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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3/08/06 15:37:07 |
Name |
안동섭 |
Subject |
[일반] KBS 심야토론 출연 후기 |
1. 며칠 전 심야토론 방청하고 왔습니다.
주제는 국정원 국정조사 파행, 민주당의 장외투쟁이었구요.
패널은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 홍성걸 교수,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 김호기 교수 요롷게 나오더군요.
토론을 보는 내내 답답하기 그지 없더군요.
제 개인적인 스탠스를 떼놓고 그냥 전달력, 침착성, 호소력 등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쪽이 참 얄밉게도 더 잘하더군요.
우원식 위원은...아..참... 이렇게 유리한 소재를 두고 저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구요.
어쩐지 자기 편은 늘 욕하면서, 특히 공격수는 SSang욕하면서 보게되는 국대 축구 시청자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2. 왕상한 MC는 이상하게 좀 새누리당 편을 드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뜬금 없이 대선 불복 쪽으로 화제를 돌리지 않나
여러모로 새누리당 패널이 유리한 화두를 잡을 수 있게 토론을 진행한달까요?
뭐, 원래 국대 축구 시청하다 보면 심판은 늘 상대편 편파판정하는 걸로 보이게 마련이다만
여튼 그런 인상을 지우기 힘들었습니다.
3. 발언은 엄청 떨립니다.
떨지 말라고 작가, 엠씨 등이 방송 전에 여러번 긴장 풀어주는 멘트 쳐주기도 했고
특별(?)히 물도 주고 신경도 써주고 했습니다만,
막상 카메라 돌아가고 제 발언 차례가 오자 생방송이란 생각에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하게 되더군요.
멘트 열심히 준비해갔는데 결국 횡설수설;;;
게다가 약속과는 달리(?) 유기준 위원과 질답을 몇차례 반복하는 통에 머리속은 이미 노심용융 덜덜....
4. 대본
의외로 대본은 없었습니다.
일정부분 짜고 치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프린트해온 멘트들 조차도 절대 보고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멘트를 완벽히 외웠다면 모를까, 현장에서 토론에 참여했다는 기분으로 고개 숙이지 말고 자유발언을 하라고 하는 통에
더 횡설수설 -_-;;;;
아, 양비론 같은 거 펴지 말고 한 쪽을 확실히 편들어달라는 주문도 있었습니다.
그래야 편파섭외 이야기가 안나온다나.
5. 토론 내용
솔직히 보면서 화가 좀 많이 났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 떠나서 새누리당 패널들의 주장하는 태도를 보면
예컨대 지금 당장 애가 문에 끼어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울고 있어서 문을 부수든 자르든 하자고 하니
"아니 문을 부수면 어떡합니까. 도둑 들면 책임지실거에요? 또 아파트 관리규약 몇 조 몇 항에 따르면 아파트 시설을 정당한 사유 없이 손상시키면 5년 이하 징역 어쩌구 저쩌구"
뭐 이런 식입니다.
사안의 경중을 고의로 뒤집어놓고 가능한한 모든 핑계거리를 다 끄집어내는 꼴을 보니 속이 다 미슥거렸습니다.
그러다보니 김호기 교수나 우원식 위원이나 계속해서 이 사건의 위중함, 조사의 당위성을 호소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좀 비논리적이고 감성적으로 보이게 되더군요.
특히 자기들은 이 국정조사를 너무나 하고 싶은 데 민주당이 생떼부리다 드러누워버렸다는 식으로 말하고 너네가 오히려 의지가 없는 거 아니냐고 비아냥 댈 때는 진짜 피꺼솟....
6.
들어오는 길에 방청비 받은 걸로 치킨이나 사갈까 하다가 너무 늦었다 싶어 그냥 들어갔는데
며칠이 지난 지금도 그 치킨이 머리속에서 맴도네요
오늘 밤엔 안암역 삼성통닭이나 시켜먹어야 겠어요.
역시 치킨은 수십년 전통을 자랑하는 안암역 삼성통닭 후라이드가 진리죠.
(본문은 간접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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