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는 핵개발 그리고 對미도발을 반복하는 북한을 제재하기는 커녕 오히려 방관하면서 즐기고 있는 거 같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지금의 상황을 아주 반기고 있는 거 같은데, 역시 소련 본성 어디 안가네요.
러시아는 사실 체급으로 보면 그리 대단한 나라는 아닙니다. 러시아인들은 눈내리는 나이지리아라고 자조하기도 하죠. 중국은 그래도 체급으로 비벼볼만한데, 러시아는 지금 경제도 엄청 낙후되어 있고, 돈이 당장 없기 때문에 군사력도 사실 실질적으로 중국에 비해 뒤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IT 산업도 중국에 비해 열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끊임없이 유럽대륙에 개입하고자 하고, 또 지금의 국제정치적 혼돈을 이용하여 자국의 영향력을 국경 너머로 행사하고자 합니다. 당장 러시아가 연루된 아주 큼직큼직한 사건만 보자면 크림반도 합병, 우크라이나 동부 강제 합병 시도, 유럽 극우정당에 자금 지원, 시리아 내전 개입, 수만개의 트윗계정으로 서유럽의 분열을 획책하는 등의 선동 심리전, 그리고 트럼프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는 미국 대선 개입 등
여러 곳에 전선을 두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행동을 제지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인 미국이 동아시아, 특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북핵문제에 발이 묶이면 묶일수록 러시아에게는 큰 이득입니다.
게다가 사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사태 건으로 이미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당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미국 주도의 제재를 찬성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반면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 제재 건으로 미국이 항상 중국을 비난해왔고 이를 빌미로 일본의 재무장과 한반도의 군사기지화가 가속화 되기 때문에 중국으로선 현재의 상황이 다소 거북하긴 합니다.
하지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어찌됐든 땡큐인 상황인 거 같네요. 기왕이면 미국과 중국 모두가 곤란해지는 게 러시아한테는 좋습니다. 어차피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국도 라이벌이고, 가상적국이기 때문입니다. 임시로 협조한다고 해서 정말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닌거죠. 사실 60년에만 해도 서로 전쟁 직전까지 갔던 적도 있던 나라들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러시아의 최대관심사는 동유럽과 코카서스였는데, 미국이 국내정치혼란(러시아게이트, 정치적 양극화, 트럼프의 각종 실정 등), 동북아 안보 문제로 발이 묶이고, 서유럽은 브렉시트와 EU분열의 파국으로 발이 묶이면 푸틴은 동유럽과 발틱에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핵도발의 가장 큰 수혜자는 러시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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