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단한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게 맞는거니까.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을 했다고 해서 기자를 내쫓는 회사는 잘못된 거니까. 그래서 선배들을 알지도 못하는 제가 선배들과 일하고 싶다, 선배들과 일하게 해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뉴스기획팀 나연수 기자
"죄인 같은 기분이에요. 그래서 늘 미안하고.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바쁘게 살다보면 잊어버리고, 그러다 어느날 탁 생각나서 내가 이러면 안되는데 하고 ..." - 정치부 박순표 기자
2008년 10월, '공정방송 수호, 낙하산 사장 퇴진'을 외치던 기자 6명(노종면, 현덕수, 우장균, 조승호, 정유신, 권석재)은 회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만 4년 8개월. 이 사태는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법원까지 올라간 해고무효 소송은 2년째 대법원에서 계류중이고, 여섯 명은 남대문 YTN 타워가 아닌 이 세상의 어딘가에서 긴 시간 동안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습니다.
4년 8개월 ... 말이 4년 8개월이지,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한 번 바뀔만큼 긴 시간입니다. 해직자 중 3명이 당신의 부친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냈고, 또 새 생명이 3명이나 태어난 시간입니다. 스물한 살 풋내기였던 저도 그 사이에 군대를 갔다 오고, 예비역이 되어서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나이가 될 정도로 긴 시간인데, 그 시간 동안 이 아저씨들은 자신의 사무실에 발 한번 붙여보지 못하고 밖을 떠돌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포기할만도 한데, 아니 나라면 진즉에 포기하고도 남았을텐데, 버티고 버티고 또 버티고 있습니다. 이 아저씨들은 도대체 어디서 힘이 나는걸까요?
어쩌면 지금 영상편지를 만들어 준, 현직에 있는 선후배들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 라고 생각해봅니다. 회사에서 받을 압박 때문에 돌아설 수도 있음에도, 그래서 조금은 편하게 삶을 살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말합니다. '당신들과 같이 일하고 싶다'고. 십 수년의 추억을 간직한 동료도, 같이 일해 본 적도 없는 새파란 후배도, 그렇게 말을 합니다. '당신들과 같이 일하고 싶다.'
그들의 마음이 담긴 동영상 두 편이 YTN 노조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1편은 뉴스기획팀 나연수 기자편, 2편은 정치부 박순표 기자편입니다. YTN을 즐겨보시는 분들께는 익숙한 얼굴들이실겁니다. TV 화면에서만 보던 딱딱하고 굳은 표정의 얼굴이 아닌, '사람' 그 자체의 얼굴로 카메라 앞에 앉아 이야기 합니다. 각각 9분, 7분의 길지 않은 분량이기에, 잠깐 보시기에는 괜찮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 짧은 동영상이지만, 제가 영상을 끝까지 못보는 이유는 뭘까요.
+ 해직기자 중 현덕수 기자를 제외한 5명은 '공정방송 국토순례단'이라는 이름을 달고 전국의 투쟁사업장, 투쟁지역들을 순례하고 있습니다. 전국을 돌고 돌아 이번주 금요일(6/28)에 남대문 YTN 타워에 도착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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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를 당해봐서 해직기자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그래도 저렇게 회사에서 응원을 보내는 사람들이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무더기로 해고당할때 다들 눈을 피하기 바쁘더군요.짐도 주말에 가서 가져왔네요..해고를 당했다는 사실보다 그게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힘내세요..