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08270148&isYeonhapFlash=Y
참고로 이 사건은
2011년 12월 친모 한씨의 학대로 딸 안 양(당시 4세)가 사망했고
얼마 전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친모가 자기 때문에 딸이 죽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고
계부 안씨가 자신이 사체유기는 했으나 학대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경찰은 계부의 진술에 의존해서 사체를 추적하였으나 결과가 신통찮았고
이에 일단 수색을 중단하고 계부의 거짓말 여부를 캐기 시작했다는 데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만약 계속 사체가 나오지 않는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1. 계부가 법정까지 자백을 유지하는 경우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범죄자의 자백이 혐의에 대한 유일한 증거인 경우는 처벌하지 못하게 합니다.
반대로, 자백+@가 있으면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때 @에 해당하는 증거, 소위 '보강증거'는 증거능력은 있어야 하지만 증거가치는 좀 낮아도 된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이 사건에서 친모의 유서는 요약하면 형소법 313조 1항, 314조에 의해 증거능력이 있습니다.
(단 이 유서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작성되서 특신상태가 없다는 식으로 다퉈질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좀 애매해서 그 자체만으로 계부의 사체유기 혐의를 증명하기는 모자라보이지만
계부의 자백의 보강증거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결국 계부가 자백을 일관하면 사체유기 유죄인정에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2. 계부가 검찰 송치 후 진술을 번복하는 경우
형사소송법 312조 3항에 의하면 피고인이 자신이 경찰에서 했던 진술을 법정에서 부인하면
경찰 단계 진술은 더 볼 것도 없이 증거능력이 없게 됩니다.
이때 두루뭉실한 친모의 유서만으로 피고인의 유죄가 증명된다고 볼 수 있는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간접증거만으로 중대범죄의 유죄를 인정함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여러번 판시한 바 있습니다.
결국 계부가 검찰 송치 즉시 진술을 번복해버리면 사체유기 혐의가 무죄라고 봐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3. 계부가 검찰까진 자백하다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경우
설명이 복잡해지니 생략하고 결국 검찰진술의 증거능력은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한 입으로 두 말한 상황이 되는데, 검찰진술과 법정진술 중 어느 쪽이 더 믿을만한지의 싸움이 됩니다.
이 때의 결과는 쉽게 장담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친모가 남긴 유서가 검찰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경찰은 1) 계부가 학대행위의 공범인지, 2) 계부나 친모의 살인이 인정되는지 같은 쟁점도 수사하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주변인 진술 같은 것들을 잔뜩 긁어모으면 어떻게 해결이 될지 모르겠으나
(이 주변인 진술도 시간이 많이 지난 사항에 관한 것이므로 막상 법정에서 신빙성을 집요하게 공격당하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사체가 발견되지 않으면 달리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 수사진행이 쉽지 않습니다.
결국 사체가 계속 발견되지 않는 가운데 계부가 진술을 뒤집어버리면
'친모가 학대를 했고 어쩌다보니 딸이 죽었고 계부의 혐의는 불분명하다'
뭐 이 정도 선에서 사건이 종결될 수밖에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막상 사체가 발굴되었으나 시간이 너무 오래 흘러서 쓸만한 정보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그래도 일단 사체를 찾으면 계부의 사체유기 부분은 진술을 번복해도 입증이 된다고 볼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