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하길 한국 사람의 성격이 급하다고 하지만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본 경험으로는 다들 자기나라가
가장 성질이 급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외국 사람들의 성질의 급함이 결코 한국 사람에 비해 부족한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이 성질이 급하다고 여길만한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배려와 양보를 잘 안한다는 점 일 것이다.
흔히 서양 사람들은 배려와 양보를 잘한다고 하는데 그 행동의 근간은 일종의 대인배 정신에 있다고 생각된다.
내가 대인배이기 때문에 양보를 한다는 것이다. 이 대인배 정신은 사회전반에 은근히 깊게 깔려 있는데
진정한 대인배를 칭송하기도 하고 본받을 만한 대인배를 치켜세우며 아이들에게 대인배정신의 위대함을 강조한다.
그래서 일상에서 대인배를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가능한 경우 자신이 대인배의 덕목을 행하면서 스스로 우쭐해 하는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배려를 받을때 마냥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데 이는 기본적으로 상대가 나보다 더 능력있고 여유가 있어서
양보를 한다는 기저에 깔린 무언가가 나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급한 처지에 놓은 사람들은 대인배 정신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본받을 바는 있는것이 이사람들은 남에게 무언가를 잘 시키지 않는데 물론 인건비가 비싸서가 제일 큰 원인이겠지만
심리적으로는 자기가 스스로 그걸 할수 있기 때문이란다. 아이와 여성을 크게 배려하는것은 그들이 원래 보호받아야할 대상이기도 하지만
내가 더 능력있고 힘이 있는 존재라서 배려를 한다는 즉 대인배 정신에서 중요한건 내가 더 잘나서 양보를 해준다는것이 아닐까 싶다.
현재는 업무차 중동에 거주하고 있는데 중동 네이티브들도 성질이 무척 급하기는 마찬가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양보나 배려가
많은데 그것은 그들에게 서두르는것이 별로 좋은 덕목이 아닐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자비를 베푸는것이 알라신의 가르침이기
때문이란다. 자신이 부자이고 좋은 환경에서 살게 된것은 다 알라신의 뜻이기 때문에 자신이 신의 자비를 다른 사람들에게
베푼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랍 아재들은 성격이 개차반인것과는 별개로 왠만해서 서두르는 법이 없고 아이와 여자들과 외국인들에게
무척 친절하고 양보도 잘해준다. 아이와 여자들은 자신이 당연히 보호해야할 대상이고 외국인들은 아직 알라신의 자비를 알지 못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실상 이쪽도 큰 차이는 없는것 같다. 사회적으로 알라신의 자비를 칭송하는 것도 비슷하고 결론적으로 내가 더 잘나서
양보와 배려를 해준다는 느낌이다.
사실 양보와 배려에 담긴 이런 속내를 알고 나면 약간 기분이 상하는 것은 사실이나 양보와 배려가 사회적으로 좋은 행동이라는것은 분명하고
일단 양보나 배려를 받고 나면 기분도 좋고 고마운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가장 필요한 가치가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 모두가 좀 더 잘나고 선택받은 사람이되서 양보와 배려를 베풀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었으면 좋겠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스스로가 마음에 가져야 하는 것인데 사실 생각해보면 대인배정신을 가지거나 신의 선택을 받는것이 남들과 비교해서
딱히 우월하다고 할만한 가닥이 없음에도 스스로 남에게 베풀수 있는 충분한 자존감과 자만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남들보다 잘났다하는 마음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며 스스로가 그 우월함을 긍지로 삼아서 자존심과 자만심을 만들어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굳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여유가 한국형 대인배정신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 마침 생각하던 바가 있어서 글을 썼는데 굳이 이런 제목을 취한것은 그냥 재미있을것 같아서 입니다.
만약 불쾌하시다면 제목을 원래 제목으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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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PLAY가 맞는것 같습니다.....
대인배가 명확한 단어가 아니듯이 명확하게 이를 나타내는 표현은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보편성이나 객관성을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고 굳이 만들면 "남이랑 관계없이 내가 잘난 맛에 남에게 뭔가를 베풀고 스스로 만족하는 무언가" 가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