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1년 쯤이던가요, 어떤 분께서 올리신 미쿠 콘서트 영상을 보고 보컬로이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는데요, 당시에 이런 저런 곡도 찾아 듣고 공연 영상도 찾아 보곤 했었습니다. MMD 라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오리지널 창작도 있었지만 많은 수는 공연 영상의 댄스 모션을 많이 참고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프로그램의 이름이기도 한 MMD 가 무엇을 뜻하는 약자인지 궁금했었는데, 'Miku Miku Dance' 의 약자라는 것을 알고 뭔가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은 기억도 나네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시들해지면서 시유 곡 포함 가끔 유명세를 타는 곡만 듣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근데, 얼마 전 우연히 MMD 영상을 다시 접하게 되었는데, 솔직히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전에 봤던 것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영상들이었거든요. 일단 4K 짜리 영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라 그 리얼함이라든가 하는 것이 제가 봤던 것과는 다르더군요. 여기 제가 인상적으로 본 것 몇 개를 올려 보겠습니다.

'Magnet' 이라는 곡입니다. 만들어진지 벌써 9년 정도 된 곡이군요. 또한 제가 보컬로이드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계기가 된 곡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저의 입덕 계기가 된 미쿠 콘서트 영상이 루카와 듀엣으로 부른 'magnet' 이었거든요. 이전에 봤던 magnet 의 영상들은 대개 콘서트에서 나온 댄스 모션을 차용했었는데, 이 영상의 경우는 완전히 새로운 댄스입니다. 뭐, 물론 제가 모르는 콘서트 영상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제가 봤던 것들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그리고 미쿠와 루카의 모델링도 그간 봐 왔던 것과는 다르고요. 솔직히 처음엔 좀 어색했는데, 자꾸 보다 보니 이것도 꽤 괜찮더군요. 어쨌든 4K 영상인만큼(뭐, 꼭 그것 때문은 아닌 것 같지만) 배경이라든가 캐릭 등이 확실히 이전 영상에 비해 뭔가 더 리얼해 보입니다. 다만 눈에 거슬리는 점 또한 존재하는데, 일단 손이 옷 안으로 파고들어 가고(원래는 옷이 접히면서 손은 옷 위에 있어야 하지만, 뭔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 합니다.), 루카의 팔이 머리카락을 통과하는 장면도 있으며, 뭔가 바람이 불고 있는 장면을 나타내려 했는지 머리카락이 흔들리긴 하는데, 바디의 폴리곤도 같이 흔들립니다. 뭐, 그런 점이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대단히 멋진 영상임에는 변함없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가능하시다면 옵션에서 최상위 화질, 그러니까 1080p60p 로 놓고, 전체화면으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렇게 보면 확실히 느낌이 또 다르거든요.

'蜜月アン・ドゥ・トロワ (밀월 Un ・ Deux ・ Trois(앙・드・뜨와)) 라는 곡입니다. 원래는 카가미네 린의 곡인데, 이 영상에는 (아마도) Kurokumo 라는 일본의 우타이테 분이 부른 것을 사용했습니다. 재즈 왈츠라고 해야 할지, 재즈 발레라고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노래와 미쿠의 댄스가 멋지게 조화를 이룹니다. 댄스 모션이 공유되는 것인지, 이 곡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4K 영상 대부분에서 캐릭이 저렇게 춤을 추더군요. 저는 이 영상의 것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만...... 노래 또한 적지 않은 우타이테 분들이 부른 것 같은데(심지어 카가미네 린 성우가 자기 목소리로 부른 것도 있음), 개인적으로도 이 영상의 노래가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마치 이것이 오리지널인 것처럼 말이지요. 처음에는 '아, 누가 불렀지? 또 찾아봐야겠네' 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이 영상 역시 가능하시다면 화질을 1080p60p 로 옵션에서 조절해 놓고 전체화면으로 보시길 권합니다.

위와 같은 곡과 같은 춤입니다만, 이 영상에서는 미쿠 외에도 하쿠, 린, 루카가 차례로 번갈아 가면서 나옵니다. 배경도 실내가 아니라 뭔가 선계(...)같은 그런 곳이구요. 캐릭이 자꾸 바뀌는 것이 좀 정신없을 수도 있는데, 달리 보면 그만큼 화려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참고로 위의 두 영상은 ぷっこさん 라는 분이 제작한 것인데, 이 영상은 eun sung 이라는 분이 제작하셨거든요. 이름을 보면 한국분이신 것 같기는 한데, 영상 아래의 댓글들은 거의 외국 분들이 쓰신 것들입니다. 간혹 한국 분들이 쓰신 것도 있긴 하지만요. 어쨌든 같은 곡에 비슷한 댄스 모션이지만, 모델링이라든가 등등 하여튼 느낌이 좀 다릅니다.

이것도 역시 화질을...... 뭐, 마찬가지니 더 설명은 안 하겠습니다.


저만 늦게 안 것인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4K 로 나온 MMD 영상은 뭔가 퀄리티가 더 올라갔다는 느낌을 받네요. 더 화려하기도 하고 리얼하기도 하고요. 다른 4K MMD 영상들을 봐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전 것들에 비해 뭔가 리얼함이랄까 그런 것들이 많이 상향된 것 같네요. 물론 화려한 연출 속에 내용은 빈약한 경우도 없는 건 아닌데, 이건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니까요. 어쨌든 개인 제작자들이 이 정도의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긴 합니다. 그 동안 하드웨어의 발전이 있었을 것이고, 소프트웨어적인 면도 발전이 있기는 했었겠지만요. 거기에 영상기술 자체의 발전도 한 몫 했을 것이고요. 근데, 저런 4K 의 MMD 영상들을 보다 보면 뭔가 한 유파처럼 비슷해 보이기도 하기도 하네요.

제가 처음 보컬로이드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된 영상이 있는 게시물 제목이 '카라, 소녀시대의 라이벌들' 였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보컬로이드가 어떠한 계기가 있어 서브컬쳐계에서 메이져로 올라오게 되면 어떻게 될 지 흥미롭습니다. 물론 기획사에서 어떻게 기획을 하고, 어떤 식으로 끌어갈 것인가에 따라 많이 갈리긴 하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인간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끌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섣부른 생각도 해 봅니다. 거기다 애니메이션 'UN-GO' 에 나온 것처럼 증강현실 원리 등을 이용하여 버추어 아이돌(?)을 볼 수 있는 안경이라든가 하여튼 그런 것이 있으면 나름 메이져에서도 팬층을 형성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되네요.

마지막으로 영상 하나만 더 올리고 마치겠습니다. 이건 4K 영상은 아닌데, 느낌이 좋아서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