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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13 15:40
석무경과 운리학은 처음엔 비각을 쓰러뜨리겠다는 같은 목표로 시작했지만, 석무경은 천선기를 대성하면서 신선이 되어 속세와 초탈해버린 겁니다.
거기서부터 둘의 목표가 달라지죠. 석무경의 목표는 사실상 혈마귀를 제거하는 쪽에 가깝게 바뀌었고, 비각 제거는 속세와의 티끌만큼 남은 인연 정도였습니다. 연벽제의 막강함이 드러남과 동시에 비각이 너무 허수아비처럼 약해 보이는 것도 맞는 말씀입니다. 근데 연벽제가 그만큼 강해진 것도 사실 야뢰가 완성되는 순간부터였고 그 전까진 이악보다 약했을 겁니다. 이렇게 강해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석무경밖에 없었을 거예요. 운리학의 안배가 꼭 틀린 건 아니었죠. 물론 천하제일의 책사라는 이미지가 많이 바래긴 했습니다. 덧붙이자면 백운평의 죽음도 그 의미가 차차 나옵니다. 저도 진금영 캐릭터는 과하게 급선회한 느낌입니다. 꽤 뜬금 없죠. 석대원과 감정선이 교차되는 묘사가 약합니다. 하지만 석대원이란 캐릭터는 거기부터 시작이에요. 연벽제가 산월월, 삼화취정에서 절대간지를 뿜어냈고, 거기를 작품의 최절정으로 꼽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그 후 석대원이 고치를 깨고 나오는 금선탈각이 훨씬 감동적이었습니다. (사실 여기도 석대원보단 매불이 멋있습니다) 마지막 엔딩 장면도 그렇고요. 사실 이때부터 석대원은 연벽제보다 더 강한 경지에 이르기 때문에 치고박는 무협적 재미는 많이 약해집니다만 저는 금선탈각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드라마에서 이재일의 필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16/01/13 16:09
석무경이 연벽제에게 바즈라-우파야를 주고, 석대원에게 혈마귀를 준 것은 연벽제가 희생해서 혈마귀를 없애달라는 의미겠죠?
본인이 바즈라-우파야를 이룰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본인 뿐 아니라 다른 소림승 3인에게도 혈마귀가 심어져 있습니다. 본인 것을 없앴다 하더라도 세상에는 3개의 혈마귀가 남아있는거죠. 연벽제가 희생해서 혈마귀 전체를 없애는게 아니라면 연벽제가 희생해야 하는 이유는 뭐죠? 그냥 석무경이 자신이 혈마귀를 가지고 죽으면 되죠. 혈마귀때문에 등선을 못해서 혈마귀를 전수해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만약 그렇다면 너무 이기적인 거구요.
16/01/13 16:45
연벽제에게 준건 강함을 갈구하는 연벽제한테 진정강한상대를 만나게 될거라고 하면서 준게 아닌가요 그상대가 나중에 혈마귀 이고
삼화취정에서 보면 혈마귀를 이기는것으로 자신이 제일 강하다는것을 증명해내고 산화하는걸로 기억하는데 다시 읽어야하나;;
16/01/13 16:51
진정한 강한 상대를 만나게 해준다는게 처음부터 혈마귀를 노리고 한 말이죠.
혈마귀를 잠재워놨는데 석무경이 바즈라-우파야를 익히면 혈마귀가 깨어날테니 니가 익혀라 했으니까요.
16/01/13 16:59
일단 석무경이 대성한 건 천선기였는데 천선기로는 혈마귀를 없앨 수 없었습니다.
바즈라 우파야의 힘이 필요했는데, 문제는 석무경 안의 혈마귀가 상당히 강해진 시기라서 바즈라 우파야의 힘을 쓰면 오히려 혈마귀에게 그 힘을 먹힐 위험이 컸기에 스스로 익히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혈마귀를 가진 사람이 죽는다고 혈마귀까지 같이 죽는 것은 아니고 그냥 시체에서 빠져나와 다른 숙주를 찾는다고 하죠 그리고 그 네 마귀들이 다 혈마귀는 아니었고 이름이 다른데.. 그 중 가장 강한게 혈마귀였고 나머지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걸로 나옵니다. 약간 스포긴 한데 그래서 그 후 일부는 석대원이 처리합니다. 왜 하필 연벽제고 또 죽어야만 했냐.. 면 글쎄요. 일단 바즈라 우파야의 힘을 얻을 수 있을 만큼 강한 무인도 드물고, 천선기로 천기의 흐름을 보게 된 석무경 입장에선 운리학의 대계도 도울 수 있고 그에 따라 망가지는 석대원의 운명과 연벽제의 책임 등이 제일 순리에 맞게 흘러간다고 느껴서 아닐까요?
16/01/13 15:48
제가 이해하는 쟁선계는 주인공인 석대원을 필두로 주요 등장인물들이 각자 원하는(혹은 원한다고 알고 있는) 것을 얻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본문에 나와 있는 사항들과 함께 연벽제의 나이와 같은 티가 있긴 하지만, 무리하게 전개된 내용은 없지 않나 합니다. 내용을 전개해 나가는 스타일의 경우, 저는 좋아합니다만 쟁선계 자체가 20년 전에 이미 10권 가까이 진행된 무협이라 개인별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권만 더 읽으면 되니 조금만 더 읽어보시지요. 당장 16권 말미에 백운평이 활약(?)하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하하.
16/01/13 17:46
사실 쟁선계는 연벽제 보려고 보는거죠.
용노사에게 사부 외롭습니다... 가 있고 좌백에게 혈기린외전 1부가 있다면 이재일은 연해옥 자는 벽제, 호는 검왕, 향년 오십 세였다.죠.
16/01/13 19:49
이재일 정말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천마군림꼴 날거라 생각했고 잘되봐야 군림천하 아니겠냐 했는데 연중을 그렇게 오래하고도 이런 작품을 내다니... 이영도, 이재일, 문정후 장르물 3대장이라 생각해요
16/01/13 20:09
비각은 자체의 무력이 강하기보다는 이 세력의 음험함이 위협적이었던 거 같습니다. 진금영의 양민 학살도 그렇고 비각 세력이 자기 목적을 위해 수단을 안 가리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군부 세력이라 표면상으로 잘 드러나지도 않고... 비유하자면 힘 센 격투기 선수의 무력보다 힘 약한 싸이코패쓰의 숨겨진 악의가 더 두렵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듯 합니다.
석무경, 운리학은 비각의 그런 부분에 회의감을 느껴서(목적을 위해 남옥?이었나 하는 사람한테 누명 씌움) 비각을 탈출하는 데 거기서 꼬리를 밟혀서 각자의 가족을 다 잃고 명분에 복수심까지 추가했었죠. 그래서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모으고 비각을 엎을 계획(혈랑곡)을 짰던 거 같네요. 복수심이 강했던 운리학은 끝까지 계획을 추진하고 석무경은 천선기로 그런 감정이 점점 옅어져가고... 석대원은 그 계획의 심볼로 키워졌는데 어린 시절부터 산?에서 무공수련만 십수년 해서 강호초출에 세상물정에 어두운 설정으로 나왔죠. 그때까지 석대원의 행동목적이었던 연벽제에 대한 복수도 처음엔 한노인이 말리고,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자기가 겪은 상실이 (비각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친인들을 잃게 된 다른 혈랑곡도들과는 다르게) 사실은 비각을 엎기 위해 준비하던 혈랑곡의 계획에 의해 촉발됐다는 점을 인지하고 공허함을 느끼죠. 절대적인 뭔가가 없음을 전달해주는 포지션인 듯 해요.
16/01/13 22:04
(스포일러입니다)
무력으로 보면 비각의 핵심 전력이 이악 삼대인데, 이군영을 제외하고 묘사된 능력에 비해서 발휘한 장면이 많지 않습니다. 이명은 줄곧 연벽제와 비교되어 왔고, 이악의 경우 석대원 각성(?) 이전에는 석무경을 위시한 천하오대고수, 삼화취정 전후로는 연벽제, 석대원의 각성 이후에는 먼치킨 석대원과 비교되는.. 어찌보면 안습한 상황이 되어버렸지요. 이런 설정과 전개를 떠올려보면 쟁선계는 통상적인 무협지에서 볼 수 있는 정사 세력 다툼의 관점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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