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강스포...는 없고 서브컬쳐 전반의 내용을 담고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이하 편의상 반말체)
1.
마속은 왜 가정(街亭)에 올랐을까 (정확하게는 가정의 산 위에) 생각을 해본다면 그건 일종의 컴플렉스가 아니였을까 싶다. 오형제 중 막내던 마속은 가장 재주가 뛰어났다고 평가받던 바로 윗형 마량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고, 선제는 죽으면서까지 마속을 깠으며 제갈량은 참군으로서 그를 가까이 두었으나 정작 그가 공을 세운 기록은 없었다. (정사 자체도 마속전이 있기보다는 마량의 별책부록...)
그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마속의 입장에서는 가정은 단순히 지켜야 할 곳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하는, 넘어야 할 산이였으며 정복해야 하는 대상이였던 것이 아니였을까.
이번 삼국지 조조전 온라의의 제갈량전에서는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부각하였으며 여기에 강유에 대한 질투를 살짝 곁들인 마속의 절규는 겉바속촉님 못지 않은 아우라를 풍기게 되었다.
(존대냐 반말이냐 차이만 있지 같...)
마속의 작전이 마냥 잘못된 것은 아니였을 것이다. 먼 훗날 1) 병력의 차이가 났지만 2) 배수의 진...은 아니지만 돌아가야 할 곳이 있는 상태에서 3)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공격하여 성공한 사례가 있기는 있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으니 그건...
힘법사가 없었다는 것이 아닐까 (조석 버전으로는 현질의 유무)
2.
역사적으로 산 자체가 시련으로 다가오는 경우는 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알프스 산맥인데 그 알프스 산맥을 넘은 사람들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바로 한니발과 나폴레옹 (그리고 알렉산드로 수보로프)
한니발은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를 공격하기 위해 넘었는데 기원전에 병력을 이끌고 알프스을 넘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코끼리를 포함하여 넘었다는 점에서 마속과 등애를 뛰어넘은 등산가의 표준이라 할 수 있다.
나폴레옹 또한 간지나는 그림으로 대표되는 (실제로 넘는데 사용된건 노새라고 하지만 폼이 안나니까) 함께 알프스를 넘은 것으로 유명하다.
알프스를 넘은 자들은 다들 명언을 한마디씩 남겼는데 한니발은 "불굴의 의지 앞에서는 높은 산도 몸을 낮춘다" 을 통해 의지의 중요성을 표하였고 나폴레옹은 "이 산이 아닌가벼" 와 "아까 거기가 맞는가벼" 를 통해 그의 말년(백일천하)를 넌지시 암시하였더래나 뭐래나...
3.
과거 인물들의 이야기를 해보았으니 잠깐 현재 인물의 이야기 해보자. 방송인 Y(가명)의 경우 과거 스포츠인이였다. 승승장구까지는 아니여도 제법 잘나가던 그의 실책은 어머니의 만류(다만 시기는 나중일듯)에도 불구하고 이z길에 들어섰다는 것이였다. 그 결과 한 살인적인 복서를 만나 30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먼지나게 털리게 되었고, 자신이 재능이 없는 보통이 아닌가 라는 좌절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그는 그 시련을 잘 극복하여 코 큰 아이도 잡고 현재는 방송인으로서 잘 나가고 있으니 결과적으로는 메데타시 메데타시.
4.
그럼 나에게 있어서 가정과도 같은 것은 무었이었을까. 아마 헌혈이지 않을까 싶다.
시작은 지극히 사소한 것으로, 던파 법미들의 숙명과도 같은 룩덕으로 인하여 1차 레압 (고딕 메이드) 을 얻겠다고 바인드 큐브 구매를 위한 문화상품권이 목적이였다. (알바를 하껄...)덕분에 경매장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레압은 문화상품권으로 충분히 콜렉션이 가능했다.
헌혈을 해도 문화상품권이 제공되지 않게 되면서 (매혈 이미지 해소를 위한 현금성 상품권 제외) 약간의 고비가 있었다. 대체 상품으로 영화표를 받기는 했지만 모쏠에 여사친도 없던 시절 영화표는 남아돌았고 영화도 볼 겸 (인터스텔라였나..) 남은 표를 처리하기 위해 날잡고 반나절 동안 영화를 연속해서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물질적 보상보다는 일종의 사회 봉사 개념으로 (적십자 문제는 뭐...) 꾸준히 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국내 최다 헌혈자가 되어보자 라는 도전 욕구도 같이 생기게 되었다.
부모님은 헌혈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반대도 하셨고 철분 수치가 낮아지는 상황도 발생하였지만 덕분에 철분을 보강할 수 있는 음식을 찾아 먹게도 되고 영양제도 먹고 그렇게 하면서 어찌저찌 223회를 순조롭게 진행하였는데....
올 것이 왔다.
그 분은 네명의 황제 중 한명인 S가 전장에 난입하면서 "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 라고 말한 포스를 넘어, 마오님께서 갓핑거로 지시하신 아우라가 느껴질만한 것이였다. 그렇다. 모든 유부남들의 그 분, (전)여친이자 전직하여 (현)안주인님으로 결혼 조건으로 헌혈을 금지할 것을 요청하셨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예상되다시피.....
5.
시련을 극복한 자들만 무언가를 얻어냈냐고 하면 그건 아닐 것이다.
마속도 산을 오른, 가정을 지키지 못한 댓가로 참수 당하게 되었지만 그 결과 자기 이름을 딴-읍참마속 or 휘루참마속- 고사성어을 얻어 두고두고 회자가 되고 있으며 전 캐릭터 레벨 +5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도 얻게 되었다.
나의 경우도 결국 헌혈을 못하게 되었지만 푸우 같은 와이프와 왕눈이 같은 딸과 가족을 이루게 되었으니 행복하지 않은가.
결국 나의 가정(街亭)을 포기하였지만 가정(家庭)을 얻었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결혼하지마 여러분들의 가정은 안녕하십니까?
ps. 이 글은 월말 정산에 야근을 하는 중에 짜증이나 나 작성되어 두서없음을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