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 늦어 무슨 공부냐? 음 시간도 없고, 돈도 없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을 해보고
있습니다.
결론은 백수가 되니 시간은 많아졌는데, 다시 걱정거리가 많아져서 멘탈이 흔들리네요. (카드값, 생활비, 월세 등등 )
이력서 열심히 고치면 구직활동 열심히 해야겠네요.
그리고 저와 같이 백수나 하청그룹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적당히 꾸준하게 힘내세요"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죽을힘을 다하면" 오래 못가더라구요.경험상 말씀드립니다. 다만 꾸준히 흔들리는 마음만 잘 다잡으면, 괜찮은 시절도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인생은 "지구력" 싸움인것 같기도 합니다. 꾸준하게 얼마만큼 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은데, 이렇게 쓰는 저도 여전히 "꾸준히"하는
것을 잘 못하니........크크크
뭐 그렇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