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작심삼일이지만 사흘만 끊자고 생각했으니 목표는 이룬 셈입니다.
물론 그렇게 끊기 위해서 즐겨찾기까지 몽땅 지우는 수고를 해야 했지만, 막상 지금 다시 주소를 쳐 보니 자동로그인은 안 풀렸더군요.
게임게시판 및 자유게시판을 사흘 만에 훑어보니 글도 사람도 많이 줄었다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흘의 시간이 지났는데 게임게시판은 고작 몇 개, 자유게시판 글은 기껏해야 한 페이지, 혹은 두 페이지만 넘어가도 어떤 글이 있었는지 다 볼 수 있는 상황은 그다지 반갑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빈 자리가 많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 빈 자리보다는 흔적 없는 사람들의 자리가 많이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뭐, 글이 많이 없다고 뭐라고 하는 생각이 들기 이전에, 제 이름으로 검색해서 그간 부진했던 활동내역을 보니... 제가 글을 좀 더 써야 했나 하는 생각이 사실 먼저 들더군요.
왜 사흘만 PGR을 끊어보자 했느냐 하면. 일단 먼저 요즘 날카로워지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본래 성질도 그렇게 순하지 않은 사람인지라 인내할 것은 인내해야 하고 삼갈 건 삼가야 하는데 같은 글만 계속 보다보니 글보다 댓글에 민감해지고 댓글에 민감해지다 보니 날카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과연 이 커뮤니티 없이도 살아나가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까 하는 테스트였습니다. 처음 반나절 정도는 PGR을 들어가지 않는 것은 인터넷을 끊는 것에 버금가는 난이도라는 것을 느꼈지만, 그 난이도는 점점 하락했습니다. 으레 즐겨찾기에 있던 곳에 헛손질하는 빈도도 줄어들었습니다. 사흘의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느 정도 적응은 되더군요.
뭐, 지나고 나니 긴 여행 속의 잠깐의 여행이었습니다. 언제 사흘의 시간이 지났냐는 듯 자동 로그인까지 매끄럽게 연결되는 PGR의 모습을 보노라니 지난 사흘은 대체 무엇이었던가 하는 생각까지 드는, 뭔가 허무한(?) 밤입니다. 흉흉한 세상이라 이름을 말할 수 없는 해가 된 새해에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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