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을 보니 생각이 나서 (일도 하기 싫고 월급 도둑질 겸사겸사) 짧은 글을 써봅니다.

간단히 저를 소개하자면, 와우 유저이고 당연하게도? 와우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드군부터 시작한 뉴비인데 힘겹게 싸우는 행위를 몹시 싫어하여 확팩 오픈일로부터 만렙을 만 7개월 동안 겨우겨우 달고...
깍두기 신세로 전락한 와중 레이드라는 것에서 바닥 한 방에 즉사하는 컬처쇼크를 경험한 후..
대충하다 접었으나 영화에 나온 스톰윈드 씬에 삘받아서 복귀하고,
길드 생활하다 지쳐 접었으나 무법항에서 3개월 무료이용권 당첨되서 복귀하고
이런 테크트리를 타다보니 홍대 드군 확팩 파티에서 MC보신 유민상님의 '와우는 접는 게 아니라 쉬는 거다'라는 게
이런 거구나..를 와우 5년차에 깨닫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서버가 북미->한국 으로 이동한 게 중대한 변동사항이네요 흐.

개인적으로 게임은 극 캐주얼 성향이라 리듬게임, 고스톱 류 이외에는 하지 않았고
서브컬쳐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패션아싸이고 기질은 내심 인싸 쪽에 가깝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저보다 아싸 기질이 다분한 남친의 2년간에 걸친 끈질긴 설득으로 와우를 하다보니
어느 새 와우를 접은 기간에는 이런저런 RPG에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롤, 히오스, 돌겜, 배그, 옵치 등
남들이 하는 게임은 다 깔짝깔짝 손은 댈 줄 아는 라이트 성향의 게이머로 성장하였습니다.

게임에 눈을 뜨니 자연히 인터넷방송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바웃 인싸였기 때문에 인방도 예전엔 그닥 호의적이지 않았으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저 방송은 갖다박아서 웃기고, 요 방송은 조곤조곤 얘기가 듣기 좋고, 하다보니...
어느새 스트리머를 꿈꾸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중고로 드래곤볼을 모아
아주아주 소박하게 방송 환경을 갖추고, 각잡고 방송한 지는 어언 6개월 정도 되었어요.
실제로 방송은 17년도 후반부터 했지만 직장에 매여 있는 사노비 신세라서...
시간 핑계 뭐 핑계 대다보니 미적지근하다가, 무법항의 행운이 깃든 것은 방송을 하라는 계시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주말 제외 일 평균 수면시간 4시간이라는 다소 토나오는 생활을 하며 일과 방송을 겸하고 있습니다.

애초 컨셉은 [나긋나긋한 여자사람친구의 라디오 겸 게임방송] 컨셉으로 시작하였으나 태생이 까불까불 하여...
술'만 보여주는' 캠부터 캠을 켜기 시작하여 결국 얼굴캠 까고 모든 걸 내려놓고,
현재는 [주책맞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혼 아줌마]가 되어버렸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건 본인피셜이니 대충 믿으십시오)
애초에 나는 머기업이 반드시 될 것이다 라는 거창한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또한 나름의 시장조사를 통해
소박하게 목표를 잡고 한달에 시청자가 3명식만 늘어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딱 그 만큼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네 보통 말하는 '하꼬' 이지요 흐흐흐.
시청자들과 티키타카 같지만 사실은 회초리를 매일 주고받으며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서
육체적으로는 피곤해도 정신적으로는 요 몇년 내 가장 즐거운 시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궁금해하실 도네이션, 후원 금액은... 방송 이전에 달에 몇 번 정도 하객 알바를 뛰었었는데
그만큼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변동이 커요. 큰손이라 할만한 분이 없고 저 스스로의 수금력도 좋진 않습니다..
월급이라는 고정수입이 존재하니 아직까진 크게 후원금액에 민감하진 않습니다. 당연히 많이 받으면 좋지만요 크크크
트위치에는 '구독'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저의 경우에는 구독하신 분께 드리는 표시를 (구독뱃지라고 합니다)
피지알러의 정체성 그 자체, '대장을 통과하여 항문을 통해 배출되는 그것'을 컬러풀하게 풀어내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익도 좋지만, MMORPG 특성 상 같이 해야 즐거운 법인데 항상 시청자분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게임을 하게 되어
게이머로써의 제 자신도 게임을 더 즐겁게 하게 되어 여러 모로 이득인 것 같습니다.

원래 월간 평균 시청자 50명 찍으면 감사의 소회를 담아 글을 작성해보려 하였으나 아직 30명 내외 수준임에도
친애하는 피지알의 설립 목적에 기여해보고자 시기를 조금 앞당겨 보았습니다.
그럼 모두 점심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