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국열차 얘기와 에르나 사가 얘기가 섞여있습니다. 미리니름이라 보기 힘들 수도 있지만, 그래도 주의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눈알을 좀 크게 그리는 그림체가 좀 괴악한데, 막상 만화를 보면 작화력은 충분히 뛰어난 편
2.
김레이라 불리는 이 세계의 시작은, 거대한 괴수와 영웅의 싸움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세계를 멸망시키려 했던 거대한 괴수는, 세계를 초토화시키는 마풍을 내뿜었다.
마풍은 마치 폭풍이나 태풍과도 같이, 모든 것을 쓸어갔다.
세계수라 불리는 거대하고 신성한 나무 안에서 사람들은 겨우 숨어 살 수 있을 뿐이었으며, 그 또한 오래가지 못할 것이 자명했다.
이때 나타난 영웅은 성스러운 검과 치열한 전투를 통해, 괴수를 봉인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괴수의 마풍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영웅은 자신의 성검을 마풍이 불어오는 높은 언덕에 꽂는다.
성검이 마풍을 갈라, 마풍으로부터 안전한 부채꼴 모양의 세계가 탄생하게 된다.
인간은 그 땅을 안식처 삼아 다시 세계를 구성한다. 그 세계의 이름이 김레이다.
그 후 수백년, 인간들은 좁은 땅 안에서 계속 살아간다.
마풍으로부터 안전한 김레이의 영역은 점차 좁아지고 있었다.
반면 인간은 늘어났으며, 그들은 여느 인간의 역사가 그랬듯 각자의 왕국을 세우고 반목과 전쟁을 거듭하고 있다. 삼국지인 듯.
그 중 성검이 꽂힌 북쪽 왕국은, 새로 나타난 재상(정확히는 사제지만 대충 넘어갑시다)의 제안으로 김레이를 보호하는 성검을 그들의 전쟁에서 협박용 무기로 사용하고자 한다.
본디 성검은 일반 사람은 건드릴수조차 없으며, 막대한 마력을 지닌자도 잠시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할 정도의 반동이 있는 무기. 언감생심 뽑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인간은 모두가 최소한의 마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며, 이 무기는 항마의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마풍을 막아낸 것도 그 때문)
그럼에도 이 북쪽 왕국이 성검을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건, 수백년간 없었던 마력을 전혀 지니지 않은 공주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이 에르나. 짐작하겠지만 주인공.
그녀는 "김레이를 멸망시킬 존재"라는 예언(저주?)과 함께 태어난 공주였다.
그녀는 성검 근처에서 평생 쓸쓸히 살아가야 할 것(여차하면 뽑아야 하니까)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국가와 평화를 위해 그것이 필요한 것.. 이라고 납득하려고 노력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좌시할 수 없었던 적대국이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김레이에서 손꼽히는 강대한 힘을 지닌 한 적대국의 열혈 왕자 (서열은 낮음)가 북쪽 왕국으로 잠입, 공주를 납치한다.
북쪽 성검 근처에서 평생 있어야 함을 내심 괴로워했던 공주도 반쯤은 자의로 따라가게 되고..
치열한 추격이 펼쳐지는 가운데, 어찌저찌 탈출해 나간다.
그러던 와중에, 인간끼리의 전쟁은 점차 혼돈과 파국을 치달아 간다.
특히 북쪽 왕국을 점차 장악해 나간 재상의 알 수 없는 의도에 의해, 김레이 세계 전체는 거대한 위협에 직면하는데..
수많은 과정은 생략하고 (이건 보시는 분들의 재미로 남겨둡니다),
여러 현시창을 거쳐
결국 에르나는 이 세계를 위해서는 괴수를 물리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성검을 뽑아야 한다. (괴수를 상대로 싸우려면 성검 정도의 항마 무기가 필요)
성검을 뽑으면 김레이는 마풍에 노출되어, 길지 않은 시간안에 파괴될 것이다.
사실 성검을 뽑는다고 이기란 법도 없다.
이런 그녀의 위험한 생각에, 권력자는 그녀를 유폐시킨다.
그리고 그 때, 그 역시 인간끼리의 전쟁만을 지켜보며 살아왔던, 그러나 에르나에게 감화된 왕자가 그 때 그녀를 다시 한번 탈출시키는데..
3.
짐작하셨겠지만, 설정이 다를 뿐 설국열차와 거의 동일한 메타포를 붙이는 게 가능합니다.
설국열차 안 본분은 여기서 스킵하시고..
에르나 - 남궁민수
왕자(미안 이름이 기억 안나) - 커티스(좀 다르긴 하지만)
김레이 - 설국열차
성검 - 엔진
윌포드가 누구냐는 에르나사가를 보면서 찾는 재미니까 안알랴줌
4.
그렇기 때문에 이 만화를 보시면, 설국열차 생각이 나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저는 설국열차를 보면서 이 만화 생각을 했습니다.
설국열차의 메시지가, 전혀 다른 설정과 세계관에서, 어떻게 정교하고 깔끔하게 개연성을 찾을 수 있을지가 궁금하신 분이라면 일견을 권합니다.
더 다중적인 인간관계, 더 복잡한 현실, 각자의 설득력있는 사고들, 더 무거운 기차의 무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도 시스템의 파괴를 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덧붙여 판타지적 재미까지..
그것이 에르나 사가입니다.
5.
1부의 내용입니다. 2부는 안 봤습니다. 사실 1부도 본지 오래되서 살짝 가물함. 글도 정리안해서 개판.
요즘은 귀찮아서 글 퇴고를 잘 안합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