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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10 23:58
pgr에서 기억나는 닉네임 중 한 분이시네요.
첫 글의 기억이 생생한데 오랜만에 글 잘 보았습니다. 본인 몸도 잘 챙기시고 종종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17/06/11 00:12
고생하십니다. 수련마치고 공보의1년차입니다. 나와보니 느끼는 것이..진짜 더럽게 노동력 착취 당했구나 그러고 어찌살았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정말최선을다하지 못했던 환자 몇명이 문득문득 생각납니다. 물론 99퍼센트이상으로 예후는달라지지않았겠지만 마음한켠에 미안한마음을 두고 살게되네요. 힘든시간 끝까지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17/06/11 00:20
저희 아버님이, 넘어지셨다가 갈비뼈가 췌장을 찔러서 췌장액이 나와서, 내부 장기를 녹여서, 수술을 2번, 응급실을 3달, 중환자실을 한 3달 사셨습니다.
링겔 수액에 각종 약품을 7개인가? 주렁주렁 달아서 공급하는데, 그 하나하나 교환 시기가 달라서, 저희 어머니가 말 그대로 쉴새 없이 갈아주시는 생활을 계속하셨습니다. 어머님이 그 모든 기간에 간이 침대, 간이 의자에 주무시면서, 간호하셨구요. 기억나는게, 저는 병문안 갔을 때에, 옆에 누워있던 간이 안좋다던 환자 아저씨랑, 저희 어머니랑 옆 식당에 나와서 밥을 먹었었구요. 호기로운 호인에, 제가 아버지 걱정하니까 걱정 너무 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셨었는데... 다음번에 병문안 갔을 때에 그 분은 돌아가셨다고 하시더군요. 너무 깜짝 놀랐는데... 저희 어머니가 응급실에 있어 보니, 오는 사람들에 1/3은 나아서 가고, 1/3은 죽어서 가고... 1/3은 중환자실에 갔다가... 유예되어서 어찌어찌 또 살든지 죽든지 하고... 옆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이 살아 있어도, 살아있는 사람 같이 안 보였다고... 무서웠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해서 아버지 살리신 어머니도, 견디신 아버지도 자랑스럽고... 그렇게 살려주신 의사선생님도 감사드리는 마음이 컸습니다. 모쪼록, 수고하세요!
17/06/11 03:15
이제 논문도 쓰셔야 할텐데... 아직 주치의하신다니 안타깝지만 자몽쥬스님의 자세가 멋있어서 추천 누릅니다. 힘내십시오. 힘든 전공의 생활이지만 지나고 나면 다 성장하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더군요.
17/06/11 10:27
2년 전에 압뻬를 받았는데
그땐 그냥 배가 찌르는듯이 아프기만 하고 딱히 움직이지 못하겠다- 정도 까진 아니었는데 나중에 의사쌤이 말하시기를 떼고 보니 거의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멀쩡했나여?! 라고 하셨다고 크크;;; 배보다 더 아팠던게 확인한다고 오른쪽 손목 굵은혈관에 바늘 꽂은거였네요. 눈물확 빼게 아팠습니다 으어..... 복강경이었는지 배에는 조그마한 구멍자국이 3개정도 생겨 나 있었고. 수술실에서는 마취되나~하고 있었는데 눈떠보니 입원실...이 아니고 이동중이었구나. 하늘보고 누워서 드르륵 드르륵 옮겨지는건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수술은 수술인건지 삽관했던 목도 아프고 마취풀리니까 배도 다시 아파오고 땡기고 으읔. 신기하게 2~3일째 되니까 통증이 싹 사라지는게 정말...죽다 살아났구나! 하는 기분이 이런 것이 아니었을지. 힘들어도 이 자세 이 마음가짐. 변치 않으시길 기원드립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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