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를 봤어야 했는데 라는 문장의 바로 뒷 말에 '걔는 컴퓨터 본체값보다 하드안에 들은 지적재산권료가 더 비쌀걸?' 리는 말은 생략했다. 어느 날 태성의 집에서 하루 잠을 자게 된 동호와 윤재부부는 태성의 컴퓨터를 만지다 우연히 하드디스크를 보고서는 방대한 양의 동영상을 목격하게 되었고 그 날 이후로 자기들끼리 태성의 하드디스크를 '노아의 방주'라고 명명하여 부르기 시작했다.
"아. 하하하하 아무것도 아냐. 우선 태성이형이 나보다 잘 생겼지. 이건 레알이야. 반박할 수가 없어."
"그래도 현주씨한테는 너가 훨신 더 잘생겼지. 근데 제수씨한테는 미안하지만 저한테는 태성이가 석원이보다 잘 생겼어요. 그나마 여기서는 동호가 비슷하게 잘 생기지 않았을까?"
"에이 괜히 비행기 태우지 말아요! 진짜 잘 생긴 줄 안단 말이에요."
"이만하면 진짜 잘 생겼지. 태성이 형이 예전부터 나는 얼굴 뜯어먹고 살아도 된다고 했어. 누나도 나 잘생겨서 만난거면서?"
"그래도 우리 경수씨가 나은데..."
수연이 소심하게 경수가 낫다는 말 한마디에 갑자기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결국 아무리 잘 생긴 연예인이 있어도 자기 남편이 나아보인다는 훈훈한 사실 확인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웃음을 터뜨린 그들은 결국 시끄럽다는 이유로 주변의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사과를 해야했다.
"사실 이런 비싼 스테이크 집도 우리한테는 과분해. 너네 여기서 저녁 먹으면 한 달 월급으로 생활 가능하냐?"
"장난해? 여기서 한 끼만 먹어도 수연이랑 나는 나머지 끼니를 학교급식이랑 라면으로 때워야해."
"그런데도 태성씨는 우리한테 신세 진 게 많다면서 항상 이런 곳만 골라서 예약하고 대접하는 걸? 사실 이거 한 끼면 태성씨 백수 시절에 사줬던 밥들 다 합친 금액보다 많이 나올거 같은데."
"그러니까요. 심지어 저랑 수연이는 태성씨 처음 봤을 때 이미 백수가 아니라 연예인이었어요. 그런데도 제가 석원씨 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상 이렇게 챙겨주시잖아요. 인성도 좋은데 도대체, 어째서 남들 다 하는 연애를 지금까지 못하는 거에요? 심지어 스캔들도 없어요."
"사실 그래서 학부때 부터 게이가 아니냐는 소문이 좀 많이 돌았어 그 형은."
실제로 태성의 친구들이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태성이 게이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나머지 네 명 중에 고백받은 사람이 없냐고 물었고 태성이 유독 경수랑 지내는 시간이 많던 때에는 경수가 태성의 애인이라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을 정도다. 심지어 그 때는 그렇게 잘생기지도 않았지만 워낙에 CC못하는 남자를 바보취급하는 교대인지라 소문이 그렇게 돌고돌았다.
"스캔들은 사실 하나 있어... 그만 이야기 하자."
"아 맞다... 근데 그거는 엄밀히 말해서 스캔들이 아니잖아요."
태성은 딱 한 번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있다. 바로 죽마고우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자 자기와 동갑인 용재의 부인인 지혜 (그때는 여자친구)와 휘말린 것인데, 사실 용재가 군대간 동안 지혜가 해어지겠다고 하자 태성이 지혜의 집까지 찾아가서 제발 다시 한 번만 생각해달라고 무릎꿇고 사정사정 했던 것이 기자에게 찍히는 바람에 스캔들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다행히 둘 사이 관계가 잘 회복 되어서 군대에있는 용재가 해명을 한 이후에 그 스캔들은 깔끔하게 없던 것으로 되었고 오히려 친구를 위하는 의리남이라는 이미지 까지 생겨서 그의 연예활동을 더욱 더 본격화시킨 사건이 되었다.
"하여튼, 그래서 우리가 오늘을 위해 작전을 짠 거 아니겠어요?"
"그 형이 참 스캔들 나겠다. 절대 안 나요 절대. 보나마나 여자랑은 방송 관련된 이야기만 하고 말을 섞지 않거나 혹시나 친해져도 우리같은 친한 남자 대하듯이 대해버리니까 스캔들이 날 리가 없죠. 제발 여자 앞에서 내숭좀 떨고 잘난척도 좀 하라고 해도 말을 안 들어요 말을. 심지어 개인방송 합방도 절대 여자랑은 안 하고, 여자 스트리머 방송은 보지도 않아요."
경수가 갑자기 짜증난다는 듯이 말을 했고 지혜가 그 말을 이어받아서 보충을 해 주었다.
"게다가 말투도 차가워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는데 처음 만났을 때에는 정말 말투가 딱딱하고 차가웠어요. 특히 여자한테는 더더욱 쌀쌀 맞은 느낌까지 있었어요. 예전에는 여자를 대하는 법을 몰라서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태성씨 방송보면 꼭 그런 거 같지는 않고 일부러 거리를 두는 거 같아요."
"어머? 저한테는 그러지 않았는데. 혹시 태성씨가 저를 좋아하는 걸까요? 그럼 이 밥도 먹지 말아야 할까봐요!"
"푸하하하!"
그 말을 듣자마자 다른 모든 남자들과 태성을 백수시절 부터 자주 봐온 지혜가 박장대소를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크게 웃은 나머지 다시 한번 그들은 주변을 둘러가며 사과를 해야했다.
"내 와이프가 정말 쓸데없는 걱정을 하네. 아이, 이 형은 고기집에서 소주나 사주지 괜히 이런 곳으로 예약을 잡아서는 이야기도 마음대로 못하게 하고 하여튼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형이야."
그러자 현주가 찌릿하고 석원을 쳐다보며 말을 했다.
"석원씨 말 돌리지 마요. 이런건 보통 질투해야 하는 거라고요. 태성씨가 저를 좋아하는 거면 혹시나 알아요? 저도 의향 있다고요?"
그 말을 들은 석원의 표정이 확 굳었다.
"뭐라고?"
"아 제수씨 진정해요. 태성이를 석원이가 안 지 얼마 안되었다면 충분히 질투했을거에요. 다만 석원이랑 우리는 태성이를 너무 잘 아니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는거죠."
"왜요? 저한테는 차갑게 대하지도 않고, 상냥하게 대하던 걸요? 다른 여자들한테 하는 거랑 다르게 대한다고요!"
"그 현주야. 걔 학부때 부터 나한테도 그렇게 대했어."
"사실... 저한테도요."
"태성씨 저한테도 그랬어요. 여기있는 사람들 한테 다 그런 거 같은데요?
그 말을 들은 현주는 살짝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는 표정이 확 바뀌었다.
"결정적으로 재수씨가 그 녀석이 좋아하는 여자한테 어떻게 하는지를 못봐서 자기를 좋아한다고 농담으로라도 말 할 수 있는거에요."
좋아하는 여자를 듣자마자 현주와 경수의 아내인 수연의 눈이 크게 떠졌다. 소심하게 대화에 끼던 수연이 갑자기 적극적으로 물었다. 마치 그런게 있었냐는듯이, 왜 진작 말 안해줬냐는 원망마저 섞인 것 같았다.
"태성씨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어요? 그런 이야기 우리끼리 이야기 하면서 한 번도 못 들었어요."
"하, 이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해야하지? 태성이가 사랑을 한 적이 있지. 딱 한 번. 짝사랑이긴 하지만."
"와! 들려주세요. 제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천하의 윤태성의 마음을 훔친 여자가 누구에요? 빨리 이야기 해줘요."
남자들은 괜히 이 이야기를 꺼냈나 싶은 생각에 두통이 느껴진다는 듯 머리를 감쌌다. 현주는 궁금한 건 못참고 반드시 알아내는 성격인데다가 소심한 수연이 저렇게까지 물어볼 정도면 두 여자는 반드시 태성이 오자마자 태성에게 직접 물어볼 것이고 결국은 태성을 들들볶아서 이야기를 듣고 말 것이다. 지혜야 같이 알고 있는 이야기고 윤재도 태성에게 짝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는 것을 몰랐기에 물어보긴 할 것이다. 하지만 태성은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상당히 싫어하고 결정적으로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남자들 마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다 달라서 서사가 엉켜있기 때문에 정리해서 들려주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각 사관들이 알고있는 실록의 일부분을 꺼내보도록 하지. 서로 태성이와 태성이의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이야기를 꺼내보도록."
나머지 여자들은 마치 헤리포터 시리즈가 세상에 출간되기 전 미리 읽어보는 사람이 된 것처럼 들떠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태성이 알면 불같이 화를 낼 것이 뻔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사관들은 자신들이 기록한 태성연애(실패)실록을 펼치기 시작했다.
어쩌다 보니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Aura님이 쓰던 소설을 목 빠지게 기다리다 지쳐서 결국은 제가 소설을 한 번(?) 써보게 되었는데요. 등장인물도 너무 많이 설정한 거 같고. 막상 쓰려고 하니까 너무나 어려운 작업임을 깨닫게 되어서 Aura님이 쓰던 소설을 1년도 더 기다릴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보통 소설가들은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와 엔딩을 정해놓고 집필을 작업한다고 합니다. 허나 저는 과감하게(라고 쓰고 모자라서라고 읽는) 그런 것 없이 소설을 시작했는데요. 덕분에 저도 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어떤 엔딩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소설이라는 것을 쓰는 거라 재미도 없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읽기도 힘들고 결정적으로 맞춤법이 틀린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 모든 지적 달게 받으니 리플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주 혹시 소설이 재미있었다면 재미있었다는 댓글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아나요? 댓글에 이렇게 전개해주세요~ 라고 달리면 그렇게 전개가 될지?
마지막으로 이 소설의 다음편은 언제 연재될 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심심할 때 시간을 때우려고 쓰기 시작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시간을 많이 요구하는 작업이라 언제 다음편이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댓글에 반응이 좋거나 나쁘더라도 많은 댓글이 달리면 빨리 연재가 이루어 질 것 같습니다. 모자란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