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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25 04:10
저는 강호동을 좋아합니다. 한때 1박과 무도로 경쟁할 때는 유재석보다도 더 좋아했네요.
강호동을 좋아한 계기는 약간 색다릅니다. 강호동이 진행했던 여러 프로 중 하나에 '야심만만'이라는 게 있는데, 그 중 한 편을 우연히 보고 좋아하게 됐습니다. 하도 오래 되어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그 날의 주제는 효였던 것 같네요. 강호동은 고교 때 아주 잘 나갔고, 덕분에 졸업 시즌에는 각 대학, 실업팀에서 소위 모셔가려고 강호동의 온 친척들을 만나며 행복한 순간을 즐기고 있었답니다. 그러다 강호동이 친척 분이 타고 온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크게 사고가 났는데, 이 떄 자신의 발목부터 꽤 큰 상처를 입고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몸 전체를 지지하는 발목 수술이다 보니 주위의 걱정은 -특히 선수생명이나 기량과 직결되어서- 컸고, 인산인해를 이뤘던 손님들도 발길이 뚝 끊겼답니다. 수술을 마친 직후 강호동은 기 죽지 않으려고 친구, 친지들 앞에서 V자를 그리고 환하게 웃었다고 하는데, 자신이 잊을 수 없는 순간이 그 때 생겼답니다. 수술 후 병상에서 자다가 눈을 떴는데, 어머니는 발목을 잡고 울고 계시고, 아버지는 병실 창문에서 씁쓸하게 담배만 태우던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반드시 성공해서 두 분을 호강시켜 드리겠다고 결심했고, 그래서 대학 대신 실업팀을 지원하게 되었고, 각고의 노력으로 천하장사가 되었답니다. 출연진 중 누군가가 그에게 부모님이 너무 편해서 자꾸 짜증을 내게 된다는 말도 했는데, 강호동은 그럴 때 자신만의 요령이 있다고 얘기하더군요. 자신은 (불교신자) 부모님을 위해서 종종 기도를 하는데, 지금 부모님이 내 앞에 존재하는 이 상황이 자신이 열심히 기도를 해서 얻은 두 번째 기회 - 즉, 한 번 돌아가시고 자신이 열심히 기도한 덕에 다시 만나게 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그렇게 생각하면 부모님께 더 살갑게 대하게 되고 덜 짜증을 내게 된다고. 그러면서 자신은 부모님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런 말을 자주 하려고 노력한다고. 가끔 CF계약 같이 좋은 일은 묵혀 뒀다가 연로한 아버지, 어머니가 힘들거나 우울할 때 꺼내서 얘기하면 부모님이 '호동아, 그래 아버지 힘난다' 이렇게 반응하시고, 그럴 때 큰 기쁨을 느낀다고.. 두 이야기 모두 아주 인상 깊어서 거의 10년이 넘은 이야기인데도 기억을 합니다. 특히 두 번째 이야기를 들은 저 날 이후로는 저도 종종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얘기하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그를 보면서 느끼는 게 여럿 있습니다. 나이 40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데, 20대의 그 강하고 무서운 얼굴이 이제는 편한 얼굴이 된 것을 보면 그가 그만큼 자신을 갈고 닦아왔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다시 한 번 화려하게 비상했으면 좋겠네요.
16/02/25 04:18
특히 두 번째 이야기를 들은 저 날 이후로는 저도 종종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얘기하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그를 보면서 느끼는 게 여럿 있습니다. 나이 40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데, 20대의 그 강하고 무서운 얼굴이 이제는 편한 얼굴이 된 것을 보면 그가 그만큼 자신을 갈고 닦아왔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ㅡ 이부분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공감하네요. 40이전의 얼굴은 부모가 준 얼굴. 40이후부터는 자신이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의 얼굴이라는 말이있죠.
16/02/25 04:11
개인적으로도 응원하는 MC중 한명인데 일박이일 하차후 많이 뒤쳐진(?)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마저 듭니다
본문의 내용에 추가로 강호동씨의 강점은 어르신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요? 일박이일 특성상 지역을 돌면서 많은 어르신들과 융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 아닐까 생각이 되어집니다 (물론 이부분은 유재석씨도 동일합니다) 일박이일 시즌 1은 정말 다시금 보고싶게 만드네요
16/02/25 04:15
공감합니다. 다만, 시대가 흐르면 또 호불호가 바뀌는 것처럼, 강호동씨의 스타일이 예전만큼 더 다가오지못하니까 요새 부진하는 걸지도 모르죠, 강호동씨 본인도 최근에는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으니까요.
16/02/25 04:13
신서유기 보면서 느낀게 정말 노력하는 방송인이라는 겁니다. 방송 몇달전부터 중국어 공부하고 그걸 가서 현지인들과 대화하는게 대단했습니다.
16/02/25 06:13
최근에 쿡가대표에서 김성주-안정환 콤비의 패널마냥 멘트 보태는 모습이 좀 안쓰럽기도 하고, 격세지감이 많이 들더군요.
뭐랄까 작위적이고 식상한 2000년대식 진행+리액션만 고집한 것이 부진의 이유라 봅니다만, (중간에 1년 쉰 것도 컸죠) 신서유기나 아는 형님같은 요즘 방송들 보면 그래도 많이 내려놓고 바꾸려는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더불어 방송열정만큼은 여전히 만땅이기에, 언제든 아구만 맞아떨어진다면 다시 부활할거라 봐요. 신동엽처럼요.
16/02/25 11:05
저도 쿡가대표 보면서 아쉬웠던게 강호동이 살라면 김성주 역할을 강호동이 맡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더라구요...
하지만 그러기엔 이런 프로그램은 김성주가 너무 잘해서..
16/02/25 06:28
신동엽이 전성기에서 밀려나고 주류스타일의 방송에 적응 못했을때가 딱 지금 강호동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신동엽은 부활했지요. 강호동도 그렇게 되길 바라봅니다. 지금 방송 스타일로는 메인급에 다시 못오를것 같아요. 스스로 변화해야죠. 다행인건 강호동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거.
16/02/25 08:31
아는형님에서 괜찮습니다 재밌어요.
은근 꿀예능입니다..히히 구시대방식이라고 김희철,서장훈이 까고 그걸받아주는 강호동...아는형님에서 정말재밌어요!!
16/02/25 08:45
유재석만큼 대단한 MC인거야 다 알겁니다.
저는 좀 취향에 안맞네요. 본인이 에너지 넘치는건 알겠는데 보는 사람도 그냥 편하게 보게 만드는게 아니라 힘들어가게 만드는느낌이라
16/02/25 08:46
저도 초반에 너무 시끄럽고 가식적인 거 같아 싫어했었는데, 유학 시절 외로울 때 보기 시작하면서 엄청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친구들과 엠티 간 느낌 같았고, 강호동의 힘찬 에너지가 오히려 도움이 되더군요. 1박은 요즘에도 챙겨보고, 강호동이 나오는 프로는 왠만하면 챙겨 봅니다 (예체능, 아는형님 등등). 이수근, 김종민, 은지원도 마찬가지고요. 이수근과 은지원이 나오눈 타임아웃이라는 프로를 즐겨 봤는데 요즘은 안하나 보더군요.
16/02/25 09:55
강호동 1박2일 인성 사건이나 특유의 시끄러움과 방송내 드러나는 갑질 스타일이 싫어서 안봤습니다. 강호동이 나간 후로 1박2일을 보기 시작했네요. 요즘은 피디의 기획력이 캐리해주고 있기에 요즘 1박2일이 더 재미있더라구요.
저한테는 비호감 연예인이지만 그래도 국민MC가 된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고 특히 중장년, 노년층에게 천하장사 이미지로 어필이 아주 잘된다는 점은 이해가 됩니다.
16/02/25 13:35
저는 강호동이 예전 진행하던 프로그램에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개인의 성취에 국가를 지나치게 연관시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강호동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해외에서 개인적인 성취를 얻은 한국인이 강심장, 무릎팍, 스타킹 등에 출연하면 꼭 '한국이 낳은',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한국을 알렸다'라는 취지의 문구들이 지나치게 강조되던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이런 컨셉이 나쁜것은 아니겠지만 애국주의를 강조라는 분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강호동의 프로그램도 점차 기피하게 되었습이다.
16/02/25 23:01
1박2일은 저한테는 인생최고의 예능입니다.
유제석이 최고의 MC라는데 이견은 없지만 가장 정이 가는 MC는 강호동입니다. 1박2일의 형식은 남녀노소 불구하고 가장 대중적인 포멧인 것 같아요.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시즌1때가 지금까지도 종종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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