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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03 13:21
이 글을 보니, 황정민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국제시장에서의 황정민이 왜 그리 평범해보였는지가 분명해지는 것 같네요... 분명 연기는 잘하는데... 어찌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는지... 히말라야가 전혀 안 끌렸덛 것도 이런 맥락이었네요.
달콤한 인생, 부당거래 같은 걸 보다가 너는 내 운명, 댄싱퀸을 보면 그런 모습도 매력적일 수 있겠지만, 전자 없이 후자만 보면 재미없죠. (입체적이기 어려운 캐릭터들이니 더더욱...) + 어쩌다가 신세계를 아직까지도 안 봤는데, 신세계 보면서 정화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흐흐
16/01/03 13:37
쿠마님 운영진 되시고 아무래도 활발하게 토론할 입장이 아니신지 토론글에서 댓글을 자주
볼 수 없어서 섭섭해요. 쿠마님 의견들로 많이 배웠는데 아쉬워요ㅜㅜ 어째든 책임과 의무가 많은 운영진 축하드려요. 너무 늦게 인사드리지만.
16/01/03 15:33
태연님, 멀할까나님 // 선제시요.
...아 이게 아니고... 그러게요 어쩌다가 아직도 안 봤을까요. 양껏 부러워하소서. 후후후
16/01/04 14:49
각막이랑 홍채랑 별도판매 가능한가요?
...아 이것도 아니고... 아무튼 여러 가지 의미로 부럽군요 허허허 제 와이프도 아직까지 타짜 1편, 유주얼 서스펙트, 대부 1편을 안봤답니다. 어떤 이유로 인해 놓친 이후로 이제는 케이블에서 그 영화가 나오면 번개같이 채널을 돌리는 수준... 나중에 정말 심신의 여유가 될 때 그런 놓친 영화들 다 몰아서 볼거라더군요.
16/01/03 20:50
다른 댓글들을 읽다가 궁금해졌는데, 신세계를 안본 것이 좋은건가요..?;;
저도 신세계는 아예 본 적이 없는데, 댓글의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해서...;;;
16/01/03 21:00
아니...그 대단한 작품을 아직 안 봤다고??!!!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다니 부러운데..!! 좀 오버해서 표현하면 뭐..그런 의미로 쓰신 댓글들이죠. 어..저는 신세계가 그 정도 찬양을 받을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뭐..충분히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은 하지만 말이죠.
16/01/03 23:23
신세계가 재미있지만 현재 2편이 나올까말까 간 보니까 그런듯한데 뭐 반드시 봐야 할만한 대작 정도는 아닙니다.
한국형 누아르의 새지평.......을 연건 아니고 홍콩 영화식 누아르를 한국식으로 잘 살린 그런 영화
16/01/03 13:24
예전 최민식씨도 올드보이를 이후로 캐릭터가 굳혀지는거 아니냐는 글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황정민씨나 최민식씨나 배우로써 좋은 작품에 맡겨진 일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성을 문제삼기엔 충분히 흥행했고 대중이 원했고 감동받았죠. 그 뿐 아니라 황정민씨가 앞으로 정청같은 연기를 안하는 것도 아닐테니 그다지 걱정되지 않습니다.
16/01/03 13:27
공감 합니다...황정민씨도 이제 고민을 좀 하셔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뛰어난 배우인 것은 확실하지만 이제 변화가 필요하실 듯...윤제균 관련 영화에는 그만 좀 출연하시고...
16/01/03 13:27
정청도 몸만 조폭계에 담고 있을 뿐, 휴머니즘 적인 요소는 꽤 있었던것 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백사장이 으마으마 했었습니다. 쓴글을 보고 나니까, 저도 이병헌이 황정민 보다는 더 나은것 같습니다.
16/01/03 13:37
어제 베테랑을 보면서 지루하다, 뻔하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본문의 내용에 공감되는 점이 많네요.
영화에서 인물만 뚝 떼어놓고 보면 매력적인데 그러한 류의 인물이 자주 반복되다보니, 황정민이 그냥 황정민을 연기하는 것 같더라구요.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 건 맞지만 연기가 기대되는 배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16/01/03 16:03
지금이야 황정민, 김윤석이 가장 지겹죠. 송강호는 변호인들 이후에 다시 재자리 잡고 있고, 최민식은 흥행보다도 자기 선택 위주로 작품 출연하고 있네요.
16/01/03 13:38
영화는 쥐뿔도 모르지만 착한 황정민 시리즈들 중에서 전 '너는 내운명'을 최고로 꼽습니다. 여러 착한 사람들을 연기했지만 은하를 사랑했던 석중이가 제일 크게 마음에 다가오더라구요. 덕수도 누구나 한번쯤 보거나 들었을만한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었지만.. 뭐랄까.... 지루하다고 할까요. 석중이는 그래도 찌질하거나 꾸정꾸정한 착한 사람이라면 덕수는 시종일관 저 착해요~ 저 성실해요~ 저 좋은 사람에요~ 무한 반복되는 느낌?
16/01/03 13:45
저도요 크크크
영화캐릭터가 마냥 선하면 재미없죠!! 이 글을 보니 최근 황정민의 캐릭터가 대놓고 겹치네요... 언젠가부터는 안보게 되었고요...
16/01/03 13:38
그냥 선구안의 문제인 거 같아요. 최근 찍었던 영화들이 모두 황정민에게 비슷한 색깔을 요구했었고, 황정민은 그 캐릭터에 맞게 연기한 느낌이랄까. 좋은 작품 고른다면 쉽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16/01/04 00:06
그쵸,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지금 타이밍에 배우 입장에서 한번쯤 돌아보고 짚고 넘어갈 문제가 아닌가 싶어서 화두를 던져봤습니다.
16/01/03 13:40
위기..라기보단 지금 전성긴데요~황정민 보다 요새 잘나가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요.
본인 선택이니까요. 흥행할만한 작품을 잘 선택한거죠뭐. 캐릭터 선택에 대한 이쉬움은 있지만, 이미 연기력을 어느정도 인정 받고있는 배우가 연기력을 또다시 인정 받기 위해 모험을 하지 않는 선택도 존중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국제시장이나 히말라야는 영화자체가 애초에 기대할 것도 별로 없었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먹히는 영화고, 신파가 들어가야 흥행하는 장르니까요.
16/01/03 13:42
연기도 잘하는 배우가 비스무리한 선역만 계속하니 그 가치를 잃는 느낌이다.. 라는 내용이군요.
개인적으로도 공감됩니다. 결과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으니 상관없어라고 한다면 배우 황정민씨의 한계는 딱 거기까지인 거고요.
16/01/03 13:50
음.. 선구안이 틀렸다고 하기엔 대중들은 아직 그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설령 정말 본문에서 요구하는 캐릭터를 한다 한들 영화가 흥행하지 않으면 무슨소용이 있을까요?? 정말 캐릭터가 지겹고 똑같은 연기를 한다 하면 대중들은 외면할 것입니다. 아직 그의 연기력과 캐릭터를 지겹다고 논하기엔 이른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국제시장 베테랑 1000만 히말라야 이미 500만 이상 찍은 배우입니다. 황정민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입니다.
16/01/03 13:52
황정민이 2015년에 찍은 CF가 6개라고 하네요. 이제 과거와 같은 날이 선 악역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죠. 배우가 너무 연기를 잘해도 망한다는걸 공공의 적 이성재로 배웠습니다.
16/01/03 13:53
다른 배우들도 결국 하나 뜨면 계속 비슷하게 나왔던건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싶네요. 다만 황정민의 경우 국제시장과 베테랑, 히말라야 등이 연이어 히트를 해버리니 황정민이 굳이 다른걸 해야할 이유도 없고, 애초에 황정민에게 들어오는 배역도 다 그런걸테니...그렇다고 황정민이 아무것도 안하다가 그런 영화만 골라먹고 있는 것도 아닌게 뮤지컬 연출까지 하고 있으니까요. 그냥 황정민이 나온 영화가 싫으면 싫은거지 황정민에게 뭐라고 할 필요 있나 싶습니다.
16/01/03 13:54
2000년대 초반에 인기를 얻었던 중견 배우들이 대부분이 이젠 좀 지겹긴 하죠.
많이 찍기도 했구요. 새로운 배우가 나오지 않는다는게 가장 큰 문제인거 같습니다.
16/01/03 14:07
결국 이미지를 소비하는 직업이다보니 다작시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딜레마라 봅니다. 로버트 드니로도 90년대 망가진 이유가 바로 다작을 통한 지나친 이미지 소비였는데 상대적으로 작품 선정에 신중을 기한 알 파치노의 행보만 보더라도 좋은 연기를 하는 배우가 많은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결코 배우 개인에게 좋은 방향으로만 작용하지 않는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과작을 해서 이미지 소비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냐면 그것도 아닌게 디카프리오가 유난히 오스카유머가 많은 이유는 디카프리오가 유명한 것도 있지만 그의 패턴화된 오스카식 연기의 동어반복에 대한 비꼼이기도 하거든요.(디카프리오만큼 명성을 가진 톰 크루즈,조니뎁, 브래드 피트에 대한 오스카 유머는 거의 없다시피하니까요.)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현재 가장 위대한 연기자로 불리고 있지만 그의 다소 희극적인 연기들이 다작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졌다면 피로감을 많이 느꼈을 것이고 지금과 같은 평가를 절대 받지 못했을 겁니다. 김명민이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하구요. 특히나 국내처럼 영화 이외에 드라마 그리고 특히 CF시장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국내 배우들의 현실에선 이 줄달리기가 굉장히 어려운 점이라 봅니다. 사실 국내 여배우들을 보자면 어떤 작품과 연기에 대한 철학보다는 이쁘장하게 포장된 드라마 대박을 통해 CF시장에서의 성공이 최종 가치라 여겨질 정도니까요. 물론 이 모든게 할리우드와 달리 다작이나 CF를 하지 않으면 많은 수익을 낼 수 없는 국내 시장파이의 구조적 문제가 가장 클 겁니다. 이 상업적 긴장감 속에서 얼만큼 현명하게 대처하느냐가 배우들에겐 가장 중요하겠죠.
16/01/04 11:19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기사 오스카를 얻은 것도 "기빠진 노인네" 역할이었으니.
전 그래서 데블스 에드버킷 좋아라합니다. 기가 빠져보이지 않거든요.
16/01/04 14:53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이야기지만, 저는 정작 여인의 향기에선 기 빠진 노인이라기보단 세월과 시간과 장애 앞에서
끝까지 꼿꼿하게 허리 안 굽히고 서서 그 바람을 온전히 다 몸으로 뚜드려맞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6/01/03 14:07
아이러니하게도 저도 너는 내운명이랑 남자가 사랑할때가 제일 좋았어요. 부당거래보다는 사생결단이 봏았지만... 많은 작품을 하면서 본인이 하고싶은 쪽으로 하겠죠. 이런거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거보다 흥행성망으로 보여주면 더 좋겠지만 소수 의견이 곧 대중의 바람은 아니니까요.
16/01/03 14:11
황정민이 연기력으로는 일찌감치 최고로 인정받은데 비해, 흥행은 중박급만 있었을뿐(바람난가족174만 달콤한인생127만 너는내운명270만 검은집104만 부당거래277만) 그동안 메가히트작품이 없었죠. 10년 넘게 연기력 탑으로 꼽히면서도 400만이 넘은 작품이 2012년 댄싱퀸(405만)이 처음입니다.
댄싱퀸이 작품성이 높지않은 지극히 대중적인 수준의 영화라는 것은 알고 계실 것이고 그 이후에 황정민의 작품들,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는 대중성이라는 점에서 댄싱퀸과 맥락이 닿는 작품들입니다. 즉, 황정민은 2012년 정도를 기점으로 작품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대중성을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신세계의 정청과 같이 신선하거나 개성있는 역할은 오히려 최근의 필모그래피에서 이질적인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16/01/03 17:33
그런데 신세계 역시 지극히 대중적인 상업영화라는 점에서는 오히려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잘 팔릴 것 같은 영화니까 그게 선택에 어느정도 무게를 갖출 수 있었지 않았나 싶네요
16/01/03 14:13
저는 황정민보다 송강호랑 이병헌 더 좋아하지만 이 둘이 그렇게 또 스펙트럼이 넓었나하면 또 그건 아닌것같고..
그럼 이 두 배우가 문제냐 한국영화 주연이란게 한정될수밖에 없지않나싶기도하고.. 아 어제 내부자들 디오리지날 봤는데 이병헌은 10년전 달콤한 인생 때나 지금이나 역시나 멋지더군요.
16/01/04 14:56
전 나홍진 감독 + 배우 곽도원 이라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재재작년~재작년 즈음부터 (사실 필모나 활동 내공은 훨씬 더 되지만) 영화/드라마 등에서 제 시선을 사로잡던 남자배우가 몇 분 계셨는데 그분들이 곽도원, 조진웅, 김성균, 박성웅 이 네 분이었거든요. 넷 다 참 좋더라구요. P.S: 여담으로 저 네 분 다 진짜 악역들을 잘 소화하셨는데 정작 우연히 듣거나 사석자리에서 뵌 이야기 들은 바로는 실제로는 전혀 안 악하고 엄청 선하시다고 크크크크
16/01/03 14:25
최근 세 작품이 너무나 대중적이고 흥행가도라 그렇지 공감하기 힘드네요.
그냥 자주 나와서 그런듯요. 한때 송강호 하정우한테 느꼈던 그런 것.
16/01/03 14:27
뭐 영화란 것이 영화에 큰 관심 없는 분들, 나이 많은 분들, 필모그래피 같은 것은 읽지 않는 분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니까요. 저는 지금 모습도 좋은 것 같습니다. 본인의 선택이고, 결과 역시 본인이 받아드리면 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16/01/03 14:27
공감합니다만...
영화라는게 권선징악적인 요소가 많다보니 주연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배역을 맡게되는게 아닐까 싶네요 정청이라던가 백사장은 영화에서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였지만 주연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한게 사실이니까요
16/01/03 14:30
안그래도 같은 배우가 비슷한 캐릭터로 비슷한 색체의 영화를
연달아 찍어 공백기 없이 나와서 위화감 드는데 배급사에서도 이것만 봐라는 식으로 스크린수로 밀어 붙이죠 그러니 1년내내 갈 때마다 극장 광고판엔 황정민 얼굴이 걸려있구요 마치 황정민시네마에 간 기분이랄까 개인적으로 윤제균 감독이 제작/연출하는 영화는 대놓고 불호인 편인데 시대적으로 유행하는 흐름을 잡아 흥행 시키는 능력은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예전 조폭코드, 섹시코드에서 최근엔 휴머니즘코드까지 대단합니다
16/01/03 14:36
뭐 정청을 보여준지 2년도 안됐고.. 그간의 필모를 보면 다작한만큼 망작도 많았어요. 적어도 흥행은 하고 있는 지금이 위기일까는 의문입니다.
돈..에 연기의 폭이 잠식될 배우로는 보이지 않아서..
16/01/03 14:37
설경구가 "비겁한 변명입니드아~~~"로 자기복제의 정점을 때렸을 때에 비하면, 양반이죠 헐헐.
언제건 정청같은 역 한 번만 더 맡으면 해소될 건덕지라 봅니다. <신세계 2>도 앞두고 있고.. 저는 <바람난 가족>에서의 주영작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그때마냥 날티나는 인텔리 역 한 번 더 맡아봤으면 하는 바람은 있네요. 그땐 정말 쿨내 풍기는 변호사같았거든요.
16/01/03 17:35
임상수 월드의 차가운 인간들 중에서도 독보적이죠. 저도 그 영화 보면서 다른 캐릭터 다 제껴놓고 변호사 역이 가장 쎄게 오더라구요.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나 싶었습니다.
16/01/03 14:38
트위터에서 본건데...
// https://twitter.com/ecof3/status/682542824017928192 그나저나 이제 슬슬 씨제이영화라는 장르가 생길법도 한데..... -'실화'기반 -초반 20분 '사람'냄새나는 시트콤적 연출 -주연 캐릭터의 시련과 극복 -후반 20분을 남겨두고 캐릭터 중 하나가 죽거나 다침 -울며 웃는 캐릭터의 타이트한 클로즈업 -현악기를 주로 하는 주제음악 -주인공의 '서투르고 어색하지만 좋은 사람'임이 강조됨 // 머릿속에서 황정민씨가 떠오르더군요(...)
16/01/03 14:41
여기 댓글 다신분들중 대부분이 황정민이란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때 이미 하고 싶은 연기는 맘껏 하신 분이니까요. 그렇다고 스크린 데뷔 이후에 매번 본문에서 언급한것 같은 역할만 했냐? 그것도 아니죠. 이미지 소진이야 배우풀이 좁아서 그런거고 황정민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지금 황정민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배우가 단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필모에 큰 불만이 없네요. 덕수 석중이 황정민 말고 누가 소화할 수 있을까요?
한때의 한석규처럼 아예 작품이 흥행을 못하고 있는것도 아니고... 피로감은 그냥 더럽게 자주 나와서 + 배급사의 스크린 독점이 심해서 그런거죠. 애초에 황정민 이상급 배우중에 연기 스펙트럼의 다양성을 꾸준히 보여주는 배우가 있나요? 그냥 그렇게 해석하려는 사람들만 많을뿐이지 이병헌 뺴고는 다 매번 그 역할이 그 역할이고 그 연기가 그 연기죠.
16/01/03 14:46
위기라고 하기에는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 아닌가요
피로감을 느끼는 관객보다는 황정민 이름값에 그의 영화를 택하는 관객이 훨씬 많아 보입니다만... 아직 황정민의 위기를 논할때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 역시 최근엔 황정민 영화 거르고 있는 입장이지만 제가 소수일뿐이라고 생각하지 다수의 관객은 아직도 황정민 이름값으로 영화를 선택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16/01/03 14:47
배역의 문제지 배우의 문제라곤 생각지 않습니다. 언제라도 다른 배역을 맡으면 그 캐릭터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오히려 이런 위기론이 어울리는 배우는 김윤석이나 장혁이 아닌가 싶네요.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들을 모두 김윤석 혹은 장혁식으로 소화하는..
16/01/03 15:01
아....
거의 100퍼센트 동의합니다 이런 경우가 잘 없는데 eternity 님의 글은 꽤나 공감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언제 정모라도하면 한번 뵙고 싶을 정도로.
16/01/03 15:06
연기의 폭을 이야기할때 그걸 꼭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캐릭터만을 이야기하는건 아닌것 같습니다.
작품전체를 아우르는 배우로써의 존재감을 보일만한 영화를 꾸준히 선택하느냐 안하느냐도 있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거기에 상투적인 영화들만을 하느냐, 예술가로의 자의식을 끌어올릴 새로운 영화에도 도전하느냐 같은 것 말이죠. 황정민이란 배우의 연기력에 의심을 표할 사람은 (아마도) 없다고 봅니다. 다만 1년에 보는 영화편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혹은 살면서 본 영화 편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특정영역을 벗어나지 않는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괜히 데어윌비블러드와 링컨에 다니엘데이루이스가 출연한게 아닐테니깐요.
16/01/03 15:10
본문에 동의하는데 사실 이건 뭐 딱히 반박하고 말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급니다. 현상에 대한 분석이든 학문적 고찰에 대한 반박이든 충분히 반대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한데 대중이 느끼는 배우에 대한 이미지에 대한 부분이라 약간 아리송한데 다들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이 정도 생각이네요. '아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그렇지 않다.' 라고 해도 그다지 공감이 가거나 식상함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그냥 서로 다르게 느끼는구나 정도? 배우가 영화랑 동떨어지게 홀로 빛날 수 없고 시장 자체가 복잡한 것이라 단편적으로 볼 순 없지만, 어쩔 수 없이 이런 방향으로 방향성을 잡는가 우려스럽긴 합니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식상하게 느끼는 사람이 점점 많아질수도 있으니까요.
16/01/03 15:17
본 문에 상당 부분 공감을 느낍니다. 더불어서 배우 황정민씨가
영화 장르와 캐릭터 선택을 스스로 가짐에 있어서 폭을 얼마나 넓게 가지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남자가 사랑할 때'가 개봉 후 영화 정보 프로그램에서 배우분 들 후일담을 소개할 때로 기억하는데 황정민씨가 그깟 만화 영화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다며 본 인이 출연한 영화가 흥행이 안되는 것에 대해 전혀 이해가 안간다는 듯한 말을 하고 나서는 왠지 이 분 영화 장르에 있어서 고정관념이나 편협함을 가지고 있지 않나라는 의구심이 들어서요.. 물론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애정에 의한 단순 불만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참고로 그 때 흥행에서 완전 밀린 영화가 '겨울 왕국'이었습니다.
16/01/03 15:19
개인적으로 하정우, 김윤석보다 최민식, 신하균을 더 높이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장 잘하는 연기만 따지면 전자가 잘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역을 맡겨도 수준급으로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해보면 후자가 더 뛰어나다 생각합니다. 황정민도 어쨌든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은 있지만 전성기 시절 노 젓겠다는 심정의 다작과 이미지 구축을 위한 선한 배역 선택이 굳어지지 않을까 염려는 됩니다. 어쨌든 다작은 황정민이 피하지 않는 것 같고, 후자는 아직 3편 정도에 불과하니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16/01/03 15:23
딱 어제 히말라야 보고 나서 느낀 감정이랑 비슷하네요. 베테랑이나 히말라야나 크게 캐릭터가 다른지도 모르겠고 연기하는 스타일이나 말투 톤 모든 면에서 신선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16/01/03 15:25
이병헌에 대한 건 그의 연기를 충분히 느껴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황정민은 연기력도 출중하다고 느끼는 좋아하는 배우임에도 최근 몇 년간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뭘지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를 본문을 보니 알 것 같네요.
16/01/03 15:36
한예로 제 나이또래 친구들은 절대 히말라야를 안보러 가더군요 이제 포스터만 봐도 영화 다 본거 같다고..
그리고 윤재균의 영화뿐 아니라 CJ 제작 영화에 그만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너무 비슷하다능
16/01/03 15:37
결국 영화에서 배우의 연기는 기본적으로 감독노름이라 생각하는지라...
윤제균에 이어 윤제균 사단의 영화를 선택함으로 많은 걸 포기했다고 봅니다. 뭐 대신에 좋은 이미지 (광고와 직결되는)와 오까네를 얻었겠죠. 다행인건 앞으로 개봉할 영화들에선 뭔가 타협이 없고 착한척 하는걸 싫어하는 감독들을 만나게 되니 황정민급이라면 충분히 극복하리라 생각은 됩니다... 다만 이번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콤보는 너무 힘겹네요 히말라야에서 라미란 연기보고 충격먹을 정도였으니 으으
16/01/04 00:13
네, 저도 올해 개봉 예정인 <곡성>이나 <아수라>에서의 황정민은 기대해볼만 하다고 봅니다.
어쩌면 지금 현재, 이 시점에서만 유효한 비판일 수도 있는데, 어쨌든 한번 화두를 던져보고 싶더군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기도 했구요.
16/01/03 16:10
음. 영화를 자주 보지는 않지만.. 본인에게 이득이 되는 캐릭터를 잘 고르고, 잘 소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랄까....
16/01/03 16:11
국제시장 이후 황정민 행보를 보면 딱 제2의 유인촌 생각나더군요. 아마 비슷할 것입니다.
그리고 황정민이 현재의 매너리즘을 벗어나려면 홍상수 영화에 출연하면 될 것 같은데, 과연 홍상수 감독이 불러주련지.
16/01/03 17:05
물어보지 않아도 어디 지지자인지 답이 나오는 경우,
적이 득세하는데(호응을 많이 얻는데) 편할리가.. 이거 자아비판인가요?; 짧은 댓글 안에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고 쓴 내용이 너무나도 그대로 본인에게 적용되어 신기할 정도네요.
16/01/03 18:29
이런건 벌점 안주나요?
혼자 관심법으로 사람하나 자기잣대로 규정지어버리시네 일기장에 적을려던걸 번지수 잘못찾으신거 아닌가요?
16/01/03 21:20
그런데 솔직히 저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치색이라기보단 황정민이 피로한건 영화가 맘에 안들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흥행이 잘되니 알수없는 불편함이 밀려오는겁니다. 소위 문근영 빨갱이론같은 것도 비슷한건데 문근영 출연작들이 어르신들 취향이 아니죠. 그런데 흥행이 잘되었다니 불편한겁니다. 황정민의 최근작들이 다 인터넷 젊은이 취향이 아닙니다. 중장년층이 타겟이죠.
16/01/04 14:26
그렇게 본다면 정치병인거지 전혀 그렇게 볼게 없죠. 일단 국제시장이랑 베테랑은 정치적으로 극에 있는 영화입니다. 국제시장은 만들고 나서 세대갈등과 정치적으로 문제가 된거고 베테랑은 좌파성향을 들어낸 감독이 좌파스럽게 만든 영화인데 영화의 이음새나 디테일이 맘에 안들지언정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국제시장에 반대편에 있을 젊은층들이 왜 싫어 하나요?
16/01/03 22:41
굉장히 불쾌한 댓글이네요. 영화 글 쓰는 입장에서, 제 정치성향을 바탕으로 영화 또는 배우와 부당하게 결부시켜 매도하거나 근거 없이 비난하는 저열하고 치졸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을 이렇게 설명씩이나 해야하는 상황이 참으로 어이없고 씁쓸하네요.
16/01/03 16:12
그 스토리에 황정민이라....생각하고는 안봤습니다
평가도 역시 그러했고 장인장모님이 보러갔는데 이게 어떻게 몇백만이냐고 볼꺼 없으니 별게다 몇백만이구만 이러셨다는...
16/01/03 16:30
그래서 황정민 영화를 스킵한지 좀 됐습니다
본문의 반박들도 충분히 동의하면서 또 이 글의 내용에대해서도 수긍하게 되네요 이병헌이 독특한 것이지 황정민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 김윤석 등등 요즘은 다 자기복제 느낌이죠 그게 꼭 나쁜거 같지는 않은데 황정민이 워낙 다작-스크린독점-히트 하다보니 피로한듯
16/01/03 16:34
제가 친구들한테 하는 소리랑 정확히 똑같아서 반갑습니다. 황정민 무슨 영화랑 광고 막 찍는 것 보면 도박 빚있냐고ᆢᆢ크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흥행하는 걸 보면 관객들이원하는 게 저런 정형화된 인물, 정형화된 스토리인 것도 같구요. 돈 많이 준다는데 안 하기도 뭣하고ᆢ
16/01/03 16:53
결국 윗분이 말해주신 cj영화 장르이야기를 걸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게 문제인가?라고 생각해보면 대중적으로 지속적으로 흥행하는 흐름이라는게 또 그 판에 있는 사람들에게 꽤나 안정을 주는 요소인지라 별로 까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16/01/03 17:05
내가 황정민에게 기대하는 모습 = 부당거래, 신세계, 달콤한인생.
최근 황정민의 영화 = 히말라야, 베테랑, 국제시장. 황정민이고 뭐고 그냥 영화자체가 재미가없어서 안봅니다 크크
16/01/03 17:21
천의 얼굴 황정민. 연기 스펙트럼은 한국 최고라고 단언합니다. 그런 그가 휴머니즘 선역에 쏠리는게 아쉽다면 아쉽죠. 백사장님을 봐요. 그는 선역 악역 다 잘합니다. 더군다나 마스크부터가 로맨스 스릴러 느와르 코믹 오만 장르를 다 소화 가능함. 오오 정민갓. 아무튼 저도 요즘엔 황정민갓에 대해 좀 질리긴 합니다 히익
16/01/03 17:26
1. 저는 배우에 대한 비판, 특히 배역을 고르는 선구안의 문제를 볼 때마다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1-1. 이 비판에는 일단 절대적인 전제가 깔려있어야 합니다. "시나리오를 고를 수 있을 것". 대부분의 배우는 그게 가능한 조건이 아닙니다. 그리고 탑클래스 배우들에게도 저마다의 색깔이 있고 전문 영역이 있습니다. 이미지, 잘 하는 분야, 흥행력, 캐릭터와의 궁합 등 여러가지 조건을 거르고 걸러서 시나리오가 제의되는 거죠. 이병헌한테 들어오는 시나리오라고 황정민한테 들어오지 않고, 이정재한테 들어오는 시나리오라고 정우성한테 들어오지 않습니다. 시나리오를 잘 골랐어야지, 라는 말은 곧 시나리오 A를 고르지 말고 B를 골랐어야지, 라는 말이 됩니다. 그런데 배우들에게 늘 그렇게 선택의 가짓수가 여유로울 수가 없어요. A 안하고 B하면 되지 라는 말은 A, B, C, D, E, F 정도가 깔려있을 때나 할 수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시나리오 상태에서 A를 안했을 시의 기회비용을 온전히 측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다른 선택지가 있어도 그게 "대안"이 되었을지는 잘 모르죠. 1-2. 곽경택 감독의 <태풍>을 생각해 봅시다. 영화 <친구>로 초 대박을 터트렸던 감독, 빵빵한 투자, 같이 하는 쟁쟁한 1급 배우들, 딱 봐도 짱짱해보이는 액션씬들과 비극이 넘쳐나는 캐릭터들. 비슷한 내용을 다뤘던 <쉬리>의 특급 성공..... 이걸 마다할 배우가 있었을까요. 그렇지만 결과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입니다. 그 누구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죠. 시나리오 상태의 완성도, 배우 자신의 스케쥴, 자기 능력, 영화인으로서의 감각, 배우 커리어, 연예인으로서의 성공 등 이 모든 걸 고려해서 배우는 시나리오를 고르고 또 골라서 그렇게 작품을 "만나게 되는 것"에 가깝습니다. "잘 고르지 못했다"는 말은 결과론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는 말이죠. 이 말은 해당 영화의 제작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합니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잘 못고른다, 투자자가 시나리오를 잘 못 고른다, 제작자가 시나리오를 잘 못고른다, 배우의 매니지먼트 회사가 시나리오를 잘 못고른다.... 거의 모든 배우가, 거의 모든 시나리오를 잘 될 것 같다, 좋은 영화일 것 같다, 라는 확신이 있으니까 배우로서 제작에 참여하는 것이죠. 다른 관계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잘 했어야지" 라는 말로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1-3.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 역과 신세계의 정청 역을 반례로 들며 이제 휴머니즘 연기는 그만하라고 합니다. 이 비판은 역으로 돌려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황정민한테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과, 신세계의 정청 역이 그 당시에 있었나? 라고 말이죠. 과연 이러한 비판이 "나의 취향"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물론 저도 황정민씨의 저런 연기가 별로 끌리지는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그 모든 걸 황정민이라는 배우의 탓으로 돌리고 싶진 않습니다. 게다가 황정민씨의 선택은 꽤나 훌륭했습니다.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수식어지만 천만 영화의 주연을 두번이나 맡아서 대박을 터트렸단 말이죠. 영화 자체야 어땠을지 몰라도, 상업적인 성공이 확실시 되고 그 안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연기를 다 할 수 있었다면 그것은 절대로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오히려 매우 훌륭하고 배우의 노력 하나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행운에 가까워요. 황정민씨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어떤 평론가적 견지를 고수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나쁘지 않았고", "될 것 같았으니까" 하기로 했다는 건 확실합니다. 연기로 돈 버는 사람이, 연기로 큰 돈을 벌 수 있고, 그 돈 벌 수 있는 무대 자체가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이걸 어떤 선구안을 발휘해서 "마다했어야" 할까요? "내가 너무 휴머니즘 캐릭터만 하는 것 같다..." 라고 스스로에게 경고를 하며 천만 예감이 드는 영화를 고사했어야 할까요. 이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팬이 가지는, 심지어는 팬이 아닌 사람이 가지는 예술가란 직업에 대한 결벽증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배우들이 좋은 것 같으니까 하고, 될 것 같으니까 하고, 좋진 않아 보여도 돈 될 것 같으니까 하고, 돈도 별로 안될 것 같지만 일단 커리어가 빵꾸나있으면 그러니까 시나리오를 받아서 일을 합니다. B급 영화로도 분류 안되는 많은 영화에서 분투하는 다른 배우들은 과연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할까요. (신세계의 성공 이후 시종일관 비슷한 역을 달리는 박성웅씨는 나쁜 배우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비교해본다면, 분명히 캐릭터들의 다른 점들이 보일 겁니다. 그 어떤 캐릭터도 같을 순 없습니다. 조금만 비슷한 캐릭터여도 배우 스스로가 경계하고 꺼려하게 됩니다. 2.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현재의 황정민에 대한 대척점으로 제시되었습니다. 2-1. 이병헌의 헐리웃 필모를 봅시다. 지아이조 1, 지아이조 2, 레드 2,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이게 이병헌의 연기 장인(...)이라는 부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이병헌 스스로도 지아이조 찍다가 계약서고 헐리웃이고 뭐고 짐싸서 집에 갈려는 생각을 한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고국에서는 나름 먹어주고, 하고 싶은 다른 연기도 많은데 왜 내가 여기서 이렇게 고등어만 먹어가면서 몸을 만들고 발차기 연습이나 하고 있어야 하는지 엄청난 회의를 느꼈다고 했지요. 하지만 영화는 흥행했고 아시아에서 이병헌만큼의 입지를 세운 배우는 현재 많지 않습니다. " 관객의 한 사람인 내 입장에서 보자면 그 어마어마한 흥행성적이란 것이, 배우의 연기 생명을 깎아내어 이룬 흥행의 금자탑에 불과한 듯 보인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모든 배우의 필모가 다니엘 데이 루이스처럼 늘 완벽한 혼신의 연기 혼신의 연기 혼신의 연기 이렇게 채워질 수가 없다는 겁니다. 레드 2에 이병헌과 함께 출연한 앤소니 홉킨스는 어떤가요. 영국 연극무대 출신인 정통파 배우이자, 한니발 렉터라는 불후의 캐릭터를 남긴 오스카 수상자지만 레드2에서는 배우 커리어의 클리셰로 취급받는 한니발을 적당히 짜집기한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이처럼 흥행을 노리고 연기하는 건 "배우의 연기 생명을 깎아내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흥행을 보다 중요시한다고 그 연기가 진짜가 아니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자기 선택이죠. 그리고 그 또한 어느 위대한 순간에 이르게 될 과정의 하나입니다. (참고로 레드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보세요. 어떤 면에서는 그 연기들을 이 딴 곳에 써먹는 게 모욕으로 느껴질 정도로의 배우들입니다.) 상업배우, 연기파 배우, 절대 이렇게 이분되지 않습니다. 조재현씨의 필모도 아주 큰 참고가 될 겁니다. 2-2. 이병헌한테도 똑같이 뭉툭한 비판을 던질 수 있지요. "난 이제 이병헌이 억울해서 질질 짜는 캐릭터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놈놈놈을 제외하면 (심지어 창이라는 캐릭터도 이 부분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병헌은 늘 뭔가를 갚아야 하고, 그 빚에 대한 응어리를 안고 가다가 이를 눈물 섞인 분노로 폭발시키는 하나의 경향성을 캐릭터들에서 보입니다. 이병헌에 대한 이터니티님의 인상은 동감할 구석이 많습니다. 그러나 황정민을 향한 비판의 촉은 이병헌에게도 똑같이 겨눠질 수 있지요. 모든 배우가 천의 얼굴 이런 걸 노려야 하는 건 아닙니다. 배역마다 배우 본연의 모습을 잊거나 전작을 완전히 잊게 할 만큼 다른 모습을 표현해야 하는 것도 아니죠. 송강호의 필모를 생각해보세요. 그 어떤 배역도 송강호라는 배우 자신의 캐릭터를 떼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류승범은 어떤가요. <베를린>에서 하정우와 전지현보다도 더 돋보이는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 역시도 <품행제로>, <부당거래> 같은 양아치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황정민도 마찬가지입니다. 2-3. [자기 자신의 장점을 극도로 밀어붙여 완성시키는 섬세한 매서움, 이와 정 반대로 관객의 예상을 뒤엎는 캐릭터의 전복,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파로 치닫지 않는 특유의 아우라와 비운의 정서가 그것이다.] 라고 이병헌을 상찬하며 황정민에게 이러한 것이 부재한 점이 단점이라 지적하셨습니다. 그런데, 황정민이 이병헌 같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황정민 역시 "자기 자신의 장점을 극도로 밀어붙여 완성시키는 섬세한 매서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 이라는 캐릭터죠. 그리고 황정민의 다른 캐릭터들이 "자기 자신의 장점을 극도로 밀어붙여 완성시키지 않았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연기가 과연 있을 수나 있을까요. 이병헌의 장점이 신파와 유리된 투명하고 여린 비감의 표출이라면, 황정민의 장점은 하나의 캐릭터 안에서 넉살과 능글능글함, 뜨거움으로 보편적인 공감대를 자아내는 힘입니다. 한 명은 캐릭터 안으로 파고 들어가서 관객들을 완전히 빨아들이거나 현실과 격리시키는 부분에 능하고, 한 명은 캐릭터를 바깥으로 가지고 나와 스크린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관객에 포개는 부분에 능하죠. 전혀 장르가 다른 연기를 서로 비교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건 정말 취향의 이야기이고 그래서 뜬금없다는 걸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황정민이 그 동안 연기했던 영화들은 그런 식의 거리감을 관객에게 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안되는 영화들이었죠. 나는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어쩐지 알 것도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나도 저런 사람을 알고 있고, 그래서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영화속에서 황정민은 연기를 했던 것이죠. 이병헌도 그런 식의 연기가 필요할 때는 그런 연기를 합니다. <광해>를 보세요. 관객들이 이렇게 하면 이 캐릭터에 이입해서 영화를 즐길 수 있겠다 - 는 게 확연히 드러납니다. 연기의 톤을 "연설"과 "대화"로 굳이 구분하자면 이병헌은 주로 "연설"의 톤으로 관객들에게 닥치고 내 캐릭터를 봐라 라고 매우 계산적으로 연기하지만 <광해>나 <그 해 여름>, <내부자들>에서는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연기를 합니다. 3. "캐릭터 및 연기에 대한 타협"의 증거를 무릎팍도사에서 찾으셨는데요. 무릎팍 도사의 동일 에피소드가 그 반박이 될 수 있습니다. 황정민은 강호동에게 말합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장례식장에 가서 슬퍼하고 울면서도 그 순간 이런 감정은 이렇게 올라와서 이렇게 표현되는구나, 영화에서 어떤 씬이 있을 때 이걸 써먹을 수 있겠다 - 라고 이미 연기자로서의 자신이 현실의 자신을 압도하는 슬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또 다른 예능 속 발언으로 반박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수다다 <부당거래> 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황정민은 연기자로서의 욕심과 열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류승범, 류해진 같은 날고 기는 배우들과 연기하는 게 너무나 즐겁고 기뻤다, 대본에 써진 대로 1을 던지고 1을 받는 게 아니라, 2,3,4,5 이렇게 서로 대사를 날리는 가운데 자기도 예상치 못한 표현이나 이해도가 막 올라가는 체험이 행복했다고 말이죠. 4. 황정민의 연기에 대해 제가 좋아하는 칼럼리스트 듀나도 비판했지요. 별다른 입체성을 부여하는데 실패했다고 말이죠. 아마 이터니티님도 이런 부분을 지적하고 싶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황정민의 잘못, 비교대상, 개선점은 그 논지를 설득하기에 너무 동떨어져 있는 내용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의 주제 자체는 공감을 살 수 있어도 공감을 사는 과정은 엄밀하지 못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6/01/03 18:49
입체성이라면 어떤 부분을 말하는걸까요?
그 이전 영화들의 연기와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의 연기가 입체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질리는건가요? 개인적으로 입체성은 연기자보단 감독과 시나리오에서 찾아봐야한다고 생각해서 배우 본인의 문제라곤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선구안은 우리나라 영화판 아니 영화판에서는 당연히 존재한다고 봅니다. S급배우들 사이에서 어지간한 시나리오는 다 돌고돌죠 딱 한명 정해서 시나리오가 가는 경우가 어히려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소속사같은 경우에 시나리오 하나 들어가면 돌려보는데다가 좋은 시나리오면 알아서 배우쪽에서 접촉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이 배우가 스케쥴이나 기타 문제로 취소하면 다음배우로 넘어가는것도 비일비재하구요 이정재한테 들어간 시나리오가 황정민에게도 이병헌에게도 가는거죠 다만 국제시장에 이어 히말라야로 이어진 역할은 오롯이 황정민의 역할이었을 것 같긴 합니다... 어쨌든 이런 과정에서 선구안은 당연히 빠질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네요
16/01/03 19:25
입체성이라 함은은 배우의 연기, 즉 결과물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들만 짚어봅시다.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은 입체적입니다. 너는 내 운명의 석중은 입체적입니다. 베테랑의 서도철은 입체적이지 않습니다. 이 입체적인 부분은 결국 배우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 대사가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것과, 그 대사를 가지고 연기로서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부분은 다를 것입니다. <사도>에서 송강호씨가 뒤주에 죽은 사도를 향해 나레이션을 읊는 장면은 송강호라는 배우 때문입니다. 그것은 지문이나 대사가 명시하지 않는 영역입니다. NG와 OK를 가르는 부분은 그래서 존재하죠. 대사는 입체적인데 같은 배우가 수십번 반복해도 감독들은 OK를 외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배우가 그 입체성을 온전히 부여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이 연기의 결과물을 판단하는 것은 연기의 측면에서 분석이 이뤄져야지요. 시나리오를 잘못 골라서, 연기가 입체적이지 않았다 - 는 것은 그 선후관계의 조립이 너무 단순합니다. 이는 곧 좋은 시나리오만 받으면 거의 모든 배우가 입체적인 연기를 할 수 있다는 말로 명제의 대우가 성립해야 합니다. 좋은 시나리오를 가려내는 능력, 선구안이라는 게 존재하긴 할 겁니다. 그런데 이 단어 자체가 제가 설명한 상황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타자에게는 한 타석에서 최소 세번의 투구, 일정량의 기회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배우에게도 늘 그렇게 정해진 장소에서 약속된 공을 던지는 것 같은 기회가 존재하냐는 것이죠. 이 배우가 이렇게 잘 나가니까 이 시나리오를 던져보자... 시나리오가 돌고 도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좋은 영화면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야 할 테니까요. 그런데 최선의 선택지가 있고, 그 선택지가 안되었을 경우 plan b, plan c 이렇게 순차적으로 도는 것이지 경매처럼 공개입찰 식으로 도는 건 아니지요. 오히려 그런 건 배우에게 좀 실례 아닌가요. 여러 명의 후보진을 제작사측이나 감독 측에서는 가지고 있겠지만 그렇다고 여러 명한테 동시에 뿌리는 건 아니죠. 배우 A와 배우 B, 배우 C에게 동시에 출연여부를 묻지는 않지 않나요. 만약 셋 다 한다고 하면 이건 오히려 제작사 측에서 어장관리를 한 게 되는 건데 말이죠. (이건 제가 잘 모르는 부분입니다) 한명 정해서 시나리오가 가는 경우가 드물다는 말은 좀 정확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아예 어떤 배우를 상상하면서 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어떤 시나리오든 캐릭터에 알맞는 최적의 배우는 반드시 존재합니다. 공개 오디션일 때도 있겠지만 주연급의 배우를 그렇게 오디션 하는 경우는 한국 영화계에서는 정말 희귀할 꺼에요. 제가 말하는 선구안의 성립 조건은 배우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겁니다. 다른 선택지들이 그 선택지를 포기했을 시의 기회비용을 충분히 보상하는 경우가 증명될 때 본문의 비판이 적용가능하다는 거죠. 저는 애초에 한 명한테만 어떤 시나리오가 간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시나리오가 돌고 도니까 선구안이 필요하다는 말은, 그 선구안으로 동시에 제안을 받은 배우들 사이에서 "선점"이 가능하다는 논리입니다. 영화 <아저씨>의 예를 들어봅시다. 애초에 이 시나리오는 김윤석 같은 진짜 아저씨 배우를 염두에 두고 써졌습니다. 제작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돌고 돌다가 원빈한테 시나리오가 갔고, 원빈이 하고 싶다고 해서 시나리오 수정 후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원빈은 나름 선구안이 있다고 말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영화에서 원빈의 연기는 전혀 입체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얼마면 되는데 - 의 원빈식 과한 연기의 연장선에 있죠. 시나리오에 대한 선구안과 연기의 입체성은 딱히 상관관계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더군다나 씨제이의 기획성 영화와는 시나리오가 유통되는 과정이 비교될 수도 없죠. 그런 대기업이라면 당연히 후보들을 점찍어놓고 제작에 들어갈 겁니다.)
16/01/03 20:09
글쎄요 입체성이라는 부분에서 저와는 생각이 갈리는 것 같네요 배우에게 어느정도 자유도를 주고 그걸 취사선택하는 것조차 감독의 몫이라 생각하고요 그 입체성을 다듬는것 역시 감독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색을 입히는게 배우의 몫이라 생각하거든요. 입체적이었냐 아니었냐는 결과적인 판단인데 배우들은 그부분을 전적으로 감독과 시나리오에 의지하는 편입니다. 제 주변의 배우들도 그렇고 영화가 괜히 감독놀음이란 얘길듣는게 아니죠.
그리고 제가 말한건 1-1에 대한 얘기였는데 어떤걸 방증하는지 모르겠네요. 현재 충무로에는 애초에 배역을 정하고 들어가는 영화가 더 적습니다. S급감독들도 배우눈치보는게 현실인데...잘나가는 배우일수록 많은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당연히 여기서 선구안이 나오게 되죠 뭐 일반적인 배우군을 얘기한다면 왕천군님의 의견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황정민급의 배우에겐 다른 이야기죠
16/01/03 22:49
저도 인물의 입체성은 연기보다는 연출과 시나리오가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입체적 인물의 정의는 '변화하고, 다면적이며, 독자에게 놀라움을 주는 인물'이죠. 이건 배우 이전에 시나리오에서 평면적/입체적 인물이 나뉜다고 봐야겠죠. 이걸 뛰어 넘어서 입체성을 부여하는 배우가 정말 무서운 배우입니다. 한국 배우로는 대표적으로 유해진과 라미란을 꼽고 싶네요. 평면적 인물을 연기만으로 입체적 인물로 끌어올리는 경우는 정말 드뭅니다. 심지어 명배우라 할지라도 인물이 평면적이거나 입체성이 어설프면 발연기가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협녀>의 전도연...)
듀나의 발언도 이 맥락과 같습니다. [정치적 성향이 전혀 다르면서도 아무런 의심없이 ‘보통 한국 남자’를 대변하는 이 두 캐릭터들은 모두 위험할 정도로 선동적이고 얄팍했으며, 배우 역시 여기에 의미있는 입체성을 추가하지 못했다.]라고 했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역시'입니다. '배우가 입체성을 부여하지 못했다.'라고 봐야 할 것이 아니라 '배우마저도 입체성을 부여하지 못했다.'라고 봐야 합니다. 이 발언을 가지고 듀나가 인물의 입체성에 관해 배우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발언 한 것이라 볼 수는 없겠죠. (http://www.entermedia.co.kr/news/news_view.html?idx=5032) 듀나의 평가는 황정민이라는 배우를 주목했다기 보다는, 각 작품에서 그의 능력에 관하여 이야기 했다고 봐야 할 겁니다. 본문은 황정민 커리어의 연속성을 지적하는 것이니 '입체성'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개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올바릅니다. 여기에서 황정민, 김윤석 등이 비판받는 것은 무슨 배역을 맡아도 똑같아 보이기 때문이죠. 헌데 이런 연기 형태가 그 자체로 비판 받을 수는 없을겁니다. 많은 연기론이 있지만 최근 상업영화의 연기는 크게 [배우가 인물에 몰입하는 경우(메소드 연기)]와, [배우가 인물을 잡아먹는 경우]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뭐 로다주처럼 배우가 인물 그 자체가 되어버린 경우도 있고, 며칠 전 시상식에서 인물이 배우를 잡아먹은 듯한 유아인도 있....) 김윤석은 명백하게 배우가 인물을 잡아먹는 타입이고, 이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죠. 그런데 황정민은 인물을 잡아먹는 배우가 아니었습니다. <달콤한 인생>이나 <너는 내 운명>에서 보여지는 황정민은 인물에 몰입하는 배우였죠. 그런 그가 연속되는 필모 속에서 비슷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을 '황정민의 연기 변신'으로 보기에는 맡는 배역들이 너무 고만고만해 보이죠. 김윤석의 '구마 사제'급으로 이질적인 배역이라도 맡으면 모를까... 맡은 배역 자체가 너무 '황정민스럽다'고 전형화 되고 있는 형국이지요. 그러니 황정민의 작품 고르는 선구안에 불만을 토로할만 합니다.
16/01/03 22:15
댓글 잘 읽었습니다.
1. '선구안'에 대한 제 의견은 RENTON님 의견과 일치합니다. 더불어 제 생각을 조금 더 보태자면 <남자가 사랑할 때>부터 <히말라야> 이어지는 최근 4편의 흐름을 볼 때 황정민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연기와 캐릭터, 이른바 본문에서 언급한 '휴머니즘적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며, 이와 더불어 작품의 흥행성과 대중성 또한 크게 고려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이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배우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연기와 캐릭터' 그리고 '흥행성'을 기준으로 시나리오를 고릅니다. 이 자체만을 비판할 순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시나리오를 골라서 그 영화 안에서 멋진 연기를 해내면 되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런 '혼신의 연기'를 해내기가 어렵습니다. 아니 해낼 필요가 없습니다. <베테랑>의 서도철이나 <히말라야>의 엄홍길 캐릭터에 굳이 관객에게 전율을 느끼게 할만한 연기혼과 캐릭터의 전복이 필요할까요? 필요하지 않죠. 그리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관객의 예상을 전복시키거나 캐릭터에 입체성과 숨결을 불어넣는 것은 배우의 힘보다는 감독과 시나리오의 힘이 훨씬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결국 이것은 이른바 통칭 '안전한 선택'이라 이름붙일 수 있습니다. 내가 잘하는 연기를 하고, 관객이 많이들 것 같은 흥행성이 보장된 시나리오를 선택하고 딱 그정도 수준의 연기만을 보여줍니다. 그 영화가 요구하는 수준의 연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이러한 '안전한 선택'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안전한 선택에 따른 '안전한 연기'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배우가 스스로 '안전한 선택 및 연기'을 해서 얻는 게 있고 잃는 게 있을 겁니다. 대중성과 흥행성적을 얻고, 대신에 관객들의 피로감을 얻었다면 후자에 대한 비판 역시 스스로 책임질 영역인 거죠. 황정민 급의 (시나리오를 고를 수 있는) S급 배우가 이처럼 3~4작품 연속으로 안전한 선택을 했고 더불어 그에 따른 수준의 '안전한 연기'를 했다면 이 '안전한 연기'에 대한 대중들의 비판 또한 본인이 책임지고 감당해야할 영역이란 뜻입니다. 2. 안전한 선택을 했더라도 배우 본인의 노력으로 캐릭터에 어느정도의 입체감을 부여하거나, 관객의 감탄 혹은 전율을 이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정도 여지는 열려있죠.(대표적인 예가 최근작 <내부자들>의 백윤식이라고 봅니다. 관객들이 충분히 예상할만한,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의 연장선 상에 있는 뻔한 캐릭터를 뻔하지 않게 완성해내죠.) 그렇다면 배우 황정민이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를 거치며 이러한 노력을 했는가, 그리고 했다면 과연 그 노력의 결과물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충분히 전달이 잘 되었는가를 저는 묻고 싶습니다. 일례로 <히말라야>에서 극중 엄홍길(황정민)이 어느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 "히말라야 등반을 통해 발견하는 자신의 맨얼굴"에 대해 감성적으로 설명하는 씬과 (본문에서도 언급한) 강연 중 박정복 대원의 구조 등반을 언급하며 "한국산악역사상 가장 위대한 등반" 이라고 눈시울을 붉히는 씬이 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정확히는 캐릭터와 대사에 아무런 입체성을 담지 않고, 치열한 고민의 흔적 없이 자기가 해낼 몫만 무난히 해내는 그의 연기를 보면서 답답한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만약 연기력의 수준이 그정도 밖에 되지 않는 배우가 그랬다면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갈 일이지만, 황정민은 충분히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이거든요. 하지만 보여주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본인도 별로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고, 더불어 캐릭터 자체의 한계, 작품과 연출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황정민은 그냥, 그 작품에서 요구하는 연기를 무난하고 훌륭하게 해내면 그만입니다. 그 '작품 환경', '연기 환경' 자체가 그런 치열함을 끌어내줄 수 있는 환경이 아니고 필요도 없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환경'으로 자신을 내몬 것은 누구인가요? 본인이 반대했는데도 억지로 누군가 데려다가 찍은 게 아니죠. 본인이 선택한 환경이고 본인이 선택한 작품의 연기입니다. 물론 배우에게 이런 영화도 필요합니다. 王天君님 말씀처럼 어떻게 배우가 항상 치열한 연기만 하며 살겠습니까. 하지만 황정민처럼 '선택 가능한 위치'에 있는 S급 연기파배우라면 <부당거래>와 같은 작품환경, <달콤한 인생>과 같은 작품환경, <신세계>와 같은 작품환경에 다시금 자신을 내던질 수도 있어야죠. 그렇게 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 점. 더군다나 그것이 1,2작품이 아닌 최근 3~4작품 정도가 일관되게 그런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에서 저는 그 '안전한 선택'에 따른 '안전한 연기'가 충분히 비판을받을만 하다고 봅니다. 저는 못해서 안하는 거라고 생각지 않거든요. 할 수 있으나 황정민 본인이 선택한 것입니다. 만약 황정민 스스로가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비판받을 일입니다. 이것이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의 문제이든, '배우가 캐릭터에 부여하는 입체성과 치열함'의 문제이든, 어떤 게 원인이든 황정민은 이 두가지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인 거죠.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작품을 고를 수 없는, 혹은 고르기 힘든 위치에 있는 배우들과 황정민을 동등한 시선에서 비교하는 건 부당하고 봅니다. 송강호, 최민식, 이병헌, 김윤석, 설경구, 하정우 등이 아닌 박성웅 급의 배우와 황정민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죠. (王天君님이 지적하신 문제는 아닙니다만, 다른 리플에서 언급되고 있는 설경구 등의 배우도 이러한 비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합니다. 오히려 황정민보다 더 비판받아야할 배우는 설경구인지도 모르죠. 설경구 등이 안전한 선택과 안전한 연기를 하고 있다고 하면 그것은 그것대로 비판받을 일이지, 그걸로 황정민을 실드칠 수 있는 일은 아니죠. 물론 王天君님이 설경구의 얘기를 하신 건 아닙니다. 어쨌든 황정민과 박성웅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얘기입니다.) 3. 이병헌의 할리우드에서의 성공을 왜 언급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과는 작업환경이 완전히 다르고, 한국배우를 신인배우 대하듯이 하는 할리우드에서 만약 황정민이 이병헌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 오히려 저는 비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국내 영화 환경'에서의 이병헌, 황정민과 '할리우드 영화 환경'에서의 이병헌, 황정민의 위치는 차원이 다르니까요. 할리우드에서의 연기까지 충무로에서의 연기와 동일한 잣대로 평가할 순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반대로 이병헌이 국내에서 황정민처럼 비슷한 분위기와 비슷한 캐릭터의 영화에 지속적으로 출연하며 이른바 '고만고만한 연기'로 자신을 소모시킨다면 저는 황정민과 동일하게 비판했을 것입니다. 송강호든, 최민식이든 누구든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테니까요. 王天君님 말씀에 대한 제 답변은, "그래, 모든 배우들이 매작품 혼신의 연기를 다할 순 없어. 좀 쉬어가는 작품도 있어야지. 하지만 충분한 재능과 능력을 지닌 배우가 이런 식의 작품과 연기를 3~4작품 연속으로 비슷하게 이어가고 이에 따른 관객들의 피로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 배우도 한번쯤은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이야기입니다. 4. 王天君님이 말씀하신 '황정민의 연기 톤이나 색깔이 이병헌 같을 필요는 없다'는 점, 더불어 황정민의 대척점으로 제시된 이병헌의 대한 설명이 뜬금없다는 점에 대해선 저 또한 인정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 그 순간에 그냥 이병헌 얘기를 하고 싶어서 갑작스레 끼워넣은 것이긴 해요. 뜬금없는 게 맞죠. 다만 말씀하신 대로 이병헌의 연기 색채와 연기 톤을 황정민이 그대로 닮을 필요가 없다는 말씀에는 동의하지만, '수작에서든, 범작에서든, 망작에서든' 치열함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으려 노력하는 이병헌의 자세는 황정민이 눈여겨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기획형 웰메이드 영화라고 비판하는 <광해>나 비평적으로 좋은 평을 듣지 못하고 있는 <내부자들>에서 그는, 관객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캐릭터의 전복을 통해 신선함을 선사합니다. 즉 영화 자체는 어딘가 익숙하고, 뻔할지언정 이 두작품에서의 이병헌의 연기는 뻔하지 않죠. 뻔한 캐릭터를 뻔하지 않게 만드는 원인은, 배우 이병헌과 해당 캐릭터 사이에서 나오는 이질성과 간극에서 생겨나고, 이 간극을 극복하는 배우의 치열한 노력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 시각에서는 <광해>도 <내부자들>도 (작품 자체의 질을 떠나서) 배우 이병헌에겐 큰 도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국제시장>과 <히말라야>를 고른 황정민의 선택과 <광해>와 <내부자들>을 고른 이병헌의 선택은 이런 의미에서 질적으로 다르다고 봅니다. 전자가 안전한 선택이었다면 후자는 배우 나름의 도전이었다고 저는 보는 거죠. 심지어, 졸작으로 평가된 <협녀>에서도 이병헌의 연기는 유일하게 빛났죠. 저는 최근 10여년간 한국영화계에서의 배우 이병헌의 필모에서 황정민처럼 '안전한 선택'과 '안전한 연기'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설령 안전한 선택을 한 적이 있다 하더라도 그 작품 안에서의 이병헌의 연기는 결코 '안전하지 않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병헌에 대한 '뭉툭한 비판'(?)에 대한 제 답변입니다. 5. 더불어 "캐릭터 및 연기에 대한 타협"에 대한 의견으로 제시해주신 부분 가운데 <무릎팍도사>에 대한 제 의견은 본문에 추가하였으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무릎팍에서의 그의 말이 연기를 대충 타협하면서 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겠죠. 그리고 영화는 수다다 <부당거래> 편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말 그대로 예로 들어주신 그런 황정민의 모습을 저는 보고 싶은 것입니다. <부당거래>나 <신세계>, <달콤한 인생> 같은 영화 환경에 자신을 내던지고 감독들과 배우들과 즐겁게 연기내공을 주고받으며 합을 맞추는 그런 황정민 말이죠. 황정민 스스로가 그런 체험이 행복했다고 말했던 것처럼, 저도 그런 황정민의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행복합니다. 그러니 부디, 황정민이 스스로 얘기한 그 '행복한 체험의 영화환경'을 배우에게 제공하는 작품들을 더 많이 선택하고 더 많이 추구하길 저는 개인적으로 바랍니다. 6. 마지막으로 가장 궁금한 것은, 사실 이 글은 '화두'를 던지고 싶었던 글이었습니다.(그렇기에 논리적으로 완결성이 높은 글이라곤 저도 생각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말씀하신 '공감을 사는 과정은 엄밀하지 못했다'는 평에도 동의합니다. 마냥 제 생각만 얘기하려는 글은 아니었고, 과연 다른 이들은 피로감을 느끼는지, 나 뿐만이 아니라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다면 그 원인은 무엇에 있을지 궁금했거든요. 제 글에 대한 王天君님의 댓글을 읽으면서 제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사실 이것입니다. 마지막에 말씀하신대로 '이 글의 주제 자체는 공감을 살 수 있다'라고 느껴지신다면, 즉 주제 자체는 공감하신다면, 王天君님은 '최근 관객들이 느끼는 배우 황정민에 대한 피로도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으시는지 그게 가장 궁금합니다. 사실 이에 대한 많은 분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고싶어서 화두를 던진 것이기도 하거든요.
16/01/04 00:33
관객들이 피로도를 느낀다고 생각하는 부분의 근거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정말 피로도를 느꼇다면 저렇게 흥행가도를 달렸을까가 저의 궁극적인 의문이구요. 어떠한 유의미한 데이터나 자료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그러하지 않다면 결국 매니악한 팬층에서나 피로도를 느낄뿐 나머지는 아니다 라는결론에 이르게 되죠. 그 데이터는 관객수로 말할수 있습니다. 연속 천만이상 관객에 히말라야는 600만을 넘어선 시점에서 말이죠. 적어도 지금시점에서는 피로하고 똑같은 휴머니즘 배우만한다고 비판할수 없을것 입니다.
16/01/04 00:59
관객들이 느끼는 피로감에 대한 별도의 데이터나 자료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 이 글만 봐도 저처럼 피로감이 느낀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나 많은 것으로 보아,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란 점은 알 수 있다고 보구요. 물론 소주의탄생님 말씀처럼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 관객이 더 많을 거라곤 생각합니다. 그 점을 부정하진 않아요. 하지만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 관객이 피로감을 느끼는 관객보다 더 많다고 해서 이러한 제 의견이 무의미하다곤 생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피로감을 느끼는 관객들은 왜 그 배우에게서 이런 느낌을 가지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문제가 아닐까요?
더불어 저는 관객이 느끼는 주연배우의 연기에 대한 피로감이 무조건 영화의 흥행과 직결된다고 보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작품의 흥행에는 배우의 연기 뿐만 아니라 작품 자체의 질과 감독의 이름값, 개봉 시기, 배급사의 배급, 극장의 상영지원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부되기 때문이지요. 일례로, 비슷한 캐릭터와 이미지 소모로 연기적인 부분에서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아온 설경구가 주연한 <해운대>나 <타워>, <스파이> 등의 작품들도 전부 흥행에는 성공했죠. 이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서, 설경구의 연기가 마냥 훌륭했고 그의 연기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소모로 인한 피로감이 없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즉 저는 영화의 흥행과 관객이 느끼는 피로감이 무조건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영화가 흥행엔 성공했어도 주연배우의 이미지 소모로 인한 피로감은 관객에 따라 얼마든지 느낄 수 있는 거겠죠.
16/01/04 11:17
1. 혼신의 연기는 무엇이며, 혼신의 연기가 아닌 연기는 뭘까요? 이 정의를 명확히 내리지 않는다면, 비판은 명료해지지 않습니다.
관객이 받은 충격이 반드시 배우의 "혼신의 연기"와 이어질 수 없습니다. 배우의 연기가 많은 부분 차지하는 영화가 있고, 그렇지 않은 영화가 있는 거죠. <아저씨>를 보세요. 원빈은 뭔가 엄청 열심히 연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연기는 별로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금이빨 빼고.... 같은 부분은 너무 작위적이고 순간 캐릭터의 감정이 과해지는 게 뚜렷하죠. "혼신을 다 한다" 라는 말은 "열심히 했다"와 별로 다를 거 없는 수식어입니다. "안전한 선택"을 비판하는 건 아니라고 하셨지요. 그런데 안전한 선택에 따른 "안전한 연기"는 또 비판하고 계십니다. 안전한 선택을 했다면 안전한 연기가 뒤따를 것은 자명한데도 말이지요.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은 혼신의 연기를 할 수 있는 캐릭터다 <베테랑>의 서도철은 혼신의 연기를 할 수 없는 캐릭터다 그러니까 황정민은 혼신의 연기를 하기 위해 .....야 했다 이렇게 결론이 나옵니다. ....에 집어넣을 수 있는 건 다음과 같습니다. <베테랑>에서도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처럼 혼신의 연기를 했어야 한다. <베테랑>을 찍지 말고 <달콤한 인생>같은 작품을 찍었어야 한다. 1-1. [ <베테랑>의 서도철이나 <히말라야>의 엄홍길 캐릭터에 굳이 관객에게 전율을 느끼게 할만한 연기혼과 캐릭터의 전복이 필요할까요? 필요하지 않죠. 그리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관객의 예상을 전복시키거나 캐릭터에 입체성과 숨결을 불어넣는 것은 배우의 힘보다는 감독과 시나리오의 힘이 훨씬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은 배우 황정민을 향한 비판이 될 수 없습니다. 애초에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걸 배우에게 왜 하지 못했냐고 비판하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이 부분에서 이터니티님의 비판은 모순이 생깁니다. 애초에 "혼신의 연기"(저는 이 부분의 정의가 뭔지 모르며 이에 동의하지도 않습니다. 이터니티님이 빌려온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을 뿐입니다)가 성립하는 조건에서 배우의 비중은 크지 않다고 했는데, 그 다음은 또 배우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배우의 연기"에 따른 책임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혼신의 연기는 감독과 시나리오의 공이 더 크다 배우 황정민이 "혼신의 연기"가 안나오는 시나리오(와 감독을/)를 선택했다 배우 황정민은 "혼신의 연기"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터니티님은 [그래서 저는 이러한 '안전한 선택'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안전한 선택에 따른 '안전한 연기'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 라고 했습니다. 선택이 문제여서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그 선택을 비판하는 게 맞지요. 거꾸로 논리를 되짚어봅시다. 배우 황정민은 "안 혼신의 연기"를 했다 배우 황정민은 "안 혼신의 연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감독과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안 혼신의 연기"는 감독과 시나리오의 과가 배우의 과보다 더 크다 그런데 왜 여기서는 배우 황정민의 "안 혼신의 연기"가 배우 황정민의 탓이며, 그것이 "선택"이 아닌 "연기"의 탓이라고 하시는지요. 어떤 결과물에 대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선후관계를 좇아서 원인을 짚어낸 뒤 이를 비판하셨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터니티님은 원인은 원인대로 짚어낸뒤 그 결과물은 결과물대로 다 배우의 탓이라고 결과를 원인이라 하고 계십니다. 이건 연기에 대한 관점의 차이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지금 글 속에 있는 논리의 흐름을 지적하는 거죠. 1-2. [<베테랑>의 서도철이나 <히말라야>의 엄홍길 캐릭터에 굳이 관객에게 전율을 느끼게 할만한 연기혼과 캐릭터의 전복이 필요할까요? 필요하지 않죠. 그리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필요가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는 이유로 지금 이터니티님은 배우 황정민이 위의 영화에서 "혼신의 연기를 하지 않았다" 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시 묻겠습니다. 배우 황정민은 <베테랑>과 <히말라야>에서 혼신의 연기를 하지 않았나요? (더불어 이것은 배우를 비판하는 데 있어서 무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열정과 노력을 함부로 아는 척 해서는 안됩니다) 이야기는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겁니다. "혼신의 연기"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내가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지를요. 연기혼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빌려와서 누군가를 비판하면 그 비판은 당연히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건 김풍기 심판의 "혼이 실린 투구"와도 같은 말입니다. 연기에는 스트라이크 존이 없고, 그래서 누군가의 연기를 비판할 때는 더더욱 엄밀해야 하죠. 그것은 "혼"같은 추상적 명사로 비판할 수 있지 않습니다. 결과물이 나쁜 이유를 찾고 있는데 그 원인을 "연기혼" 같은 부분에서 진단하려 한다면 이건 판타지의 영역이 됩니다. 1-3. <베테랑>을 찍지 말고 <달콤한 인생>같은 작품을 찍었어야 한다. - 로 다시 돌아와봅시다. 여기서 저는 의문이 생깁니다. <남자가 사랑할 떄>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대안은 무엇이 있었나요. <베테랑>의 시나리오의 대안은 뭘까요? <히말라야>를 찍었을 때의 대안은 뭘까요? 그리고 그 대안들은 "연기혼"이라는 걸 잘 살릴 수 있는 시나리오였을까요? 그래서 제가 결과론적인 비판이라고 지적하는 거지요. 시나리오가 돌고 돈다고 한 렌튼님의 의견에 동의하셨다면, 당시 상황에서 황정민은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어떤 시나리오를 "대신 선택"하는 선구안을 발휘했어야 할까요? 무엇을,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요? 곽경택의 <태풍>을 받아든 배우들은 선구안을 어떤 근거로 발휘했어야 할까요? 황정민의 고민이 충분치 않았다 - 라고 하는 이터니티님도 사실은 배우 황정민이 처한 상황을 지금 모르고 계십니다. 맥락이 파악되어야 가능한 비판을 상상과 추측의 영역에서 하는 건 엄밀하지 않습니다. 2-1. [그렇다면 배우 황정민이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를 거치며 이러한 노력을 했는가, 그리고 했다면 과연 그 노력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이 잘 되었는가를 저는 묻고 싶습니다. ] 이 역시 결과론적인 비판입니다. 관객들에게 노력이 전달되지 않았다면, 배우는 노력하지 않은 걸까요? 이건 그냥 "더 잘 했어야지" 라는 이야기인겁니다. 모든 이의 최선이 모여도 엉망진창인 결과가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배우 황정민이 노력했다 / 노력하지 않았다 를 가르는 기준이 이터니티님이 감동받지 않았다 - 는 이터니티님의 감상 하나만이라면, 저는 절대로 이런 식의 이분법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결과물에 대한 판단은 결과물에 그치면 됩니다. 누군가의 진정성을 아마츄어가 자신의 감상을 기준으로 함부로 의심하는 건 적확하기 힘든 비판이죠. 저나 이터니티님이나 그나마 판단할 수 있는 건 연기가 좋다 / 나쁘다 이고 심지어 이마저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물 하나로 "시나리오를 고르는 기준"까지 확장해서 배우의 진심, "연기혼"을 따질 수는 없죠. 2-2. [황정민처럼 '선택 가능한 위치'에 있는 S급 연기파배우라면 <부당거래>와 같은 작품환경, <달콤한 인생>과 같은 작품환경, <신세계>와 같은 작품환경에 다시금 자신을 내던질 수도 있어야죠.] 작품환경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유추하자면 아마 작가주의와 감독의 의지가 보다 확고한 작품 참여를 뜻한 거라고 상정하겠습니다. 다시 질문은 1-3으로 돌아갑니다. [<남자가 사랑할 떄>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대안은 무엇이 있었나요. <베테랑>의 시나리오의 대안은 뭘까요? <히말라야>를 찍었을 때의 대안은 뭘까요? 그리고 그 대안들은 "연기혼"이라는 걸 잘 살릴 수 있는 시나리오였을까요?] 어차피 지금 비교 사례로 드는 작품들도 다 상업 영화의 반주에 있습니다. 별로 대단한 작가주의나 감독의 "예술혼" 같은 게 들어있는 것도 아니죠. 이런 비판을 적용하면 최동훈 사단은 아무도 이 비판을 피해가지 못합니다. 몇이나 되는 배우가 천만 영화의 감을 포기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캐릭터를 포기하고,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포기하면서까지 불확실한 가능성의 영역에 도전해야 할까요. 그 불확실한 가능성의 영역은 무엇일까요. 배우란 직업을 너무 쉽게 평가하고 계시네요. 한 편 한 편 계속 성공시켜도 무슨 일이 터져서 언제 어떻게 자기 입지가 흔들리고 들어오던 시나리오가 안 들어올지 모릅니다. 배우 김강우를 보세요. 이 배우처럼 성실하게 연기하는 배우도 몇 없습니다. 그리고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그래봐야 어차피 또 다른 상업영화) 사이에서 필모를 잘 좌지우지하며 영화를 찍고 있죠. 그런데도 김강우 하면 믿고 거르는 배우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어도 누가 봐줄까 말까 한 영화판에서 "연기혼"이라는 것을 불사르기 위해 상기한 모든 메리트를 다 포기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유준상을 보세요. <성난 화가>라는 작품을 찍었죠. 이건 정말 배우의 연기 욕심 하나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폭망 중의 폭망입니다. 유준상이 충무로에서 덜 나가는 배우인가요? 잘 나가는 배우에요. 홍상수 사단의 일원이고, 특유의 건강한 이미지로 호감도 좋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상업 영화계의 큰 손인 강우석 사단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기회 비용을 다 제끼고 선택한 작품이 저렇게 악평, 심지어는 악평도 못받고 그냥 듣보잡으로 남습니다. 차라리 집에서 쉬면서 놀기만 했어도 예능 출연해서 떠들 소잿거리 하나는 더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요. 다시 질문은 1-3으로 돌아갑니다...... [<남자가 사랑할 떄>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대안은 무엇이 있었나요. <베테랑>의 시나리오의 대안은 뭘까요? <히말라야>를 찍었을 때의 대안은 뭘까요? 그리고 그 대안들은 "연기혼"이라는 걸 잘 살릴 수 있는 시나리오였을까요?] 송강호, 최민식, 이병헌, 김윤석, 설경구, 하정우 등의 배우는 어떤 시나리오들을 어떻게 받으며 얼마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까요? 국제시장을 찍기 전, 베테랑을 찍기 전의 황정민이 이들과 같이 분류되었을까요? 2-4. 전 박성웅을 비판한 게 아닙니다. 배우 박성웅의 선택은 어떤 면에서는 메뚜기 한철 장사처럼 보이지만, 그렇게라도 자신의 이미지를 고착시켜서 대중들에게 확실히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고, 그렇게 점진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거죠. <무뢰한>에서 박성웅은 자기 캐릭터를 잘 소화했습니다. 어떤 사람의 눈에는 맨날 범죄자에 안타고니스트만 하냐고 깔 수도 있겠죠. (심지어 몇편의 씨에프에서는 맨날 신세계의 그 느낌만 이용해먹습니다) 배우로서 오래오래 연기하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고, 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배우 박성웅처럼 기회를 활용하는 길도 있습니다. 황정민이란 배우 역시도 그런 길을 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구요. 3-1. 제가 언급한 "경향성의 두리뭉실한 지적"에 대한 대답은 없군요. 황정민의 최근 작품은 다 그 놈이 그 놈이다 이병헌의 최근 작품은 그 놈이 그 놈이 아니다 황정민도 이병헌처럼 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하셔서 황정민의 최근 작품은 그 놈이 그 놈이 아니다 그런 식으로 보면 이병헌 최근 작품도 그 놈이 그 놈이다 공통분모만 찝어서 묶어놓으면 누구나 다 그 놈이 그 놈을 연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어떻게 "휴머니즘"이라는 기준 하나로 각기 다 다른 연기를 하는 배우의 필모를 "연속적이다"라고 통칭할 수 있을까요. 로맨스, 드라마, 액션, 드라마 처럼 장르도 다르고 그 안에서 나타나는 인간들의 성격, 직업, 나타내고자 하는 감정, 처한 상황이 다 다릅니다. 심지어 왕천군이라는 인간이 쓰는 댓글은 피지알에서 다르고 홍차넷에서 다르고 익스트림무비에서도 다릅니다. 같은 인간도 상황 따라 나타내는 감정이 다르고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3-2. 간단한 논리입니다. 황정민은 흥행에 안착한 영화만 찍고 있다 황정민은 다른 좋은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선택을 한 건 황정민이라는 배우 스스로의 책임이다 라고 해서 이병헌은 헐리웃에서 흥행에 안착한 영화만 찍고 있다 이병헌은 헐리웃 안가고 한국에서 다른 좋은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선택을 한 건 이병헌이라는 배우 스스로의 책임이다 라는 논리로 되돌려드린 겁니다. [이병헌은 그냥, 그 작품에서 요구하는 연기를 무난하고 훌륭하게 해내면 그만입니다. 그 이상을 할 필요가 없어요. 그 '작품 환경', '연기 환경' 자체가 그런 치열함을 끌어내줄 수 있는 환경이 아니고 필요도 없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환경'으로 자신을 내몬 것은 누구인가요? 본인이 반대했는데도 억지로 누군가 데려다가 찍은 게 아니죠. 본인이 선택한 환경이고 본인이 선택한 작품의 연기입니다. ] 저는 단언할 수 있습니다. 지아이조 시리즈는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연기 측면에서는 정말 없는 게 더 나을 뻔했던 쓰레기입니다. 그런데 이병헌은 이런 쓰레기를 몇개나 더 찍었습니다. (아마 지아이조 3가 제작된다면 거기서 또 스톰섀도우로 나올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누군가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서 어떤 필모의 연속성이 필수불가결하다면, 황정민도 같은 부분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4-1. [ '수작에서든, 범작에서든, 망작에서든' 치열함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으려 노력하는 이병헌의 자세는 황정민이 눈여겨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계속해서 황정민은 안 치열했다 - 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이터니티님이 제시하시는 치열함의 기준이 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문단에서는 다시 배우의 책임으로 그 입체성을 논하고 계십니다. 이전까지는 시나리오와 감독의 공으로 그 책임을 돌렸음에도 말이지요. 이병헌의 연기 도전에 너무 큰 과중을 두고 계십니다. 이병헌은 지금 계속해서 대규모 기획 영화, 배우가 볼 때 "될 것 같은 영화"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국제시장>과 <히말라야>의 황정민 캐릭터를 생각해보세요. 한 인간의 인생을 통으로 연기하면서 세월의 굴곡을 표현하는 것, 극한의 상황에서 모진 선택을 강요받는 인간은 절대 배우에게 쉬운 캐릭터가 아닙니다. 그건 만만한 도전이 아닙니다. 그냥 환경적으로도 전쟁통에서 뛰고, 눈 덮인 산 타면서 울부짖는 게 쉬울 거라고 생각하시면 이건 너무 치우친 기준이죠. 이게 어떻게 안전한 선택이며, 안전한 연기가 될까요. "관객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캐릭터의 전복"은 시나리오와 감독의 공이 아닌가요? 결과론적인 비판입니다. 애초에 일인 이역을 통해 캐릭터의 대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광해>를 다른 영화와 비교하며 "캐릭터의 전복이 없다" 라는 건 부당한 비판입니다. 어떻게 한 인간이 꾸준하게 나타나는 다른 시나리오에서 이와 같은 캐릭터의 전복을 꾀할 수 있나요. <신세계>에서는 그런 캐릭터의 전복이 있나요? <달콤한 인생>에서는 그런 캐릭터의 전복이 있습니까? 4-2. 배우와 해당 캐릭터 사이에서 나오는 이질성과 간극에서 뻔하지 않은 부분이 생겨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이 배우가 이런 연기도 할 수 있구나 - 라는, 배우의 마스크나 그 동안의 필모와 대비되는 "확 뒤집힌 캐릭터"를 말씀했다고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면 류승범은 뭐가 되나요. 류승범의 양아치 연기가 뻔하지 않은 이유는 배우와 해당 캐릭터 사이의 이질성 때문일까요. 하정우의 양아치 연기가 뻔하지 않은 이유는 배우와 해당 캐릭터 사이의 이절성 때문일까요. 송강호는 어떻습니까? 이건 정말 명백한 팬심입니다. 황정민과 이병헌이 같을 수 없는데 어떻게 이런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배우로서 작업에 임하는 자세도 배우마다 다 다릅니다. 앤소니 홉킨스는 메소드 액팅을 하는 배우를 짜증나고 멍청한 놈들이라고 대차게 까댔습니다. 그런데 아마츄어인 우리가, 이병헌이 연기에 논하는 자세를 읽어낼 수 있고, 황정민은 그렇지 않다고 읽어낼 수 있으며, 그렇기에 황정민은 이병헌을 배워야 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5. 저는 황정민에 대한 이터니티님의 의견을 물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배우가 이래서 걱정된다 - 라고 제시하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논박이었죠. 예능에서의 발언은 어떤 배우의 자세를 평가하는 데 있어 아무 것도 아닙니다. 현재의 모습을 비판하는데 있어 10년 점쯤 과거의 발언으로 나태하지진 않았나 - 고 비판한 게 부당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6. 전 황정민만 피로한 게 아닙니다. 아저씨들이 크아 크아 거리면서 문제 해결하고 삶의 꺠달음 얻는 한국 영화의 전반적인 캐릭터 활용 자체가 지겨운거죠. 황정민은 거기에서 대표격일 뿐이구요. 배우 강동원과 유아인의 약진이 아마 이런 피로도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추측할 뿐입니다. 이들은 때깔부터가 다릅니다. 그리고 뭘 지키려고 하거나 거창한 대의를 짊어지고 희생하는 티를 내지도 않습니다. 개인의 실존을 개인답게 풀어갈 뿐이죠. (정우성도 이런 아저씨스러움에서 좀 비켜서있는 배우로 보입니다) 전 <무뢰한>이 좋았지만, 심지어 이 영화도 한국 영화 속 남자들의 자기연민이라는 함정에 빠져있다는 비판까지 반박할 수는 없었습니다.
16/01/04 15:11
1. 아시리라 생각하지만, 사실 제가 대댓글로 언급한 '혼신의 연기'라는 표현은 제 본문에는 아예 들어있지 않습니다. 제가 이 단어를 쓴 이유는 왕천군님께서 먼저 댓글로 '혼신의 연기'란 표현을 쓰셨기 때문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모든 배우의 필모가 다니엘 데이 루이스처럼 늘 완벽한 혼신의 연기 혼신의 연기 혼신의 연기 이렇게 채워질 수가 없다는 겁니다.] 라고 하시길래 그에 대한 답변으로, 왕천군님께서 말씀하신 '혼신의 연기'라는 표현을 빌려서 ["그래, 모든 배우들이 매작품 혼신의 연기를 다할 순 없어. 좀 쉬어가는 작품도 있어야지. 하지만 충분한 재능과 능력을 지닌 배우가 이런 식의 작품과 연기를 3~4작품 연속으로 비슷하게 이어가고 이에 따른 관객들의 피로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 배우도 한번쯤은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이야기입니다.] 라고 답변했던 것 뿐이구요. 애초에 '모든 배우의 필모에 늘 완벽한 혼신의 연기 이렇게 채워질 수는 없다.' 라고 '혼신의 연기'란 표현을 써주셨길래 저는 그냥 그 표현을 빌려서 답변했던 것 뿐인데, '혼신의 연기' 대한 정의를 오히려 저한테 물어보시니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저는 '혼신의 연기'란 표현이 왕천군님과 저와 토론을 하는데 있어서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왕천군님의 댓글에 대한 답변용으로 사용한 단어이지 제 생각이 온전히 담겨있는 단어도 아닙니다. 오히려 논점을 흐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후부터는 '혼신의 연기'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2. 그럼 '혼신의 연기'라는 용어를 폐기하는 대신에, 제가 생각하는 최근 황정민의 연기에 대한 피로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쉽게 얘기해서 2015년을 기준으로 배우 황정민이 최근 출연하는 영화들이 대체로 내용이 뻔하고 예상이 잘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CJ의 기획영화(?)류와 같은 느낌인 거죠. 그리고 이런 류의 영화에서의 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화만큼이나 뻔합니다. 물론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니고, 여전히 잘하기는 하는데 딱 포스터를 봤을 때의 느낌과 예상을 벗어나거나 뛰어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죠.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인 황정민 마저도 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뻔한 연기'의 함정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 현주소입니다. (사실 이런 쪽의 대표주자는 배우 설경구라고 생각하지만요.) 그러다보니 관객의 한사람인 저는 이런 황정민의 연기가 지겹고 피로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의 의문은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왜 그의 연기가 지겹고 피로하게 느껴질까?' 3. 저는 사실 이에 대한 가장 큰 원인은 배우 자신의 연기력보다, '작품 그자체'(연출, 시나리오, 캐릭터 등)에 훨씬더 많이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날고기는 배우들도 뻔한 기획영화 안에 들어가면 평범한 연기를 보여주는 일이 잦은 걸 보면 아마 배우 자신의 연기력만으로 극복하기에는 (불가능하진 않더라도) 꽤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배우 황정민이 이러한 '안전한 선택'을 했음에도 관객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그런 연기를 선보였다면 저는 그의 '안전한 선택'을 문제 삼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 결국 배우 황정민은 세편의 잇단 영화에서 예상 가능한 '안전한 연기(=뻔한 연기)‘만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원인을 우선적으로 '안전한 선택'에서 찾는 것입니다. 결국 제 비판의 초점은 우선적으로, "황정민은 최근작들에서 왜 이런 뻔한 연기들을 선보일 수 밖에 없었나"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장 큰 원인이 '안전한 선택'(이른바 선구안의 문제)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다면 황정민은 왜 이런 작품들만 연속으로 선택했나" 라는 비판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즉, 앞선 댓글에서 제가 말씀드린 [저는 이러한 '안전한 선택'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안전한 선택에 따른 '안전한 연기'를 비판하는 것입니다.]라는 표현은 곰곰히 되짚어보니 일부 잘못되었음을 인정합니다. 선후관계가 어찌되었든 저는 배우 황정민의 '안전한 선택'과 '안전한 연기'를 둘다 비판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만약 '안전한 선택'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뻔하지 않은 연기'(이른바 안전하지 않은 연기)를 했다면 '안전한 선택'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을 거라는 점입니다. 4. [안전한 선택을 했다면 안전한 연기가 뒤따를 것은 자명한데도 말이지요.] 라는 왕천군님 말씀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대한 제 입장은 '안전한 선택으로 인해 안전한 연기를 하게 될 확률은 매우 높다. 하지만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연기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다.'입니다. 저는 RENTON님의 댓글에 대한 대댓글로 왕천군님께서 말씀해주신 ‘이 입체적인 부분은 결국 배우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배우의 역할보다는 연출과 시나리오의 역할이 훨씬 크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하지만 배우를 통해 발현될 여지는 있다고 봐요. 줄곧 강조하지만 ‘뻔하지 않은 연기’나, ‘캐릭터의 입체성’을 논할 때 배우보다는 작품 그 자체(감독의 연출, 시나리오 등)의 역할이 훨씬 더 크다는 건 변함없는 제 입장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배우의 역할이 아예 없다고 보진 않구요. 분명히 비벼낼 구석은 존재하고 그 틈을 찾아내는 것은 배우 본인의 몫이겠죠. 5.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 같은 영화에서 배우에게 이러한 캐릭터의 틈을 찾아내어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연기를 해주기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해주면야 더없이 좋으나) 어쩌면 가혹한 바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듭니다. 왜냐하면 작품 자체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감독이 배우에게 요구하지도 않는 수준의 연기를, 혹은 이미 시나리오 상에서부터 입체성이 거세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를 두고 “왜 뻔하게 연기하냐”라고 말하는 저의 비판 자체가 어쩌면 가혹한 일인지도 모르죠. 배우가 연기의 신도 아니고 말이죠. 물론 배우의 연기력의 책임도 없진 않겠으나, 결국 이러한 결과(뻔한 연기)에 대한 원인을 배우의 연기력 문제로만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기 때문에 결국 저는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를 작품을 선택한 배우의 선택에서 찾는 것입니다.(이른바 본문에서 언급한 이른바 선구안의 문제죠.) 본문에서도 ‘연기에 대한 타협’보다도 ‘휴머니즘에 대한 집착’과 ‘선구안의 문제’를 먼저 제시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거든요. 6. 여담입니다만 제가 오히려 궁금한 것은, [안전한 선택을 했다면 안전한 연기가 뒤따를 것은 자명한데도 말이지요.]라는 말씀과 [이 입체적인 부분은 결국 배우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RENTON님 관련 대댓글에 대한 왕천군님의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두 문장이 서로 상충한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저는 ‘입체적인 부분은 결국 연출과 시나리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고 보는 입장이고 그에 따라 ‘안전한 선택을 했다면 안전한 연기가 뒤따르기 쉽다. 다만 안전하지 않은 연기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왕천군님께서는 ‘입체적인 부분은 결국 배우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RENTON님께 말씀하시고 난 후 저에게는 ‘안전한 선택을 했다면 안전한 연기가 뒤따를 것은 자명한데도 말이지요.’ 말씀하고 계십니다. 말씀하신대로 ‘입체적인 부분에 배우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면’, 안전한 선택을 했더라도 배우의 역량에 따라 안전하지 않은 연기가 충분히 가능한 것 아닌가요? 이건 제 생각이 이렇다는 게 아니라 왕천군님의 말씀 가운데 두가지 문장이 상충되는 듯한 느낌을 받아 이에 대한 왕천군님의 의견을 여쭤보는 것입니다. 7. [<남자가 사랑할 때>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대안은 무엇이 있었나요. <베테랑>의 시나리오의 대안은 뭘까요? <히말라야>를 찍었을 때의 대안은 뭘까요? 그리고 그 대안들은 "연기혼"이라는 걸 잘 살릴 수 있는 시나리오였을까요?] 에 대한 답변을 드릴게요. 저는 황정민 본인이 말했던 ‘행복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작품들을 더 적극적으로 찾고 추구하길 바랍니다. 저는 황정민급의 S급 배우에게 이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지 않아요. 이 ‘행복한 체험’의 작품 환경이란 홍상수 등의 작가주의 영화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부자들>도 이병헌이나 조승우 등의 주연배우들은 ‘연기내공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행복한 체험’이었다는 식으로 얘기합니다. <신세계>에서도 최민식 또한 이러한 배우들과의 연기에 대해 ‘행복한 체험’이었다는 식으로 얘기하죠. 즉 (장르를 떠나서) ‘박봉김’ 등 명감독들과의 만남이 되었든, 혹은 <부당거래>, <신세계> 등과 같은 명배우들과의 만남이 되었든, 상업영화든 비상업영화든, 어떤 식으로든 현재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는 ‘뻔한 연기’의 딜레마 안에서 안주하지 않길 바란다는 얘기입니다. 지금까지야 왕천군님 말씀대로 ‘상업적 성공과 배우로서의 입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친다면, 앞으로라도 이러한 고민을 해주길 바라는 거죠. 한국영화계의 S급 배우로서 그가 그 정도의 위치는 된다는 게 제 생각이구요. 황정민급의 배우가 이런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그 누가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독립영화나 작가주의영화를 황정민에게 강요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상업영화의 테두리 안에서도 그동안 그가 찍었던 <부당거래>, <신세계> 등처럼 배우 자신과 평단, 관객에게 두루두루 행복한 체험을 안겨주는 그런 작품을 더 적극적으로 찾았으면 합니다. 이런 영화들이라고 해서 결코 흥행성적이 저조한 것도 아니구요. 사실 저는 황정민에게 어떤 시나리오가 어떻게 들어오는지, 어떻게 나가는지 까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충무로에서 황정민급의 배우는 자신의 원하는 작품을 선택할 권한 정도는 있다고 봅니다. 만약 이것이 황정민도 불가능한 일이라면 정말 암담한 일이죠. 8. “경향성의 두루뭉술한 지적”에 대한 답변은 지난 댓글에서 드렸습니다. [저는 최근 10여년간 한국영화계에서의 배우 이병헌의 필모에서 황정민처럼 '안전한 선택'과 '안전한 연기'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설령 안전한 선택을 한 적이 있다 하더라도 그 작품 안에서의 이병헌의 연기는 결코 '안전하지 않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병헌에 대한 '뭉툭한 비판'(?)에 대한 제 답변입니다.] 라고 말이죠. CJ형 기획영화의 대표 중 하나인 <광해>에서도 이병헌은 관객의 예상 가능한 뻔한 연기를 선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개봉 전까지만 해도 ‘이병헌이 사극을?’, ‘이병헌이 임금역할을?’, ‘이병헌이 1인 2역을?’ 이라면서 우려섞인 목소리가 훨씬 많았죠. <내부자들>에서도 마찬가지구요. <달콤한 인생>의 연장선 상에 있는 듯한 느낌과 아우라를 주는 <악마를 보았다>에서도 이병헌의 연기에 대한 찬사만이 들끓었을 뿐, 연기가 지겹다거나 피로감이 몰려온다는 지적은 보지 못했습니다. 이병헌이 대단한 점은 왕천군님 말씀대로 ‘하나의 경향성을 캐릭터들에서 보이면서도’ 그것을 관객들이 질리지 않게 연기한다는 점이죠. 만약 왕천군님께서 ‘이병헌의 연기가 질리지 않는다는 것은 네 생각이고, 나는 질린다.’라고 말씀하시면 저도 할 말은 없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것이 이병헌 연기의 독특한 지점이라고 생각하고 그 독특한 지점의 원인 가운데 배우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작품과 캐릭터를 선택하는 이병헌의 뛰어난 선구안’이 한 몫을 한다고 봐요. 9. 다음으로 지적하신 ['수작에서든, 범작에서든, 망작에서든' 치열함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으려 노력하는 이병헌의 자세는 황정민이 눈여겨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는 제 주장은 철회하겠습니다. 황정민도 <국제시장>에서든, <히말라야>에서든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했을 테니까요. 결과물을 떠나서 말이죠. 제가 느끼기에 아쉽다고 해서, 황정민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건 결코 아닐 테니, 이 부분에서 배우 황정민의 ‘치열함’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음을 인정합니다. 본문에서도 밝힌 것처럼 이병헌에 대한 ’팬심’이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도 모르겠네요. 10. 마지막으로 ‘황정민에 관한 피로감’에 대한 제 질문은 [전 황정민만 피로한 게 아닙니다. 아저씨들이 크아 크아 거리면서 문제 해결하고 삶의 깨달음 얻는 한국 영화의 전반적인 캐릭터 활용 자체가 지겨운거죠. 황정민은 거기에서 대표격일 뿐이구요.] 으로 답변하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결국 이러한 ‘피로감’의 문제는 황정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영화 전반의 문제라는 말씀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 문제는 톱배우 개개인의 (작품 선택 등의) 노력으로는 바뀔 수 없는 문제라고 보시는 건가요? 이 질문은 어떠한 반박을 하고자 묻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 영화계의 이러한 관객들의 피로감이 해소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왕천군님의 의견을 여쭤보는 것입니다.
16/01/04 20:57
1. 그 표현은 제가 먼저 쓴 게 맞습니다만, 저와 이터니티님은 같은 단어를 다르게 쓰고 계십니다.
저는 ["혼신을 다 한다" 라는 말은 "열심히 했다"와 별로 다를 거 없는 수식어입니다. ] 라고 정의했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뜻입니다. 이터니티님은 [대부분의 배우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연기와 캐릭터' 그리고 '흥행성'을 기준으로 시나리오를 고릅니다. 이 자체만을 비판할 순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시나리오를 골라서 그 영화 안에서 멋진 연기를 해내면 되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런 '혼신의 연기'를 해내기가 어렵습니다. 아니 해낼 필요가 없습니다. <베테랑>의 서도철이나 <히말라야>의 엄홍길 캐릭터에 굳이 관객에게 전율을 느끼게 할만한 연기혼과 캐릭터의 전복이 필요할까요? 필요하지 않죠. 그리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이터니티님은 혼신의 연기 = 관객에게 전율을 느끼게 할 만한 "연기혼"과 캐릭터의 전복이 있는 연기≠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연기와 캐릭터' 그리고 '흥행성'을 기준으로 시나리오를 골라서 하는 연기 의 개념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단어의 정의를 정확히 하자고 하는 것이죠. 서로간에 합의되지 않는 뜻으로 한 단어를 쓴다면 그 단어는 해당 토론에서 폐기하는 게 더 낫겠지요. 저는 "관객에게 전율을 느끼게 할 만한 연기혼과 캐릭터의 전복이 있는 연기"라는 개념에도 별로 동의하지 않으니까요. 황정민의 지금까지 연기가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가 아니라고 보지 않고, 그런 구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2. 배우 황정민은 이터니티님에게 "뻔한 연기"로 피로를 안겨줬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부분이 모호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뻔하지 않은 연기가 될까요? 예상의 바깥을 벗어난다 - 는 결과입니다. 우리는 결과로 결과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저 배우의 연기는 매우 뛰어나다, 왜냐하면 뻔하지 않으니까, 뻔하지 않았던 것은 관객의 바깥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을 한번 들여다봅시다. 이것은 죄다 결과의 나열입니다. 인과관계에 따른 분석이 아니죠. 그래서 평론가들이 연기를 말 할 때는 "연기가 나쁘다"는 현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무엇이 어떻게 나쁘냐하면~ 하고 상세하게 풀어서 연기가 어디에서 어떻게 나빴는지를 이야기하죠. 지금 당장은 못찾겠는데, 어떤 평론가는 <범죄와의 전쟁>에서 하정우의 연기가 좋긴 하지만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있어서 블랙 코메디인 극 전체의 기류에서 살짝 붕 떠있다" 고 했습니다. 저는 이 지적에 온전히 동의하지 않지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터니티님의 "뻔한 연기"라는 평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구체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죠. 3. 심지어 시나리오나 감독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면 연기를 평가하는 데 있어 배우의 과를 재는 작업은 더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이터니티님도 이 부분에서 배우의 연기 외적인 측면이 그 과가 더 컸을 거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를 배우의 책임으로 돌리기 위해서 "배우의 선택"을 비판의 골자로 삼고 계시는데, 이것은 결과론적인 비판이라고 제가 지적했던 부분이죠. 뻔한 연기는 시나리오와 늘 상관관계에 있는 게 아니라고 제가 말씀드린 게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이것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되지 못합니다. 거기다가 그 뒤에 이어지는 배우의 책임론과도 상충하는 내용입니다. 뻔한 캐릭터가 그려진 시나리오를 선택하면 뻔한 연기를 한다 황정민은 뻔한 캐릭터가 그려진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황정민은 뻔한 연기를 하지 않기 위해 뻔한 시나리오를 선택하지 말아야 했다 "배우 황정민이 지겨운 것"의 이유는 "뻔한 연기"가 전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터니티님은 뻔한 연기의 이유를 "뻔한 시나리오"에서 찾기 때문에 "뻔한 시나리오"의 탓은 "뻔한 시나리오를 고른 배우"로 인과관계가 도출이 됩니다. 배우 황정민이 지겨운 건 노출이 자주 된 탓도 있고, 캐릭터가 비슷한 탓일 수도 있죠. 그리고 캐릭터들을 구분하는 데 관객들은 조금만 비슷해도 이를 곧바로 매너리즘이나 게으름으로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격자>의 김윤석과 <거북이 달린다>의 김윤석은 전혀 다른 캐릭터지만 쫓는다-는 행위 하나만 가지고서 김윤석을 똑같은 연기만 하는 배우라고 평하죠. 사람들은 <쎄시봉>, <남쪽으로 튀어>. <완득이>, <천하장사 마돈나>의 김윤석을 제대로 인지하려 들지 않습니다. 4. [ 안전한 선택으로 인해 안전한 연기를 하게 될 확률은 매우 높다. 하지만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연기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다.]는 제 비판에 대한 유효한 반론이 되지 못합니다. 불가능하지 않다 - 를 이유로 잘해라 라고 할 수는 없는 거죠. 반에서 꼴등 아니면 꼴등 차석을 유지하는 학생에게 불가능하지 않으니 서울대를 노려라 - 는 주문을 우리는 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입체적인 부분에 대한 배우의 공을 인정하지 않으신다면 이는 더욱 더 무리한 주문이죠. 영화에서 배우의 연기는 시나리오와 감독의 역할이 더 크다 뻔한 기획 영화 안에서 배우는 평범한 연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그것이 배우에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5. 이를 스스로 반박하고 계십니다. 뻔한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서 배우의 선구안이 좋아야 한다 - 라고 하는 비판은 그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과 그 실상을 자세히 말씀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보다는 개인적인 추리의 영역에 더 가까워보여 정확해 보이지 않습니다. 주연배우, 개런티, 흥행 성공성, 상업배우로서의 커리어 측면, 배우 자신의 이미지 등 배우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자신의 계산에 따른) 메리트를 따져보지 않은 것이라서 결과론적으로 보입니다. 6. 그 부분은 제 설명이 정확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은 시나리오상으로 완성되는 입체성이 있고, 배우가 연기로 완성하는 입체성이 따로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이 얼마나 큰지, 대체적으로 어떠한지는 저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 한 것처럼 늘 배우의 공이 큰 것도 아니고, 시나리오상의 부분이 크다고 할 수도 없을 겁니다. <무뢰한>의 혜경은 설정으로만 보면 징그러울 정도로 전형적인 인물입니다. 심지어 대사들도 그렇게 참신하다고 하기 어렵죠. 그렇지만 그 입체성은 배우 전도연에 의해 부과됩니다. 송강호가 호연을 펼친 <관상>이나 <변호인>을 봐도 그렇습니다. <관상> 마지막 장면은 "내경. 노을이 지는 바다를 바라본다" 같은 문장으로 지시되었을 겁니다. 설령 어떤 복잡하고 정확한 지시를 스크립트가 하고 있더라도 송강호의 미묘한 얼굴 근육이나 감정을 다 지시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이런 부분입니다. 시나리오 상의 과를 비판하려면 시나리오 상의 과를 비판하면 될 일이지요. 그런데 이것을 배우의 연기로 끌어들이는 것은 제가 상술한 두 부분을 혼재시켜서 비판하는 것입니다. 정확하지 못한 비판이라 할 수 있겠죠. 저는 이것을 말 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 부분은 제가 설명을 잘못 했던 게 맞습니다. 7. <히말라야>를 연기하면서, <베테랑>을 연기하면서, <남자가 사랑할 때>를 연기하면서 황정민은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연기 내공을 서로 주고 받지 못했을까요? 이것은 "딜레마 안에서 안주한다" 라는 관객으로부터의 평가와는 별로 연관이 없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배우의 선택, 즉 원인 부분에서의 반론도 아니지요. "그저 잘 되기를 바란다"는 관객으로서의 소망입니다. 저는 디테일을 여쭤보고 있는데 이터니티님의 대답은 "황정민급이라면 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는 추측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러니까, 그게 대체 뭐였는지 되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서 <히말라야>대신 뻔하지 않은 연기를 할 수 있었냐고 말이죠. 8. 3의 내용과 겹칩니다. 10. 배우가 어쩔 수 없는 문제지요. 가장 일차적인 책임은 적당한 흥행공식을 버무려 배급력과 마케팅으로 질릴 때까지 관객에게 우겨 넣는 대형 기획사들에게 있습니다. CJ와 롯데는 정말 이 나라 영화계의 암적인 존재들입니다. 이 영화사들이 허리 역할을 하는 중규모 영화에 더 신경을 쓰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아저씨들이 껄껄껄 꺼이꺼이 하는 영화만 봐야 될 겁니다.
16/01/05 16:07
제 설명이 충분치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만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1. 제가 말하는 배우 황정민의 '뻔한 연기'란, ['겉은 무뚝뚝하지만 속은 따뜻하거나 선한'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한국남성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면서 (듀나의 평을 빌자면) '배우 역시 여기에 의미있는 입체성을 추가하지 못한' 그런 연기]를 뜻합니다. 이러한 연기가 <국제시장>부터 <베테랑>, <히말라야>까지 줄곧 이어지고 있구요. 구체적인 장면을 예를 들자면, (예전에도 말씀드린 내용이지만) [<히말라야>에서 극중 엄홍길(황정민)이 어느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 "히말라야 등반을 통해 발견하는 자신의 맨얼굴"에 대해 감성적으로 설명하는 씬과 (본문에서도 언급한) 강연 중 박정복 대원의 구조 등반을 언급하며 "한국산악역사상 가장 위대한 등반" 이라고 눈시울을 붉히는 씬] 등이 떠오르네요. 이러한 장면을 마주할 때 캐릭터의 평면성이나 전형성도 피로하지만, 이러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황정민의 눈빛연기나 대사 톤이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 연기와 판에 박은 것처럼 비슷하게 느껴져서 더욱 기시감과 피로감이 더해지더군요. 2. 그에 대한 대안으로, (만약 배우가 최선의 연기를 다했음에도 이러한 입체성을 추가하지 못한 것이라면) 저는 이러한 입체적인 캐릭터가 담긴 시나리오나 배우들간의 연기호흡과 합을 통해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연기를 선보일만한 작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함을 강조했던 것이구요. (더불어 '행복한 체험의 작품환경'이라는 표현은 제가 생각하는 바를 정확히 표현하는데 적절치 못했다는 생각이 들기에, 이 표현은 쓰지 않겠습니다.) 어쨌든 저번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금까지야 왕천군님 말씀대로 ‘상업적 성공과 배우로서의 입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친다면, 앞으로라도 이러한 고민을 해주길] 바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영화의 흥행과 배치되는 일은 결코 아닙니다. <내부자들>의 조승우, 이병헌이나 <사도>의 송강호, 유아인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꼭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처럼 노개런티로 소자본 영화에 출연해야만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그렇다면 이런 시나리오 선택의 문제가 황정민이란 배우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 불가능한 문제냐고 묻는다면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일전에도 말한 것처럼 황정민에게 어떤 영화의 시나리오가 어떻게 들어가고 나오는지까지는 잘 모르나, 오랜만에 정우성, 곽도원 등의 좋은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져 악역 연기를 선보이게 될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나 배우 곽도원, 나홍진 감독과 호흡을 맞춰 무속인을 연기하는 <곡성> 등의 작품을 선택하는 걸 보면 꼭 황정민에게 ‘휴머니즘이나 신파 느낌이 가득한’ 혹은 ‘겉은 무뚝뚝하지만 속은 따뜻하고 착한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한국남성 캐릭터’의 시나리오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앞으로 충분히 선택 가능한 일이라는 거죠. <검사 외전>만 해도 (연기는 기대되진 않습니다만) 어쨌든 또 다른 느낌의 캐릭터이구요. 이러한 차원에서 저는 배우 황정민이 의지만 있다면 앞으로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담긴 작품들을 충분히 고를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그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임을 황정민 스스로가 2016년의 출연 영화 라인업을 통해서 증명하고 있구요. 물론 어떤 캐릭터, 어떤 연기가 나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말이죠.
16/01/05 18:00
a: 황정민은 왜 저런 선택을 했나 쯧쯧
b: 나름 메리트가 있는 선택이고 배우로서는 충분히 할 만 하지 a: 그래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지. S급 배우니까. 저런 거 말고 더 좋은 작품들 말이지. b: 그게 뭔데? a: 나도 정확히는 몰라. 하지만 끕이 되는 배우니까 더 좋은 선택지들이 있었을 거라고 b: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a: 유아인, 송강호, 조승우 같은 배우들은 좋은 작품 하잖아. 돈도 되고 연기도 뽐내는. 황정민도 저렇게 했어야지. b: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a: 지금 김성수의 <아수라>도 하고 있고 >나홍진의 <곡성>도 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그 때도 그런 구린 시나리오만 들어오진 않았을 거라고. b: 그러니까..............그게 뭐냐고????????????? 이터니티님의 이 모든 반론이 <히말라야>, <베테랑>. <남자가 사랑할 떄>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은 결국 개인의 추측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검사 외전>만 해도 현재까지 드러난 정보로는 겉은 무뚝뚝하지만 속은 따뜻하거나 선한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한국 남성 캐릭터의 연장선에 있어요. 거기다가 <히말라야>, <베테랑>. <남자가 사랑할 떄>의 선택이 당시의 황정민에게 [앞으로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담긴 작품]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애초에 소규모 자본 영화에 노개런티로 출연하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히말라야>, <베테랑>. <남자가 사랑할 떄>를 제외한 [입체적인 캐릭터가 담긴 시나리오나 배우들간의 연기호흡과 합을 통해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연기를 선보일만한 작품]이 뭔지, 그리고 황정민이 얼마나 어떤 고심을 더 해야 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디테일 없이는 독심술에 가까워지는 이야기에요. "있었을 것이다" 라는 추측은 외부인이 정보 없이 섣부르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을 제껴놓고 위의 세 작품을 택했을 배우 황정민의 고심과 진심, 연기자로서의 열정, 배우와 연예인으로서의 수많은 메리트를 다 고려하지 않고 계속 말씀하고 계시는 거죠. 그 대안을 우리가 알아야 황정민의 선택이 나빴는지 어쨌는지, 연기자로서의 마음가짐이 어떠한지를 "그나마 조금이라도" 알 수가 있는 거죠. 황정민에게 <내부자들>의 우장훈 역이 들어왔어야, <사도>의 사도세자나 영조가 황정민에게 들어왔어야 그게 엄밀한 비교가 된다는 겁니다. 너무 결과론적인 이야기에요. 시나리오만 보고 어떻게 뭔가를 "정확히" 확신해서 배우가 출연을 결심하고 영화가 A급이라고 읽어낼 수 있겠습니까. 영화 제작에 들어가는 시나리오들은 다 그 상태에서는 영화 본 사람들은 뻑 가 죽는 그런 재미나 흡입력을 보여주고, 그 때문에 배우들은 어느 정도 성공을 기대하면서 선택하는 건데요. 굳이 흥행이 아니라 자기가 표현할 캐릭터의 독창성이나 입체성, 비중, 연기자 커리어에서의 의미 등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서 하는 거죠. 제가 계속 지적하는 건, "좀 더 잘했어야지"라는 모호한 충고를 이터니티님께서 풀어쓰신다는 겁니다. 저는 뭘, 어떻게 더? 라고 계속 묻고 있는 거죠. 그리고 그 대답을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들이 있는데 이 정보 없이 이터니티님은 개인의 막연한 추측으로 "그럴 수 있었다"라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제가 동의하지 못하는 건 이런 모호함이에요. 여기까지 답변 달겠습니다. 긴 이야기 하느라 고생하셨어요
16/01/03 17:30
황정민의 연기력 문제라기 보다는 2015년도 작품이 무색 무취한 천만형 영화 3연타인 것에서 오는 피로감이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히말라야만 해도 영화 안봐도 어떤 영화일지, 황정민 연기가 어떨지 다 예상이 되죠. 그럼에도 관객을 동원하는 티켓파워는 대단하긴 합니다만..
16/01/03 18:44
황정민은 사생결단에서 나온 황정민과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이 최고였는데..현재 행보가 아쉽긴 합니다. 뭐, 그래도 한번 이런 부침을 겪고나서 다시 우뚝 서겠죠, 워낙에 출중한 배우니까요.
16/01/03 19:32
황정민씨는 최근의 흥행작들이 어쩌다 비슷비슷한 선역이어서 그렇지 순박한 선역과 능글맞은 악역 양쪽을 모두 원숙하게 표현해내는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녕 질리는 배우로는 설경구씨와 김윤석씨가 양대산맥이라고 생각합니다. 억양, 대사처리방식, 고유의 표정까지 어찌 영화마다 판박이인지.. '내 사전에 메소드란 없다'라고 못박은 듯한 늘 같은 연기에 아주 질려버렸습니다.
16/01/03 19:42
생각해보면 나이가 어느정도 있고 소시민스럽지만 또 할때는 하는 캐릭터를 연기하기에 황정민만한 배우가 없는게 현실이죠. 국제시장이나 베테랑, 히말라야의 주연이 이병헌이나 김윤석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그 영화에 깔린 적당한 유머코드와 감동코드를 살리기에 뭔가 어색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모든 관객이 치밀하게 꽉짜여있고 밀도높게 구성된 영화를 선호하는것도 아니고 적당한 유머와 신파코드면 만족하는 관객들이 많은게 현실이고 황정민은 그런 영화에 정말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줍니다. 글쓴분이 그런 황정민이 지겨운것과 별개로 그런 황정민을 기꺼이 소비하는 관객들 역시 많죠.
16/01/03 19:41
황정민씨 인터뷰 보면 휴머니즘에 집착?한다거나 히어로 캐릭터를 상당히 좋아한다는 걸 알수가 있죠
달콤한 인생의 그 충격적인 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가 전형적인 선역에만 집착하는 모습은 영화팬으로서 아쉽기는 해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뜬 니콜라스케이지가 메이저간 된 이후 본래 액션스타가 로망이었나 싶을정도로 멋있어 보이는 캐릭터만 주구장창 찍다 지금 한때 잘 나갔던 배우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는데 그런 우를 황정민은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기엔 연기력이 아깝거든요
16/01/03 20:31
인기가 증명하죠
선구안이 잘 못 됐다는건 아닌것 같습니다 느낌으로는 나만 알던 인디음악이 대중화되니 싫어져랑 비슷한 감상인것 같습니다
16/01/03 21:15
본문에 동의합니다
정점에 있을때가 항상 위기죠. 예를들어, 스티븐 시걸이 나오는 영화는ㅡ 스토리 전개가 뻔히 예측되서 기대되지 않는다는 거.. 성룡의 영화들도 그렇구요. 황정민이란 배우는 충분히 스펙트럼을 넓힐수 있을만하다고 생각되기에ㅡ 아까워하고 기대하는 겁니다. 구르믄 벗어난 달처럼ㅡ에 나왔던 맹인검객 같은 이미지만 하더라도 충분히 멋지구요
16/01/03 21:21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송강호 테크 타느냐 아니면 설경구 테크 타느냐겠죠..
확실한건 국제시장,히말라야 같은 작품들이 반복되면 탑배우로서의 아우라는 없어질것이라는 거죠. 안그래도 배우풀이 적은 한국영화계에 황정민급의 재능이 불필요하게 소비되는것 같아 안타까움 그지 없습니다.
16/01/03 22:11
허허 참, 어렵네요. 본문 글에도 납득-히말라야가 그렇게도 땡기지 않았던 이유-이 되면서도, 또 중간에 왕천군님의 코멘트에도 또 납득이 됩니다. 오히려 감정적으로는 왕천군님의 코멘트에 조금 더 납득이 되긴 합니다만...
그리고 이런 좋은 글에 이런 댓글을 달았다간 분명히 "우매한 군중" 취급을 받을 것 같지만,, 히말라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황정민이 지겨움에도 불구하고" 재밌습니다. 재밌어요. 이 글을 먼저 보고, 취소할까 말까를 영화 시작 20분 전까지 고민하다가 봤는데 보면서 느꼈던 건영화라는 건 주연 배우 하나"만" 있는 건 아니었구나, 였습니다. 황정민이 지겹다고 히말라야를 보지 않았더라면 정우라는 배우도 못봤을 것이고, 얼굴 보면 웃음부터 나오는 김원해라는 배우의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한 연기도 못봤을 것 같네요.
16/01/03 22:16
전 히말라야가 휴먼원정대 출발전까진 꽤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재미있어요
말씀하신대로 정우는 무슨 활어같고 김원해란 배우는 시종일관 빛납니다. 특히 구조요청할때는 최고였어요. 하지만 휴먼원정대가 모여서 출발하는 순간부터 흥행공식때문에 어쩔수없이 수식을 맞춰 대입하는 것처럼 삐그덕거리고 그전까지 연기잘했던 사람들도 희한하게 구려집니다 그중 라미란과 황정민이 으뜸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윤제균제작의 힘때문에 영화가 산으로 가지 않았나싶지만...어찌됐든 이시기에 이물량으로 이정도퀄리티로 흥행할 영화는 매년 두어편씩은 나올겁니다...
16/01/04 00:20
근데 꽃청춘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든, 삼시세끼 게스트로 나왔을 때도 그렇고 정우의 실제 캐릭터도 영화&드라마의 캐릭터와 유사하더라구요. 정말 비슷한 캐릭터만 만나서 그런지, 연기 폭이 그거밖에 없는지 요즘 좀 궁금해집니다.
16/01/04 13:15
맞아요.. 바람, 응사 보면서 정우라는 배우에 굉장히 매력을 느꼈고 연기를 참 맛깔나게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꽃청춘 보는데 같이 보던 사람이 '정우는 응사로 인기끌더니 꽃청춘에서도 또 써먹네?' 라고 하길래 '아냐 원래 저런 애야'라고 답했는데, 생각해보니까 바람에서도 그렇고.. 그게 연기를 잘 했던건지 그저 실제 성격대로 한건지 헷갈리더라구요.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던 작품들에선 사실 크게 주목을 못 받았거든요.
16/01/04 14:54
댓글에 썼다가 지웠는데, 저는 언급하신 작품 중 히말라야로 처음 만났기 때문에, (우로스 CF 제외. 잘생각해보니 CF도 비슷한 캐릭터긴 하네요) 연기를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물론 언급하신 작품들을 다 봤다면 저도 똑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 같긴 합니다.
16/01/03 23:28
누구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또 누구는 역으로 한 번 이런 식의 연기로 뜬 사람에게 같은 식의 연기를 기대하는 탓도 있죠.
대부분의 영화를 다 보는 그런 사람만 있는게 아니라서요. 대중적으로 보자면 오히려 그 반대가 더 많을지도
16/01/03 23:33
영화는 다른 예술보다 실패에 관대하지 못하기 때문에 감독, 배우 모두 어마어마한 리스크와 두려움들을 감수하며 작품을 만들고 선택합니다. 특히 캐스팅 권한이 있는 감독은 배우를 선택할 때 흥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죠. 그 역할을 제일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대중이 신뢰할 만한 사람을 계속 찾게 되는 겁니다. 배우도 그 기회를 살리려고 노력하구요. 결국은 타협의 문제입니다.
허나 Eternity님의 황정민에대한 평가는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황정민이 지겨울만한 요소들은 섬세하게 찾는다면 명백히 존재 할 것 입니다. 하지만 황정민이라는 한 배우의 한계라기보다, [상업적인 관점에서 대한민국 영화판의 복합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겠죠.
16/01/04 00:26
저는 황정민 영화를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입니다. 영화적 재미가 조금은 떨어져도 황정민 연기가 너무 좋아서 다 보게 되더군요.
비슷비슷한 역할이라 조금 기대감이 덜한 것은 맞는데, 그냥 화면 속에서 황정민이 연기하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듭니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김치찌개, 된장찌개, 카레 같이 특별한 건 없지만 먹을 때마다 마냥 좋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충분히 현재의 행보에 만족감을 느낍니다.
16/01/04 00:44
적극 동의합니다. 국제시장은 황정민이라는 배우의 매력이 전혀보이지 않았고 (거기다 그 정말 안맞는 시나리오+연출이라니)
베테랑의 서도철 역시, 카타르시스를 줄 수 없는 굉장히 익숙한 캐릭터였습니다. 황정민씨가 더 잘했을지언정 다른 사람이 했어도 뭐... 그래서 히말라야 역시 그냥 스킵. 연출+황정민씨의 조합(포스터의 표정만 봐도 이젠...)만 보고도 스토리가 그냥 상상이 되는 느낌이라서요. 같은 방식으로 설경구씨가, 김윤석씨가 소모되어왔고, 어느정도 다작인 배우들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가끔은 다른배역으로 배우들뿐만 아니라 컨택하는 입장에서도 도전해주면 좋겠으며, 사실 이건 S급 배우라면 배우들이 해야할 몫이라고 봅니다. 어차피 봉준호 감독급이 아니면 투자 문제로, 현실문제로 황정민이라는 카드를 새로운 역을 주면서 쓰긴 힘들거거든요.
16/01/04 09:55
황정민의 문제라기보다 흥행할만한 작품을 고르다보니 이런 작품 선정이 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중성 있는 영화에 출연 나오면 마니아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기고 마니아를 충족시키는 영화에 출연하면 흥행은 비교적 안 되고.. 황정민의 연기는 진행 중이니 무언가 또 다시 도전을 한다면 마니아 분들을 충족시켜 줄 수도 있겠지요. 흥행은 힘들겠지만.
16/01/04 13:10
저는 글과 댓글에 언급된 모든 영화를 본 건 아니지만 황정민이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글쓰신 분과 거의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다 보고 판단하는 게 맞지만, 다 보지 않아도 뻔할 것만 같은 그런 배우로 제 마음속에 편견이 생겨버린 건지.. 근데 쭉 정독하고 나니 히말라야를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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