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8&aid=000236813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3&aid=0003296406

그동안 여기서도 글이 몇번 올라온 적이 있고 논란이 컸던 지하철 노인 무임 문제에서 신분당선이 사실상 총대를 멨네요. 국토부에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에게도 요금을 받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신분당선 측은 근거로서 처음 5년만 노인과 장애인 요금을 무료화하고 5년 이후에는 재협상이 가능하다는 계약조항을 들었습니다. 신분당선이 개통한 것이 2011년이니 2017년 현재는 이제 노인과 장애인 운임을 받을 이유가 있다는 것이죠. 이로 인해 대한노인회와 장애인단체에서는 난리가 나고 신분당선 측에 항의공문까지 보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단 국토부는 현재 협의중인 사항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근데 갑자기 신분당선이 노인무임을 받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무엇인고 하니, 적자가 더 이상 감당못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당초 강남~분당을 빠르게 이어주는 대안노선으로서 각광받은 신분당선은 100% 민자노선인 관계로 기본요금(1,250원)에 900원을 추가한 2,150원을 받아서 단거리 승객이 별로 없고, 기대했던 경강선 판교~여주 구간의 개통도 5년이나 지연되는 바람에 예상보다 승객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게다가 MRG(최소수입보장)를 받기 위해서는 예상수입의 50%를 넘어야 하는데 39%밖에 안되니 국가로부터 보장도 못받아 적자가 누적되어 현재 3700억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신분당선도 이번에 파산한 의정부경전철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결국 두산 측에서는 이러다가 MRG 못받으면 국가에 팔아야(=코레일 떠넘기기)하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입니다.

http://blog.naver.com/lakebigyw/221020840666
위 블로그에서 설명하는 신분당선이 이렇게 참패한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번에 개통한 정자~광교 구간의 선형이 핌피로 인해 나빠져서 광역버스와의 경쟁력이 낮다.
2. 기본운임이 너무 높아(강남~정자 구간은 2,150원, 거기에 정자~광교 구간은 운영업체가 달라서 +200원 추가) 단거리 승객들이 타기 꺼린다.

결국 신분당선이 욕먹을 거 알면서도 노인/장애인 요금을 받겠다고 하는 것도 국토부를 압박해 MRG를 받아내거나 아님 좋은 조건에 매각하려는 의도밖에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국토부는 신분당선 측과 협상해 노인과 장애인에게 추가요금 900원만 받도록 하는 식으로 대안을 마련중이지만 이게 화제가 되는 이유는 그동안 국가가 지자체에 강제하다시피한 노인 무임제도의 문제점이 폭발했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부산교통공사를 필두로 지방의 지하철 운영업체들이 국가에 지하철 노인무임 전액보장을 요구하며 국정기획위에 항의하기도 했고 신분당선 사태에 따라 다른 지하철업체들도 노인 무임제에 대해 태도가 달라질 수 있어 철도 동호인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원래 서울 지하철은 1974년 개통당시에는 노인에게도 일반요금을 받았고 이후 50% 할인되었다가 전두환 정권에 의해 노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전면 무료화되었는데, 당시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4%밖에 안되 큰 문제는 안 되었죠.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은 노인인구가 전체의 14%를 차지하면서 지하철 무임적자가 커져갔고 이제 지자체들은 여야 상관없이 국가가 노인무임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이 문제도 언젠가는 공론화될 것 같았는데 뜬금없이 민간업체인 신분당선이 총대를 메버렸네요. 물론 의도는 많이 다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