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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8/11 18:16:55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인간이냐 침팬지냐, 아니면 그 둘의 공통 조상이냐?
지난 번 올린 글에서 맨 처음으로 언급했던 인류의 조상이 사헬란트로프스 차덴시스(Sahelanthropus tchadensis)였습니다. 약 6백만 년에서 7백만 년 전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고인류학을 전공한 학자들이 모두 이 의견에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문제는 이 화석인류를 연구할 만한 자료가 많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만약 아래처럼 전체 골격구조가 온전하게 발견이 된다면 얘기가 조금은 쉬워지겠지요. 그러면 대퇴골과 골반이나 대공(두개골과 척추가 연결되는 곳의 구멍)을 보면 직립보행 여부도 확실해지고 전반적으로 인류 쪽에 더 가까운지 침팬지 쪽으로 더 기울었는지에 대한 판단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안데르탈인(왼쪽) 과 현생인류(오른쪽)의 골격


하지만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와 관련해서 현재까지 우리가 찾아낸 화석 증거는 아래의 두개골 하나가 전부입니다. 자, 여러분이 보시기에 이 화석은 인류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까? 아니면 침팬지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까? 이 두개골 화석도 보시다시피 완벽한 형태가 아니라 조각조각 나 있는 것을 그나마 복원한 것입니다.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 두개골...


그나마 연대 추정은 6백 만에서 7백만 전의 것으로 거의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원래는 방사성동위원소연대측정을 해야 하는데 이 화석에 대해서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지층에서 발견된 동물들의 화석들이 주로 그 시기에 발견되는 것들하고 거의 동일했습니다. 동부 아프리카에서 고 인류 화석들을 많이 발굴하면서 시기별로 그 당시의 동물상들이 잘 샘플링 되어 있었는데 이 화석이 발견된 지층에서 발굴된 동물들의 화석은 해당 지층이 6백만 년 전에서 7백만 년 전 사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종의 추정 연대에는 학자들이 쉽게 동의한 반면에 이 친구가 도대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이견들이 좀 있는데 아무래도 연구를 할 화석이 딱 이거 한 점뿐이라서 학자들이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현재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와 관련한 논점들은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1. 인간과 침팬지가 분리되고 난 뒤 인류 쪽에서 나타난 종이다.

2. 인간과 침팬지가 분리되고 난 뒤 침팬지 쪽에서 나타난 종이다.

3. 인간과 침팬지가 분리되기 이전의 종, 즉 인류와 침팬지의 공통 조상이다.

4. 인간이나 침팬지 쪽이 아니라 고릴라의 조상이다 (고릴라는 인간과 침팬지가 분리되기 전에 먼저 분리되어 나갔습니다.)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 위해서는 같은 종의 화석이 더 많이 더 완벽한 형태로 발견이 되야 하는데 엄청난 세월이 지난 상황이라 그러기가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는 화석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금과 같은 추측만이 난무하겠지요...

자, 이제 다시 한 번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의 두개골 사진을 보십시오. 여러분이 보시기에 우리 쪽입니까? 아니면 저쪽입니까?  


인류조상?, 침팬지?, 고릴라? 아니면...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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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즈
13/08/11 18:19
수정 아이콘
마이콜?
방금 든 느낌인데 교류없이 계속 진화됐다면 몇가지 인류가 지구에 존재했겠네요 흠....
하야로비
13/08/11 18:27
수정 아이콘
고인류학을 비롯한 고생물학계의 영원한 난제이죠. 몸 전체의 완벽한 화석을 얻을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그렇기가 쉽지 않으니..
지난 번 글 댓글에서 고인류학자들을 좀 까서(별것도 아닌걸로 싸운다는 식으로 묘사해서) 그들의 명예를 위해 덧붙히자면, 700만년이라는, 지질학적 관념에서는 정말로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진 인류의 진화에 대해서 그래도 우리가 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이유는, 이들 고인류학자들이 아프리카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평생을 바쳐가며 그야말로 헌신적으로 화석을 찾아내고 연구해 온 덕분입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마빠이
13/08/11 18:34
수정 아이콘
지구시간? 기준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인데도 각 대륙별로 피부와 체모색이 다르고 눈동자와
덩치, 털유무?, 코크기 같은 세부적인 특징들이 아주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만약 인류에 배를 만들정도로
문명이 발전하지 못하고 대충 아마존이나 아프리카의 원주민정도의 생활을 유지한체 시간이 쭈욱
흘렀다면 상당히 흥미롭게 진화가 이루어졌겠네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3/08/11 18:35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
사과맛발톱
13/08/11 18:48
수정 아이콘
저도 보자말자 그랬네요 크크
몽키.D.루피
13/08/11 19:22
수정 아이콘
외계인 한표입니다.....는 농담이고 과학적 발견에서 설레발은 금물이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침팬지나 고릴라 조상으로 일단 분류했다가 다른 증거를 기다려 보는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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