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2/25 15:08
이 작품은 정말 이상합니다. 일단, 아인이라는 존재를 두고 작품은 윤리적 문제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정의를 묻죠. 지극히 현실적인 톤을 이끌어가고 있는 작품이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서는 너무나 무성의하게 넘어가버립니다. 우리는 현실 속이라면 누구든 죽지 않건 어쩌건 우리와 같은 삶을 살고 같은 인간의 형태를 띄고 있는 존재들을 인간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아인에 대한 사회적 혐오와 공포를 납득시키는 묘사가 없어요. "그냥 원래 그렇게 되었다" 라면서 정부의 초월적인 뒷공작이 있을 거라고만 암시를 하고 있죠. 하물며 인종차별,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우리는 같은 인간으로서 심한 거부감을 느끼고 양심적인 돌파구를 찾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아인을 비인간적으로 다루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배경과 조건이 설명이 안되어있어요.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는가 - 에 대한 질문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 거죠.
그러니까 작품이 이 부분에서 다소 조악해집니다. 논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니까 고어씬으로 비인간적인 일이 일어난다!! 라며 감정에 호소하는 거죠. 상식적으로 죽지 않는 존재를 상대하면서 정부가 뭐하러 저렇게 언론 통제하고, 대규모 군기관을 유지하는 엄청난 비용을 치뤄야 할까요? 고작해야 하는 게 "인체실험" 입니다. 인체실험 하나 할려고 저렇게 잡기도 어렵고 색출도 어려운 존재한테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게 말이 안됩니다. 그 인체실험을 해서 정부가 대체 어떤 이익을 얻을 수나 있으며 그게 꼭 아인을 붙잡아서 해야 하는 문제냐는 현실적 질문이 생기는데 이 작품은 거기에 대해서도 마땅한 대답을 못합니다. "이익을 위해 비인간적인 행위를 하는 권력기관"의 이미지만 있지 그 이익이 뭔지, 왜 이렇게까지 이익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요. 그러면서도 심각한 고민은 다 합니다. 인간은 무엇이며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이 작품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런 고민을 하는 척 하다가 갑자기 고민 따위는 다 집어치우고 아인이라는 존재의 특수한 능력들로 현존하는 방위 시스템을 무너트리는 "밀리터리" 측면으로만 빠진다는 겁니다. 비행기 테러도 하고 총싸움도 하고 이것 저것 다 하지만 거기에 담긴 정치적 의미나 사회적 파장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안쓴 티가 난다는거죠. 그래서 작품은 결국 무슨 초인 대 초인의 싸움으로 흘러갑니다. 여기서 주인공 나가이 케이는 나약한 청소년 포지션에서 갑자기 시니컬한 이기주의자로 돌변하고, 주인공이 대적하는 아인 집단의 우두머리도 싸이코패스라는 설정이 급히 붙고요. 그냥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과 사회 속에서 이능력자들이 싸움 하는 이야기로 시작했으면 더 간단했을 텐데 여기에다 무슨 정치니 인권이니 어설픈 폼을 잡다가 갑자기 싸이코패스끼리의 싸움으로 그 함의가 급락합니다. 이쪽 계통 이야기는 오쿠야 히로가 제일 잘 하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진짜 딱 중2병느낌.
16/02/25 16:07
확실히 그렇게 볼 수도 있군요. 정부는 왜 아인들을 포획하려 드는지, 주변 인물들은 왜 아인을 적대시하는지 설명이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간 자신과 본질적으로 다른 타자에의 공포, 겉모습은 닮았지만 죽는 순간 되살아 나는 모습에서의 불쾌한 골짜기, 연구로 그 불사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욕망까지 합쳐져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따라서 정부의 이익은 제약업계와 밀착한 '불사성의 획득'이 될 것 같습니다. 만화책 전개에서 뜬금없이 능력물 배틀로 흘러가면서 루즈해졌다는 지적에는 일부 동의합니다.
16/02/25 16:10
저도 공감합니다..길게 쓸말은 없지만 좀 보다보니까 너무 폼재는 중2병 느낌이 나서...공들여 그린거 같은데 거기서 다 깎았어요.
16/02/26 04:20
지금 만화책으로 보고있는데 정말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아인관련 사건이 진행될수록 매스컴에서는 온갖 헛소리가 다 나오지요 범죄자의 30퍼센트가 아인화 가능성이 있다는 등등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헛소리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