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시리즈를 완결내고 나니 제가 피지알에 글을 진짜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에 이번처럼 연재물로 썼던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로는 단편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이외에도 시사, 정치글도 많이 쓰고 논란이 되는 글들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이 게시글에는, 글쓴이가 써놓고 지금 검색해서 다시 읽어보니 이걸 어떻게 썼지? 싶기는 한데 재밌는 글을 몇 개 추려서 올려볼까 합니다. 생각해보니 그때 좀 열심히 썼었지 하는 글들도 있고요. 피지알도 벌써 몇년을 해서 그런가 그 때 읽어주셨던 분들중에는 지금 못 뵙는 분들도 많고 그렇네요.
<차 예법과 스카이 라운지 레스토랑 소개팅?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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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고'를 각색해보자! 는 생각으로 썼던 첫 글입니다. 당시 일본 만담중에서도 라쿠고에 상당히 빠져있었거든요. 지금 보면 어떻게 각색을 했나 싶지만 개인적으로 처음 해본 각색이라 그런가 애착이 많이 가던 글입니다. 소소한 재미가 있는 글을 쓰는걸 어려워 하는데 라쿠고를 각색할때는 원전의 힘을 빌려 그런점이 한결 쉬웠던 것 같아요.
<가을바람 타고 날아온 너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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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연애담을 고전적으로, 고전적이랄까 정통파스럽게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쓴 글입니다. 특히 당시 링크에 걸린 곡을 많이 즐겨들었던 터라 영감을 얻은 부분도 있었구요. 추천수가 높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제가 쓴 픽션중에서는 참 맘에드는 글입니다. 뭐랄까, 예쁜 느낌이 뽑혀서 좋아요.
<그날도 이렇게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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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결혼해서 애까지 낳은 첫사랑에게 보여줬더니 유부녀 꼬시려고 이런거나 보여주니? 하며 웃던 글이네요. 쓴 시기에 비해 그 친구가 읽게 된 시기는 매우 늦었지만요. 저는 첫사랑에는 별로 남은게 없었는데, 유독 이 글은 그 때의 감정을 잘 증거로 보존한 것 같아서 보관하고 싶었던 글입니다. 이렇게 보니 문체도 좀 다른거 같아서 더 좋네요.
<어느 일본인 친구의 호의는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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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문물 체험기는 언제나 사료로서 중요하죠. 쓰면서(?) 참 재밌었습니다(?).
<여고생은 손수 음식을 만들어 주었지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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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보다 정말 대박을 쳐서 약간은 놀란 글입니다. 이 역시 픽션과 논픽션이 섞여있는 각색 연재글이었고.. 정말 의도보다 너무 분량이 많이 늘어나서 쓸 때 꽤 고생하기도 했었네요. 그런데 고생해서 쓴 만큼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고, 위의 <가을바람..>글이 가을에서 겨울같은 느낌으로 쓴 고전적 러브스토리라면 이건 봄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연상하게 되는 스토리였던 것 같습니다. 둘 다 고전적이지만요.
<옛날의 룸싸롱 여자 이야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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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고를 각색한 것 중에서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하는 글입니다.(제 개인적으로는..) 정말 공들여서 썼던 글들 중 하나였어요. 특히 각색을 하지 않고 말로 전해지는 구전만담, 그것도 직접 대본을 본게 아닌 일본어 영상과 드라마로 접한 내용을 어떻게 한글로 잘 읽히게 쓸 수 있을까 생각하며 쓴 글이다보니 쓸때 가장 어렵게 쓰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고생한 글이 기억에도 남고 애착도 가고 그러네요.
<뭐야, 우리 왜 이렇게 자주 만나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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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를 바꿔보는 시도는 처음이어서 어려웠던 글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에세이였고, 사실 썸타는 상대에 대한 망상을 많이 투영시킨 글이였어서 다시 봐도 크게 재밌다는 느낌은 안 들었는데, 여성스러운 시각으로 여성이라는 화자를 도전했던 발버둥이 기억에 남아있네요.
<너 누나랑 잘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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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후배랑은 아직도 간간히 연락을 주고 받는데, (밥사달라고좀 그만해라 위에 블랙홀있니) 저 누나랑은 이제 연락이...ㅠㅠ 그렇게 되더라구요.
<최단기간에 노답소리를 가장 많이 들은 한 주> 시리즈와 함께 제가 월드컵 국대 철벽 수비수로 등판하게 해 준 양대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철벽이 어디 가나요!
<하늘색 레이스 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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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에 안드는 글이라면 단연코 이 글입니다. 소재의 질에 비해 정말 못살렸다는 생각이 드는.. 아..마무리도 영 아니고 뭔가..뭔가 제가 겪었던 그 느낌! 그 효과! 가 안나오더라고요. 그래도 아직까지 하늘색 레이스 팬티는 선명하지 말입니다.
썼던 글들중에 최다 추천을 받았던 것은 정치-시사 글이더군요. 그리고 진짜 옛날 2010년 이전에도 정치-시사글을 썼다는 것과.. 그 때 전후에는 예체능이나 서브컬쳐와 같은 글들도 많이썼는데(아 내손발) 지금은 안쓰는 걸 보니 이불킥을 줄이고 싶은 본능이 있나봅니다. 검색했다가 자삭하고 싶은 글이 한두개가 아니더라고요. 무슨 싸이월드 비밀게시판도 아니고..
일부러 정치-시사 글은 다 뺐습니다. 그런건 시기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고.. 시국이 시국인데 코렁탕 먹기도 싫고요..
특히 개인적으로 썸타거나 연애 비스무리한 것들을 할때 단편적인 오글거리는 글을 많이 썼더라고요. 뒤로 갈수록 수가 줄어드는건 역시 만날 이성이 없어져가는 현상이... 그래도 20대 초중반까지의 감수성이 저렇기도 했구나 하고 그랬네요. 이외에도 가족사와 관련된 글이나 커피와 관련된 글들도 종종있고.. 알바하며 있었던 일 등등 많이도 썼네요. 정치-시사글들에도 애착이 많이 갑니다만.. 지금 돌아보면 생각이 바뀐 부분도 많고 그래서 새롭네요. 역시 태세변환이란..
컨디션이라고 쓰고 망글 완결 기념으로 전에 썼던 글들이나 훑어봤습니다. 앞으로도 재밌는 망글로 찾아뵐게요.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