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3/16 14:10
중국에도 이런 설화 있지 않나요? 김용 무협지에서 읽은 내용인데 악독한 부자의 거위를 먹은 걸로 의심받은 가난한 이웃이 아이들 배를 가르고 고기 없음을 보여주고 하늘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자살했고 그에 격분한 협객들이 부자를 죽이려고 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중국인들이 중요하게 보는 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설화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쓰고 보니 좀 다른 내용인것 같기도 한데 어린 시절 너무 인상깊게 읽은 대목이라 적어봅니다.
17/03/16 14:52
콩쥐의 사연을 들은 착한 원님은 팥쥐를 죽여서 젓갈로 담근 다음에 그 어미에게 보내어 먹도록 했답니다.
......라는 내용이 콩쥐팥쥐 설화에 있긴 한데, 사람을 죽여서 젓갈로 담그는 건 고대 중국에서 행해지던 처벌이고 우리나라 기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걸로 봐서, 중국에서 넘어오지 않았을까.... 마 그렇게 생각합니다.
17/03/16 16:06
어느 책에서 본건데, 콩쥐팥쥐는 유럽의 신데렐라 설화가 남방무역로(예멘-인도-동남아시아-남중국)을 통해 전파된 것이 유력하다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중국의 반고 설화도 인도 설화가 바닷길을 통해 유래한 것 같다고.. 은주시대에는 창세설화가 삼황오제뿐이었는데, 이후에 강남지방에서부터 반고설화가 등장하는 거 같다는 식의 책이었어요 정확한 책이름은 기억안나는데, 갑골문과 중국설화?라는 식의 제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네이비블루의 하드커버 표지였어요
17/03/16 15:35
전세계에 퍼진 전설중에 홍수설화도 있죠 흐흐
길가메시 서사시의 홍수, 기독교의 노아의 방주, 힌두교의 마누신화, 중국의 복희와 여와 신화등이 꽤나 유사합니다. 퇴마록의 주제중 하나였고 환국의 지배를 받는 전세계가 환국의 환단고기를 통.......은 농담이구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길가메시 서사시가 원류로 아리아족의 이동과 함께 유럽, 인도등으로 이동했고 거기서 다시 각문화권으로 전파됐으리라 보더군요.
17/03/16 16:42
일본 이야기는 빵도둑 아니었나요? 개화기시절 몰락하는 사무라이와 개화기에 돈벌이로 상승하는 빵가게 주인과의 이야기였지 싶은데..
17/03/16 16:43
제가 본 버전은 저렇게 나와있었던지라...이것도 약간의 변주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찾아보니 떡 얘기가 원전인거 같네요. 제가 본 거위버전이 오히려 변주였던 듯 일본 사무라이들의 수양서인 '하가꾸레기끼가끼(葉隱聞書)' 중에서 어느 가난한 홀아비 무사(武士)가 떡장수네 이웃집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떡집에 가서 놀던 무사의 어린 아들이 떡을 훔쳐 먹었다는 누명을 쓰게 되었다. 떡장수는 무사에게 떡값을 내라고 다그쳤다. 무사는 떡장수에게, "내 아들은 굶어죽을지언정 떡을 훔쳐먹을 짓은 절대로 할 아이가 아니오." 하고 말했다. 그래도 떡장수는, "무슨 소리를 하는거요. 당신 아들이 떡을 훔쳐먹는 것을 본 사람이 있는데 씨도 먹히지 않는 소리 하지도 마시오." 하고 빨리 떡값을 내놓으라고 계속 몰아세우자 무사는 순간적으로 차고 있던 칼을 뽑아 들자 다짜고짜로 아들을 쓰러뜨리고는 그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어 아들이 떡을 훔쳐 먹지 않았음을 백일하에 입증해 보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끔찍한 광경에 놀라 부들부들 떨고 있는 떡장수를 핏발 선 증오의 눈초리로 잔뜩 노려보던 무사는 살려달라고 손이 발이 되게 빌고 있는 그에게 달겨들어 단칼에 목을 날려버렸다. 떡장수의 목이 땅바닥에 수박덩이모양 구르는 것을 지켜본 순간 무사는 정좌하고 앉은 채 두 사람을 죽인 그 칼을 들어 자신의 아랫배에 한일자를 북 그어버렸다. 윤상(尹詳)의 '필원잡기(筆苑雜記)' 중에서 길가던 나그네가 어느 집 사랑에 묵게 되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나그네는 숭늉을 꿀꺽꿀꺽 마시고 나서 무심코 밖을 내다 보았다. 주인 집 사내 아이가 구슬을 갖고 놀다가 떨어뜨렸다. 마침 이것을 지켜보던 거위가 득달같이 달려와서는 그 구슬을 냉큼 삼켜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 얼마 뒤에 그 집안이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 가보(家寶)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귀중한 구슬이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온 집안 구석구석을 샅샅이 다 뒤져도 구슬이 나타나지 않자 주인은 식객으로 묵고 있는 나그네에게 도둑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말았다. 나그네는 그렇지 않다는 변명을 해보았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나그네는 결박을 당하여 사랑채 기둥에 묶이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거위가 구슬을 삼켰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 하룻밤 동안을 그렇게 고생을 하고 난 나그네는 다음날 관가로 끌려가기 직전에 주인에게 거위가 눈 똥을 잘 살펴보라고 일렀다. 잃었던 구슬은 거위의 똥 속에서 나왔다. 주인이 의아해서 물었다. "무엇 때문에 거위가 구슬을 삼키는 것을 보았으면서도 얘기를 않고 밤새 고생을 했소이까?" 나그네가 입을 열었다. "내가 어젯밤에 그 사실을 밝혔더라면 당신은 급한 김에 그 자리에서 거위의 배를 갈랐을 게 아니오. 내가 하룻밤 고생한 덕으로 거위는 목숨을 건졌고 당신은 구슬을 찾게 되지 않았소이까."
17/03/16 22:50
레비 스트로스의 "신화학"을 추천해 드립니다.
신화의 이야기구조가 어떻게 연결되어가는를 아주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판타지소설보다 더 판타지스러운 책. 아마존부족의 800개의 신화를 전격 분석하여 그 원형을 찾아간다. 신화에 관심이 있으면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입니다.
17/03/17 00:18
참 동북아 3국의 비슷한 유형의 민담 신화 전설들을 보면 그 내용이 많이 다르죠. 각 나라별로 혼란스러운 변화기가 길수록 잔인해지고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나라는 좀 많이 밍숭맹숭 하긴 하더라고요. 하기야 우리 조상들은 애초에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조차 해피 엔딩이 아니면 등장 인물이 원한을 품는다고 여겨서... 뭐 우열을 가릴 순 없죠.
17/03/17 11:17
보통 저런 정황에서는 주변사람들이 주인한테 "내가 봤는데 쟤가 그러더라" "어머 저 아들이 그랬대" "누가 확실하게 봤대" 하면서 떠들어대서
주인도 그런가보다 하고 애 닥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일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