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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30 14:33:12
Name Eternity
Subject [일반] [리뷰] 뮤지컬 김종욱 찾기(2013) - 당신과 나의 재기발랄한 첫사랑 찾기 (스포있음)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리뷰] 뮤지컬 김종욱 찾기(2013) - 당신과 나의 재기발랄한 첫사랑 찾기  


Cast : 주진하, 오상은, 육현욱
장소 : 쁘띠첼씨어터



영화 <김종욱 찾기>에는 없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만의 그 무엇


영화 <김종욱 찾기>를 보고난 지 3년 만에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관람했다. 영화 <김종욱 찾기>를 한마디로 [순수하고 풋풋한 첫사랑 찾기 여정]이라고 표현한다면,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재기발랄하고 유쾌한 첫사랑 찾기 여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뮤지컬 넘버들이 빠진 영화 <김종욱 찾기>가 자칫 밋밋하고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 구조의 단조로움을 임수정과 공유라는 배우들 본연의 매력에 기대어 극복해냈다면,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감미롭고 신나는 뮤지컬 넘버들과 화려하고 깨알같은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원작 뮤지컬로서의 본연의 매력을 마음껏 분출하고 뽐낸다.

어쨌든 확실한 건, 영화 <김종욱 찾기>에 비해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훨씬 더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점이다.

이야기 구조는 간단하다. 직장에서 해고된 뒤,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개업한 남자와 그의 첫 고객인 한 여자. 그리고 그녀가 인도에서 잠시 스쳤던 첫사랑 김종욱을 함께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점점 가까이에 있는 서로에게 설렘과 끌림을 느끼게 된다는 풋풋하고 달달한 전형적인 로맨스.

신나고 감미로운 뮤지컬 넘버들과 화려한 퍼포먼스의 향연


이러한 간단한 이야기 구조를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특유의 재기발랄한 뮤지컬 넘버들과 화려한 퍼포먼스들을 통해 탄탄한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시킨다. 단 3명의 배우로 이루어지는 소형 뮤지컬 답지않은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 작품에는 요소요소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특히 가장 이채롭고 눈에 띄던 뮤지컬 넘버는 두 남녀 주인공이 처음으로 우연히 만나는 택시 안에서 택시 기사인 멀티맨과 함께 부르던 통통 튀는 [Destiny]. 물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소극장 뮤지컬의 태생적 한계를,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깨알같은 유머로 가뿐히 뛰어넘은 멋진 장면인 동시에 이 한 편의 넘버를 다시금 보고 듣기 위해서라도 <김종욱 찾기>를 다시 보고 싶을 만큼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했다.

더불어 여주인공 역할의 배우 오상은의 허스키하면서도 탄탄하고 안정적인 노래 실력 또한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충분히 높여주었으며 남주인공인 주진하 또한 감미로운 목소리로 멋진 하모니를 펼쳐보였다. 다만 주진하의 경우, 극 초반 첫 번째 넘버에서 불안정한 호흡을 보이며 가사를 정확히 뱉어내지 못하고 어물어물 씹어내며 가사 전달력에서 큰 문제를 노출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캐릭터의 성격이 점점 안정적으로 바뀌면서) 감미롭고 안정적인 노래 실력을 되찾는 듯 보였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이는 멀티맨 역의 배우 육현욱. 영화 <김종욱 찾기>와는 다르게,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숨은 1등 공신이자 또 한명의 주인공이 바로 멀티맨 캐릭터이다. 택시기사, 인도 현지 가이드, 무속인 등 1인 23역을 수행해내는 멀티맨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 뮤지컬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고 자칫 지루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 육현욱은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관객들에게 빵빵 터지는 큰 웃음을 줄기차게 선사해주며 극의 분위기를 한껏 재기발랄하게 이끌어주었다. 그리고 이 중 백미는 (앞서 언급한) 택시 안에서의 [Destiny]와 인도 현지 가이드로 분하며 선보인 [Come On India]. (더불어 이렇듯 가장 유머러스한 캐릭터였던 그의 노래 실력이 남주인공보다도 더 뛰어났다는 것은 함정 아닌 함정.)  

순수한 작품의 매력으로 승부하는 직구의 힘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대학로 연극의 전형적인 웃음 유발 패턴이 한가지 있다. 바로, 배우들의 실수나 돌발 상황을 가장한 웃음 유발이다. 쉽게 말해 극의 흐름에 충실한 캐릭터에의 몰입을 통한 순수한 웃음 유발이 아니라, 갑자기 벌어진 실수나 돌발 상황 등으로 배우 스스로가 몰입이 깨져버리며 웃음이 터져버리는 상황을 이용해 관객에게도 동시에 웃음을 유발하는 방법. 가장 큰 문제는, 과거엔 이러한 상황이 실제 돌발 상황인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점점 의도적으로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배우들이 일부러 몰입을 깨뜨리면서까지 웃음을 참는 연기를 하는 경우가 점점 잦아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이런 식의 가벼운 웃음 코드의 유혹을 떨쳐내며, 최대한 작품 그 자체의 탄탄함와 각각의 캐릭터들의 힘을 통해 즐거움과 재미를 자아낸다.

2006년 초연을 통해 오만석, 엄기준 등의 뮤지컬 스타들을 배출하며 2006년 제 12회 한국뮤지컬대상 2관왕, 2007년 제 1회 더뮤지컬어워즈 4관왕 등 화려한 수상 실적을 자랑하며 7년 동안 대학로 소극장 대표 뮤지컬로 자리매김해 온 <김종욱 찾기>.

뒤늦게 관람한 작품이었지만, 이 한편의 작은 뮤지컬이 7년이나 장수해올 수 있었던 비결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확실히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탄탄하면서도 재미있다. <라이어> 시리즈나 <보잉보잉> 시리즈 등으로 대표되는 대학로 연극들이 탄탄한 작품성보다는 휘발성 유머와 획일적인 웃음 코드에만 집착하며 개성을 잃어가는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김종욱 찾기>와 같이 탄탄한 작품성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 창작 뮤지컬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인상 깊은 뮤지컬 넘버 : [Destiny], [이젠 정말 만나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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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30 16:04
수정 아이콘
이거 봤던 건지 안 봤던 건지 가물가물하네요.
13/06/30 16:58
수정 아이콘
저는 두번 봤어요. 물론 2~3년의 텀을 두고, 같이 본 상대는 달랐지만요. 내후년쯤 또 보러 가야죠. 하하
InSomNia
13/06/30 17:36
수정 아이콘
저도 괜찮게 본 작품입니다.
실수인것처럼 해서 배우가 웃음을 유발하는건 대부분 소극장 뮤지컬들이 하고있는 방식이기도 하죠.
최근에 유럽블로그(뮤지컬이라고 할순없지만)도 재밌게 봤지만 그런면이 있었구요.
그러나 이런 관객과 함께 웃는 방식은 소극장 공연들에서만 볼수있는 웃음이라 그냥 어느정도 수긍하는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순수창작으로 만들어진... 소극장 뮤지컬중에서 극의 이야기나 뮤지컬 넘버, 그리고 배우들의 앙상블까지 모든게 만족스러웠던
뮤지컬 빨래를 추천합니다. 최근 배우분들이 예전보다 조금 떨어진다는 평이 있긴하지만 워낙 좋은 작품이니까요.
Eternity
13/06/30 18:39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엔 관객과 함께 웃는 방식을 싫어하진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너무 노골적이고 의도적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그 다음부터는 조금 불편해졌습니다. 어떻게든 일단 관객을 웃기고 보는 것이 연극과 뮤지컬의 본연의 임무는 아니라고 보는지라,
순수한 작품과 캐릭터의 힘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작품들이 더 많아졌으면 해요.

참, 그리고 <빨래>와,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필감 목록에 올려둔 상태인데 이렇게 <빨래>를 추천해주시니 반갑네요.^^
검색해보니 <오당잠>은 9월 말부터 다시 오픈런으로 공연 시작이라 그전에 <빨래>부터 관람할 생각입니다.
나중에 관람하게 된다면 꼭 리뷰를 써야겠네요.
InSomNia
13/06/30 19:50
수정 아이콘
요즘은 뮤지컬시장이 많이 커지다보니 창작뮤지컬의 퀄리티도 많이 좋아진 느낌입니다.
소극장공연도 중,대극장공연도 창작뮤지컬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꽤 있죠.

개인적으로 처음으로 본 연극이 조재현님이 주연을 맡으셨던 '에쿠우스'였던지라 그 강한 인상을 잊지못해 그뒤로 조재현님이 크든 작든 역할을 맡으신 모든 공연을 챙겨보고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입니다.(연기는.. 정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팬이기도 하구요)
혹여 '에쿠우스'를 아직 안보셨다면 이 작품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누가 연출하느냐 누가 주연을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도 하고 관객도 많이 생각할수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근데 요즘엔 잘 안걸리네요...;)

2013년 나름 기대하고있는 작품은..
곧 샤롯데에서 공연되는 에비뉴Q와 12월 예정되어있는 라이엔스 뮤지컬 위키드입니다. 위키드는 오리지날로 봤지만 라이센스작품으로도 충분히 기대되는 작품이거든요. 일단 전 좋은 작품도 그렇고 배우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뮤지컬을 고를때 기억에 확실히 남는 좋은 넘버를 가진 뮤지컬을 좀 더 선호하는편이여서요.
마음만은 풀 업
13/06/30 18:02
수정 아이콘
빨래 좋죠. 전 빨래+오 당신이 잠든 사이+스페셜레터...쓰고 나니 전부 오픈런...오픈런에는 이유가 있군요. 김종욱을 참 여러 캐스팅으로 봤는데 제가 본 김종욱 중 가장 좋았던 배우는 강필석이었네요. 사심이 들어가서 그런지..하지만 김종욱은 멀티맨이 중요해서;; 제가 본 최고의 멀티맨은 단연 정상훈입니다.
Eternity
13/06/30 18:44
수정 아이콘
요즘은 딱 눈에 띄는, 보고 싶은 대형 뮤지컬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한 편도 아니라서
소극장 공연 위주로 살펴보고 있는데..
<빨래>와 <오당잠>은 감상 리스트에 올려둔 상태이고, <스페셜레터>란 작품은 처음 듣네요.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김종욱 찾기>가 요즘 왠만한 대학로 연극이나 뮤지컬에서 유행처럼 번져있는 1인 다역 시스템(?)의 원조격이라 하더군요.
그만큼 멀티맨의 역할이 중요한 작품이죠.
마음만은 풀 업
13/07/01 12:05
수정 아이콘
군대 이야기가 깨알같이..커헉.
오픈런은 좀 배우가 중요하죠.배우를 찾아보고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운수좋은놈
13/06/30 18:54
수정 아이콘
영원님 되게 오래간만이시네요. 리뷰가 그리웠습니다. 저도 뮤지컬 좋아하는데 아직 이 작품은 보질 못했습니다. 요즘엔 근데 딱히 보고 싶은 뮤지컬이 없는것 같아요~ 리뷰 잘 읽겠습니다^^
Eternity
13/07/01 08:38
수정 아이콘
운수님 오랜만에 댓글로 만나니 반갑네요.^^
요즘 통 관람한 영화도 없고 그래서 리뷰를 거의 안 쓰고 있었습니다.
앞으론 뮤지컬이나 연극 리뷰도 종종 쓰려구요~
트릴비
13/06/30 18:58
수정 아이콘
요새는 신인들의 등용문 같은 느낌이라 누가 해도 그게 그거더군요.
막 시작했을 때의 오만석 엄기준 오나라씨가 하던 시절엔 뮤지컬로써의 완성도는 지금보다 좀 떨어져도 참 별별게 다 웃기고 재미나던 센스있는 극이었는데..
왠지 아쉽기도 합니다.

한때는 뮤지컬 잡지 정기구독도 하면서 뮤지컬 티켓에 돈을 부었는데, 요샌 그만큼 애정이 생기질 않네요.
이제 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ㅠㅠ
Eternity
13/07/01 08:40
수정 아이콘
뮤지컬 동호회 같은 걸 가입하면 굳이 애인이 없어도 같이 문화 생활을 즐길 지인들이 생겨서 좋은 거 같더라구요.
그런 쪽으로 인맥을 만들어보시는 건 어떨까 싶네요.
마음만은 풀 업
13/07/01 12:04
수정 아이콘
전 항상 혼자 봤습니다만 컥..
더 뮤지컬 정기구독 하셨나보군요. 저도 흐흐흐흐..
요즘엔 저도 전만큼 공연을 많이 안 봅니다. 전만큼 다양한 재미는 없네요...대작만 많고...쩝.
바로그섬
13/06/30 22:41
수정 아이콘
<쉬어매드니스>도 재미있어요.. 관객참여형으로 범인을 맞추는 연극인데.. 관객의 거수로 공연마다 범인이 바뀜니다..
<환상동화>, <날아라박씨>도 지금은 잠시쉬지만 다시올라온다고 하는데.. 김종욱찾기보다는 확실히 짜임새가 있습니다.
<빨래>는 강추!!!!
Eternity
13/07/01 08:41
수정 아이콘
오.. 관객참여형이라.. 그런 연극도 있었군요.
말씀해주신 작품들도 꼭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공연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찾아봐야겠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바로그섬
13/06/30 22:42
수정 아이콘
아 요즘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로 <여신님이 보고계셔> 도 추천합니다.
Eternity
13/07/01 08:43
수정 아이콘
이렇게 많이들 추천해주시니 반갑고 감사하네요.
네, <여신님이 보고계셔>도 꼭 기억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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